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다-105화 (105/364)

00105 혼란과 몰락. =========================

북한이 스스로 자국의 수도를 향해 핵무기 사용함과 동시에 갑자기 남한을 향해 진군하던 전 북한군을 자국으로 후퇴시키는 모습에 세계 많은 나라들이 이를 지켜보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북한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가운데, 첩보위성을 가진 강국들만이 왜 북한군이 물러났는지 알고는 다들 핵무기가 소용없는 귀환자에 대해 크나큰 두려움을 느끼고 있어야 했다.

언젠가 핵무기가 통하질 않는 귀환자가 나타날 거라는 예상을 하고 있었던 각국 전략전문가들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나타나다니. 사태가 너무 급박하게 되어버리고 있었다.

세계 강대국들은 점점 귀환자에 대한 심각함을 몸소 느끼면서 이제는 미룰게 아니라 직접적으로 귀환자에 대한 문제를 토의할 때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했다. 이런 가운데, 벌써 시간이 5일이 훌쩍 지나간 상태가 되었다. 이제 전 귀환자들이 곧 다른 세상으로 이동될 날이 하루 앞으로 바짝 다가온 상태였던 것이다.

현재 한국은 남쪽지방은 멀쩡하고 경기도를 포함해 강원도 지역만이 북한의 무차별 폭격에 상당한 인명피해와 물질적 피해를 당한 상태였다. 이러니 사람들은 상당히 암울할 수밖에 없는 상태여야 했던 것이다.

정상이었을 한국의 상황이었다면 벌써 정부에게 피해보상이라던가 뭐라도 말이라도 했을텐데. 무력을 앞세운 귀환자가 버티고 있어서인지 사람들은 뭐라고 할 수도 없는 상태였다. 한편으로는 사람들은 차라리 다른 세상으로 불려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먹었다.

어차피 귀환자들이게 목숨의 위협을 받으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니 자신들도 귀환자가 되어서 가족들도 지키고 힘을 얻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속에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가득한 그때 신우는 장물아비의 비밀 아지트에 지내고 있는 상태였다.

“놈을 아직도 못 찾았나?”

“예.. 워낙 몸을 꽁꽁 숨겼는지 저희 정보망을 최대한 가동해 비밀리에 전국을 뒤졌지만 도저히 그 귀환자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장물아비 홍영배의 부하가 고개를 숙이며 부탁한 것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걸 사과하자 신우는 손을 젓는 행동을 할 뿐이었다. 어차피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던 것이다.

신우는 현재 장물아비에게서 도망친 사내아이를 찾아 달라고 말한 상태였다. 5일 전 북한에서 일이 끝나고 돌아와 보니 기절시켜 놓았던 그 사내아이는 언제 깨어난 건지 도망치고 없었다. 얼마나 급하게 도망쳤으면 근처에 있던 장물아비 홍영배와 그의 부하는 전혀 건드리지 않고 허겁지겁 도망간 거였다.

신우로서는 놈의 인벤토리 안에 있는 금붙이들을 가지지 못해서 상당히 아쉬운 마음이 들어야 했다. 그래도 북한의 그 김씨 독재자에게 보상금(?)이라도 받아서 다행이었다. 아니었다면 상당히 기분이 안 좋았을 테니까 말이다.

어느새 물러나는 장물아비 부하의 모습이었고, 이런 가운데, 신우는 현재 지내게 된 방안에서 가만히 대기한 상태로 있었다. 어서 빨리 하루가 지나고 다음 세상으로 가길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다음은 어딜까?”

전의 세상은 온통 눈으로 뒤덮인 세상이었다. 그렇다면 이번엔? 사막? 정글? 예상을 해보지만 막상 직접 보지 않는 이상은 알 수 없는 거라서 생각만 할 뿐이었다.

“꼭 물어봐야겠어. 그 검은가면의 존재가 누군지..”

