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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다-178화 (178/364)

00178 판타지 =========================

“흐흐흥. 흥흥~ 흥흥~ 흐흐흥~”

흥얼거리는 노랫소리가 참으로 즐거우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목소리가 담겨있었다. 이런 노랫소리를 흥얼거리고 있는 건 예린이었다. 설거지를 하는 예린의 옆에는 신예가 있었다. 연신 흥얼거리며 노래하는 엄마의 모습을 잔뜩 즐거운 듯 보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게 흥얼거리는 노랫소리가 계속되었을까. 신예가 이런 엄마에게 물어왔다.

“엄마. 그 소린 뭐야? 너무 즐거워.”

“후후후. 엄마 노래.”

“엄마 노래?”

신예는 엄마 노래라는 말에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신예의 모습을 보며 예린은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이 예전에 뭘 했는지 말해주었다.

“엄마는 예전에 사람들에게 노래를 불렀어.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운 노랫소리를 들려주었지. 아. 우리 신예는 노래라는 걸 모르겠구나. 노래는 음악이라는 거야. 음악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밖으로 표출할 수 있게 만든 거란다.”

이런 예린의 설명에 신예는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직은 이런 복잡한 말은 잘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신예는 아직 태어난 지 고작 5일 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다.

“모르겠어. 그런데, 엄마가 부르는 목소리가 너무 좋아.”

“좋아? 그럼 노래를 불러 줄까?”

“응!”

노래를 불러준다는 말에 예린은 엄마인 예린의 몸에 바짝 몸을 붙였다. 이런 딸의 행동에 신예는 기분이 좋으면서도. 내심 아빠하고 엄마에게 이런 큰 딸의 모습을 보여주면 어떻게 될까?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까무러치실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던 예린은 우선 그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이내 자신의 노래를 딸 신예에게 들려주기 시작했다.

짧은 호흡소리와 함께 곧 청아한 목소리의 노랫소리가 집안에 울리기 시작했다.

“우리 모두~ 행복하지는 않지만.. 너만이라도 행복해길 바랄 거야~”

천천히 흘러나오는 예린이의 노랫소리는 참으로 흥겹게 들리는 목소리였다. 행복해질 너를 위해라는 노래로 예린이가 데뷔한 고등학교 1학년 때 첫 1집 앨범을 내놓은 스타의 반열에 오르게 만든 노래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들으면서 곧 행복해질 자신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런 노래를 부른 예린이를 사랑하게 되었다.

잔잔하지만 흥겹게 이어지는 노래는 중반에 가서는 어느새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빠르면서도 높게 올라가고 있었다. 이런 엄마의 노랫소리를 듣고 있는 신예의 두 눈이 참으로 반짝여야 했다.

이게 엄마의 노래..? 너무 좋다.

어느새 신예는 두 눈을 감은 채 엄마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었다. 이런 신예의 행동을 느끼면서 예린은 마지막까지 노래를 이어나갔다. 그렇게 마지막 순간을 부르려는 순간 밖에서 갑자기 흥분한 사람들의 고함소리와 함성이 들려왔다.

“흑마법사의 가족인 마녀들을 잡아라!”

“와아아! 마녀들을 잡아라!”

이런 고함소리와 함성에 노래를 부르던 예린은 노래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살짝 놀란 눈빛을 보이던 예린은 이내 황급히 고무장갑을 벗고는 이내 예린이의 손을 꼭 잡으며 신신당부하듯 말했다.

“여기서 잠깐만 있어. 알겠지.”

“어. 엄마?”

신예는 잠깐만 있으라고 말하며 주방을 나서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엄마를 부르는데, 엄마가 가만히 있으라는 말이 생각나자 순간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신예가 움직이지 않는 그 순간 예린은 거실에 대기하고 있는 신우의 분신들을 지나쳐 그대로 집 밖을 나섰다.

이런 예린의 모습에 한명의 분신이 따라 나선다. 분신이 받은 명령은 누군가 공격하면 예린과 신예를 지키라는 것이었고, 당연히 움직이는 예린을 지키기 위해 따라 나선 것이다.

어느새 집밖을 나선 예린은 생각지 못한 광경에 놀란 표정을 보여야 했다. 흉흉한 기세인 마을사람들이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모습이었다. 물론 오합지졸에 상당히 허약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대다수가 노인들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들은 진짜였다.

예린의 모습을 발견한 잭이란 이름의 사내가 마을 사람들을 보며 소리쳤다.

“마녀가 나왔습니다. 어서 잡아야 합니다!”

“우오! 잡아라!!”

