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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다-158화 (158/364)

00158 판타지 =========================

코빌 마을, 리베르 제국에서도 아주 오지 중에 오지에 위치한 마을로 인구 50명이 채 살아가지 않는 조그만 마을이었다.

세금을 걷으러오는 세금징수원들 조차도 반년에 한번 오는 이런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로 현재 갑자기 나타난 이국적인 생김새를 가진 외지인의 등장에 상당히 시끄러운 상황이었다.

“갑자기 그렇게 말씀하시면,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요.”

상당히 허름한 옷차림을 한 마을사람보다 조금 나아보이는 옷차림을 한 촌장으로 보이는 늙은 노인은 상당히 곤혹스럽다는 얼굴로 말하고 있었다.

“말 그대로, 이곳에서 가장 큰 집을 나에게 팔았으면 좋겠는데.”

신우는 당당한 얼굴로 말했다. 이런 말을 듣는 촌장의 얼굴은 더욱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뭔가 화를 내도되겠지만 눈앞에 있는 사내는 커다란 덩치를 가진 사내가 보이는 위압감은 장난이 아니었다.

특히나 입고 있는 옷 자체가 너무 특이하고 쉽게 볼 수 없는 옷감으로 되어 있기에 뭔가 대단한 신분을 가진 것으로 보이자 더욱더 화를 내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제일 큰집이라고 하면, 저희 집인데, 갑자기 이러시면..”

“이거면 되나?”

신우가 내미는 손바닥 위로는 정교한 문양을 한 거북이모양의 금이 있었다. 이런 금의 등장에 촌장은 물론이고 주변에 있던 마을사람들까지 깜짝 놀라야 했다.

“지. 진짜 금이야?”

“세상에 저렇게 정교한 문양이라니?”

“저게 다 금이라니.. 처음 봤어.”

마을 사람 모두가 거북이모양의 금을 보고 놀란 얼굴로 수군수군 거려야 했다. 궁핍한 살림으로 이제 것 금이라고는 단 한 번도 본적이 없던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특히 그냥 금덩이도 아니고 정교한 모양이자 다들 너무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한편 촌장도 신우의 손에 들려진 거북이모양의 금을 보고는 손을 떨어야 했다. 촌장이란 신분을 가졌기에 금을 본적도 만진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모양을 한 금은 생전 처음이었다. 진정 눈앞에 있는 사람은 보통 신분이 아닌 게 분명했다.

“하. 한번 만져 봐도 되겠습니까?”

촌장의 떨리는 말에 신우는 별거 아니라는 듯 앞으로 내밀었고, 이를 받아든 촌장은 조심스럽게 금을 받아들고는 살폈다.

이. 이건. 진짜 금이다. 촌장은 손에든 정교한 금이 진짜 금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손길이 무척이나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 이걸로 진정 집을 구입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래. 모자란 건가? 모자라면, 더 주지”

“아. 아닙니다. 모자라다니요. 오히려 너무 많습니다. 저희 마을 통째로 사셔도 될 정도입니다.”

호오. 신우는 의외로 사실적으로 말하는 촌장의 모습에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만약 모자라다고 했으면 제대로 혼을 내줄 생각이었던 것이다. 어느새 고개를 끄덕인 신우는 떨리는 손으로 거북이모양의 금을 들고 있는 촌장에게 말했다.

“거짓이 없으니 좋군. 그걸로 집을 사고 싶군.”

거짓이 없다는 말에 촌장은 식은땀이 났다. 눈앞에 있는 이자. 일부로 자신의 반응을 살핀 것이다. 오래 살아왔던 경험을 토대로 촌장은 눈앞에 있는 사내가 무척 위험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파. 팔고 싶다고 해도 마을에 있는 돈을 모두 모은다고 해도 거슬러 줄 돈이 없습니다요.”

