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66 판타지 =========================
남자들이 대다수가 징병으로 끌려간 조용한 마을은 때 아닌 지진으로 난리가 났던 상황이었다. 마을사람들이 모두 집밖으로 나와 다들 수심에 잠긴 모습으로 이야기들을 나누는 모습들이다.
“세상에 아까 보셨어요?”
“봤죠. 그게 뭘까요?”
“무슨 나무 같았는데, 정말 컸죠?”
“나무긴 했는데.. 뭔가 장엄한 광경이었어요. 그나저나 이러다 정말 큰일 나는 거 아닐까요?”
“무슨 큰일이 나요?”
“그 전에 일어난 지진도 그렇고 그 거대한 나무까지.. 이러다 정말 소문처럼 세상에 멸망하는 게 아닐까요?”
“세상에 무슨 끔찍한 말이 다 있어요. 절대 멸망 안 해요. 우리 남편과 애들이 병사로 끌려가 적들과 싸우고 있을 텐데. 그럼 진다는 말이잖아요!”
“화났어요? 미안해요. 너무 걱정되어서 그랬어요. 저라고 그러기 바라겠어요. 제 아이들도 병사로 끌려간 상태인데..휴~”
상당히 화가 난 한 50대 중년여인에게 사과하는 같은 나이대로 보이는 중년여인이 사과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사과에 화를 냈던 중년여인이 표정을 풀었다. 그녀의 사정과 마찬가지로 가족이 징병당해 끌려간 상태라 같은 마음이라는 생각에서 금방 마음을 풀렸던 것이다.
한편 이런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다른 마을 여인들도 표정들이 굳어졌다. 이곳에 있는 누구나 지금 마찬가지인 심정인 것이다.
“어. 저게 뭐지?”
그때 한 여인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뭔가를 발견하고 말했다. 그러자 이야기들을 나누던 중년여성들의 고개가 자연히 하늘로 올라갔다.
순간 점으로 보이던 뭔가가 빠르게 마을 쪽으로 날아오더니 그대로 바닥 아래로 착지했다. 마을 아낙네들은 이런 모습에 깜짝 놀란 얼굴이 되었다. 그때 그나마 남아있는 마을 남자인 노인들이 황급히 이런 그녀들을 막아서며 막대기를 들고 섰다.
“누. 누구요?!”
“누군데, 그런 모습으로..?!”
노인은 물론이고 마을 아낙네들까지 황망하고 놀란 이유는 상체에 경갑옷을 입은 상태로 아래는 완전 벌거벗은 흑발의 사내가 한 여인을 앉고 있기 때문이었다. 일부 마을 아낙네들은 여자를 앉고 있는 흑발의 남자 아래쪽을 보며 연신 어머나?! 하는 소리들을 내고 있는 중이었다.
바닥에 착지한 건 신우와 예린이었다. 특히나 신우는 아래가 벌거벗은 상태였다. 그러고 보면 드래곤 로드에게 10서클 마법에 당하면서 옷이 완전히 날아가 버렸다는걸 까먹고 있었던 신우였다. 너무 갑작스럽고 다급한 나머지 자신이 경갑옷 형태인 렉시안만 입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무작정 예린이를 안고 왔던 것이다.
비단 신우뿐만이 아니라 예린이도 마찬가지였는데, 진통이 계속되는지라 신우고 벗고 있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신경 쓰지 못했던 것이다.
이런 마을사람들의 반응을 모르는지 신우는 다급한 목소리로 마을사름들을 보며 말했다.
“이곳에 아기를 낳은 경험을 가진 사람이 없나? 있다면 내 아내를 봐줘. 충분히 사례하겠다.”
신우의 이런 말을 마을사람들은 신우가 무척이나 건방진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초면부터 저런 하대라니 내심 귀족이라도 되나? 싶었는데, 이내 검은 흑발을 보며 그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마을의 대표자인 촌장이 앞으로 나섰다. 하얀수염으로 가득한 그는 잔뜩 경계심에 가득한 눈으로 신우를 보며 말했다.
“당신 이계인이지 않은가?”
촌장은 한눈에 신우가 이계인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세상에 없는 흑발, 그리고 방금 전 하늘을 날아와 착지한 모습까지 이계인이라고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다. 신우는 이런 촌장의 말에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은 당신들을 전혀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말했다.
“맞다. 하지만 난 당신들을 공격하지 않을 거다. 그리고 지금 아내가 아기를 낳으려고 해서 급해. 그러니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도와줘. 그러면 제대로 사례도 하겠다.”
