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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다-94화 (94/364)

00094 세상이 뒤집어지다. =========================

마치 중세시대의 왕이 살았을 법한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넓은 방의 모습이었다. 바닥에는 고급스러운 원단으로 제작한 카펫이 깔려있는 모습이었고, 한쪽에는 벽난로에서 모닥불이 활활 타올라 방안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런 방 안으로 무척 큰 사이즈의 침대 위로 긴 흑발을 넓게 늘어트린 한 아름다운 여성이 가만히 두 눈을 감고 잠들어 있는 모습이었다. 이런 그녀의 정체는 납치되었던 예린이었다.

의문의 검은가면의 존재에게서 납치된 예린이 정체도 알 수 없는 이곳 장소에서 잠들어 있는 것이다. 현재 그녀는 흑색의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그래서 더욱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보이고 있었다.

저벅저벅.

발걸음 소리가 갑자기 방안에 울렸다. 아무도 문을 열고 들어오는 기척도 없는데, 한순간 들린 발걸음 소리였다.

곧 모습을 드러내는 이였는데, 그 주인공은 예린이를 납치한 의문의 검은가면 사내였다.

그는 어느새 천천히 걸어오더니 예린이가 잠든 침대 앞으로 다가와서 멈춰서더니 잠들어 있는 예린이를 내려다보았다. 잠시 그렇게 예린이를 내려 보고 있던 그는 곧 그대로 손을 들어 올리면서 딱. 손가락을 튕겼다.

순간 가만히 눈을 감고 있던 예린이의 눈이 떠졌다. 순간 연한 붉은빛이 서린 눈동자가 확연히 보였다.

눈을 뜬 예린의 눈빛은 주변에 대한 의문을 담고 있었다. 곧 자신을 내려다보는 검은가면의 인물을 보고는 화들짝! 놀란 얼굴로 소리쳐야 했다.

“아앗?!”

-깨어나셨나 보군요. 후후후.-

머릿속을 울리는 말소리를 들은 예린은 잔뜩 경계하는 얼굴을 하다가 곧 몸이 누운 상태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에 당황한 얼굴이 해야 했다.

“이익!”

몸을 어떡해서든 비틀어 몸을 움직이려한 예린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는 상태에 당황했다. 예린은 이런 상태가 검은가면의 존재로 인해서라는 걸 알고는 잔뜩 노려보았다. 기절하기 전 마지막 기억에서 지혜언니가 눈앞에 있는 존재에게 허무하게 죽는 모습이 절로 떠올라졌다.

“당장 이거 풀지 못해! 익! 죽여 버리겠어! 이 살인마 자식!”

예린의 입에서는 분노에 찬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검은가면의 존재는 그저 말없이 소리치는 예린의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왜 말이 없는 거야! 야! 말해! 왜 지혜언니를 죽였어 어서 말해~! 으흑. 흐흑..!”

말을 하면서 갑자기 죽은 지혜언니가 떠올랐는지 너무 감정이 복받쳐서 울음을 터져버리고만 예린이었다. 비록 신우의 일로 분위기가 이상해 졌었지만 엄청 친해졌던 언니였고, 마지막에는 한국으로 돌아가면 꼭 밥을 같이 먹자고까지 했었다.

이제는 그 밥 먹자는 것이 영원이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바로 눈앞에 있는 놈 때문에.

“살려내라고.. 으흑흑. 어서 지혜언니 살려 내라고~!!”

-그건 불가능 하겠네요. 저라고 해도 죽은 사람은 더 이상 살려줄 수 없으니까요. 후후후-

마지막에 웃는 모습까지 참으로 분노가 터질 수밖에 없는 모습일 수밖에 없었다. 예린은 어느새 울음을 터트리기 보다는 당장이라도 죽이고 싶다는 마음으로 다시 몸을 움직이려고 필사적인 의지를 냈다. 하지만 역시나 몸은 꿈쩍하지 않는 상태였다.

“죽여 버릴 거야. 널 죽여 버릴 거라고!”

붉어진 눈동자로 눈물까지 흘리며 연신 노려보는 말하는 예린의 모습이었지만 여전히 검은가면의 존재는 그저 후후후. 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이런 모습에 예린은 더 이상 죽이겠다고 소리치고 울어도 소용없다는 걸 알았다.

순간 신우의 모습이 떠올랐다. 갑자기 사이가 이상해진 상태였지만 마지막에 자신을 향해 필사적으로 달려오면서 안 돼! 라고 소리를 지르던 신우의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았던 것이다.

“신우가 절대 널 가만히 안 둘 거야.. 날 꼭 찾아 낼 거라고!”

-그 아크로 진화하는 자를 말하는 것이군요. 하지만 당장은 그자도 절 찾아내지도 당해내지 못한답니다. 그 신우란 자를 죽이고 싶으신 겁니까? 후후후-

이번에도 검은가면 사내가 웃었지만 예린은 온몸이 소름이 돋았다. 말을 하면서 언 듯 가면의 눈 모양 사이로 보이는 눈동자에서 참으로 끔찍한 한기가 보았던 것이다. 정말로 신우를 죽일 것만 같은 마음에 예린은 걱정과 함께 공포심이 느꼈다.

