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40 3차 진화를 이루다. =========================
세계의 차가운 북쪽의 끝에 위치한 수많은 빙하들 사이로 한척의 배가 교묘하게 선체를 숨기고 이었다. 배의 갑판은 온통 새하얀 눈으로 가득 쌓여 있는 상태였는데, 새하얀 눈 때문에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찾을 수 없을 정도였다.
이런 숨겨진 배 안으로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였다. 다들 두꺼운 방한복을 입고 있는 중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밖의 날씨와 같이 배 안의 기온도 현재 상당히 추운 상태였다. 위치를 들키지 않기 위서라도 제대로 된 히터는 물론이고 불조차 제한적으로 피워야 해서 추위에 떨 수밖에 없는 상태였다.
그렇게 한 식당으로 보이는 장소에 모여든 사람들은 추위에 떨면서도 서로가 챙겨주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현재는 식사시간이었다. 질이 좋지 않는 고깃덩어리가 든 통조림을 따서 다들 먹고 있는 중이었는데, 다들 입안으로 꾸역꾸역 넣고 있지만 표정들이 상당히 좋지 않았다.
안 그래도 추운데, 제대로 데우지도 않고 통조림에 든 고깃덩어리를 먹자니 고역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다들 억지로 먹어야 했다. 현재 그들이 먹는 통조림이 오늘의 유일한 식사거리였던 것이다.
“이대로 괜찮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휴.”
“뭐가 말인가? 준수군.”
말소리들은 익숙한 이들이었다. 바로 김준수와 임오식 두 사람이었다. 다들 이런 두 사람의 말에 먹던 통조림을 내려놓고는 시선을 주었다. 김준수와 임오식 둘은 이런 시선을 느끼면서 하던 이야기를 마저 했다.
“벌써 107명만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저희가 언제까지 들키지 말라는 보장도 없는 상태가 아닙니까.”
“그래도 우린 끝까지 숨어서 버텨야 하네. 우리로서는 숨는 도리밖에 없지 않나. 다른 자들처럼 특출 난 능력을 가진 사람도 없는 우리로서는 더욱 말이네.”
“알지요. 하지만 이대로 계속 들키지 않더라도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식량도 이제 거의 바닥입니다. 하루에 통조림 한통에 2명이나 나눠먹어야 할 지경입니다.”
“으음.. 벌써 그렇게까지 식량상태가 떨어졌단 말인가?”
근처에서 듣고 있던 십여 명의 사람들은 상당히 사색이 된 얼굴들이었다. 하루에 통조림 한 개 먹는 것도 배가 고픈 상황인데, 이제는 하루에 통조림 하나를 두 사람이서 나눠먹어야 한다니 정말 이러다 굻어 죽는 게 아닌가 싶은 마음들이었다.
“코인으로 좀 더 구할 수 없는 건가요?”
그때 옆에서 듣고 있던 최진영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식량이 떨어진다는 말에 상당히 우려하는 표정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런 그녀의 말에 김준수는 현재 가진 코인을 생각하며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동안에도 가지고 있던 코인으로 모자란 식량을 구한 상태야. 결국 아낄 수밖에는 없는 상태라는 거지.”
“진짜 큰일이네요.”
확실한 현실을 깨닫자 앞길이 막막해 보이는 최진영이었다. 이런 최진영의 표정에 김준수는 애써 걱정 말라는 듯 말했다.
“바다에서라도 물고기를 잡아 식량을 구해 볼 생각이니 너무 걱정은 하지는 마렴.”
“그렇게 된다면 좋겠지만.. 새삼 리젠 장소가 없는 게 너무 안타까워요. 있다면 그래도 최소한의 식량은 매일 구할 수 있었을 텐데. 왜 이곳 세상에는 리젠 장소들이 없는 걸까요?”
최진영의 말에 김준수와 임오식은 그들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확실히 리젠 장소들만 존재했다면 최소한 굶어죽을 걱정은 하지 않았을 터였던 것이다. 물론 많이 모자라긴 할 것이었다. 현재 이곳에 있는 인원만 15명 정도가 되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다들 아쉬워하는 그때 누군가 움찔.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는 상당히 눈동자가 돌아가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주변 눈치를 보고 있었다. 이런 그의 모습을 누군가 보았을까. 곧 걱정스러운 얼굴로 괜찮은지 물어왔다.
“자네 괜찮은가?”
“나. 나 말인가? 괜찮네. 조금 속이 좋지 않아서 그러네. 난 이만 내 방에서 쉬어야겠네.”