이런 신우의 말에 촌장은 잔뜩 굳은 얼굴로 신우의 품에 안겨 식은땀을 흘리며 으으., 거리는 신음성을 내고 있는 예린이를 보았다. 이 여인도 흑발의 여인이다. 촌장은 고민에 빠져야 했다. 상대방은 제국의 적이었다. 그런 존재를 도왔다가 소문이라도 퍼지면 마을은 제국군에게 공격을 당할 수 있었다. 촌장은 절대 그럴 수 없다는 생각에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럴 수 없네. 당장 마을에서 나가게. 우린 제국의 신민. 제국의 적인 당신을 도울 수 없다.”
확실히 오지였던 코빌 마을과는 전혀 다른 반응이었다. 도시와도 어느 정도 가까워 소식이 빨랐고, 아들과 손자들이 지금 병사로 싸우고 있는 현재 적을 도울 수 없다는 인식에 가득했던 것이다. 어느새 마을 사람들 모두가 굳은 표정으로 촌장의 말에 동조했다.
이런 촌장의 말과 마을사람들의 모습에 신우는 잔뜩 표정이 찌푸려졌다. 하지만 곧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울 마음이 없다? 그러면 그렇게 만들어 주면 되는 것이다. 어느새 신우는 그대로 다리를 들어 올리면서, 그대로 다리를 땅바닥에 강하게 찍었다.
쿠웅-!!
마을에 큰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마을 전체가 뒤흔들렸다. 쩌저적!! 어느새 땅이 여러 갈래로 갈라지면서 퍼져나가는데, 그중 일부가 집들을 덮치며 집들을 무너지게 만들었다.
쿠르릉-! 쿠웅! 쿠쿠쿵!
무너지는 일부의 집들의 모습에 마을사람 모두가 겁에 질린 표정이 되었다. 다들 침을 꿀꺽 삼켜야 했는데, 이런 그들을 향해 신우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렸다.
“분명 사례도 하고 공격하지도 않을 거라고 말했을 텐데. 만약 돕지 않겠다고 한다면 그 말을 철회하도록 하지.”
이런 싸늘한 신우의 말에 촌장은 침을 삼켜야 했다. 방금 전 보인 신우의 행위는 촌장의 마음을 두렵게 만들었다. 어떡해야 하나? 도와야 하나? 하지만 도운다고 해도 제국군에게 죽을게 뻔했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 것이다.
망설이는 그때 으흑! 거리는 예린이의 신음성이 커졌다. 이런 모습을 보며 한 마을 아낙네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제. 제가 도울게요.”
“이. 이봐. 에보나?”
나선 여인의 이름을 부르며 말리는 마을 아낙네들이었는데, 이런 모습에 에보나라고 불린 여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눈앞에 당장 아기가 나오려는데, 도와야죠.”
이런 에보나라는 여인의 말에 다들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였다. 맞는 말이긴 했지만 상황이 도울 수 없었다. 그녀들로서는 아들과 남편들이 한참 싸우고 있을 텐데 눈앞에 있는 그 적을 도울 수 없었던 것이다.
“경험은 있나?”
신우의 목소리가 들리자 에보나라는 여인이 당연히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들만 둘 낳아봤고, 3번 정도 애를 받아본 경험이 있어요.”
“알았다. 충분히 사례를 하겠다.”
“아니오. 사례는 필요 없어요. 이건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니까요.”
이런 에보나라는 여인의 말에 신우는 의외라는 마음이 들었다.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 이런 곳에서 저런 말을 들을 줄 말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경험이 있는 사람을 구한 건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물론 나머지는 도울 생각이 없어보였지만. 그래서 그런지 다른 마을사람들을 보는 신우의 눈초리는 무척이나 차가웠다. 이런 신우의 시선을 본 것일까? 에보나란 중년여인이 이런 신우를 보며 말했다.
“다들 사정이 있어서 그런 거니 너무 안 좋게만 생각하지 마세요. 우선 저희 집으로 가죠.”
그렇게 말하며 우리집은 안 무너졌을라나? 라고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에보나란 중년여인이었는데, 이런 말을 들으며 신우는 내심 부서졌으면 다른 자의 집을 빼앗아 사용해도 된다는 생각을 먹었다.
“저기.. 그전에 옷부터 입어야 하지 않을까요?”
“음?”
신우는 에보나란 중년여성의 말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곧 들리는 예린의 말에 자신이 벗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으으.. 신우야. 지금 너 벗고 있어..”
“엇?”
신우는 자신이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다는 사실에 깜빡 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심 얼굴이 다 화끈거렸다. 아까 그렇게 겁을 주었던 자신인데, 내심 덜렁거리는 자신의 것을 보이며 그렇게 했다니 다들 표정이 굳었던 것이 겁이 나서 그런 게 아니라 이런 자신의 모습을 보고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들었다. 완전 쪽팔렸다. 젠장할..
