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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다-175화 (175/364)

00175 판타지 =========================

세계가 멸망할지 안할지 정할 시간이 이제 5일을 남겨둔 이른 아침은 무척이나 청명했다. 기온도 포근할 뿐만이 아니라 햇살도 무척이나 따뜻했다.

햇살이 쏟아지는 작은방 안으로 침대에 조용히 누워있던 신예의 몸이 뒤척였다. 곧 눈을 뜨는 모습인데, 멍한 모습이었다. 이런 신예의 머리를 누군가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엄마?”

“일어났니? 기분이 어때?”

생긋 웃으며 말하는 엄마의 모습에 신예는 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마치 날아갈 듯한 기분을 느꼈고, 특히나 몸은 너무도 가벼웠다. 그때 신예는 자신의 몸이 자라났다는 사실에 어라? 하는 소리를 냈다.

“엄마 나 자랐어?”

“응. 자랐네.”

전혀 이상할 것 없다고 말하는 예린이었는데, 이런 엄마를 보는 신예의 눈빛은 어리둥절했다. 자신이 자란 게 자연스러운 건가? 잠깐 고민하던 신예는 배우지 않아서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이내 아빠인 신우를 찾았다.

“아빠는?”

“잠깐 외출했단다. 이제 금방 오실거야. 그동안 우리 아침 차릴까?”

“아침? 나 할래!”

아침을 차린 다는 말에 금방 하고 싶다는 생각에 침대 위에서 몸을 벌떡 일으켰다. 순간 신예의 몸이 그대로 허공에 떠올라 버렸다.

“어라? 어어..?”

신예는 당황한 얼굴로 손을 이리저리 휘저었다. 무중력에 들어선 것 마냥 몸이 그대로 천장 위로 솟구쳐 올랐던 것이다. 이런 신예의 손을 예린이가 황급히 잡으면서 아래로 끌어 내렸다.

“엄마 나 방금 난 거야?”

“그. 그런 것 같구나..”

예린도 놀랐는지 목소리가 떨렸는데, 그녀로서는 갑작스럽게 변한 딸애의 변화에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예린은 오히려 신이 난 모습이었다. 어제만 해도 아빠와 같이 하늘을 날고 싶어 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날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제는 아빠와 함께 날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도 기분이 좋아졌다.

“우와~! 나도 이제 아빠처럼 난다! 나중에 아빠하고 날아다녀야지!”

바닥을 뛰며 환호하는 신예였고, 이런 몸은 어느새 가볍게 천장위로 솟구치려 했다. 예린은 이런 신예를 허공에 떠오르지 않게 진땀을 흘려가며 잡아야 했다.

“신예야. 그만! 엄마 힘들어.”

“아. 엄마 힘들어?”

신예는 엄마가 힘들다는 말에 얼른 뛰던 몸을 멈추었다. 그제야 어제까지만 해도 계속 누워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신예는. 이내 엄마에게 괜찮은지 물어보았다.

“엄마 몸은 괜찮아?”

“응. 지금은 좀 괜찮아. 이제 계속 누워있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자. 이제 아빠가 오시기 전에 아침을 차리자구나.”

이런 엄마의 말에 신예는 응! 이라며 대답하고는 엄마인 예린이의 손을 잡고 방을 나섰다. 여전히 거실에는 2명의 분신들이 서있었다. 이런 모습에 신예가 가짜아빠들 안녕. 이라고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는데, 역시나 말이 없는 모습이었다. 이에 신예는 볼을 부풀렸다.

“가짜 아빠들은 맨날 말이 없어. 칫.”

“자자. 가자. 엄마 좀 도우렴.”

예린은 신우의 분신들이 말을 하지 못한다는 걸 알기에 살짝 삐진 신예를 데리고 부엌으로 향했다. 부엌에는 어느 정도 현대적인 가전물품들이 갖추어져 있었다. 냄비는 물론이고 가스버너까지 음식을 차릴 수 있는 물건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좋아. 예린은 소매를 걷어붙이고는 본격적으로 아침을 차릴 준비를 했다. 아미 신우에게 어느 정도 식재료들을 자신의 인벤토리에 넣어 놓은 상태였다. 이걸로 뭘 하면 좋을까? 라고 생각하던 예린은 이내 가장 무난하고 신우가 맛있어 할 김치찌개를 만들어볼 생각이었다. 내심 딸 신예에게도 김치찌개를 맛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한 예린이었다.

