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81 39일차 =========================
타닥.
따뜻한 열기와 함께 모닥불이 타는 소리가 들려왔다.
으음. 작은 신음성을 내며 눈을 뜬 예린이었고, 어리둥절한 얼굴이 되었다. 그리고 이내 자신이 왜 잠들어 있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내야 했다.
“아!”
이제야 생각이 났는지 그대로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때 이런 예린의 시선에 옆에 기절해 누워있는 지혜언니가 보였다.
“어! 지. 지혜언니?!”
예린은 황급히 다가가서는 지혜언니를 흔들어 깨우려 했다. 한참을 그렇게 흔들었을까. 순간 눈이 감겨있던 김지혜의 눈이 떠졌다. 그녀도 현재 상황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순간 기억이 돌아오면서 예린과 같이 아! 하는 소리를 내며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 그 사람은..?”
신우를 말하는 건지 안 예린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신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집안의 풍경이 보였다. 조금 더럽긴 하지만 자신과 지혜언니가 있는 곳은 치웠는지 깨끗한 편이었다.
“몰라.. 안보여. 그나저나 민용씨는?”
“그. 그게 나도 몰라 기절할 때까진 살아있었는데 그 다음은..”
고개를 흔들며 하는 말에 무슨 말을 하는지 한 번에 알아들은 예린이었다. 절로 입술을 깨물어야 했다. 그런데 순간 입술에서 느껴지는 아픔에 움찔했다.
기절하기 전에 강하게 입술을 깨물었던지라 입술에 상처가 난 것이다. 이런 자신의 입술상태를 느끼던 예린은 이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지금 신우는 정상이 아닌 것 같아. 여길 나가야겠어.”
“그. 그래. 어서 나가자.”
김지혜 또한 신우가 정상이 아니라는걸 느꼈는지 그대로 몸을 일으키려는데, 순간 깜짝 놀라며 일으키려던 몸을 다시 주저앉혀야 했다. 바로 앞에 신우가 서있었던 것이다.
“언니 왜 그래?”
예린은 갑자기 주저 앉아버린 지혜언니의 행동에 당황하는데, 순간 뒤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지혜언니의 행동에 흠칫 몸을 떨며 황급히 뒤돌았다.
“시..신우.”
저벅저벅.
신우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이런 모습에 몸을 떤 예린이었다. 이런 예린의 모습에 신우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왜 그렇게 몸을 떨지? 난 널 죽일 마음이 없다.”
“살인마.”
예린의 입에서 살인마라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신우는 담담한 얼굴을 하고선 질문을 던질 뿐이었다.
“내가 왜 살인마라고 생각하지?”
“죽였잖아. 모두를..”
“그렇군. 그럼 난 살인마가 맞겠군. 하지만 예린이 너도 살인마가 아닌가? 여기 있는 모두가 기본적으로 살인을 해야 하니까. 저 여자도 그렇고.”
이런 신우의 말이 진실이다. 이런 사실에 예린은 물론이고 김지혜까지 침묵해야 했다. 반박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질끈. 어느새 입술을 깨무는 예린인데, 이런 입술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이런 모습에 신우는 가까이 다가왔다.
“가까이 오지 마!”
이런 예린의 말에 신우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하지만 이내 입술을 보며 말했다.
“입술에 상처가 났다.”
“그래서. 네가 무슨 상관인데!”
더 이상 신우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지 이제는 차가운 목소리만 내는 예린이다. 하지만 이런 예린의 차가운 말에도 신우는 전혀 상관하지 않고 예린의 입술을 향해 시선을 주며 말할 뿐이었다.
“몸을 소중히 해라. 넌 내꺼다.”
화끈.
예린은 자신도 모르게 빨개진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는 당황스러운 마음이 들어야 했다. 넌 내꺼라니?! 이런 말을 듣고 얼굴이 빨개진 자신 스스로가 너무 부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예린은 이내 이상해지는 마음을 다급히 진정시키고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내. 내가 물건이야! 너꺼라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물건이라고 딱히 생각하지 않았다. 네가 필요하니 이제 내꺼라는 말을 했을 뿐이다.”
이런 신우의 담담한 말에 예린은 순간 화끈했던 볼이 식은 느낌을 받았다. 저런 말에 빨개진 자신이라니.. 어느새 신우를 찌릿! 째려보는 예린이었다.
어쨌든 방금 전 일로 의도하지 않았지만 차가웠던 분위기가 갑자기 풀어져 버렸다.