신우는 조심스럽게 예린이를 내려놓으면서 황급히 인벤토리를 열어 그곳에 든 속옷과 옷들을 꺼내들었다. 이번에도 무난한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이었는데, 이런 옷들을 꺼내는 신우의 모습에 에보나라는 중년여인은 놀란 표정을 보였다.
그렇게 옷을 다 입은 신우는 그대로 다시 예린이를 조심스럽게 안아 올리고는 그대로 에보나라는 중연여인을 따라 움직였다. 이런 모습을 마을 사람 중 누구도 말리지 못해야 했다.
다행이 에보나라는 여인의 집은 무사했다. 상대적으로 마을 외각 쪽에 있던지라 멀쩡했던 것이다. 그래도 상당히 낡아 보이는 집이었고, 이런 집 문을 여는 에보나라는 중년여인은 미안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많이 누추할 거예요.”
확실히 누추한 집이었다. 상당히 낡아보였고, 중세시대의 집인지라 상당히 더러워 보였다. 하지만 신우는 상관없었다. 더러우면 치우면 되는 것이다. 신우는 즉시 타노에게 집안을 깨끗이 해달라는 말을 했다.
“전과 같이 그 마법으로 깨끗하게 만들어줘.”
-알았어. 그거야 싶지. 클린!-
징! 렉시안의 표면에 마법진이 빛이 나며 나타나더니 그대로 클린마법이 사용되었다. 순간 집안에 몰아친 빛들은 그대로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더니 그대로 집안을 무균실과 같은 깨끗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세상에..?”
먼지 한 톨 보이지 않게 깨끗해진 집안의 분위기에 에보나라는 중년여인은 놀란 표정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신우는 예린을 안고 집안으로 들어가는데, 곧 한쪽에 놓여있는 나무침대를 보며 다가가 예린이를 눕혔다. 그리고는 중년여인을 향해 뭐가 필요한지 물었다.
“뭐가 필요하지?”
“뜨거운 물과 수건들이 많이 필요해요. 탯줄을 자를 날카로운 칼도 필요하고요.”
이런 중년여인의 말에 신우는 알겠다고 말하며 서둘러 인벤토리를 넣어 물건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우선 프라스틱으로 된 큰 통과 수건들을 많이 꺼낸 신우였고, 탯줄을 자를 칼은 예전에 썼었던 서바이벌 단검을 꺼냈다. 그렇게 물건을 다 꺼낸 신우는 프라스틱통에 뜨거운 물을 받았다.
손을 뻗은 신우의 손으로부터 파란빛과 붉은빛이 뒤섞여 뜨거운 물들이 흘러나오게 하는 모습에 에보나라는 중년여인은 이번에도 역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계속해서 놀랄 일이 많다고 생각하던 에보나란 중년여인은 이내 수건들을 보는데, 자신이 평소에 사용하던 거친 수건보다 훨씬 부드럽고 보송한 수건에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어야 했다.
“으으으..”
이런 가운데, 예린이의 입에서는 연신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자꾸만 이어진 진통에 너무 아팠던 것이다. 이런 모습에 에보나라는 여인은 본격적으로 산파 역활을 시작했다.
“저를 도와주셔야 해요.”
신우를 보며 말하는 이런 말에 신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만 하라는 듯 자세를 잡았고, 곧 본격적으로 태어날 아기를 받을 준비를 했다. 아기를 낳는다는 건 그렇게 쉽지 않는 일이었다. 아기를 낳는 여자들 가운데서도 차이가 날 정도로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다.
1시간이 지나고 2시간이 지나고. 점점 예린이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은 어느새 비명으로 바뀌어 있었다.
“아윽!! 아아악!!”
예린이의 입에서 비명이 흘러나올수록 신우의 표정은 점점 초조해질 수밖에 없었다. 괜찮겠지? 무사히 낳을 수 있겠지? 오만가지의 생각들이 머릿속을 채워야 했다. 그렇게 초조한 얼굴로 옆에서 예린이의 손을 잡으며 있는데, 이런 신우를 향해 예린이 비명을 지르며 소리쳤다.
“아파! 아악!! 신우야! 너무 아프다고!! 꺄아아..!!”
“괜찮아. 괜찮을 거야.”
“몰라..! 아아악!! 죽을 것 같아! 너무 아파 죽을 것 같다구!! 아아아악!!”