-아. 정말로 죽인 다는 건 아닙니다. 후후후. 사실 당장은 저도 불가능하거든요. 당신에게 모든 신경을 써야 해야 말이지요. 후후후후.-

예린은 검은가면의 존재의 말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면 자신을 납치한 이유가 너무 궁금했다. 대체 왜 자신을 납치하고 옆에 있던 지혜언니를 그렇게 무참히 죽였는지. 너무 화가 나고 궁금해 미칠 것만 같았다.

“대체 왜 날 납치한 거야. 지혜언니는 왜 또 죽였고?!”

지혜언니를 생각하자 언성이 다시 올라 갈 수밖에 없는 예린이었다. 자꾸만 끔찍했던 지혜언니가 죽는 당시가 떠올라졌던 것이다.

-한명이면 되었거든요-

“한명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후후후. 제 손에 죽은 그녀는 솔직히 아크의 힘이 너무 옅었거든요. 하지만 그에 비해서 당신은 아주 진하게 느껴졌습니다.-

아크. 방금 전에도 들었던 말이었다. 분명 신우가 예전에 말했던 힘에 관련돼 있는 게 분명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게 어쨌다는 건지 영문을 모를 수밖에 없는 예린이었다.

누운 상태에서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눈동자를 하고 있는 예린의 모습에 검은가면의 존재가 슥. 손을 뻗었다. 그런데 뻗은 곳이 예린의 배였다. 당연히 예린으로서는 까무러칠 수밖에 없었다.

“꺅! 뭐하는 거야!? 당장 그 손 치우지 못해!”

이런 예린의 고함소리였지만 검은가면의 존재는 그저 손을 뻗어 예린의 배를 부드럽게 매만질 뿐이었다.

윽! 자신의 배에서 느껴지는 검은가면의 존재의 손길에 예린은 소름이 돋았다. 당장이라도 놔라고 소리치고 싶지만 이미 그럴 존재가 아니라는 걸 깨달아 버린 예린은 입술을 깨물고 잔뜩 노려볼 수밖에 없었다.

-후후후. 그렇게 노려보시다니 이거 가슴이 아픈데요.-

“개새끼!”

예린의 이런 말에도 검은가면의 존재는 그저 후후후. 특유의 웃음소리를 낼뿐이었다. 그리고 이내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앞으로 좋은 말 고운 말 쓰세요. 그게 태교에 좋을 테니까요. 아시겠죠. 후후후-

“태. 태교라니? 그게 무슨?”

-아 모르시겠군요. 당신은 지금 임신 중이랍니다.-

임신!? 예린으로서는 깜짝 놀랄 소식이었다. 자신이 임신을 했다니? 그 순간 신우의 모습이 먼저 떠오른 예린이었다.

그럼 설마..?

-눈빛을 보니 알겠군요. 맞습니다. 그 아크로 진화중인 자의 씨앗이 당신의 몸속에 자리 잡고 있답니다. 후후후후-

아. 예린은 이런 말에 절로 묘한 마음이 들어야 했다. 임신이라니.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저 나중에 일이라고 생각했던 게 전부였던 것이다.

자신의 배속에 신우의 아이가? 예린은 뭔가 뭉클하면서도 복잡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복잡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예린이었는데, 순간 아까 했던 말들이 생각났다. 어느새 잔뜩 경계의 눈초리가 된 예린은 설마? 하는 목소리로 물었다.

“날 납치한 이유가 배속에 있는 아이와 관련 있는 건 아. 아니겠지..?”

불안감에 가득한 이런 예린의 말에 검은가면의 존재는 야속하게도 맞다는 듯 태평한 목소리로 말하는 모습이었다.

-맞답니다. 모든 게 당신의 배속에 자리한 그 아기로 인해서지요. 저의 모든 관심은 당신의 배속에 이제 자리 잡고 있는 아직 미완성 상태인 아크의 자손에게 있답니다.“

“시. 싫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아이에게 뭔가 하려면 내가 가만 안둘 거야!”

-글쎄요. 과연 절 막을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 후후후.-

검은가면의 존재의 말에 예린은 다시 입술을 질끈 깨물어야 했다. 그러다 이내 필사적인 목소리로 애원했다. 말투도 어느새 존댓말로 바뀌어 있었다.

“제발 내 아이를 건드리지 마세요. 제발. 다른 건 모두 할 테니까. 부탁드려요.”

아이가 생겼다는 말에 모성애가 생겼는지 필사적으로 아이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에 검은가면의 존재를 설득하려 했다. 하지만 이런 예린의 애원에도 전혀 그만 둘 검은가면의 존재가 아닌 모양이었다.

-자 시작해 볼까요?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매일매일 해야 할 일이랍니다.“

순간 예린의 배에 손을 대고 있던 검은가면의 존재의 손에서 어두운 빛깔의 기운이 일렁거렸다. 뭔가 배에서 싸한 느낌이 전해지자 예린은 뭔가 하고 있다는 사실에 아이에 대한 걱정에 절로 비명과 같은 고함을 질러야 했다.