“그래? 그렇다면 이렇게 하지. 내가 당신들을 고용할 테니 팔 집을 청소해주는 거야. 그리고 잡다한 일을 한 번씩 해주면 그걸 다 주도록 하지. 보다시피 아내가 임신을 한 상태라 제대로 운신도 힘든 상태라서 말이야.”

이런 신우의 말에 촌장은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금방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자신의 집을 팔 생각을 먹은 것이다. 어차피 집이야 또 지으면 되는 일이었다. 집을 지을 동안 값을 치루고 잠시 마을 사람들 집에 신세를 지면 될 터이니 문제없을 것 같았다.

“아. 알겠습니다. 저희 집을 팔겠습니다.”

“잘 생각했다. 그럼 이제 집을 정리해 주겠나.”

“네. 1시간 안으로 준비해 두겠습니다. 이보게들 도와주시게. 내가 제대로 값을 치룰 터이니.”

촌장이 주변에 있는 마을 사람들을 향해 그렇게 말하자 다들 너도나도 나서는 모습이었다. 평소 촌장이 일을 시킬 때 제대로 품삯을 치우어 주었던 게 있으니 간만에 돈벌이를 한다는 생각에 나선 것이다.

그렇게 마을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려는 그때 신우는 고개를 돌려 예린이를 보며 말했다.

“이러면 되는 거지?”

“응.”

고개를 끄덕이는 예린은 이내 주변 마을을 둘러보았다. 다들 마을에서 가장 큰 집을 향해 움직이는 모습들이었다.

이곳의 언어를 배워 말을 할 수 있는 예린이었지만 일부러 나서지 않았다. 이곳은 현실과 달라 남자가 중심인 세상이었다. 그래서 신우에게 통역반지를 구입해 달라고 해서는 나서게 했던 것이다. 여자인 자신이 처음부터 나서서 주도해 봐야 이곳의 사상으로는 얕잡아 볼 수 있어 처음부터 폭력만 일어날 뿐이었다.

“여기서 아기를 낳는 거야.”

“그래.”

대답을 하는 신우의 마음은 묘했다. 아기라니. 진짜 내가 아빠가 되는 건가? 뭔가 책임감이라는 감정이 들었다. 역시 이게 가장의 무게감이라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던 신우는 이내 예린의 손을 꼭 잡았다. 이런 신우의 손길에 예린도 신우의 손을 꼭 잡았다.

* * *

그날 저녁, 신우와 예린은 촌장의 집을 새롭게 단장하여 자신들만의 신혼집을 만들어 냈다.

촛불이 밝혀진 집안으로 예린이 요리를 시작하고 있었다. 이런 예린의 옆으로 신우도 함께 도우며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냥 내가 해도 되는데. 몸도 무거울 텐데.”

“내가 꼭 하고 싶어. 남편에게 직접 요리해주는 게 내 꿈이었거든.”

남편이라고 말을 하는 순간 얼굴이 붉어지면 서둘러 가스버터에 프라이팬을 올리는 예린인데, 상당히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이런 예린을 보며 미소 짓는 신우였다. 그때 머릿속으로 각인 메시지가 떠올랐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91878명이 남았습니다]

벌써 8122명이 죽었다는 메시지였다. 단 하루 만에 죽은 사람들의 숫자였다. 본래였다면 신우도 한참 사람들을 사냥하고 다녔을 시간이었다. 하지만 임신한 예린이가 곁에 있는 이상 당장은 그러지 못했다.

“왜 그래?”

갑자기 생각에 빠져 있는 신우의 모습에 왜 그러냐고 물어오는 예린이었고, 이런 예린의 말에 신우는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방금 막 이곳으로 넘어온 사람들의 죽음을 알리는 메시지가 떴거든. 그걸 보느라 그랬어.”

“정말?”

정말이냐고 말하던 예린은 순간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에게는 전혀 메시지가 떠오르지 않는 것이다. 이런 사실에 예린은 뭔가 묘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지금 당장 이순간이 소중했기에 그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신우가 꺼내준 식자재들을 이용해 푸짐한 저녁상을 차리는 예린이었는데, 상당히 맛있는 냄새가 진동했다.