그렇게 본격적인 아침을 차리기 시작한 예린이었고, 이런 예린을 신예가 도왔다. 그렇게 30분 정도가 지났을까. 어느새 집안은 맛있는 냄새로 가득했다. 그리고 그때 현관문이 열리면서 들어오는 신우의 모습이 보였다.

“아빠!”

제일 먼저 신우를 발견하고 달려온 건 신예였다. 신우는 자신에게 뛰어오는 신예를 받으려고 손을 뻗으려 하는데, 순간 점프한 신예가 자신의 머리 위를 넘어가 날아가자 어엇? 하며 놀라며 황급히 점프해서 신예의 몸을 잡았다.

“헤헤헤. 아빠 나도 이제 날 수 있어.”

자랑하듯 말하는 이런 신예의 말에 신우는 예린이를 향해 시선을 주어야 했다. 예린은 이런 신우의 시선에 걱정이라는 듯 말했다.

“아침에 깨어나고 부터는 조금만 뛰어도 천장 위로 솟구치려고 해. 이러다 밖으로 나가면 큰일 나겠어.”

신우는 예린의 말에 자신을 보며 연신 웃고 있는 신예를 걱정스럽게 내려다보고는 말했다.

“신예야. 그렇게 뛰면 안 되는 거야.”

“왜? 나도 이제 날 수 있는데.”

“위험하잖아. 이 아빠하고 있을 땐 실컷 뛰어도 상관없는데, 아빠나 엄마가 없는 곳에서는 절대 뛰면 안 돼. 알겠니?”

“응. 알았어. 조심할게.”

역시나 대답을 하며 말은 잘 듣는 신예였다. 이런 신예를 보며 신우는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런 신우를 보며 예린이 말했다.

“아침상 차렸어. 우리 다 같이 아침 먹자.”

“아빠 나도 도왔어. 헤헤헤.”

신예가 자신도 도왔다는 듯 자랑스럽게 웃으며 말하는데, 이런 모습에 신우는 생긋 웃으며 어서 먹고 싶다는 듯 둘을 데리고 주방으로 향했다. 작은 탁자 위로 갓지은 흰쌀밥은 물론이고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는 김치찌개가 차려져 있었다.

“오랜만이네. 김치찌개는.”

“그렇지? 한번 솜씨를 부려봤어.”

장난스럽게 말하는 이런 예린의 모습에 신우는 하하. 웃었다. 그러고 보면 어제보다 훨씬 괜찮아 보이는 예린이었다. 내심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얼른 의자에 앉았다. 곧 3식구가 함께 의자에 앉아 서로 마주보았다.

3식구라.. 신우는 내심 자신에게 이렇게 가족이 생겼다는 것이 묘한 기분이었다. 이제는 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이제 평생 둘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일을 맡은 것이다. 신우는 기분이 묘하면서도 이런 기분이 썩 싫지가 않았다. 오히려 행복이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누구보다 기쁜 마음이 들었다.

“먹자.”

그렇게 말한 신우는 김치찌개를 숟가락으로 떠먹었고, 이내 예린을 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맛있었던 것이다. 이런 신우의 모습에 예린은 후후.. 웃으며 기분 좋은 표정을 짓는데, 이런 와중에 신예도 김치찌개를 맛보더니 우와~ 하는 소리를 내며 아빠인 신우와 똑같이 엄마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엄마 맛있어!”

“많이 먹으렴.”

예린은 신우는 물론이고 딸인 신예까지 자신이 한 김치찌개를 맛있게 먹어주자 행복한 기분을 맛보아야 했다. 역시 김치찌개로 선택은 탁월했다. 그렇게 신우네 3식구는 가족으로서 행복한 아침식사 시간을 보냈고, 그들만의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 * *

거대한 군세가 움직이고 있었다. 무려 80만 명을 넘어서는 대군이 끝도 없을 정도로 줄지어 진군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마치 철갑을 두른 개미 때와 같이 바글바글 할 정도로 많은 이런 진군하는 군사들을 따라 화려하고 거대한 마차가 함께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달그락 달그락 거리는 마차바퀴가 굴러가는 소리가 함께 움직이는 마차 안에는 갖은 여성들의 교성들 울렸다. 마차 안에는 실질적인 이곳 대군의 주인이 타고 있었다.

