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72 판타지 =========================
딸 신예를 안고 마을로 돌아온 신우는 그대로 예린이가 쉬고 있는 집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2명의 분신들이 가만히 서서 작은 방에 있는 예린이를 보호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런 분신들을 해제한 신우는 그대로 작은 방 안으로 들어갔고 곧 나무침대 위에 누워서 쉬고 있는 예린이를 볼 수 있었다.
“엄마~!”
신예가 엄마를 보고 얼른 손을 흔들며 불렀고, 신우는 이런 신예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곧 신예가 누워있는 엄마인 예린이를 향해 뛰어가는데, 이런 모습에 예린이 천천히 몸을 일으켜서는 걱정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뛰지 말렴. 그러다 넘어져 다치면 어쩌려고.”
“히히. 엄마~”
어느새 폴짝 뛰어 침대위로 올라온 신예가 엄마인 예린을 꼭 안았다. 이런 딸의 행동에 예린은 걱정하던 표정도 풀고는 이내 신예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주면서 외출은 어떠했냐고 물었다.
“재밌게 구경했어?”
“응! 아빠가 밖에서 많은 걸 가르쳐 줬어. 나무도, 동물도, 바위도, 새도, 가르쳐 줬어. 고기도 먹었는걸.”
“고기도?”
예린은 고기를 먹었다는 말에 신우를 향해 먹여도 되는 거냐는 뜻을 보냈다. 그러자 신우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타노가 괜찮다고 했으니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이런 신우를 보며 예린은 살짝 걱정이 되는 마음으로 딸 신예를 보았다.
“배는 안 아파?”
“아니. 안 아픈걸. 그런데, 엄마 혼돈의 존재가 뭐야?”
“뭐?”
예린은 신예가 혼돈의 존재를 알자. 어떻게 된 거냐는 눈빛을 신우에게 보냈다. 이런 예린이의 눈빛에 신우는 어떻게 된 건지 설명했다.
“누가 찾아왔었어.”
“누가 찾아왔다고? 혹시?”
“아니야. 곧바로 신예를 데리고 왔어.”
예린이 신예가 보는 앞에서 죽인 거냐고 묻자 신우는 아니라며 곧장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이런 신우의 설명에 예린은 안도하고는 이내 이대로 있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말했다.
“이제 여길 떠나야겠어.”
“떠나긴 어딜 떠난다고 그래. 그냥 여기 있자. 아직 몸도 안 좋잖아.”
“그래도 어떻게 여기 있어. 곧 여기로 올 거잖아. 우리 다른 곳으로 가자.”
“걱정하지 마. 이미 따로 해결해 놓았으니까. 그리고 어차피 떠나도 소용없을 거야. 아무리 다른 곳으로 이동해도 찾아오는 건 똑같을 테니까.”
신들을 염두에 두고 말하는 이런 신우의 말에 예린은 그제야 아. 하는 소리를 내며 떠나는 건 소용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세상 어디를 가든 찾아오는 건 매한가지라는 걸 안 것이다. 신우는 이런 예린을 보며 걱정 말라는 듯 말했다.
“아무런 걱정마. 여기까지 오게 하지는 않을 테니까.”
이런 신우의 말에 예린은 잠시 고민하더니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신예는 아빠엄마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몰라 멀뚱히 올려다보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신우는 이런 신예가 예쁜지 머리를 쓰담으며 말했다.
“신예야. 엄마는 좀 더 쉬어야 하니까. 우린 그만 가서 씻을까?”
“우웅.. 엄마랑 더 있고 싶은데..”
“엄마도 쉬어야지. 그래야 나중에 우리 신예랑 함께 소풍도 가지.”
“소풍? 응! 알았어. 엄마 나 씻을게.”
소풍이라는 말에 얼른 엄마인 예린이에게 떨어지는 신예였는데, 상당히 소풍이라는 걸 가고 싶은 모양이었다. 예린은 신예가 떨어지자 살짝 아쉬운 얼굴을 해야 했다. 하지만 외출하고 와서 신예가 씻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신우를 향해 말했다.