마을 사람들은 이런 냄새에 절로 입맛을 다시며 침을 삼켜야 했다. 하지만 차마 신우와 예린이가 있는 집을 향해서는 차마 다가오지 않았다. 낮에 본 신우의 모습에 너무 무서웠던 것이다.

어쨌든 신우와 예린은 저녁을 차리면서 즐거운 저녁식사자리를 만들었고, 둘 모두 맛있게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그대 돌연 신우에게 타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즐거워 보여서 미안한데, 할 말이 있어. 아기에 관한 이야기야.-

“음.”

“왜 그래? 또 누가 죽었다는 메시지야?”

예린은 갑자기 신우가 이상해 보이자 또 사람이 주었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고 생각했다. 이런 예린에게 신우는 고개를 저으며 아니라는 듯 말했다.

“아니야. 사실은 말 안한 게 있는데, 우선 이 갑옷에 대한 애기야.”

신우가 현재 자신이 입고 있는 경갑옷을 가리키며 말하자 그제야 예린도 안 그래도 처음 봤을 때부터 묻고 싶었다는 생각으로 물었다.

“안 그래도 묻고 싶었는데, 그 갑옷은 뭐야? 계속 입고 있었던 것 같은데..?”

“이게 뭐냐고 하면.”

신우는 마도갑옷인 렉시안과 인공지능 타노에 대한 이야기를 예린이에게 털어놓았다. 무척이나 유용하고,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으면서 현재 아기에 있는 문제해결을 맡겨 놓았다는 말을 했다.

“그게 정말이야? 우리 아기를 치료할 수 있는 거야?!”

예린은 희망이라는 감정이 담긴 눈으로 신우를 보았다. 신우는 이런 예린의 말에 아직은 모른다는 듯 말했다.

“아직은 몰라. 지금 물어봐야해. 지금까지 말이 없었던 것을 보면, 문제해결 방법을 차고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 당장 물어봐.”

예린이 그렇게 말하며 간절한 눈빛으로 기다린다는 모양새를 취하자 신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내 조용히 타노를 불렀다.

“말해. 방법은 찾았어?”

-방법이라면 방법인데, 이게 좀 강제적이야.“

“강제적?”

-지금 아기의 심장에 뭉쳐있는 기운은 무척이나 오래되고 고대에 존재했던 어둠의 기운이야. 이런 기운을 강제적으로 중화시켜 주는 방법이 있거든. 이거 말고는 당장 방법은 없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신우 네가 지속적으로 너의 기운을 불어넣어 주는 거야. 본래라면 불가능했을 테지만 다행히 가이아의 반지가 신우 너에게 있어서 4가지 속성으로 심장에 뭉쳐 있는 어둠의 기운을 중화시켜 줄 수 있어. 근데, 그게 좀 강제적이라 아기에게 엄청 부담이 될 거야. 무척 위험할 수 있어.-

신우는 타노의 말에 김은 신음에 감겨야 했다. 하필 방법이라는 것이 아기에게 엄청 부담을 주는 거라니. 특히나 위험할 수 있다는 말은 아기가 버티지 못하고 죽을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과연 해도 될지 걱정이 들었다.

“왜 그래? 무슨 말을 했어?”

예린이 깊은 신음에 잠긴 신우에게 다급히 물어왔다. 그녀는 상당히 불안했다. 혹시라도 방법이 없을까? 싶었던 것이다. 이런 예린을 보며 신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타노가 말하기로 방법이 있데”

“저. 정말?!”

예린은 방법이 있다는 말에 안도와 함께 타노란 인공지능에 대해 고마움을 느꼈다. 그렇게 환한 얼굴이 되었던 예린은 곧 신우가 깊이 고민하고 있는 모습에 뭔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얼른 표정을 풀고는 다급히 물었다.

“방법이 있다며? 근데, 표정이 왜 그래?”

