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다-168화 (168/364)

00168 판타지 =========================

“왜 그래?”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아기를 안고 있던 예린은 신우의 표정이 이상하자 왜 그런지 물어왔다. 이런 예린의 물음에 신우는 방금 전 각인되어 메시지를 생각하며 이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야. 잠시 각인 메시지가 있어서.”

아. 예린은 이런 신우의 말을 믿었다. 그것 말고는 신우가 표정이 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예린은 아기를 신우에게 보여주며 기대에 찬 마음으로 물었다.

“우리 딸 이름을 뭐로 정할까?”

“이름?”

신우는 이름이라는 말에 고민되었다. 뭔가 의미가 있고, 특별한 이름을 정해주고 싶었다. 사실 신우 자신의 이름은 본명이 아니었다. 그냥 고아로 자란 시설에서 원장이 막 지어주었던 이름이었다. 이런 막 지은 이름 말고 딸에게는 정말 좋은 이름을 정해주고 싶은 마음인 신우였다.

신우가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예린이에게 말해주자 예린도 이런 신우의 말에 뭔가 막 신비하고 특별한 이름을 정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 둘이라고 해서 막상 그런 특별하고 신비한 이름을 정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경험도 없었고, 뭔가 이름을 정하는 걸 배운 적도 없었던 것이다.

30분 가까이 아기를 사이에 두고 이름을 정하려고 고민하는데, 결국 아기가 응애~! 거리는 울음소리를 내자 그제야 둘은 고민하던 걸 그만둬야 했다.

“왜. 왜 우는 걸까?”

“오줌이라도 싼 건가?”

아기를 달래기 시작한 예린이나 신우나 아기를 보는 건 서툴렀다. 생전 처음 아기를 보는 일이라 갑자기 울자 당황이 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둘이 아기를 사이에 두고 어찌해야 할지 몰라 하고 있는 그때 이런 그들을 향해 아기를 받았던 에보나라는 중년여인이 보다 못해 다가와 말했다.

“아무래도 배가 고픈가본데? 젖을 물리는 게 어떤가요?”

“젖을요?”

예린은 젖을 물린다는 말에 살짝 어색한 모습을 보였다. 생전 처음 아기에게 젖을 물린다는 것 자체가 생소한 마음이었던 것이다. 예린은 잠시 신우를 보며 말했다.

“자. 잠시 고개 좀 돌려.”

“어. 그래.”

신우도 살짝 어색해하며 고개를 돌리는데, 예린은 곧바로 가슴을 내보이며 조심히 아이에게 젖을 물려보았다. 이런 행동에 울던 아기는 금방 젖을 물며 먹기 시작했다. 진짜 배가 고팠나 보다.

“어. 먹는다?”

예린은 신기하다는 얼굴로 젖을 물고 있는 딸을 보았다. 아직까지 어색했지만 너무 신기했다. 그리고 이제야 뭔가 이 아기의 엄마가 된 것 같았다. 그렇게 예린이 아기의 젖을 물리는데, 이런 모습을 에보나라는 중년 여인은 빙긋 웃는 얼굴로 보았다.

한편 신우는 이런 모습을 차마 보지 못하고 뒤돌아 서있는데, 이런 신우의 모습에 에보나라는 중년여인이 신우에게 말했다.

“아기아빠도 보는 게 어때요? 이런 모습 전혀 부끄러운 게 아니에요”

“크음.. 나 돌아봐도 돼?”

신우는 말을 듣고는 예린이에게 허락을 구했다. 이런 말에 잠시 젖을 물리던 예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보면 저렇게 고개를 돌릴 일이 아니었다.

“응. 돌아봐도 돼.”

이런 예린의 말에 신우는 고개를 돌렸고, 곧 젖을 물리고 있는 예린이의 모습과 젖을 열심히 먹고 있는 딸애의 모습이 보였다.

전혀 부끄러운 모습이 아니었다. 전혀 야하지도 않았다. 그저 한 아이의 엄마가 아이에게 젖을 주고 있는 모습이었고, 너무도 신성해 보였다. 어째서일까? 예전이라면 저런 모습이 신성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텐데.. 아마 막상 자신의 아내와 딸이라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신우였다.

그렇게 아기에게 젖을 주는 모습을 보는 신우였고, 이런 신우의 모습을 살짝 얼굴을 붉히며 있던 예린이 무슨 생각이 들어서 인지 신우와 얼굴을 마주하며 말했다.

