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다-125화 (125/364)

00125 최초의 생물체. =========================

-저기-

“닥쳐.”

-......한번만-

“닥치라고 했다.”

-흑.. 나 좀 말 좀 하자. 좀-

“한번만 더 말하면 그냥 인벤토리 안에 넣어버린다.”

-......-

음. 이제야 조용하군. 신우는 자꾸만 떠드는 타노란 이름을 가진 인공지능의 목소리에 진절머리가 났다. 어떻게 된게 시도 때도 없이 떠드는 거였다.

어쨌든 놈이 조용해지자 이내 방금 전 들어온 각인 메시지에 대해서 생각을 했다.

“10만 코인이라.. 엄청난 코인벌이로군.”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사람 이외의 존재에게 코인을 지급하지 않았었는데, 10만 코인이라는 코인을 지급한다는 것에 혹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거대한 생물군이라고 하던데, 얼마나 큰 거지?”

크기도 크기지만 그 숫자가 더 궁금한 신우였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굳이 쓸때없이 사람들을 찾으러 온 바다를 헤집고 다니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다.

“굳이 안 찾아다니고 얼마나 좋아.”

그렇게 혼잣말로 중얼거리던 신우는 이내 간이침대위에서 일어나 그대로 방을 나서기 시작했다. 그대로 걸음을 옮겨 갑판위로 올라서는데, 여전히 항해를 계속해고 있는 아비론호였다.

이제는 익숙해진 바닷바람과 특유의 바다냄새를 맡으면서 신우는 조용히 뱃머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겨갔다. 갑판 위에는 사람들이 없는 상태였다. 오히려 그게 좋은 거기에 신우는 뱃머리로 이동해 가서는 연신 파도를 헤치며 나가는 앞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시원하네..”

-오. 바다가 멋지네. 휴우~ 역시 바다야. 이 얼마나 광활한 모습인가~-

갑자기 타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당히 들뜬 목소린데, 이런 목소리에 인상을 쓴 신우여야 했다.

“안되겠다. 너 그냥 인벤토리 안에 들어가 있어라.”

그렇게 말하며 그대로 렉시안을 벗으려는 신우였다. 이런 행동에 필사적으로 소리치는 타노였다.

-아! 더 이상 말 안할게. 그러니까 더 이상 넣지 말아줘. 거긴 너무 춥고 너무 조용하단 말이야.-

필사적으로 말하는 이런 타노의 목소리나 너무도 절실해 보였다. 불과 하루 전까지 무려 3일이라는 시간동안 인벤토리 안에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이건 뭐 박물관과 달리 사람구경도 할 수 없고 완전히 지옥이었다.

만약 신우가 마도라는 것에 대해서 궁금해서 꺼내지 않았다면 더욱 오래 인벤토리 안에 있었어야 할 타노였다.

어느새 렉시안을 벗으려던 행동을 멈춘 신우였다.

“내가 말하라고 할 때 말하는 거야.”

-흑. 그럴게..-

잘도 대답하는 타노였지만 신우는 내심 그러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정말 붕어대가린지 까먹고 자꾸만 말을 했던 것이다. 만약 궁금한 게 없었다면 진작 인벤토리 안에 넣어버리고 계속 보관만 해놓았을 신우였을 것이다.

“그 마법이라는 것에 대해서 말해봐.”

-나 말해도 돼?-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타노의 목소리에 순간 짜증이 난 신우였지만 이내 사람도 아닌 놈을 가지고 뭐하는 거냐는 생각으로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그래. 말해.”

-오. 알았어. 근데 뭘 물어 봤었지?-

“역시 넌 붕어대가리냐.”

-나 붕어대가리 아냐!-

자존심이 상한 듯 얼른 발끈하며 말하는 타노였지만 신우는 이를 무시하고 다시 질문을 던졌다.

“마법에 대해서 말해.”

-아 마법. 마법은 일종에 세상의 법칙을 역행하여 사용하는 힘이야. 특히 마나란 힘이 필요하며 복잡한 연산법을 알고 있어야 사용이 가능한 거지.“

연산법이라는 말에 눈살을 찌푸린 신우였다. 수학이라니 딱히 흥미를 가질 분야가 아닌 것이다. 그렇게 신우가 수학에 대해 부정어린 생각을 할 때 타노는 계속 신우에게 설명하고 있는 중이었다.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선 마나를 품은 존재가 필요한데, 그 존재를 마법사라고 해.-

“마법사?”

신우의 의문어린 말에 타노는 자신만 알고 있었다는 생각에 우월감에 찬 가득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응. 마법사. 그들은 마나의 재능을 가져야지만 이 될 수 있는 존재지. 그들은 마나 서클이라는 마나 링을 심장에 만드는데, 그 힘을 이용해 세상의 법칙을 역행해서 마법을 사용할 수 있어, 특히나 서클 수가 많이 올라가면 마도사라고 불리게 되는데, 상당히 높은 고위 마도사는 날씨와 심지어 시간까지 정지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존재들이야.-

날씨와 시간까지? 신우는 마법사. 특히 고위 마도사를 자들의 힘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널 만든 존재도 고위 마도사겠지? 그것도 엄청난?”