“그게, 그 방법이라는 게 아기에게 엄청난 부담을 주는 거라고 하더라고.”

“뭐?”

예린은 아기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라는 사실에 놀란 얼굴을 하고는 입술을 깨물어야 했다. 부담을 준다는 말은 아기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그런 사실을 안 예린은 신우에게 다른 방법이 없는지 물었다.

“다른 방법은? 그거 말고는 없는 거야?”

“응. 없는 모양이야. 있었으면, 벌써 말했겠지.”

이런 신우의 대답에 예린은 고개를 푹 숙이며 불러온 배를 봐야 했다. 어떡해야 하지? 아기를 위해서라면 그 검은가면을 한 자가 행한 뭔가를 제거해야 했다. 하지만 무척이나 위험했다. 자칫 아기에게 위험한 상황까지 갈 수 있었다.

“신우야 어떡해야 하는 걸까?”

“나도 그게 고민이야.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 아기가 위험하고, 그렇다고 이대로 내버려 둘 수도 없는 문제고. 하아~”

신우는 절로 한숨이 새어나왔다. 이런 신우의 모습에 예린 또한 한숨이 새어나와야 했다.

둘 모두 그렇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그때 예린은 순간 앗? 하는 소리를 내며 자신의 배를 만졌다. 이런 모습에 신우는 깜짝 놀라 괜찮은지 물었다.

“왜 그래? 배가 아파?”

“아. 아니. 아기가 갑자기 발로 배를 막 차네.”

“배를 찬다고?”

신우는 그 말에 예린의 배를 보는데, 옷 때문인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이런 신우의 시선에 예린은 잠시 고민하다가 그대로 신우의 손을 잡고는 손을 배를 만질 수 있게 하였다.

“어?”

신우는 순간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아기의 움직임에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그와 함께 당황한 마음도 들어야 했다.

“이거 괜찮은 거야? 발로 배를 막 차는데?”

“전부터 한 번씩 했던 행동이야. 하지만 이번엔 좀 심한 편이긴 하네.”

“그래? 신기하다.”

신우는 배에서 느껴지는 아기의 발의 움직임에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는 한편 문뜩 아기가 괜찮다고 신호를 주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소리이기는 했지만 신우는 어째서인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기 예린아..”

“왜?”

“우리 하자.”

“뭐?!”

놀란 예린이의 얼굴에 신우는 진지한 얼굴을 하고선 말했다.

“왠지 우리 아기가 괜찮다고 신호를 준 것 같아. 물론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건 나도 잘 알고 있어.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해. 그리고 이대로 계속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잖아. 그 자가 우리 아기에게 한 행동이 태어날 아기에게 더욱 큰 위험을 줄 수도 있잖아. 그러니까 하자. 이대로 고민만 하고 있다간 정작 치료할 타이밍을 영영 놓칠 수도 있어.”

이런 신우의 말에 예린은 한참을 고민해야 했다. 엄마로서 너무도 막막할 선택이었다. 당장의 위험이냐 나중에 더욱 크게 올 위험이냐. 두 가지 모두가 중요한 선택이었다.

“아.”

순간 배에서 느껴지는 아이의 발길질에 예린은 순간 방금 전 신우가 말했던 아기가 괜찮다고 신호를 준 것 같다는 말이 생각났다. 정말 그런 걸까? 정말 괜찮다고 신호를 준 걸까? 도저히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자꾸만 그렇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결국 예린은 한참을 더 고민하고서야 신우를 보며 말했다.

“알았어. 하자.”

이런 예린의 대답에 신우는 고개를 강하게 끄덕였다. 그렇게 위험의 부담을 안고 아기의 심장에 자리한 어둠의 기운을 중화시킬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런 둘의 결정은 또 다른 결과로 이루어질 일이었다. 신들도, 검은가면의 존재도, 심지어 부모인 신우와 예린까지 그 어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방향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다.

============================ 작품 후기 ============================

재밌게들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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