살짝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던 중년사내는 그렇게 말하며 일어났다. 이에 그와 친분이 있어 보이는 중년사내가 그런 그의 등을 살짝 두드려주면서 그래야겠다는 말을 하면서 그를 보내려 했다.
어느새 일어난 중년사내였고, 그대로 모여서 식사를 하는 곳에서 나가는 그의 모습이었다. 다들 이런 그의 모습을 보았지만 김준수와 임오식의 말에 집중해야 했기에 다시 시선을 김준수쪽에 주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나간 중년사내는 그대로 발걸음을 옮기며 자신의 방을 향해 움직였다.
그가 현재 묶고 있는 방은 아비론호에 있는 수많은 객실들 중에 하나였다. 그렇게 크지도 작지도 않는 방이었는데, 그는 복잡한 복도를 지나며 어느새 도착한 자신의 방에 들어섰다. 그러면서 주변을 살피는 모습을 보였다.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한 그는 곧 자신의 방으로 들어섰다. 방은 상당히 냉골이었다. 무척이나 추운 상태였지만 그의 얼굴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사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모두 지하층으로 이동한 상태였다. 다들 기온이 추운상태라 그나마 두꺼운 철문으로 가로막힌 지하층을 고집하고 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곳 방을 고집하고 지내고 있었다. 다들 이런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에게는 사정이 있었다.
룰루랄라~ 갑자기 콧노래를 부른 그였다. 최악의 상태인 분위기와는 무척이나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었다. 그는 곧 한쪽을 향해 걸어갔다. 그가 가는 방향에는 서랍장 하나가 있었다. 곧 드륵. 서랍장을 열자. 그곳에는 아몬드 초코바라고 이름이 적혀 있는 에너지 바 하나가 놓여 있었다.
“오늘은 에너지바로구나? 후후.”
그렇게 말한 그는 곧 에너지 바를 들어서 포장지를 뜯고는 곧바로 입안에 넣고 우물우물 씹었다. 상당히 표정이 살아난 얼굴이었다. 저급한 고깃덩어리가 든 통조림 보다는 이런 에너지 바를 먹는 게 훨씬 맛이 있었던 것이다.
누구도 이걸 알려줄 수 없었다. 이곳에 음식이 리젠 되는 장소가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는 결국 다 먹은 에너지 바 포장지를 그대로 침대 매트리스 밑에 숨겨 놓았다. 들켰다가는 어디서 났냐고 추궁을 당할 수 있기에 숨겨두려는 것이다.
“흐흐. 나 혼자 먹어도 모자란데, 이런 곳이 있다고 누구도 말해줄 수 없지.”
예전에 리젠 장소들을 찾으려는 시도가 있었었다. 혹시나 아비론호 내부에 장소가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이에 처음부터 자신이 정한 방에 리젠 지역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그는 리젠 장소를 숨겼다. 일부러 자신이 방안을 뒤져봤다고 다른 사람들을 찾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어차피 이대로라면 다들 굶어 죽을 상황이었다. 그는 굶어 죽고 싶지 않았다. 오직 자신만 이 리젠 장소를 자치하고 살아남을 계획이었다.
“이. 이봐.”
“허억!”
갑자기 들린 목소리에 얼른 문 쪽으로 돌아간 사내는 곧 자신과 조금 친분이 있는 자가 자신을 보고 있는 게 보이자 뒤로 넘어가면서 엉덩방아를 찍어야 했다. 나. 날 미행했던 것인가?! 그는 무척이나 심장이 두근두근 거려야 했다.
“자네가 먹고 있는 거 다 봤네. 어떻게 리젠 장소를 알고도 알리지 않았나! 난 자네가 몸이 좋지 않아 이렇게 찾아왔는데,”
추궁조로 말하는 이런 그의 얼굴은 잔뜩 배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런 모습에 리젠 장소를 숨간 중년사내는 잔뜩 얼굴을 일그러트려야 했다. 연신 눈동자가 돌아갔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빠져있었던 것이다.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이내 문 쪽에 있는 자를 보며 손을 뻗으며 말했다.
“잠깐만 기다리게. 이건 오해가 있다네. 그러니 내 말 쫌 들어보게.”
“오해? 방금 전에 혼자 먹기 모자란데, 누구에게 말해 줄 수 없다고 하지 않았나. 그게 오핸가!”
“그. 그건.”