준비의 공간에 있을 도우미에게 꼭 물어보리라 생각한 신우는 점점 시간이 지나길 기다렸다. 그렇게 점점 시간이 지나갔다. 해가 지며 어두워졌고, 다시 시간이 지나며 하늘에 해가 떠올라 주변을 밝아졌다. 이런 가운데, 신우의 안부를 묻는 장물아비 부하의 모습이 잠깐 있었지만 신우는 돌려보낼 뿐 계속 시간이 지나길 기다릴 뿐이었다.

다음 세상으로 갈 남은 시간 30분.

이제 3월 달이 끝나가고 있었다. 다음번에 돌아온다면 그땐 4월 달이 될 거였다.

그러고 보면 처음 녹광을 흡수했던 시간부터 시작해서 벌써 4번째로 이동하게 될 세상이었다. 벌써 4번째라니..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다른 세상으로 이동할 때가 얼마 전이라고 생각하면 스스로가 엄청나게 변화했다고 볼 수 있었다.

특히 예린이를 생각하는 자신의 마음을 생각하면 장족의 변화였다. 여자 같은 건 절대 상대하지 않으리라 생각했었는데..

어쨌거나 점점 시간이 줄어들고 있었다. 20분을 남겨두고 있는 것이다. 이미 누구도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오지 말라고 경고를 해둔 상태였다. 만약 온다면 죽이겠다고 까지 했었기에 신우는 점점 줄어드는 시간을 느끼며 기다렸다.

5분. 3분. 1분.

어느새 1분이라는 시간이 남겨놓고 카운트에 들어갔다. 점점 줄어드는 초시계였다. 어느새 10초를 남겨두고 있었다.

10..9..8..7..6..5.4..3..2..1 순간 신우의 시야로 온통 백색의 빛이 번쩍였다.

화아악!!!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강한 힘을 가지게 되었다고 해도 이것에 관해서는 항거불능이었다. 어느새 의식의 끈이 끊어지는 신우였고, 순간 지구의 모든 시간은 정지했다.

* * *

[준비의 공간으로 오신 걸 환영합니다. 김신우님.]

머릿속에 도우미의 메시지가 각인되었다. 신우는 이런 메시지를 읽으며 주변을 잠깐 살폈다. 여전히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백색으로 가득한 공간이었다. 이런 공간을 살피던 신우는 이내 본론부터 질문했다.

“검은가면을 쓴 존재는 누구지? 왜 예린이를 데려간 거야. 무슨 이유로?”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음으로 다시 질문을 해주십시오.]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말에 신우는 그때 상황에 대해서 도우미에게 설명했다.

“검은가면을 쓴 존재가 갑자기 나타나서는 나와 함께 하던 예린이를 납치했다.”

[예린이라는 분은 누구입니까?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예린이를 전혀 모르는 모습에 신우는 너무 설명이 급했다는 생각에 이번엔 천천히 생각하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나와 함께 있던 귀환자였다. 그녀는 내가 고대종족이라는 놈과 싸울 당시 검은가면을 쓴 의문의 존재에게 강제로 납치되어버렸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던 거지? 빨리 설명해!”

[......그건 불가능합니다. 누군가의 개입으로 납치한 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현재 김신우님께서 정확한 사실을 질문하고 계신지 의문이 듭니다.]

꿈틀. 어느새 신우의 눈썹이 강하게 꿈틀거렸다. 불가능하다고? 내가 거짓을 말하고 있단 말이야? 어느새 분노에 찬 신우의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게 무슨 소리야?! 예린이가 납치되는 걸 내 눈으로 직접 봤는데!”

쿠웅-!!

신우의 몸에서 흘러나온 기운이 준비의 공간을 뒤흔들었다. 신우의 육신에서는 어느새 붉은 기운과 푸른 기운이 뒤섞여 잔뜩 기운이 허공위로 발산되기 시작했다. 상당히 살벌한 모습이었지만 이런 기운에도 도우미는 그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누군가의 개입은 불가능합니다. 김신우님께서는 지금 억지를 부리시고 있으십니다.]

“내가 억지를 부리고 있단 말이냐!?”

고오오오오-!!!

화가 난 신우의 음성과 함께 더욱 엄청난 기운이 육신에서부터 발산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형태가 없는 도우미였기에 전혀 소용없는 행동일 뿐이었다. 이런 사실을 아는 신우로서는 짜증이 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순간 무슨 생각이 떠올라 소리쳤다.