“아흐응~”

“아흥~”

“아..아~”

“아흣~!”

교성이 가득한 소리가 주변에 울렸지만 어느 누구하나도 이런 마차를 향해 시선을 주는 이는 없었다. 그저 전방을 바라보며 마차를 따라 말을 몰며 움직일 뿐이었다.

그렇게 여성의 신음성이 뒤섞인 교성이 들려오는 순간 이런 마차를 향해 천천히 말을 몰며 다가오는 두 사람이 있었다. 한명은 무척이나 잘생긴 금발의 미청년의 모습을 하였고, 또 한명은 마법사 로브를 걸친 노인의 모습이었다.

베르칸 폰 타지에르 올해 121세 이르는 그였고, 무려 그랜드 소드 마스터에 이르는 경지에 올라선 이였다. 무척이나 나이에 맞지 않게 젊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그였는데, 사실 그는 50년 전에 제국의 검이었다가 은둔하였던 이였다. 지난 50년간 숨어 살며 혼자 은둔생활을 하며 매일 매일을 검을 닦았고,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그랜드 소드마스터의 경지에 올라섰다.

이런 그가 현재 세상이 다시 나와 제국의 검으로서 다시 귀환한건 세상이 멸망한다는 각인 메시지로 인해서였다. 만약 세상이 멸망한다는 각인 메시지가 전해지지 않았다면 절대 다시 세상으로 나오지 않았을 것이었다.

이런 베르칸의 옆을 따라 오는 노인은 제국마탑의 탑주 게리오스였다. 한때 황제를 수도에서 피신시킨 공로로 상당한 황제에 대한 신임을 받고 있는 그였다. 비록 제대로 된 제국의 국정이 운영되고 있지 않지만 권력의 중심지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그였다.

“아무래도 폐하를 당장 만나실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베르칸 공.”

마탑주 게리오스의 말에 베르칸은 고개를 끄덕였다. 들려오는 소리만 들어도 황제가 여인들과 성교를 나누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던 것이다.

“많이 힘이 드실 겁니다. 이계인들에 의해 수많은 대군을 잃었고, 국토가 황폐화 되었으니까요. 특히나 이제 멸망 일로부터 고작 5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기에 더욱 힘든 게 이만저만이 아니실 겁니다.”

“알고 있소. 게리오스 탑주. 문제는 이대로 남은 전력을 모두 계속 진격시켜도 되는 것인가요,”

리베르 제국은 이제 제대로 된 국가운영조차 못할 정도로 피폐해진 상태에 있었다. 무차별적으로 징집한 병력을 이용해서 이계인들을 공격했다. 이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본 상황이었다. 물론 죽인 이계인들도 많았지만, 반격 때문에 피해를 본 게 더 많은 상황이었다. 비록 징집병들이라고 하지만 수백만 명의 병력이 이계인들과의 전투로 무수히 죽어나간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제국군은 현재 제이드 지방이라는 곳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제국 정보부가 혼돈의 존재에 대한 위치 정보를 이종족들을 통해서 알아낸 것이다. 당연히 이런 소식을 들은 도른 황제는 곧바로 진격명령을 내렸다.

어느 정도 머리가 있는 귀족들과 장교들이라면 이대로 진격한다면 위험한 이계인들과 마주하는 것은 물론이고, 엄청난 피해를 당하게 될 거라고 예상했기에 말리려 했다. 하지만 핏줄까지 선 시뻘건 눈으로 명령을 내리는 황제의 명령을 차마 막을 수 없었다.

제국이 거의 망해가지만 여전히 황제의 명령은 절대적이었고, 그들의 사상으로는 황제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는 건 있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진격이 시작되었고, 다행인 것은 가까운 곳에 이계인들을 상대하기 위해 대군을 주둔하고 있었고, 이렇게 이틀째가 되는 강행군으로 제이드 지방으로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서로 이야기를 잠시 나누던 베르칸 공과 마탑주 게리오스였다. 순간 이런 그들을 향해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무척이나 청조한 여인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정작 힘이 없어 보였다.