다들 흥분한 모습을 보이며 들고 있는 무기를 치켜든 채 예린을 향해 달려들려 했다. 현재 예린이를 잡으려는 마을사람들의 대다수는 중년을 넘어 노년을 바라보는 사람들이었다. 그나마 잭이라는 이름을 가진 젊은 사내와 한 두 명의 젊은 사내들이 있는 모습인데, 그들은 모두 징집대상이었다가 잠시 마을 밖으로 피신해 숨어 있다가 신우가 오고 나서 바로 돌아 온 사내들이었다.

신우는 이런 모습을 알았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솔직히 딸인 신예에게 쏟을 정신밖에 없었던 것이다.

애초에 이렇게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수 있는 것도 이런 젊은 사내들이 있음으로 인해서였던 것이다. 노인들만 있었다면 이렇게 신우네 가족을 사로잡을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을 테였다.

상당히 위협적으로 보이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예린이에게는 해당되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녀 스스로도 귀환자였다. 아무리 무기를 들고 있는 십 수 명의 마을 사람들이라고 하지만 그녀의 무력만으로도 충분히 그들을 상대할 수 있었다.

살짝 놀란 얼굴이었던 예린은 이내 굳은 얼굴이 된 상태로 그대로 자신의 인벤토리 안에서 예전에 신우에게 죽은 추적자들에게서 챙겨둔 롱소드 하나를 꺼냈다. 이런 모습에 달려들려던 사람들은 달려들다 말고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어떻게 허공에서 검을?”

“여. 역시 마녀다! 마녀가 분명해!”

“빠. 빨리 마녀를 사로잡고 마을을 구하자!”

“우오오!!”

다들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롱소드가 나타난 모습에 놀랐지만 이내 역시 마녀라고 생각하고는 흑마법사가 눈치 채 나타나기 전에 예린이를 사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서둘러 달려들려 했다.

솔직히 다들 눈이 돌아버린 상태라 할 수 있었다. 애초에 그들은 신우는 물론이고 예린이까지 이계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마을을 감싸는 거대한 안개의 모습과 갇혔다는 사실에 너무도 큰 공포심이 그들의 마음을 채워야 했던 것이다. 어느새 신우를 그들의 방식대로 흑마법사로 정의하고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실험재료로서 죽다는 압박을 느끼며 살려고 발버둥을 치려하고 있었다.

이런 그들의 모습에 어느새 신우의 분신이 어느새 현관문을 통과해 나와 예린이의 앞을 막아섰다. 순간 달려들려던 마을 사람들은 경악한 얼굴이 될 수밖에 없었다. 분명 나갔다던 흑마법사가 버젓이 집밖으로 나온 것이다.

주. 죽었다. 다들 머릿속에 울린 말이었다. 마녀의 가족을 사로잡으려는 계획은 끝이었다. 이대로 자신들은 흑마법사에게 실험 재료로서 당할 게 분명했다.

마을 사람들이 절망에 찬 얼굴을 하는 순간 예린은 신우의 분신의 앞을 막았다. 그녀는 분신을 향해 고개를 저었다. 이런 예린의 행동에 분신은 고개를 갸웃 거려야 했다.

이런 분신의 모습을 보며 예린은 분신을 나서게 할 수 없었다. 분신이 나서게 된다면 사람들이 그대로 학살될게 분명했다. 그런 모습을 집안에 있는 신예에게 보여줄 수 없다고 생각한 예린이었다.

신우의 분신은 말리는 예린이의 행동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했다. 신우의 명령도 절대적이지만 말리는 예린이를 뿌리칠 수도 없었다. 그렇게 갈팡질팡하는 분신의 행동이 있는 순간 예린이 그대로 마을 사람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속전속결이었다. 분신이 나서기 전에 자신이 마을 사람들을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앗!”

가볍게 뛰어오른 예린의 발이 그대로 검을 들고 있던 한 사내의 얼굴을 올려 찼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쓰러진 한 젊은 사내여야 했다. 예린이의 발차기에는 강력한 힘이 실려 있었다. 녹광이란 이끼를 먹어 흡수해 초인과 같은 힘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쓰러진 사내를 뒤로하고 예린은 그대로 롱소드의 검면으로 도끼를 휘둘러오는 노인의 뺨을 때렸다. 조금 거북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게 아니라면 마을 사람들이 죽는다는 생각에 마음은 크게 다잡아야 했다.

그렇게 얼마 없는 이빨까지 부러진 상태로 입에 피를 뿜으며 쓰러진 노인의 모습을 뒤로하고 예린은 서둘러 남은 마을 사람들을 행동불능으로 만들려 했다.