갑자기 머리를 향해 뻗어온 예린의 손에 신우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마주 잡아 당기 시작했다. 아마 일반적인 남자라면 아프다고 난리치며 비명을 지르겠지만 신우는 머리카락조차 절대무적이었다. 전혀 아프지 않는 가운데, 자신의 머리를 마구 잡아당기는 예린이의 행동에 신우는 그저 예린이가 하는대로 나두고는 그저 어서 빨리 아기가 태어났으면 싶은 마음이었다. 더 이상 예린이가 아프지 않길 바란 것이다.
“그래그래. 얼마든지 잡아당겨.”
“으으으윽!!”
잔뜩 비명을 삼키며 신우의 머리카락을 삼키는 예린이었는데, 그때 이런 둘의 귀로 벌려진 다리사이로 보고 있던 에보나라는 중년여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머리가 보여요! 어서 힘을 주세요!”
“머. 머리가 보인데! 예린아 힘줘!”
이런 신우의 말에 예린은 크으으윽!! 거리는 비명을 지르며 연신 배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이런 예린의 노력에 곧 조금씩 보이던 머리가 서서히 빠져 나오려는 모습을 보였다.
“더! 더! 계속 심호흡 하면서 힘줘요! 계속 머리가 나오고 있으니까!”
이런 말에 더욱더 이빨을 깨물며 연신 힘을 주는 예린이었는데, 이런 예린의 모습에 신우도 절로 이빨을 꽉 깨물어야 했다. 그렇게 잔뜩 힘을 주는 예린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기의 머리가 빠져나오는 크기가 커져가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더욱 더 큰 고통을 느껴야 한 예린이었는데, 그럴 때마다 신우가 옆에서 계속 괜찮다며 예린을 안심시켰다.
그렇게 30분이 더 흘렀을까. 순간 예린의 입에서 아아아아악-!!! 거리는 큰 비명성과 함께 아기의 울음소리가 울려 펴졌다.
“으에엥!! 으에에엥!! 으에에엥!!”
울음소리 한번 우렁찼다. 집안 전체가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릴 정도였다. 아기를 받은 에보나라는 중년여인은 귀가 아파 잔뜩 고통스러워해야 했다. 일반적인 아기의 울음소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아이쿠. 귀야. 무슨 애 울음소리가 우렁차니?”
서둘러 뜨거운 물로 살균한 서바이벌 칼로 탯줄을 자르고 묶은 에보나라는 여인은 커다란 수건에 아기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연신 이상을 써야 했는데. 자꾸만 울음소리에 귀가 아팠던 것이다.
결국 힘겹게 아기를 커다란 수건에 싸고는 서둘러 예린이의 옆에 내려놓았다. 그러자 순간 뚝 그렇게 우렁찼던 울음소리가 그쳤다. 그제야 살겠다는 얼굴이 된 중년여인은 신우와 예린이를 보며 말했다.
“어휴~ 울음소리 한번 크네요. 딸이 그렇게 울음소리가 우렁차서 어떡한다죠?”
딸? 신우는 딸이라는 말에 그제야 태어난 자신의 아기가 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딸.. 딸.. 내게 딸이 생겼단 말이야..? 왠지 모르게 눈에 눈물이 고였다. 고아였던 자신에게 자식이 생긴 것이다. 그렇게 혼자였던 자신이 이제 자식이라는 가족이 생긴 것이다.
이런 신우와 마찬가지로 예린도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녀도 자신이 딸을 낳았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너무 감격스러웠다.
어느새 큰 수건에 쌓인 딸을 끌어않으며 보는데, 흑요석처럼 반짝이는 아기의 모습은 너무도 예뻐 보였다. 방금 막 태어났다고 볼 수 없는 꾸글쭈글한 모습이 아닌 완전히 피부가 펴진 새하얗고 예쁜 아기의 모습인 것이다.
“아가야.. 흑. 우리 예쁜 아기..”
“내가. 너 아빠야.. 아. 안녕.”
아기를 부르는 예린이의 목소리와 얼굴을 내밀며 내가 아빠라고 말하며 인사하는 이런 신우를 보는 아기의 눈동자는 참으로 반짝였다.
신들이 혼돈의 존재라고 부르는 아기였고, 어떤 존재로 자라날지는 모르지만 신우와 예린이에게 있어서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이었다. 둘은 어느새 서로를 보며 눈물을 지으며 미소를 지었다. 이런 둘을 보는 아기의 모습은 무척이나 평온해 보였다.
============================ 작품 후기 ============================
역시 딸이 대세라 아들이 아니라 딸로 정했습니다. 그나저나 딸 이름음 뭐로 하는게 좋을가? 고민되네요. ㅎ 재밌게들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