“폐하께서 들어오시라고 하세요..”

그들의 시선에 잡힌 건 핑크빛 머릿결을 가진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여인이었다. 그런 그녀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로 마차 밖으로 나온 모습이었는데, 무척이나 남자의 성욕을 자극하는 그녀의 벌거벗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둘 중에 누구도 성욕을 내비치는 이는 없었다. 그들이 가진 경지가 성욕을 억제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둘과 달리 주변에 따르는 기사들은 꿈틀거리는 모습을 보이며 눈길을 그녀의 벌거벗은 몸을 훑고 있었다. 다들 어느새 침까지 꿀꺽 삼키는 모습들을 보였다.

“으흠.”

“들어가죠.”

어느새 마차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말에서 내린 베르칸 공이었고, 마탑주 게리오스도 말에서 내려 베르칸 공과 같이 병사에게 말고삐를 넘기면서 움직이는 마차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서는 그대로 마차 안으로 들어섰다.

안쪽은 완전히 향락의 향연이었다. 커다란 마차의 크기와 맞게 제법 넓은 공간으로 테이블과 커다란 침대가 놓여 있는데, 이런 테이블 위로는 온갖 산해진미와 같은 음식들과 과일들이 차려져 있었다. 그리고 가장 압권인 것은 커다란 침대 위로 벌거벗은 5명의 아름다운 미녀들이 드러누운 상태로 초죽음인 상태로 있다는 것이다. 모두 황제에게 크게 시달렸던 것이다.

“왔는가..”

고급스러운 붉은 가운을 입고 침대에 걸터 앉아있는 황제는 눈가에 잔뜩 거뭇한 다크서클로 가득해 있었다. 이런 도른 황제의 이런 말에 베르칸 공과 마탑주 게리오스가 고개를 숙이며 황제에게 예를 취했다.

이런 둘을 향해 손을 든 도른 황제가 잔뜩 날이 선 목소리로 말했다.

“현재 어디까지 왔는가?”

“제이드 지방에 막 들어선 상태입니다. 아마도 이틀 안에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베르칸 공의 말에 황제는 그런가.. 라고 중얼거리면서 이내 주먹을 쥐는 모습을 보이며 둘에게 말했다.

“혼돈의 존재인가 하는 그걸 죽이면 이 상황이 끝나겠지.”

“그럴 거라 사료되옵니다. 폐하.”

게리오스의 말에 도른 황제는 신뢰에 가득한 눈으로 게리오스를 보더니 이내 다른 문제에 대해서 물었다.

“간밤에 탈영병이 발생했다는 말이 들리던데, 어떻게 처리했는가?”

어젯밤 천단위에 달하는 대규모 탈영이 발생한 상태였다. 아무리 제국을 위하고 가족들을 지킨다는 사명으로 진군하고 있지만 너무도 힘든 강행군에 버틸 수 없어 탈영병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탈영을 주도한 모든 병사들의 목을 잘라 장대에 매달아 움직이게 하였습니다. 이런 모습을 본 병사들이라면 추호도 탈영할 마음이 들지 않을 겁니다.”

베르칸 공의 이런 말에 도른 황제는 오. 하며 잘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하셨소. 그대가 있기에 내가 안심이 되오.”

그랜드 소드마스터라는 전무후무한 경지에 오른 베르칸 공이었기에 황제는 자신에 대한 안전에 안심이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안심이 된다고 해도 황제가 가진 스트레스는 너무도 많았다. 이미 도른 황제의 정신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상태였다.

현재 황제의 목표는 오직 혼돈의 존재를 제거하고 어서 다시 평화로웠던(?) 제국으로 돌아가 다스리는 세상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이런 황제의 심정을 알고 있는 베르칸 공과 게리오스였지만 당장 해결 할 수 없는 문제이기에 그저 지켜보는 것 밖에는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제국군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지만 황제의 억지와 같은 명령에 그저 묵묵히 진격하고 있는 중이었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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