“저기 신우야. 우리 아기이름 있지. 신예가 어떨까?”

“신예?”

“응. 신우의 중간에 신, 내 이름인 예린의 예자를 붙여서 신예란 이름 어때?”

“신예라고? 음..”

신우는 신예라는 이름에 생각에 빠져야 했다.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뭔가 특별하지도 신비하지도 않았다. 그저 어디에나 있을 법한 이름이었다. 그래서 신우는 뭔가 확답을 할 수 없었다. 이런 고민하는 신우를 보며 예린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가 아무리 고민한다고 해도 뭔가 대단한 이름을 찾을 수 없는 거잖아. 생각해 보면 이름이 특별 안하면 어때, 우리가 특별하다고 생각하면 되잖아.”

예린의 이런 말에 신우는 고민하던 걸 털어버렸다. 그렇다. 뭔가 특별한 이름이 뭐든 간에 나하고 예린이가 특별하다고 생각하면 되는 일이었다. 신우는 신예라는 이름을 되새기고는 이내 예린을 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신예. 좋은 이름 같아.”

“후훗. 그렇지?”

이로서 정해졌다. 신우와 예린의 딸 이름은 신예라고, 그리고 순간 젖을 물던 아기의 눈빛이 무척이나 반짝였다. 마치 자신의 이름이 정해진 것이 기쁜 것처럼 말이다.

“근데, 성은 예린이 너와 같은 차씨로 하자.“

“으응? 무슨 말이야? 당연히 신우 너의 성인 김씨로 해야 하잖아?”

예린으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런 예린에게 신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김이란 성씨는 그저 시설에서 정해줬던 것뿐이야. 애초부터 내 성과 이름을 몰라. 그런 막 정해준 성씨를 신예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아.”

이런 신우의 설명에 예린은 그래도.. 라고 말끝을 흘렸지만 고개를 흔드는 신우의 모습을 보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내심 한편으로 신우의 마음을 이해했던 것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그랬다. 언제나 자신이 고아라는 걸 싫어했을 뿐더러 시설에서 받은 모든 걸 싫어한 걸 말이다.

결국 김신예가 아닌 차신예로 정하기로 했는데, 성이 어떻든 딸애의 이름이 신예인 건 확실했다.

“꺄르르~”

어느새 젖을 다 먹은 딸 신예가 기분이 좋은지 웃음을 터트렸다. 뭔가 가슴이 뻥 뚫리게 시원해지는 기분이 드는 웃음소리였는데, 신우와 예린은 이런 신예의 웃음소리가 너무도 기분 좋았다. 그때 예린이 이런 딸 신예를 신우에게 건네며 말했다.

“안아봐. 아빠잖아. 딸애를 한번 안아봐야지.”

“내. 내가?”

신우는 딸 신예를 자신에게 안아보라며 건네자 살짝 당황스러웠다. 안아도 될까? 너무도 작은 딸애를 혹시라도 잘못 안아서 상처를 주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망설여졌다. 하지만 계속 건네는 예린이의 행동에 결국 신우는 딸 신예를 안아야 했다.

가볍다. 자신의 손 안에 딸이라는 작은 생명이 들린 것이다. 뭔가 가슴 뭉클한 기분이 들었다.

“기분이 너무 이상해..”

“뭐가 이상해. 딸을 안는 건데, 기분 좋지?”

“으응. 기분 좋아.”

그렇게 말하던 신우는 딸애와 눈이 마주쳤다. 신비했다. 흑요석처럼 검은 눈동자는 참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어느새 활짝 웃는 얼굴로 웃음을 터트렸다.

“꺄르르~”

입꼬리가 절로 실룩 올라갔다. 이렇게 딸이 자신을 보고 웃는다는 것 자체가 이렇게 기분 좋은 건지 몰랐다. 순간 조금 전 전해졌던 각인 메시지의 내용이 떠올랐다. 7일 안에 딸애를 죽여야 미션 클리어라고 했다. 그리고 미션을 클리어하지 못할 시 소멸이라고 하였다. 참으로 잔혹할 내용이었다.