-글쎄.. 그러지 않을까? 싶은데, 나도 기억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

역시 그런가? 결국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생각에 신우는 또 다른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만큼은 꼭 해보고 싶었다.

“혹시나 물어보는 건데. 그 고위 마도사가 사용하는 마법 중에 창조 같은 능력도 가능한 거냐?”

신우는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물은 거였다. 창조라니. 무슨 신도 아니고 어떻게 가능하겠냐는 생각이었다.

-내 기억 속에 들어있는 정보로는 가능해. 10서클에 올라서면 어느 정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게 가능하다고 되어 있으니까-

“가능하다고...?”

창조가 가능하다는 소리에 신우는 멍한 기분이 들었다. 창조, 완전히 신의 영역에 들어있는 능력이었다. 신우는 어쩌면 이런 현상이 내심 고위 마도사에 의해 탄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고 있었다.

“혹시 최고로 높은 서클이 몇 서클이야?”

-12서클. 생명창조는 물론이고 별의 탄생도 가능한 경지. 그리고 새로운 차원을 창조할 수 있는 절대적인 경지.-

왠지 말을 하는 타노의 목소리에서 뭔가 알 수 없는 느낌을 받은 신우였다. 두근두근. 뭔가 심장이 방망이 치듯 울리는 느낌이 들었다. 순간 정신이 어디론가 빨려 들어가듯 멍한 얼굴이 되어버린 신우의 얼굴이었다.

-저기 신우. 어이~ 신우?! 말 좀 해봐.-

타노는 멍하니 아무 말 하지 않고 있는 신우란 놈의 모습에 뭐냐는 생각이 들었다. 기껏 설명해 줬더니 저런 모습이라니, 설명해준 보람이 없는 것이다.

그렇게 타노는 투덜투덜 거렸지만 이내 계속 말이 없는 신우의 모습에 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어야 했다.

시간은 어느새 지나고 이런 뱃머리가 멍하니 가만히 있는 신우의 모습을 발견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워낙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는 신우였기에 아무도 다가오지 못하고 있었다.

한편 수아 그녀도 이런 신우의 모습을 보았다. 왠지 건드리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였기에 그녀는 그대로 지켜만 보았다. 하지만 계속 움직이지 않는 모습에 결국 다른 곳으로 가야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며 해가 어느새 넘어가면 밤이 되었다. 은하수가 흐르는 별빛으로 가득한 밤하늘의 전경이었다. 주변은 오직 파도를 헤치며 나아가는 아비론호의 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순간 멍하니 있던 신우의 눈빛이 다시 본래의 눈빛으로 돌아왔다.

“언제 밤이 된 거지?”

어리둥절한 이런 신우의 목소리에 어느새 타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야 정신을 차린 거야? 뭘 그렇게 생각에 빠져 있었던 거야? 불러도 말도 없고-

“날 불렀었다고?”

그렇게 말한 신우는 순간 방금 전까지 생각하고 있던 내용에 대해서 기억해 내려했다.

“어. 내가 무슨 생각을 했더라?”

-뭐야. 기억도 못하는 거야?-

“음.. 생각이 왜 안 나는 거지? 뭐였더라.”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뭔가 중요한 사실을 알았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날듯하면서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뭔가 중요한 걸 알았던 것 같은데..

결국 생각이 나지 않는 신우는 결국 고개를 흔들고는 자신의 방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방으로 가자. 신우는 간이침대 위에 놓여있는 하나의 접시를 볼 수 있었다.

쟁반위에 큰 유리그릇에 덥혀 있는데, 먼지가 앉지 말라고 해놓은 것 같았다.

“주먹밥인가?”

신우는 유리그릇에 안쪽에 비춰진 주먹밥을 보고는 누가 가지고 놓았는지 눈치 챘다. 수아 그 여자가 나둔 모양이었다. 어느새 유리그릇을 들어 올리고 주먹밥을 들어 먹어보는 신우였는데, 제법 맛이 있었다.

“참치가 들었네?”

그렇게 우물우물 거리며 먹는 신우였는데, 이런 신우의 머릿속으로 타노의 꿀꺽.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넌 밥을 안 먹는 걸로 아는데.”

-모. 몰라. 그냥 침이 넘어가는 걸 어떡하라고.-

“안줘. 내꺼야.”

그렇게 말하는 신우는 그대로 주먹밥을 모두다 입에 넣고 씹어 먹었다. 이런 모습에 타노는 쳇. 거리는 소리를 내며 줘도 안 먹는(줘도 못 먹는다.)다고 말하며 입을 다물어 버렸다. 이런 타노의 행동에 신우는 오히려 잘됐다는 듯 남은 주먹밥까지 다 먹어 버렸다.