“씻기고 지켜봐줘.”
“알았어. 쉬고 있어. 신예야 가자.”
신우가 손을 뻗으며 말하자 이런 신우의 손을 잡는 신예였다. 그렇게 신우와 신예가 방을 나가고 예린은 이런 두 부녀의 뒷모습을 보고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정말 괜찮을 걸까?”
과연 신예가 이대로 괜찮을지 걱정이었다. 하룻밤 만에 3살로 자라난 딸 신예였다. 앞으로 하루하루가 무섭게 자라날게 분명해 보였다. 이런 생각을 할 때면 어쩌면 신예가 1년도 못사는 게 아닐까? 하는 무서운 생각까지 들고는 했다.
“제발..”
제발 남들만큼만 자랄 수 있게 비는 예린의 눈에는 눈물이 언뜻 비췄다. 그렇게 예린이 딸 신예에 대한 걱정을 하는 그때 신우는 예린을 데리고 집 거실로 나와 있었다.
이곳 집은 본래 에보나라는 중년여성의 집이었다. 하지만 현재 그녀는 다른 집에 머물고 있었다. 신우가 도와준 대가로 커다란 금괴를 보상으로 그녀에게 주고 이 집을 그녀에게서 구입한 것이다. 그녀로서는 횡재한 기분이었고, 기꺼이 집을 팔았다. 어쨌든 이제 신우네 집이 된 작은 집이었고, 아직까지는 집안이 어수선한 편이었다.
“신예야. 가만히 있으렴.”
“응.”
대답을 하며 가만히 서있는 신예의 모습에 신우는 곧바로 물의 정령 운디네를 소환했다. 정령을 이용해 신예를 씻길 생각이었던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거실 허공으로 물방울이 모여 들면서 투명한 물로 이루어진 작은 소녀의 모습을 한 운디네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신예의 두 눈이 반짝이며 호기심을 내비쳤다.
“아빠 이거 뭐야?”
“물의 정령이라는 거야.”
“물의 정령? 우와. 예쁘다.”
잔뜩 예쁘다며 손가락을 가져가는 신예였는데, 이런 신예의 행동에 화들짝 놀라 얼른 물러나는 물의 정령 운디네였다.
“히잉? 아빠..”
운디네가 도망치는 모습에 울상이 된 신예였는데, 신우는 이런 모습에 운디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말했다.
“가만히 있어. 이제 가만히 있을 거야. 한번 만져봐.”
신우가 운디네를 움직이지 못하고 하고는 신예에게 만져보라고 말하자 신예는 울상이 되었던 표정을 풀고는 다시 헤~ 거리는 소리를 내며 손을 뻗었다. 이런 신예의 행동에 운디네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뭔가 두려워하고 있었다.
신예의 손가락이 그대로 운디네의 배를 살짝 찔렀다. 순간 파삭! 하며 그대로 사라지는 운디네의 모습이었다.
“어?”
“으음? 뭐지?”
갑자기 사라진 운디네의 모습에 신우는 당황했다. 이런 신우와 마찬가지로 신예 또한 갑자기 사라진 운디네의 모습에 당황한 표정을 해야 했다. 이내 신우를 보며 물어온 신예였다.
“어디 간 거야?”
“글쎄다.. 어디로 간 거지?”
신우로서도 어떻게 된 일인지 몰랐기에 신예에게 뭐라 설명해 줄 수 없었다. 잠시 고민해 봤지만 답을 찾을 수 없자. 신우는 새로운 운디네를 소환했다. 다시 허공이 물방울이 모여 새롭게 등장한 운디네였는데, 이런 운디네 또한 신예를 보면서 몸을 떨었다.
“다시 만져봐.”