“역시 신이냐! 그 검은가면이 신이란 존재냐고!? 빨리 말해!”

도우미가 누군가의 개입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렇다는 말은 개입을 한 존재가 그만큼 상식 밖의 존재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이곳을 실질적으로 만든 존재일 수 있었다. 그럼 신밖에는 없었다. 신우는 어쩌면 검은가면을 쓴 존재가 신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에 대한 언급을 하는 건 불가합니다. 저의 권한이 아닙니다.]

다시 한 번 가슴깊이 분노심이 올라올 수밖에 없었다. 이런 끓어오르는 분노심으로 신우는 잔뜩 화가 난 얼굴을 하고는 말했다.

“그럼 어쩌란 말이야.”

[흥분을 가라앉힐 것을 권합니다. 그리고 이곳 준비의 공간에서의 힘의 발산은 의미가 없는 행동일 뿐입니다.]

이런 도우미 메시지와 같이 이곳은 아무것도 없는 무의 공간이었다. 그저 힘만 낭비하고 있을 뿐이었다. 신우도 이런 사실을 느끼고 있었기에 어느새 발산하던 힘을 줄였다. 그러면서도 잔뜩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내가 본 건 사실이다. 분명 내 앞에서 납치된 모습을 봤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개입은..]

각인된 메시지가 머릿속에 전해지는 모습에 신우는 다 읽지도 않았다. 더 이상 읽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아니. 난 분명 봤다. 이건 변화지 않는 사실이야. 네가 대답할 수 없다면. 난 더 이상 너에게 대답을 들을 기대를 하지 않겠어. 그러니 넌 이제 닥치고 날 새로운 세상으로 가게 만들어.”

신우의 이런 말에 도우미는 즉시 3개의 홀로그램과 같은 화면을 떠오르게 만들었다. 2개의 밝은 화면과 1개의 어두운 화면이 나타났다. 저번에 2개의 화면이 나타났던 모습과 달리 이번엔 3개의 화면이었다.

밝은 2개의 화면은 잿빛으로 가득했던 세상이었고, 남은 하나는 저번에 갔었던 눈으로 뒤덮인 세상이었다. 남은 검은 화면은 아마도 새로운 세상일 거였다.

“날 바로 보내.”

신우의 화가 난 목소리에 도우미는 곧바로 신우를 이동시킬 준비를 시작했다.

[선택하신 세상으로 이동하시게 됩니다. 이동.]

화아악!!!

시야가 다시 백색의 빛으로 물들었다. 어느새 의식이 점점 끊어지기 시작했다. 이런 자신을 느낀 신우는 언젠가는 꼭 이 빌어먹을 준비의 공간을 꼭 날려버리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어느새 더 이상 준비의 공간에서 사라지고 없는 신우였다.

그렇게 신우가 사라지고 없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백색의 공간은 오직 정적만이 가득했다. 그런데 그 순간 사람을 닮은 흐릿한 형체가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백색의 공간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게 유령마냥 가만히 백색의 공간에 떠있던 형체는 어느새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김신우님의 목소리에서 진실을 확인. 심각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짐작. 심각한 이상을 일으킬 확률이 큼으로 확인요청. 확인결과 진실일 경우 오류원인을 제거 요망.]

흐릿한 사람의 형체를 한 그것은 신우와 방금 전까지 메시지로 대화를 나누던 도우미였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 걸까? 다른 누군가의 개입은 불가능하다고. 분명 신우에게 억지라고까지 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행동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흐릿한 형체로 모습을 드러낸 도우미는 어느새 어떤 곳을 향해서 연락을 취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이내 백색의 공간에서 스륵. 사라졌다. 그리고 그 순간 완전히 어둠으로 덥혔다.

완전히 무의 공간으로 뒤바뀌었던 것이다.

* * *

타닥.

벽난로에서 일어난 불이 피어오르며 따듯한 열을 방안에 전달했다. 중세시대와 방을 닮은 화려한 방안. 이런 방안 한 장소에 흔들의자에 앉아있는 예린이의 모습이 보였다.

