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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다-144화 (144/364)

00144 빠른 정리 =========================

황제를 비롯해 모든 귀족인들의 시선은 모니터를 향해 있었다. 위성 촬영을 통해 들어오는 모습은 거대한 버섯구름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상당히 뒤틀려 있는 모양새였다. 3번의 핵폭발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구름들이 서로 엉켜서 이상한 모양을 만들어 내었던 것이다.

“전자기 파장으로 화면이 잠시 고르지 못할 것입니다.”

두스 장군의 목소리에 황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화면을 끝까지 주시했다. 그렇게 화면을 주시하고 있었을까. 모두가 놀란 음성을 터트렸다.

“저런!”

“세상에. 어떻게 저게 가능하단 말인가?!”

“살아있단 말인가?!”

다들 거대한 구름이 회전을 보이며 사방으로 향해 퍼져나가는 모습이 보이자 제거 대상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핵폭발에서 살아남을 생명체가 있다니? 이건 정말 상식을 넘어서는 일이었다.

그렇게 다들 이계인들에게 놀라는 가운데, 두스 장군이 가장 먼저 놀란 마음을 서둘러 수습하고는 다급히 황제를 향해 입을 열었다.

“최후의 창을 가동할 수 있게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폐하!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습니다!”

“최. 최후의 창을 말인가. 결국.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인가..”

황제는 오랜 시간동안 방사능으로 오염될 바다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며 이내 굳은 결심을 한 얼굴을 하고선 자신을 보는 두스 장군을 향해 최후의 창을 가동하라고 명했다.

“허락한다. 최후의 창을 가동하도록.”

“알겠습니다. 부관! 어서 코드 박스를!”

두스 장군의 말에 곧 부관이 하나의 금속가방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면서 펼쳤다. 그러자 그곳에 코드를 입력할 붉은색의 자판의 모습과 작은 모니터 화면이 드러났다. 두스 장군은 이런 코드 박스를 그대로 황제에게 내밀었고, 황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곧바로 비밀코드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삑! 삑삑! 삑! 코드가 입력되는 소리가 대회의실에 울리자 귀족들 모두가 침을 꿀꺽 삼켜야 했다. 이번 발사로 인해서 자신들의 행성은 많은 변화가 일어날게 분명하다고 생각들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그들의 머릿속에서는 이번에야 말로 절대 이계인들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믿음이 서려 있었다.

그렇게 긴장한 귀족들의 모습과 함께 어느새 코드입력을 끝낸 황제는 그대로 발사버튼을 향해 손가락을 가져갔다. 잠깐 멈추었지만 이내 굳은 결심을 하며 그대로 발사버튼을 누른 황제의 손길이었다.

-발사-

모니터 화면에 발사라는 글자가 떠오르는 순간  라그낙스 제국 10개의 주에 위치한 비밀 미사일기지에서 어느새 탄도 핵미사일들이 긴 연기궤적을 남기며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무려 4천여 발이었다. 그동안 비밀리에 존재해온 모든 핵미사일들이 그대로 하늘로 날아 오른 것이다.

쿠구구-!!! 강렬한 불꽃을 뿜으며 하늘 높이 솟구쳐 오르며 날아가는 탄도 핵미사일의 모습을 모든 제국민들이 하늘로 올려다보며 지켜보고 있었다. 이미 각종 매체를 통해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탄도 핵미사일들이 이계인들을 향한 최후의 공격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그들이었다.

제발. 저 무기로 이계인들을 죽일 수 있기를. 자신들을 살 수 있기를.

제국민 모두가 그렇게 간절히 기도를 하고 있었다. 이런 간절한 기도와 함께 10개의 주에서 날아오른 탄도 핵미사일들은 그대로 목표로 하는 장소를 향해 힘차게 날아올랐다.

행성 위에서 본다면 마치 복잡한 거미줄 같은 긴 하얀 궤적이 한 곳을 향해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이었다.

그렇게 4천여발의 탄도 핵미사일이 쏟아지는 그 수간 핵폭발이 일어난 장소에서는 멀쩡한 신우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중이었다. 현재 하늘은 거대한 보호벽이 아비론호를 비롯해 지젤호를 감싸고 있는 모습이었다.

수호의 보호막을 펼친 것이다. 한때 팔살기와 같았던 혼합 구를 방어해내었던 수호의 보호막이었다. 더욱이 2배로 강화된 수호의 방어막이기에 핵폭발쯤이야 충분히 방어가 가능했던 것이다.

“다음 공격이 곧 오겠지.”

그렇게 말하는 신우의 시선은 어느새 강용구를 향해 있었다. 여전히 손목과 코일건을 잡고 있는 모습인데, 바닥에는 상당한 양의 피가 흘러내린 상태였다. 완전히 부서진 팔목에 잔뜩 고통에 찬 얼굴로 신음성을 내뱉던 강용구는 신우를 향해 힘겹게 입을 여는 모습이었다.

“겨. 결국 승자는 너로군.”

“당연한 결과지.”