뭐라고 변명을 하려고 해도 반박할 근거가 없었다. 결국 그는 뭔가 결심한 표정을 한 채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 뭔가 심상치 않는 기색을 알아차린 것일까. 순간 문에서 떨어지는 중년사내였다.
이런 모습에 순간 빠르게 달려들면서 문에서 벗어나려던 중년사내의 목을 움켜지고 문밖 복도 밖으로 밀어붙인 그의 행동이었다.
“죽어..”
누군가 들을까 싶어 잔뜩 목을 조르는 행동을 하는 그였는데, 이런 그의 행동에 중년사내는 발버둥 치며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힘에서 밀리는지 벗어나지 못하고 연신 시뻘겋게 된 얼굴로 컥윽! 거리는 신음성만 내야 했다.
결국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던 중년사내는 그대로 숨이 끊어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반항하던 손을 바닥에 떨어트렸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106명이 남았습니다]
[100코인을 사살한 이로부터 얻으셨습니다.]
순간 머릿속에서 죽었다는 메시지와 100 코인을 얻었다는 메시지가 각인되자 그제야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인지 알아차린 그였다.
“내. 내가 무슨 짓을?”
그는 연신 손을 떨었다. 살면서 살인은 처음이었던 것이다. 그는 연신 손을 떨던 순간 100 코인이라는 말에 표정이 이상해졌다.
“100 코인.. 이걸로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대로라면 100% 다른 사람들은 굶어 죽을 게 분명했다. 순간 그런 사람들을 생각하자 아깝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죽는다면 자신에게 그 100 코인을 헌납하는 게 좋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 그래. 어차피 죽을 거잖아. 그럼 내가 100코인 들을 가진다는 게 뭐가 나빠.”
그의 눈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첫 살인을 했다는 이유도 컸지만 언제까지 이런 숨어있는 상황이 계속될지 모른다는 압박감이 그를 순간 제정신이 아니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어느새 자신이 죽인 중년사내를 끌고 방으로 들어갔다. 당장 누가 모른다는 생각에 중년사내의 시체를 숨길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중년사내를 숨긴 그는 이내 버리는 건 나중에 생각하고 이내 자신에게 100 코인을 헌납할 대상을 찾았다. 누가 좋을까? 약하고 쉽게 죽일 수 있는 대상이? 순간 한 명이 생각난 그였다.
한수아라는 여자. 현재 아비론호의 모든 기득권을 쥔 김준수라는 자의 동료였던 여자. 그 여자라면 지금 죽이기가 무척 쉬웠다. 그가 알기로는 그 여자는 현재 제대로 음식도 못 넘기고 있다고 했다. 그 괴물 같은 신우라는 자가 행방불명되고 나서 삶의 의욕을 잃었다는 것이다.
“그 년이라면 빨리 죽일 수 있겠지.”
아직 사람들은 식당 쪽에 있을 것이다. 최대한 빨리 가는 게 덜 위험했다. 특히나 수아라는 여자에게 자주 찾아가는 최진영이라는 여자는 총을 소지하고 있는데, 사람을 죽이는 것에도 아무런 거림낌이 없는 년이었다. 자신도 하길 상당히 기대하고 있던 이혜미라는 여자를 쏴 죽인 년이 바로 그년인 것이다.
어느새 그는 빠르게 수아란 여자가 있는 방을 향해 이동해 갔고, 불과 2분도 걸리지 않아서 도착할 수 있었다.
후욱후욱. 제법 숨결이 거칠어져 있었다. 상당히 빨리 달려왔기에 숨이 찼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 그대로 방문을 열려고 한 그였다. 끼익. 방문은 잠그지 않았기에 쉽게 문이 열렸다. 그리고 안쪽의 모습이 보이는데, 누군가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런 모습에 천천히 다가간 사내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이불 밖으로 늘어트린 긴 머리카락의 모습이 보였다. 이런 모습을 보자 내심 욕정이 일었다. 하지만 고개를 흔든 그였다. 시간이 너무 없었다. 어서 빨리 이 여잘 죽이고 여길 빠져 나가야 했다.
“으음.. 진영이야..?”
기척을 느끼고 일어난 것인지 힘이없는 수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느새 이불이 걷히며 수아의 얼굴이 들어나는데, 이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중년사내의 모습에 깜짝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떠야 했다. 특히나 창문을 통해 들어온 햇빛을 통해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았기에 누군지 물어야 했다.
“누.. 누구?”