퍽! 퍼퍼퍽! 퍽퍽! 퍼퍼퍼퍽!! 빠르게 주먹과 발을 놀리며 마을사람들을 쓰러트리는 예린의 행보였고, 이제 얼핏 몇 사람만 남기고 거의 다 쓰러져 버린 상태였다. 역시나 신체적 차이가 너무 클 수밖에 없었다. 싸움자체가 안 되는 것이다.

이제 몇 명이지? 잠시 주변을 살핀 예린은 고작 2명 남았다는 사실에 그대로 남은 두 명을 쓰러트리기 위해 달려들었다. 남은 사람은 젊은 사내 한명과 노인이었다.

이런!?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예린의 모습에 잭이란 사내는 황급히 들고 있던 창을 던져버렸다. 엉성하게 날아간 창은 예린이 가볍게 휘두를 롱소드의 검면을 맞고 챙!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져 버리는 모습이었다.

순간 창을 던진 잭이란 사내를 향해 예린이의 주먹이 그대로 복부를 노렸다. 퍼억! 강한 타격음과 함께 그대로 우웩! 하며 토를 하는 잭이란 사내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주저앉으면서 얼굴을 토사물이 가득한 바닥을 찍어야 했다.

예린은 토사물이 가득한 곳에 얼굴을 찍은 사내의 모습을 뒤로하고 그대로 남은 노인을 향해 달려들었다. 바람을 가르며 빠르게 달려간 예린은 곧장 손바닥으로 가슴을 치려했다. 이런 모습에 놀란 노인이 두 눈을 질끈 감으며 검을 내리치려는데, 이미 예린이의 손바닥은 노인의 가슴을 적중하고 있었다.

팡! 하는 소리와 함께 뒤로 밀려가 넘어진 노인은 끙끙 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상당히 과한 예린의 손길이었지만 예린으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이대로 움직인다면 분신에게 마을 사람들이 죽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모든 마을 사람들을 행동불능으로 만든 예린은 분신을 보았다. 모두 쓰러지자 나서려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참으로 다행이었다. 그렇게 생각한 예린은 이걸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을 사람들을 행동불능으로 만든 건 좋았다. 하지만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그게 문제였다. 다들 끙끙 거리는 모습과 함께 일부는 기절해 있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휴~ 갑자기 왜 이렇게 된 거지..?”

그렇게 중얼거리는 순간 아악! 아버님! 아버지! 하는 마을 아낙네들의 비명과 같은 고함소리가 울려 펴졌다. 그들은 바닥에 쓰러진 시아버지들과 아버지들의 모습에 달려와서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그녀들의 모습을 보는 예린의 마음도 솔직히 안 좋을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었다는 일이었어도 저렇게 노인을 때린다는 건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었던 것이다. 특히나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그랬다면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모두 어서 집으로 데려가세요. 이번일은.. 없었던 일로 할게요.”

이런 예린의 말에 일부 아낙네들은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면서 쓰러진 이들을 데려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대다수 아낙네들의 반응은 무척이나 살벌했다.

“대체 우리에게 왜 이러는 거야!”

“이 마녀야! 왜 우리를 가둔 거야! 대체 왜!”

“이 괴물 같은 년! 퉤!”

“당장 꺼져! 우리 마을에서 나가!”

마을 아낙네들 모두 분노에 가득한 눈빛으로 예린이를 향해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들을 내뱉기 시작했다. 이런 마을 아낙네들의 말을 듣는 예린의 마음은 아플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고개를 푹 숙이는 예린이었다. 양심의 가책에 시달리는 것이다.

신우라면 절대 느끼지 않았을 양심의 가책이었지만 일반적인 마음씨를 가진 예린으로서는 양심의 가책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애초에 자신들이 오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겪지 않아도 될 마을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 예린이의 모습에 어느 한 중년의 여인이 잔뜩 분노한 마음으로 바닥에 떨어진 검을 발견해서는 얼른 주워들었다.

“죽어!”

잔뜩 찢어지는 듯한 고함을 지르며 힘겹게 검을 들고 예린이를 찌르려는 중년의 여인의 모습은 너무도 발악과 같았다. 이런 중년여인의 모습은 검을 든 모습도 엉성했지만 발걸음이 너무도 느렸다. 전혀 예린이에게 위협을 줄 수 없는 모습이었다.

이런 중년여인의 모습에 신우의 분신의 눈동자에 붉은 기운이 모여들었다. 이런 모습을 발견한 예린은 분신의 앞을 가로막으며 막았다. 이 때문에 분신의 눈가에 모였던 붉은 기운이 어느새 흩어져야 했다. 예린이 앞을 막은 이상 공격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때 그 순간 집 현관문에서 신예의 목소리가 갑자기 들렸다.