“아. 안 돼~!! 무슨 짓을 하는 거야! 하지 마! 당장 그만해! 아악!”

필사적으로 하지 말라고 소리치는 예린의 고함소리였지만 그녀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말로만 소리칠 수 있을 뿐이었다.

이런 가운데 검은가면의 존재는 계속해서 기운을 예린의 배안으로 흡수시키게 하면서 중얼거리듯 말했다.

-얼마나 다행이라고 생각하지 모른답니다. 설마하니 그 아크가 다시 나타났다니. 하지만 도리어 저에게는 무척이나 행운이었습니다. 특히 미완성인 아기는 더욱더 큰 행운이었죠. 그 때문에 계획이 참으로 많이 변경되어야 했답니다. 그래서 앞으로 탄생할 존재가 어쩌면 아크보다 더 대단한 괴물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가 무척 기대되지 않습니까? 후후후후..-

괴. 괴물이라니! 예린은 자신의 배속에 있는 아기를 괴물로 만든다는 말에 필사적으로 하지 말라고 소리쳤다.

“떨어져.. 제발 떨어지라고!”

이런 예린의 모습에 검은가면의 존재는 살짝 어깨를 으쓱하는 모습이었다. 어쨌거나 그에게 중요한 건 여자가 아닌 여자의 뱃속에 있는 아이였으니까. 신경 쓸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계속해서 뭔가에 주입을 당하며 떨어지라고 말하는 예린의 머릿속에는 아이에 대한 걱정과 함께 신우에게 제발 아이를 어서 구해 달하는 말을 하고 있었다. 들리지 않을 테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그게 다였다.

* * *

으음..?

제법 오랜 시간동안 자신에 대한 관조를 하고 있던 신우는 뭔가 이상한 느낌에 눈을 떴다.

눈앞에 보이는 거라고는 소나무가 가득한 나무들의 모습뿐 아무것도 없었다. 이런 숲의 모습에 신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관조가 풀린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어차피 눈을 뜬 거 신우는 이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으득. 으드득..! 뼈란 뼈가 온통 비틀린 소리를 냈다. 한 장소에 계속 오래 앉아 있었더니 몸이 완전히 굳어버린 것이다. 신우는 이런 몸 상태에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서 푸는데, 이런 가운데 몸속에 자리한 강대한 정령력이 그대로 휘몰아치면서 몸 상태를 최상으로 만들어 내고 있었다.

불과 10여초가 안 되서 최상의 몸 상태로 회복한 신우는 이내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갑자기 관조가 깨진 상태였지만 어느 정도 힘에 대한 제어는 완료된 상태였다. 굳이 갑자기 눈을 뜨지 않았어도 얼마 지나지 않았다면 깨어났을 일이었다.

지금 현재 신우의 육신은 다른 세상에서 귀환할 당시보다 몇 배는 더 강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이에 만족할 신우가 아니었다. 아직 한참이 모자랐다. 좀 더 강해져야 했다.

“그러려면 우선 3차 진화인가.”

현재 가진 힘 가운데, 가장 강한 힘을 낼 수 있는 건 진화의 힘이었다. 신우는 우선 3차 진화에 대한 상황을 살펴보기로 하고는 그대로 생각을 떠올렸다. 그러자 알아서 머릿속에 뭐가 필요한지 각인 메시지가 전해졌다.

3차 진화 진행 중

주 재료: {}X{}X{}X{}X{}X{100만 코인}

코인이 전보다 훨씬 많은 100만 코인이 들뿐만 아니라 필요한 재료도 1개가 더는 6가지의 재료가 필요한 상태였다.

신우는 재료도 재료지만 100만 코인을 모아야 한다는 것에 아득함을 느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꼭 모으리라 생각했다, 꼭 강해져서 예린이를 찾아야 했던 것이다.

“그 전에 얼마나 시간이 지난 거지?”

우선은 귀환을 하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신우는 그대로 남은 시간을 체크했다.

[앞으로 남은 시간 160시간.]

720시간에서 160시간이 남은 상태였다. 정확히 6일 16시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는 것이었다.

“많이도 지났네.”

지나가버린 시간을 생각하던 신우는 우선 당장 입고 있는 방한복부터 어떻게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차가운 눈의 세상에서 바로 이곳에 왔던지라 방한복을 그대로 입고 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이런 자신의 상태에 왠지 저번과 같이 또 주목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산한 것이 맞다면 이제 거의 4월 달이 다가오는 시각이었다. 다들 이제 겨울옷을 입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에 방한복을 입은 자신을 이상하게 볼 게 분명했다.

“이번엔 봄, 여름, 가을, 겨울옷들을 세트로 많이 구입해서 넣고 다녀야겠네.”

저번같이 트레이닝 한복으로만 가기에는 너무 자주 옷이 찢어지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 옷들은 물론이고 신발까지 여려 개 구입하리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생각하던 신우는 그대로 방한복을 입은 상태로 숲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신우로서는 현재 예린이의 상태와 임신 사실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 작품 후기 ============================

처음부터 산을 오르고 우주로 가는 막장을 지향하는지라 부디 뭐라고하지 마시기를..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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