예전이라면 어땠을까? 차갑고 냉소적이고, 오직 자신을 위해서만 살아온 그때였다면 아마도 미션을 클리어를 선택했을지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절대 그 어떤 존재도 자신의 딸을 건들지 못한다. 온다면 모든 걸 박살내 주겠다. 설사 신들이라고 해도 자신의 딸이 죽길 원한다면 자신이 신들을 죽여주겠다고, 신우는 굳게 다짐이 들었다.

이런 신우의 다짐은 그저 생각이 아닌 진짜 영혼 깊숙이 박혀들었다. 설사 어떤 강력한 힘이라도 이런 다짐은 깨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 * *

와그작!

입안에 붉은 뭔가가 삼켜 들어갔다. 레드 드래곤의 드래곤 하트였다. 순간 머릿속에 메시지가 각인되어졌다.

[축하드립니다. 모든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울트라 사이클로프스로 진화가 이루어집니다.]

화악-!! 빛들이 터지며 육신 전체를 감싼다. 이런 갑작스러운 변화에 주변에 가득한 드래곤들이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놈에게 뭔가 변화가 일어난다! 뭔가 하기 전에 죽여야 한다! 헬파이어!]

블랙 드래곤이자 사이클로프스인 홍기훈과 한번 상대한 적이 있던 헤베니스가 주변에 있는 동족 드래곤들에게 소리치며 공격마법을 생성하여 공격했다. 이런 모습에 다른 드래곤들도 서둘러 빛들로 가득한 장소를 향해 공격 마법들을 퍼부어 되기 시작했다.

다양한 공격마법들이 쏟아지며 콰콰쾅!!! 거리며 폭발들을 일어났다. 하지만 빛은 전혀 없어서지지 않고 더욱 강해졌다. 순간 이런 빛들의 사이로 뚫고 뭔가가 모습을 드러내었는데, 훨씬 강력해진 울트라 사이클로프스가 된 홍기훈이었다.

30m에 이르던 크기는 어느새 100m를 훌쩍 넘어설 정도로 거대해져 있었다. 이제는 드래곤들과 거의 비슷한 덩치를 가졌다고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이런 울트라 사이클로프스로 변화된 모습에 드래곤들은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는 생각들이 들어야 했다.

그들로서는 이계인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부족으로 모르는 것 투성이었던 것이다. 어찌되었든 이런 그의 등장으로 전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여야 했다.

[대단하군.]

힘이 넘쳐 오른다. 홍기훈은 7개의 드래곤 하트를 흡수하여 진화를 이루었을 뿐인데, 전과 비교해도 10배는 훨씬 더 강해진 자신의 힘에 자신감이 가득해졌다.

[흐흐흐.. 한번 실험해 볼까]

그렇게 말하던 순간 슈악!! 그의 거대한 육신이 사라졌다. 그리고 곧 한 드래곤의 뒤에 모습을 드러내는데, 생각지도 못한 빠르기였다.

뒤를 점령당한 드래곤은 깜짝 놀란 기색을 보이며 서둘러 블링크를 사용해 공간을 넘으려 했다. 하지만 이런 드래곤의 목을 어느새 조여온 홍기훈의 손길이었다. 울트라 사이클로프스의 힘은 강력했다. 드래곤의 목을 그대로 손아귀 힘만으로 부러트려 버린 것이다.

우두둑!!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울리면서 어느새 혀를 길게 내밀며 그대로 절명해 버린 드래곤의 모습이었다. 이계인들이 오고 나서부터는 드래곤들의 체면이 말이 아니라 할 수 있었다. 위대한 종족이라는 명칭과 달리 이렇게 쉽게 죽는 모습을 보여주니 말이다.

어쨌든 목을 부러트려 죽인 홍기훈은 그대로 양손으로 목들을 움켜잡고는 그대로 강하게 잡아당겨 목뼈를 분리해 버렸다. 그러자 잔뜩 핏물과 함께 분리된 목뼈 사이로 드래곤 하트의 모습이 보였다.

어느새 이런 드래곤 하트는 그대로 입안으로 들어왔다. 꿀꺽. 어느새 목구멍 안으로 사라지는 드래곤 하트였는데, 순간 배속에서 전해지는 시원한 느낌에 홍기훈은 만족이라는 감정이 들었다.

울트라 사이클로프스. 드래곤 하트를 먹이로 삼는 존재, 애초에 울트라 사이클로프스 자체가 드래곤들의 천적이라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놈!!]