예린은 여전히 흑색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그런데, 예전과 달리 조금 큰 형태였다. 특히나 배 부분이 상당히 부풀어 오른 모습이었다. 이런 배를 매만지고 있는 예린이었다.

“우리 아가..”

말을 하는 예린이의 목소리에는 애잔함과 물기가 묻어있었다.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지금 부풀어 오른 배가 정상이 아니라는 걸.

이미 이 모든 것이 매일매일 찾아와서 자신의 배를 매만지며 이상한 검은 기운을 불어넣는 검은가면을 쓴 그 개자식의 영향이 분명했다. 그래서 배속의 아이의 성장이 빨라진 거였다.

“어떡해. 우리 아가. 어떡해..흑윽..흑..”

눈물은 예린이의 볼을 타고 뚝뚝 떨어져 어느새 드레스 치마에 묻어갔다.

예린은 배속에 있는 아이가 빠르게 성장할수록 두려웠다. 자신의 배속에 있는 아이가 완전히 괴물을 한 모습으로 태어날까봐 너무 무서웠던 것이다. 어느새 자신의 배를 매만지는 예린이의 손길은 무척 떨렸다.

“신우야. 빨리 와.. 우리 아기가 위험해.. 제발..빨리.”

신우만이 아이와 자신 구해줄 수 있었다. 그렇게 애절하게 신우를 생각하며 자신과 아이를 구해달라며 훌쩍이던 예린이 흠칫. 몸을 떨었다.

그다. 그가 이곳으로 오고 있었다.

예린이 아무런 기척도 없이 나타나는 검은가면 존재가 오는 걸 어떻게 아는 걸까? 그건 배속에 있는 아이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부터였다. 아이가 빠르게 성장하면 할수록 검은가면 존재감이 더욱 빠르게 느껴지고 있었던 것이다.

배속의 아이의 영향으로 이를 알게 된 예린이지만 이런 사실을 검은가면의 존재에게 절대 말하지 않았다. 왠지 말하면 이상한 짓을 할까 싶어 불안했던 것이다.

어쨌든 가까이 오는 기척을 느끼며 주먹을 꽉 쥔 상태로 있던 예린의 시야로 어느새 벽사이로 스스륵. 통과해 모습을 드러낸 검은가면의 존재가 보였다. 그런 그를 잔뜩 노려보는 예린이의 눈빛이었다.

“여전히 화가나 있군요. 말했을 텐데요. 태교를 위해서 좋은 생각만 하라고”

이런 검은가면의 존재의 말에 예린은 그저 고개를 돌릴 뿐이었다. 이런 예린의 모습에 검은가면의 존재는 그대로 손가락을 딱! 튕겼다.

웃, 예린의 몸은 움직이지 못했다. 언제나 이런식이다. 배속에 기운을 불러 넣기 위해서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움직여지지 않는 몸에 잔뜩 노려보는 예린이의 시선이었다. 이런 시선을 느끼며 다가온 검은가면의 존재는 그대로 예린이의 배를 매만졌다. 순간 입술을 잔뜩 깨문 예린이었다. 언제나 이런 손길이 역겨웠던 것이다.

이런 가운데, 검은 기운이 불어넣어 졌다. 마치 오로라와 같은 검은 기운은 마치 연기가 진공청소기 안으로 빨려 들어가듯 빠르게 배속 안으로 밀려들어가고 있었다.

처음과 비교할 수 없는 속도와 양이었다. 이런 모습을 차마 더 이상 볼 수 없어 두 눈을 질끈 감아버린 예린이었다.

그 순간. 그녀의 손가락이 아주 잠깐 미세하게 움직였다. 이런 잠깐의 움직임은 예린만이 느낄 수 있었던 것이었는데, 현재 기운을 불어넣기를 집중하고 있는 검은가면의 존재는 전혀 이런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언뜻 살짝 떠진 예린이의 눈빛에서는 작은 희망이 엿보이고 있었다. 아주 작은 변화였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예전과 다른 희망이 생겼던 것이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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