이런 신우의 말에 신예는 다시 손가락을 뻗는데, 곧 운디네를 건들자 이번해도 파삭! 하며 사라지는 운디네였다. 이런 모습에 신우는 그제야 신예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다시 한 번 더 새로운 운디네를 소환시켰다.
이번에 나타난 운디네는 아까보다 더 떨고 있었다. 하지만 신우는 신경쓰지 않고 곧바로 신예에게 다시 한 번 더 건드려 보라고 말했다. 그러자 신예는 우물쭈물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다시 손가락으로 운디네를 건드는데, 파삭! 하며 사라졌다. 이런 모습에 신예는 잔뜩 울상인 얼굴이 되어야 했다.
“나 때문에 사라지는 거야?”
“아닐 거야. 그냥 일이 있어서 사라진 거니까 신경 쓰지 말렴.”
신우는 일부러 신예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 아직 어려서인지 신예는 이런 아빠인 신우의 말을 철썩 같이 믿고는 고개를 끄덕이는데, 운디네를 만지지 못했다는 사실에 상당히 아쉬워 하는 얼굴이었다.
이런 딸 신예의 모습을 보며 신우는 타노에게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다. 그러자 타노가 자신도 모르겠다는 듯 말했다.
-나도 모르겠어. 이런 현상은 처음인데.. 뭘까? 정령을 완전히 소멸시켜버리다니. 흠..-
요즘 들어서 자신이 아닌 게 없다는 사실이 실망이 큰지 말투에서 자신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는 타노의 목소리였다. 이런 타노의 말을 들으며 신우는 당장 알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에 신예를 씻기긴 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내 욕조 통을 준비했다. 다행히 신예가 들어갈 나무통이 집안에 있어 욕조통을 구할 수 있었고, 신우는 물을 만들어 내면서 조금 뜨겁게 만들어 욕조 통을 채웠다.
이런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신예의 시선은 언제나와 같이 호기심에 가득해 있었다. 이런 신예를 보며 신우는 살짝 어색한 표정이 되어야 했다. 내심 씻기려고 하려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것이다.
그 순간 신우의 감각으로 뭔가 이곳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누구지? 처음 만난 귀가 뾰족한 여자는 이미 역소환된 분신에 의해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는 말은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여기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는 말이 되었다.
“제법이기는 한데.. 나와.”
이런 신우의 말에 어느새 두 명의 분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모습에 예린은 어? 가짜아빠가 두 명이다. 라고 말하는 모습이었다. 신우는 곧바로 이런 분신들을 향해 속으로 명령을 내렸다.
최대한 멀리 떨어트리게 만들고는 절대 이곳으로 피해가 오지 않게 만들어. 그리고 나서 죽여 버려.
이런 신우의 명령에 고개를 끄덕인 2명의 분신들은 그대로 밖을 나서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하늘을 날아올라 빠르게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런 모습에 어? 어디가? 가짜아빠들? 이라고 말하는 신예였는데, 이런 신예를 보며 신우는 과연 어떻게 씻겨야 할까? 라는 생각으로 심각한 표정을 지어야 했다.
다가오는 존재보다는 현재 신우에게 있어서 제일 큰 문제는 딸 신예를 씻기는 일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신우는 소매를 걷어붙여야 했다.
* * *
쿵! 쿵! 쿵.. 천천히 걸음을 옮기던 홍기훈을 향해 헤베니스가 자신의 뜻을 전해왔다.
[이대로 4km 더 이동한다면 목적한 혼돈의 존재가 있는 장소가 보일 것이다. 나는 이만 이곳을 벗어나도록 하지.]
말을 하는 헤베니스의 목소리에는 상당히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 스윽. 홍기훈은 이런 헤베니스를 향해 시선을 주었다. 그리고는 이내 왜 그러냐는 듯 말했다.
[이거 왜 그러실까. 직접 봐야지만 약속을 지켰다는 걸 알 수 있잖아. 만약 도착해서 없다면 나만 바보가 되는 거잖아.]
[무슨. 드래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특히 난 난 용언을 걸고 맹세했다. 절대 내 말에는 거짓이 없다!]