전혀 자신이 누군지 모르는 모습에 사내는 순간 자존심이 팍 상했다. 비록 말은 주고받지는 않았지만 그대로 몇 번 마주 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생판 처음 보는 사람 취급이라니? 내심 자신은 신경도 쓰지 않아도 될 사람이라 이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자신도 이 배의 일원인데 말이다.
그렇게 오해를 한 그는 자존심이 상한다는 얼굴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 나는 안중에도 없는 사람이라 이거지.”
“네? 무슨 소리 하시는 거예요. 대체 누군데? 이러는 거예요?”
여전히 햇빛에 반사되어 얼굴이 보이지 않아 그렇게 말하던 수아는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순간 이런 그녀에게 달려들어 한 손으로 입을 막고 한 속으로 그대로 목을 조른 그였다.
“으웁!”
고통으로 가득 찬 입이 막힌 수아의 신음소리와 함께 중년 사내는 최대한 빨리 죽일 생각으로 목을 강하게 쥐었다. 이런 행동에 수아는 몸을 크게 떨어야 했다. 점점 힘이 빠지는 그녀였다. 어느새 눈가에 눈물까지 글썽이고 있었다.
수아의 머릿속은 어느새 신우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었다. 그렇게 점점 힘이 빠지는 그녀였고, 거의 숨이 끊어질 순간이었다.
쿠웅!
갑자기 아비론호 전체가 강하게 흔들렸다. 이런 흔들림에 중년 사내는 수아의 입을 막고 있던 손과 목을 조르던 손을 놓쳐버렸다. 그러던 순간 이런 중년 사내의 뒤로 누군가의 모습이 나타났다.
“뭐. 뭐야 무슨 일이지?”
영문을 알 수 없어 하는 중년사내의 얼굴은 순간 겁에 질렸다. 혹시나 다른 자들에게 이곳의 위치가 들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던 순간 스윽. 옆을 스치고 지나가는 누군가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허어억!!”
그는 두 눈을 부릅뜨며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자신의 옆을 스쳐지나간 존재를 보았다. 어떻게? 왜? 어째서? 온갖 생각들이 머릿속에 가득 찼다.
“괜찮아?”
“콜록콜록...?”
수아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목소리가 무척 익숙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다 순간 이 목소리의 정체가 누군지 깨닫고는 다급히 고개를 들었다.
“아..”
신우다. 수아 그녀의 앞에 신우가 와있었던 것이다. 어느새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자신을 보는 수아의 등에 손을 댄 신우는 그대로 등을 쓸어주었다. 순간 희미한 파란빛이 손을 따라 흘러나왔다. 목에서 느껴지던 아픔과 거칠었던 숨결이 편안해지는 걸 느낀 수아였다.
“많이 야위었네.”
“정말 신우씨가 맞아요? 이거 거짓말 아니죠? 꿈이 아니죠?”
두 눈에 눈물이 흘러나오며 어느새 볼을 따라 흘러내린다. 이렇게 다시 보게 되다니 수아는 이런 현실이 너무 꿈만 같았다. 방금 전 누워있던 그대로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은 마음이었다.
“꿈 아닌데? 그나저나. 잠시만 기다려 줄래. 처리할 일이 있거든.”
“아.”
순간 몸을 돌리는 신우의 옷깃을 잡는 수아였다. 이런 그녀의 손은 힘이 없었다. 신우는 옷깃을 잡은 모습에 손을 보고는 이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어디 안갈 테니까. 손 좀 놔주지 않을래?”
마치 딴 사람 같았다. 언제나 자신에게 퉁명스러웠던 목소리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무척이나 편안한 목소리였다. 그래서 놓을 수 있었다. 왠지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어느새 수아가 손을 놓자 신우는 그대로 수아를 죽이려 했던 중년 사내에게 발걸음을 걸으며 다가갔다. 이런 다가오는 신우의 모습에 중년 사내는 전신을 벌벌 떨어야 했다. 반항? 반항한다는 생각조차 들 수 없게 하는 존재가 눈앞에 있는 괴물이었다.
“사. 살려주세요.. 잘못했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요.”
어느새 무릎을 꿇고 비는 중년 사내였다. 이런 무릎을 꿇은 중년 사내를 차가운 눈으로 내려다 본 신우는 한 마디 했다.
“나 따위를 사랑하는 여자다. 너 따위가 죽일 수 있는 여자가 아니란 말이다.”
그렇게 말하는 신우의 손은 어느새 중년 사내의 코앞까지 뻗고 있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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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오타가 있으면 지적해 주세요. 자꾸 눈이 안좋으니까 못찾을때가 많네요. 재밌게들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