이런 예린의 시선을 받은 신우는 잠시 생각하더니 그대로 인벤토리 안에서 뭔가를 꺼냈다. 한 개의 구급상자였다. 저번 세상에서 편의점을 뒤지다 찾았는데, 그동안 필요가 없어 사용하지 않았다가 이제야 생각나 꺼낸 것이다.
“이걸로 치료해라.”
이런 신우의 말에 예린은 그저 째려보기만 할뿐 전혀 받지 않았다. 이런 예린의 모습에 신우는 이내 고개를 돌려 김지혜를 보았다. 순간 이런 김지혜의 앞을 가로막은 예린이었다. 무슨 해코지를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이런 예린의 모습을 보았지만 신우는 그저 구급상자를 건네며 말할 뿐이었다.
“이걸로 치료해줘라.”
이런 신우의 말에 우물쭈물 하는 김지혜였다. 이내 예린이의 입에서 많이 피가 나는 모습에 결국 구급상자를 받으려했다. 하지만 이런 김지혜를 막은 예린이었다.
“받지 마. 우리에게 그게 있잖아.”
이런 예린의 말에 아. 그제야 녹광을 생각해 낸 김지혜다. 둘 모두 그 굴 안에 붙어있던 녹광을 상당히 채취해 인벤토리 안에 보관해 놓았던 것이다. 한편 신우는 자신이 내민 구급상자를 받지 않는 모습에 물었다.
“안 받나?”
“필요 없어. 그거보다 더 확실한 치료제가 나한테 있거든.”
예린은 그렇게 말하고 인벤토리 안에서 하나의 플라스틱 상자를 꺼냈다. 상자를 열고 안에 든 녹광을 꺼내 입에 넣어 씹는데,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신우는 예린이 먹고 있는게 뭔지 알아보았다.
“녹광?”
“아. 알고 있어?”
예린이나 김지혜나 상당히 놀란 얼굴이 되었다. 설마하니 자신들만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녹광을 신우도 알고 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이런 둘의 모습을 보면서 신우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먹어봤다.”
아. 그제야 둘은 신우가 녹광에 대해서 왜 알고 있는지 알았다. 그러는 한편 예린의 입술에 난 상처는 씻은 듯이 사라지고 없었다.
예린과 김지혜는 서로를 향해 시선을 두며 어떻게 빠져 나가야 할지 고민들을 했다. 특히 예린은 기절하기 전에 했던 신우의 말을 기억하고는 걱정이 들어야 했다. 어느새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예린이었다.
“지. 진짜 할 거야.? 그거.”
그거라는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겼던 신우는 그게 섹스라는 걸 알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연히 너와 저 여자와 섹스한다.”
섹스라는 말은 저렇게 대놓고 말하다니. 예린은 확실히 신우가 정상이 아닌 것 같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더 실감해야 했다. 한편으로 이런 상황이 너무 싫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는 해서는 안 되었던 것이다.
“나..난 싫어. 이렇게는 싫다고.”
“상관없다. 난 한다.”
신우의 말에 예린은 상당히 답답한 마음이 들어야 했다. 이런 가운데 김지혜도 당혹스러운 마음이었는데,. 저 말에 자신도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대체 이러는 이유가 뭐야. 왜 그렇게 세..섹스..에 집착하는 거냐고?!”
섹스라고 말할 때 상당히 부끄러움을 느낀 예린인데, 이런 예린의 모습과 달리 신우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할 뿐이었다.
“살아야 하니까.”
“뭐? 살아야 한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예린이로서는 신우의 말에 이해가 가지 않았다. 살아야 한다니 그게 지금 섹스와 무슨 상관이냐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신우는 굳이 육체붕괴에 대해서 비밀로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서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서 말했다.
“잘못된 방법으로 강해져 육체가 붕괴중이다. 살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살인과 여자와 성교를 해야 한다.”
예린은 물론이고 김지혜까지 이런 신우의 설명에 놀란 얼굴을 할 수밖에 없었다. 설마 그런 상태일지 몰랐던 것이다.
“그럼 설마 그런 말투에 표정도 없는게 설마?”
끄덕. 신우는 별다른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스스로도 예전과 다른 차이를 알기에 인정한 것이다. 예린은 이런 신우를 보면서 이제야 신우의 급작스러운 성격변화에 대해서 이해가 되었다. 그런 일이 있었다니 예린은 어느새 연민에 가득한 시선으로 신우를 보아야 했다.
“진작 말하지 그랬어. 그랬으면...”
말을 하고보니 이상해서 말끝을 흐린 예린이었다. 그랬으면 이라니! 알면 신우와 하겠다는 말이 아닌가. 예린은 어느새 빨개져버린 자신의 얼굴을 감추기 위해서라도 고개를 푹 숙여야 했다.