“어. 엄마?”

“아. 신예야..”

예린은 신예가 현관문을 나온 모습이자 당황한 마음이 들었다. 그동안 자신의 말이라면 철썩 같이 들었던 신예였다, 이번에도 있으라는 자신의 말을 들을 거라 생각했기에 현관문을 통해 나오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주변엔 바닥에 쓰러진 노인들과 분노에 찬 마을 아낙네들의 모습이 많았다. 이제껏 많은 좋은 것들만 보여주었다. 예린은 신예가 쓰러진 이들의 모습을 보고 혹시나 충격 받지 않을까 걱정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때 이런 예린을 향해 검날이 날아왔다. 그제야 자신을 향해 달려들던 여인이 생각나 황급히 몸을 틀어 검을 피한 예린이었다. 검날은 너무도 힘없이 예린이를 허리를 스쳐지나갔다. 예린은 이런 검날을 손으로 잡으며 그대로 중년여인에게서 검을 뺏어들었다.

강한 예린이의 힘에 검을 억지로 뺏겨 버린 중년여인은 그대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버려야 했다. 그녀는 울고 있었다. 자신의 행동이 전혀 소용없음을 알고는 울분에 찬 울음을 터트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며 예린은 하아~ 짧게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그리고 이내 중년여인을 향해 뭐라고 말하려는 그 순간 딸 신예의 목소리가 주변에 가득 울려 퍼지는 게 예린의 귀에 들려야 했다.

“싫어!!”

마치 거대한 오페라 극장에서 소리치는 것 마냥 목소리가 강하게 울려 퍼져나갔다. 이런 신예의 큰 목소리에 마을사람들 모두 귀를 부여잡으며 얼굴들을 찡그려야 했다.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자꾸만 싫다고 크게 소리치는 신예의 모습이었다. 이런 신예의 모습에 아무런 아픔을 느낄 수 없었던 예린은 서둘러 이런 신예에게 달려가 안아서 안심시키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갑자기 주변이 온통 어둡게 변했다. 마치 검은 안개 속으로 둘러싸인 것 마냥 어둡게 변한 주변 환경이었던 것이다. 순간 파삭!! 하는 소리와 함께 고통에 찬 얼굴로 귀를 막고 있던 마을 아낙네들의 육신이 사라져 버렸다. 가장 먼저 사라진 아낙네는 예린이를 향해 검을 휘둘렀던 아낙네였다.

그렇게 한순간 사라진 아낙네들이었고, 이제는 기절한 노인들과 끙끙거리고 있던 일부 젊은 사내들과 노인들까지 그대로 육신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일부 마을 아낙네들에게 붙잡혀 있던 신예를 받았던 에보나라는 중년여인은 물론이고 그녀를 잡고 있던 아낙네들까지 모두 육신이 사라져버렸다. 완전한 무로 돌아가 버린 것이다.

신예는 폭주하고 있었다.

신예에게 있어서 엄마인 예린이가 공격받는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신예에게 있어서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엄마인 예린이와 아빠인 신우였다. 그런 존재였기에 신예에게 있어서 다른 이들에게 공격받는 모습은 모든 걸 잃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엄마가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도 무서웠던 신예였다. 결국 이런 폭주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어느새 모든 마을사람들은 사라졌고, 이내 마을 건물들까지 파삭! 하는 소음과 함께 소멸되고 있었다. 예린은 이런 모습에 입술을 잔뜩 깨물어야 했다. 눈 전체가 온통 검은색으로 변한 딸 신예의 모습을 보며 무작정 달렸다 그리고는 그대로 와락! 끌어안았다.

“괜찮아. 괜찮아.. 우리 딸. 엄마 아무렇지 않으니까. 진정하렴.. 엄마가 여기 있으니까. 진정해..”

머리를 쓰담으며 연신 안심시키는 말을 하는 예린이었고, 이런 말을 듣던 신예의 검은 눈은 순간 흔들려 보였다. 그리고 이내 본래의 검은 눈동자가 있는 모습으로 돌아온 신예였다.

어느새 신예는 그대로 기절했는지 다리 힘이 풀려 주저앉으려 했다, 이런 신예를 꼭 안으며 잡는 예린이어야 했다.

============================ 작품 후기 ============================

마을 젊은이들이 징집되었다는 설정에 구멍이 났었네요. 크음. 아무튼 마을 젊은이들 중 몇명이 징집을 피해 도망갔다. 돌아온 걸로 했습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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