그러고 보면 이렇게 신우가 누군가와 말을 많이 하는 건 없었던 일이었다. 있다고 한다면 예린이 정도랄까. 어찌되었든 신우에게 있어서 말동무가 생긴 셈인데, 신우는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 * *

22일 차 오전 11시 15분경.

아비론호는 쉬지 않고 대양을 가르며 주변을 탐색하며 향진하고 있었다.

함교 안에는 여전히 배성수라는 중년인이 조타수로서 배를 조종하고 있었는데, 이런 가운데, 김준수가 망원경을 들고 창밖을 살피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주변을 살피고 있었을까. 순간 망원경을 통해 발견한 뭔가에 배성수를 향해 소리쳤다.

“앞에 뭔가 있습니다. 속도를 줄이세요!”

이런 김준수의 말에 즉시 후진으로 바꾸는 배성수였다. 앞으로 나아가던 아비론호는 순간 엔진이 후진을 시작하면서 서서히 속도를 줄이게 만들었다. 점점 속도가 줄어드는 아비론호였고, 곧 속도가 줄어들자 그대로 엔진을 정지시키면서 배가 앞으로 나가지 않게 만들었다.

그렇게 멈춘 배였는데, 이런 배의 움직임에 다들 뭔가 또 나타났냐는 생각으로 다들 갑판위로 올라오려는 모습을 하였다. 이런 사람들 가운데, 신우도 마찬가지로 방에서 올라온 상태였다. 신우는 갑판위로 올라선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김준수를 보고는 물었다.

“무슨 일이지? 이곳 주변엔 사람이 없는 걸로 아는데?”

이미 주변에 있는 바닷물을 통해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걸 알고 있는 신우였다. 그래서 무엇 때문에 배를 멈췄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배입니다.”

“응? 배?”

그럴 리가 없다는 얼굴인 신우였다. 분명 이곳 일대에 사람의 반응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저길 보시죠.”

전방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는 김준수의 행동에 신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전방을 향해 시선을 주었다. 그러자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장소에 커다란 크루즈선 한척이 바다위에 떠있는 모습이 보였다.

“진짜 배로군.”

신우는 멀쩡해 보이는 배가 가만히 바다위에 떠있는 모습에 눈을 가늘게 뜨고는 이내 분신들을 만들어 내었다.

“배를 보호해라.”

이런 신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여섯 분신들이 그대로 배 여기저기 흩어지면서 아비론호를 보호하는 형태를 갖췄다. 이런 모습에 신우는 그대로 바다로 뛰어 내렸다. 다들 이런 신우의 모습을 보는데, 이번엔 뭐지? 하는 얼굴들이었다.

그렇게 신우는 자신의 발을 받치는 물기둥을 이용해 멀리 보이는 배를 향해 이동해 가는데, 불과 1분도 안되어 배 앞까지 도착했다.

물기둥이 더욱 높아지며 그대로 신우를 배 갑판위에 올려놓았다. 아비론호 보다 더욱 대형인 크루즈선이었는데, 문제는 이곳에 사람의 기척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신우는 주변을 둘러보면서 어떠한 전투흔적도 없다는 것에 의문을 느꼈다.

“마치 유령선에 온 것 같군.”

상당히 을신년스러운 분위기였다.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커다란 크루즈선에 사람 하나 없으니 말이다.

어쨌든 호기심에 둘러는 보자는 생각으로 돌아다녀본 신우였는데, 역시나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돌아다니던 신우는 식당으로 보이는 장소에 도착했다.

넓고 바닥이 대리석으로 되어있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가득한 식당에는 먹나 남은 음식이 식탁위에 있었다. 냄새를 맡아보니 조금 상해있었다.

“못해도 이틀은 방치되어있었다는 건데?”

상한 음식을 보고 그렇게 중얼거린 신우는 뭔가 미스터리한 일이 이곳에 벌어졌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했다.

그렇게 신우가 식당가에 있는 그때 이런 거대한 크루즈선이 떠있는 수면 아래로부터 거대한 그림자가 서서히 생겨났다. 크루즈선이 작게 보일 정도로 그림자는 거대했는데, 천천히 그림자는 커져갔고, 이에 크루즈선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뭐지? 무슨 일이지?”

아무런 기척도 느끼지 않는 가운데, 배가 흔들리니 신우로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순간 이런 신우의 귀로 거대한 울음소리가 잡혔다.

우오오오옹!!

바다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큰 울음소리였다. 바다가 물결치듯 흔들리고 있었다. 그 순간 신우는 그대로 식당가 천장을 뚫고서 그대로 위쪽으로 치솟아 올랐다.

콰앙-!! 콰콰쾅!!

모든 층수를 뚫고 튀어나온 신우는 어느새 하늘 높이 솟구쳐 오르면서 아래를 향해 시선을 내렸다. 순간 아래를 보며 눈이 커진 신우였다.

바다 아래 거대한 그림자가 주변 바다를 가득 채우고 있는 모습이 시야에 가득 들어왔던 것이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세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