“크흐. 재수 없는 놈. 처음 볼 때부터 네놈은 재수 없었다.”

“그래? 난 아니라고 보는데,”

“역시 네놈은 재수 없어. 그래도 선물은 하나 주고 가야겠지.”

“마지막 발악인가? 소용없는 짓이다.”

“그래도 전장의 사신이라고 불린 나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수야 없지!”

그렇게 소리치는 순간 강용구는 즉시 뇌파통신으로 슈트의 컴퓨터를 향해 블랙홀탄을 모두 연속으로 발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명령 접수. 강제 발사 시작합니다. 블랙홀탄 발사-

순간 강용구의 머릿속에 블랙홀탄을 발사한다는 컴퓨터의 딱딱한 목소리가 들렸다. 순간 코일건에서 위잉! 하는 소리와 함께 즉시 총구에서 탄이 발사되기 시작했다. 투우웅! 투우웅! 투우웅! 순간 3발의 탄이 연속해서 발사되었다. 그런데, 총구의 방향은 바로 지젤호의 갑판 바닥이었다. 당연히 갑판과 충돌한 블랙홀탄은 즉시 폭발해야 했다.

순간적으로 쏘아진 탄의 모습에 신우는 고작 한다는 것이 자살이냐는 생각을 하는데, 순간 머릿속에서 타노의 음성이 들려왔다.

-공간 비틀림 발생! 강제 착용에 들어감!-

촤르륵!! 순간 경갑옷 형태였던 렉시안에서 은색의 액체금속들이 퍼져나가더니 신우의 전신을 덮었다. 그리고 전신갑옷과 같이 변환된 렉시안의 표면에서 순간 복잡하고 화려한 마번진에서 빛이 흘러나왔다.

순간 어둡고 둥근 블랙홀 3개가 순간적으로 신우의 몸을 감싸는 모습이 되었다. 피지치치칭-!!! 마치 금속이 갈리는 듯한 소음이 발생하면서 렉시안의 표면에 서린 벌집 모형의 방어막이 불꽃을 일으키는 모습을 만들어졌다.

그렇게 강렬한 소음을 만들어 내던 3개의 블랙홀은 순간 언제 있었냐는 듯 사라지는 모습이 되었다.

“쓸 때 없는 짓이었어.”

-쳇. 재수 없어. 난 한다고 한 건데.-

“너도 날 재수 없다고 하냐?-

강용구와 같이 재수 없다고 말하는 타노의 말에 신우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그때 순간 머릿속으로 각인 메시지가 전해져 왔다. 방금 전 일어난 블랙홀로 강용구가 죽음으로 각인 메시지가 전해진 것이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13명이 남았습니다]

[20만 4560코인을 사살한 이로부터 얻으셨습니다.]

[상대방이 소유한 {인벤토리}안에 든 모든 물품이 이동되었습니다. 공간한계를 넘어선 관계로 강제로 1만900코인을 소모하였고 {인벤토리}가 580m넓이로 확장되었습니다. 이제 소유한 {인벤토리}의 공간 넓이는 580m입니다.]

[축하드립니다. 마지막 남은 배를 처리하셨습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실 수 있습니다. 살아남은 생존자는 13명. 현실로 즉시 귀환을 시작합니다. 앞으로 720시간 뒤. 다시 입장하십니다. 그럼 편안한 시간 보내시길..]

“끝난 건가?”

어찌 보면 허무하게 끝이 난 순간이라 할 수 있었다. 뭔가 전과 같이 힘겹게 끝이 나지 않았던 것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3차 진화는 그만큼 신우를 절대적인 존재로서 만들어 준 것이다.

어찌되었든 끝이 난 것이고, 아비론호에 남아있던 사람들은 이제 살아 돌아가게 되었다. 다들 머릿속에 울리는 끝이 났다는 메시지에 기쁜 얼굴로 얼싸 않으면서 환호성을 지르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게 환호하는 사람들 가운데,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던 김준수와 임오식, 최진영 이렇게 셋은 상당히 아쉬움과 함께 안도감이든 얼굴들을 하고 있었다.

“결국 우린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거군요.”

“그래도 살아남았다는 게 중요한 거라네.”

“역시 애초부터 무리였어요. 그냥 기존에 갔었던 세상에 갔으면 진수오빠도 죽지 않았을 텐데.”

마지막 최진영의 말에 김준수와 임오식은 깊은 후회심이 가득한 얼굴이 되었다. 최진영의 말이 맞았던 것이다. 그때 순간 화악!! 새하얀 빛이 시야를 채워야 했다. 귀환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아비론호에 탑승한 모든 이들인 그대로 빛과 함께 사라지기 시작했다. 마치 하늘로 승천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사라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모습을 신우는 지켜보고 있었다.

전과달리 곧바로 강제로 귀환되지 않았다. 신우가 억지로 잠시 자신의 몸이 이동되는 것을 막고 있었던 것이다.

“되네.”