블랙 드래곤 헤베니스의 분노어린 음성이 울리며 곧 콰가가가각-!!! 산성으로 이루어진 브레스가 날아들었다. 브레스에 휩싸인 홍기훈이었지만 전혀 타격이 없는 모습이었다. 애초에 브레스를 견딜 방어력을 가지고 있을 뿐만이 아니라 울트라 사이클로프스가 되면서부터 드래곤 브레스에 대한 강력한 내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지잉-!!!

순간 붉은 빛깔의 광선이 하나의 거대한 눈동자에서 쏘아져 왔다. 이런 모습에 헤베니스는 다급히 브레스를 쏘는 것도 멈추고는 다급히 옆으로 몸을 피해야 했다. 하지만 날개를 잘리는 수모는 피하지 못했다.

[크윽]

날갯죽지가 그대로 잘려나자 헤베니스는 잔뜩 신음성을 내뱉어야 했다. 그때 이런 헤베니스의 시야로 전혀 아무렇지 않는 홍기훈이 쿵! 쿵! 쿵! 거리는 걸음을 내딛으며 앞으로 걸어 나오는 모습이 잡혔다.

우웅! 걸어 나오는 울트라 사이클로프스의 가죽표면에 기하학적인 무늬들이 빛을 내는 모습이 모든 드래곤들의 눈에 들어왔다. 이런 모습이 드래곤들은 어떤 의미인지 잠시 뒤에야 알아야 했다.

[놈을 막아라!]

[죽여야 한다!]

[놈을 죽이자!]

모든 드래곤들이 황급히 홍기훈을 향해 공격마법들은 물론이고 각자가 가진 브레스들을 쏘며 공격하기 시작했다.

콰르릉-!!! 쾅콰쾅!! 콰쾅!!! 쿠쿵!!!

땅이 헤집어지고 온통 공격마법들이 난무하는데, 전혀 타격도 없는 홍기훈이었다. 어떠한 마법도 어떠한 브레스도 강력한 울트라 사이클로프스의 방어력을 뚫지 못했다.

[대단해.. 정말 대단해.. 이게 정말 내 힘이란 말이지]

드래곤들의 공격 속에서도 멀쩡한 자신의 육신에 대해 찬사를 내놓은 홍기훈이었다. 그렇게 자신의 힘에 흠뻑 취한 홍기훈은 그대로 하나있는 눈동자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붉은 기운들이 한껏 모여들면서 하나의 입자를 이루어내기 시작했다. 헤베니스의 날갯죽지를 잘라버린 붉은 광선이었다.

지잉-!!!

붉은 광선들이 그대로 앞을 향해 뻗어갔다. 브레스는 물론이고 공격마법들을 갈랐고, 그대로 드래곤들의 육신까지도 깨끗이 갈라버렸다.

홍기훈의 눈길이 움직이는 곳마다 모든 게 잘려나가야 했다. 이런 공격이 계속 되자 드래곤들은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 이미 반수에 가깝게 동족들이 당한 상황이었다. 이대로라면 전멸이라는 사태를 맞이할 수 있었다.

[이대로 라면 우린 전멸이다. 우선 후퇴하고 전력을 정비하고 다시 오자]

[맞다. 이대로라면 끝장이다.]

[맞는 말이다. 전력을 정비하고 로드와 함께 오자.]

드래곤들은 서로를 향해 텔레파시로 의견을 나누었고, 결국 후퇴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들은 아직도 갔었던 모든 드래곤들과 드래곤 로드가 신우에 의해 죽은 상태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렇게 후퇴를 결정하고 즉시 워프마법을 이용해 이곳에서 벗어나려는데, 순간 그들은 당황한 기색이 영력해야 했다.

[워프마법이 안 된다?!]

[그런!? 대규모 디스펠 마법도 없었던 걸로 아는데?]

[그. 그런가! 아까 그것이 워프마법을 방해했던 것인가?!]

[설마 아까 그게?]

머리가 좋은 드래곤들답게 순간 아까 전 울트라 사이클로프스의 피부표면에 빛나던 기하학 무늬들이 이를 방해한 거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 순간 이런 그들의 머릿속으로 홍기훈의 말소리가 전해졌다.

[너희 중 단 한명도 내 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순순히 나의 먹이가 되어라.]

그렇게 말하는 홍기훈의 주변으로 죽은 드래곤들의 드래곤 하트들이 허공에 떠올라 그를 향해 몰려들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세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