이런 예린의 모습에 김지혜는 이해하고는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한편 이런 둘의 모습을 바라보는 신우는 슬슬 고통의 주기가 오고 있다는 사실에 입을 열었다.
“앞으로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이제 곧 있으면 육체붕괴로 인한 고통이 내게 찾아올 거다.”
“어. 얼마 안 남았다고? 참을 수는 없는 거겠지..?”
이런 예린의 말에 신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참을 수 없다. 심지어 내 이성도 사라진다. 그렇게 된다면 무작정 사람을 죽이거나 여자와 성교를 할 때까지 돌아다닐 거다. 결국 살인과 성교를 하지 못하면 난 죽는 거지.”
아.. 예린은 신우의 말을 이해하고는 주먹을 꼭 쥐어야 했다. 대체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것이다.
이런 예린의 모습에 김지혜가 뭔가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결심을 선 얼굴로 신우에게 말했다.
“예린이는 다른 곳으로 보내고 저하고 해요. 굳이 나하고 예린이와 함께 하지 않아도 되는 거겠죠?”
신우는 이런 김지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둘을 데려온 것도 둘 중 하나가 죽는 사태를 대비해서 데려온 게 이유였을 뿐이었다.
“지. 지혜언니! 무슨 소리하는 거야!”
당황과 함께 화가 섞인 예린이의 고함소리가 터졌다. 이런 예린의 고함에 김지혜가 예린의 두 어깨에 손을 잡으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남자경험이 전혀 없는 너보다는 내가 하는게 나을 거야. 그동안 너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어. 이때가 아니라면 어떻게 은혜를 값을 수 있겠니. 그렇게 하자. 예린아. 알겠지.”
설득하는 이런 김지혜의 말에 예린은 뭔가 알 수 없는 감정이 가슴깊이 울컥 치밀어 올라야 했다. 뭔지 스스로도 몰랐다.
그렇게 잠시간 침묵이 있고 예린의 입에서 작게 말이 흘러나왔다. 이런 예린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김지혜는 다시 물어야 했다.
“뭐라고? 무슨 말이니? 다시 한 번 말해 줄래?”
“시..싫다고. 내가 할 거야.. 그러니 언니는 다른 곳에 가 있어줘.”
“뭐..?”
스스로 하겠다는 예린의 말에 김지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해야 했다. 이런 가운데 신우도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그렇게 싫다고 하더니 스스로 하겠다니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예린아. 너 정말 할 생각이니..?”
되묻는 김지혜의 이런 말에 예린은 잔뜩 이를 깨물며 힘겨운 듯 말을 다시 꺼냈다.
“내가 해.. 다른 여자랑 신우가 하는 거 난 싫어.”
“너..”
김지혜는 이런 예린의 말에 무슨 뜻에서 한 말인지 이해했다. 한편 신우만 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었다. 신우에게 있어서 뜻보다는 한다는게 중요했던 것이다.
“언닌 여기서 나갔다가 나중에 돌아와. 지금 빨리 가줘.”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걸 들었기에 서둘러 줄 것을 말한 예린이었다. 그리고 지혜언니 앞에서 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도 않았다. 이런 예린의 말에 많은 생각에 잠겼던 김지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그래. 알겠어. 네가 원하는 거니까. 난 나가 있을게.”
비록 강제이지만 강제가 아니었다. 뭔가 요상한 상황이었지만 김지혜는 그대로 방을 나서기 시작했다. 신우는 이런 김지혜의 뒷모습을 보다가 이내 예린이를 향해 시선을 두고는 말했다.
“네가 하는 건가?”
“그래..내가 해.”
말을 하는 예린의 얼굴을 새빨갛다 못해 푹 익어있었다. 말을 하겠다고 했어도 처음이라 부끄러움과 함께 겁이 잔뜩 났던 것이다.
찌릿.
“음.. 왔군.”
신우는 언제나와 같이 다가온 고통의 시작에 눈살을 찌푸렸다. 이런 신우의 반응에 잔뜩 몸을 떤 예린이었다.
21살이 될 동안 한 번도 남자와 해보지 못했었다. 어느 정도 주변에 떠도는 말을 들어 지식은 있지만 실제로 한다는 것에 너무도 겁이 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어느새 손까지 벌벌 떨고 있는 예린이었다.
어느새 서서히 강해진 고통에 신우의 두 눈은 붉은 기운이 일렁거리기 시작했다.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예린의 두 눈은 상당히 흔들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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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요. 그냥 이내용으로 가렵니다. 안보시면 어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