예전이라면 절대 할 수 없었던 행동이었다. 그만큼 강해졌다는 증거였다. 아마도 4차 진화가 이루어진다면 그땐 어쩌면 이 살인게임이 자신을 강제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뭔가 아는 듯한 타노의 음성이 들려왔다.

-오우? 이건 대차원이동의 일종 같은데?-

“마법이란 것과 같은 거야?”

-마법은 아닌 것 같은데, 마법과 상당히 흡사한 형태의 일종 같아.-

“그 아카식 레코드라는 거에 들어가서 뭔지 알 수 없는 거야?”

-아닐걸. 한번 이게 뭔지 찾아볼까?-

“아니. 지금은 말고. 나중에. 돌아가면 뭔지 찾아줘.”

그렇게 말하는 신우의 시선은 어느새 하늘을 향해 들려졌다. 그러자 시야로 수많은 탄도 미사일이 잔뜩 쏟아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최후의 발악과도 같은 공격이었지만 이미 이 세상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신우는 이만 돌아가자는 생각을 하면서 그대로 자신의 육신을 이동시키려는 기운을 그대로 몸에 맡겼다. 그러자 순간 화악!! 시야가 새하얗게 되는 모습이 시야에 가득 들어왔다.

뭔가 빨려 들어간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시야로부터 마치 빛의 통로와도 같은 장소가 나타났다. 자신을 빛의 통로로 통과 시키고 있는 것이다. 전이라면 그저 하얀 빛만이 잠깐 나타났다 지구로 귀환했을 터였지만 모든 것이 시야에 들어오고 있는 중이었다. 더 이상 신우의 정신을 강제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빛의 통로로 신우가 자신의 집인 지구로 귀환하는 그 순간 라그낙스 제국을 이루던 모든 것이 무로 돌아가고 있었다.

수없이 쏟아지던 탄도 핵미사일들을 시작해서 모든 게 하나의 빛의 입자가 되어 사라지고 있었다.

우우오오옹!! 퀴에에엥!! 크오오오옹!!

아직까지 남아 있던 최초의 생명체들이 가장 먼저 세상이 지워져 나간다는 사실을 알고는 최후의 울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어느새 그들은 빛의 입자가 되어 사라졌다.

그렇게 최초의 생명체들이 사라지는 순간 제국의 심장인 황궁에서 황제와 귀족들 그리고 두스 장군까지 모니터를 지켜보면서 자신들이 지워져 간다는 걸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들은 빛의 입자가 되어 사라지고 있었다.

제국의 땅에 살아가던 수많은 생명체들과 10억 명을 넘어서는 인간들까지 모두가 살 수 있다는 희망에 가득한 상태에서 아무것도 모르게 지워졌다.

모든 것이 무로 돌아간 세상은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오직 하나의 텅 비게 된 공간만이 한때 이곳에 많은 생명체들이 살아가는 곳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고 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그때였다. 이런 무로 가득한 세상으로 뭔가가 빛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하나가 아니었다. 무려 100여 개체를 헤아리고 있었는데, 모두가 다 새하얀 빛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들은 마치 사람의 형상을 닮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나타난 그들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은 무의 세상을 향해 시선을 주고 있었다.

그렇게 아무것도 없는 무의 공간에 떠있기만 하던 100여 개체의 빛의 인영들이었는데, 그때 가장 앞에 있는 빛의 인영이 몸을 돌리며 모두를 향해 말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은 계획대로다.-

모든 빛의 인영들이 똑같이 고개들을 끄덕이는 행동을 보였다. 모든 것은 계획대로. 뭔가 상당히 의미가 담겨있는 말이었다. 그런데, 그때 또 다른 빛의 인영이 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변수라고 하지만 아직 계획에 중대한 변화를 주지 못한다.-

-물론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변수는 변수. 변수를 당장 제거할 필요가 있다.-

-불가능하다. 제거하려는 시도를 하는 즉시 모든 계획이 틀어질 것이다.-

-결국 지켜보는 것이 답인가?-

-그렇다. 지켜보는 것이 답이다.-

이런 답변에 결국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은 빛의 인영의 모습이었다. 어느새 더 이상 말을 하는 빛의 인영은 없었다. 그러자 선두에 선 빛의 인영이 모두를 향해 말했다.

-계획은 순조롭다. 결국 모든 것은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다.-

다들 이런 빛의 인영의 확고한 말에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들도 변수가 있다는 건 알지면 결국 모든 것이 순조롭게 계획대로 될 거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잠시 무의 공간을 향해 시선을 주던 빛의 인영들은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하는 모습들이었다.

어느새 선두에 섰던 빛의 인영만이 남게 되었는데, 곧 그도 몸을 돌리는 모습을 보이더니 잠시 더 무의 공간을 보는 모습을 보더니 그대로 빛과 함께 사라지는 모습이었다.

============================ 작품 후기 ============================

드디어 이곳 세상의 이야기가 끝이 났습니다. 과연 빛의 인영들은 누굴까요? 아마 짐작은 되시겠죠? 아무튼 재밌게들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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