[그건 네 사정일 뿐이고. 직접 봐야 떠날 수 있다고. 물론 지금 가겠다면 바로 죽여줄 용의도 있는데 말이야.]
어느새 말과 동시에 외눈의 눈동자에 붉은 빛을 만들어내는 홍기훈의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에 헤베니스는 깊은 신음성을 터트리며 결국 당장 벗어나길 포기해야 했다.
[으음.. 알겠다. 도착하면 떠나도록 하지.]
제길. 기회가 있을까? 모르겠군. 놈에게서 당장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에 헤베니스는 참으로 깊은 수심에 잠겨야 했다. 최대한 몸을 사리자. 그래야 마지막 남은 드래곤인 내가 살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한 헤베니스는 그대로 한 가지 마법을 사용했다.
화악!!
어느새 헤베니스의 몸에서 강렬한 빛이 터지며 점점 몸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런 모습에 홍기훈은 뭐하는 거지? 란 생각에 지켜봐야 했다. 그때 몸이 줄어든 헤베니스가 어느새 사람의 모습으로 변했다. 폴리모프 마법으로 인간으로 변한 것이다. 드래곤인 상태로 혼돈의 존재가 있는 곳에 도착한다면 큰 육신이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인간으로 변했던 것이다.
그나저나 참으로 잘생긴 미청년의 모습으로 변한 헤베니스의 모습이었다. 이런 헤베니스를 향해 홍기훈이 기가 차다는 듯 말했다.
[뭐하는 거냐?]
“보다시피 너무 큰 몸은 불편해서.”
그냥 봐도 딱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지만 홍기훈은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별 지랄을 다하는 것 같지만 절대 자신의 손에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흐흐흐. 네놈이 뭘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소용없는 짓이다. 결국 결과는 같을 뿐이지.]
“........”
헤베니스는 홍기훈의 말소리를 들었지만 더 이상 뭐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저 플라이 마법으로 몸을 띄우고는 그대로 목표인 장소를 향해 움직이려 할 뿐이었다. 이런 모습을 보며 홍기훈도 자신의 몸을 움직이려하는데, 순간 이런 그를 향해 뭔가가 빠르게 다가왔다.
[크어억?!!]
전혀 눈치도 못 챘다 언제 다가왔는지 모를 신우의 분신이 거대한 울트라 사이클로프스의 육신을 잡은 상태로 그대로 끌고 가기 시작한 것이다.
“크윽!?”
사정은 헤베니스도 마찬가지였다. 어느새 멱살이 잡힌 또 하나의 신우의 분신에게 그대로 빠르게 끌려가기 시작했다. 졸지에 끌려가게 된 둘 이런 갑작스러운 사태에 반항을 하기 위해 힘을 쓰지만 전혀 꿈쩍도 하지 않고 맥없이 끌려가야 했다.
쌔에에엑-!!! 쌔에에엑-!!!
빠르게 허공을 가르며 날아간 홍기훈과 헤베니스는 곧 있었던 장소에서 100km 떨어진 장소까지 끌려가셔야 분신들의 손에 풀려날 수 있었다. 불과 이 일은 10초 밖에 지나지 않는 일이었다.
쿠웅!! 쿠쿵!!!
거대한 울트라 사이클로프스의 육신이 땅바닥에 크게 나뒹굴었고, 넘어진 홍기훈은 믿기지 않는다는 생각에 그대로 몸을 일으켰다.
믿을 수 없었다. 한 순간 끌려가면서 벗어나려고 온힘을 다 주었었다. 하지만 자신이 믿어왔던 강한 자신의 힘은 전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뭐지? 이놈은?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한 거지? 울트라 사이클로프스가 되었고, 드래곤 하트란 것도 수백여 개나 먹은 자신이었다.
내심 이런 자신을 이길 존재는 더 이상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홍기훈이었기에 지금 상황이 믿기지 않아야 했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