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71 육지 =========================
철썩! 철썩!
휘이이이이잉-!!! 후오오오옹-!!!
높은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위로 하나의 제트스키가 빠르게 질주하고 있었다. 이런 제트스키 위로는 신우가 타고 있었는데, 연신 몰아치는 파도와 자꾸만 몸을 적시는 바닷물에 눈살을 찌푸려야 했다. 특히나 맞바람으로 불어오는 강한 눈보라에 더욱 짜증이 몰려오는 상황이었다.
그아앙~~!!
거친 엔진음이 거세게 일어나면서 제트스키가 눈앞에 오는 높은 파도 위를 그대로 올라타는 모습이다. 그리고 곧 다시 파도 아래로 그대로 미끄러지듯 내려가는데, 그대로 강하게 들썩여야 했다.
강하게 들썩이는 제트스키였지만 핸들을 꽉 잡고 있었기에 신우는 튕겨나가지는 않았다. 물론 잘못 잡아 핸들이 파손될 수 있으니 최대한 힘을 조절하는 것도 관건이었기에 노력하고 있었다.
“장난 아니잖아..”
이렇게 거친 파도가 몰아칠 줄은 몰랐다. 내심 섬을 떠날 당시 해안가로 몰아치는 파도를 보고서도 파도를 얕잡아 봤었다. 솔직히 강해진 육체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더 얕잡아 봤는지도 몰랐다.
신우는 다시 한 번 제트스키를 몰면서 파도를 넘는데, 내심 스스로 위로한답시고 수영하며 넘어오지 않은 것도 감지덕지란 생각을 하면서 운전에 열중했다. 그렇게 계속해서 몰아치는 파도의 모습에 입에서 요즘 자제하던 욕설들을 하면서 파도를 넘나드는데, 연신 바닷물이 온 몸을 적시고 있었다.
그렇게 신우가 모는 제트스키는 계속해서 눈보라와 높은 파도를 헤치며 눈앞에 가까이 보이기 시작한 육지를 향해 다가가는데, 무려 20분을 더 움직여서야 해안가로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 * *
쿠르릉..
시동이 걸린 제트스키를 천천히 몰면서 주변을 탐색하는 신우였다. 현재 도착한 곳은 작은 어촌 마을의 모습이었는데, 눈보라만 몰아칠 뿐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모습이었다.
“후우.. 춥네.”
상당히 추웠다. 섬을 떠날 당시 새롭게 구입한 방한복이 완전히 젖은 상태였다. 그나마 강해진 육체로 버티고 있지. 아니었다면 딱 동상에 걸릴 상황이다.
텅. 어느새 부둣가에 제트스키를 가까이 댄 신우는 그대로 점프로 부두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곧 바다 위에 떠있는 제트스키를 향해 손을 뻗고는 그대로 인벤토리 안으로 들어가게 만들었다. 그렇게 제트스키를 인벤토리 안으로 수용하고는 곧바로 M4 카빈소총 한정을 꺼내는데, 이내 정령력을 조금씩 밀어 넣으면서 얼지 않게 만들고 주변을 살펴보려 했다.
뽀드득. 뽀드득, 눈이 밟히는 소리가 들리며 주변에 있는 집들의 모습을 살피는데, 네모반듯한 1층 집들이 가득한 어촌모습이다. 상당히 이국적이라 생각될 풍경이라 할 수 있었다.
“아차. 그게 있었지.”
순간 든 생각에 그대로 인벤토리 안에서 생명체 탐색기라는 걸 꺼내보았다. 그리고는 곧바로 작동시켜 보았다.
삐빅. 화면을 통해 들어난 주변지형과 함께 생명체를 탐색하는 탐색기인데, 아무런 생명체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표시가 뜬 탐색기다.
하긴. 이렇게 추운 날씨 속에 사람이 아닌 멀쩡히 살아갈 생명체가 있을까 싶긴 했다.
신우는 계속해서 움직이면서 30m를 벗어나면 탐색기를 작동시켜 일부러 집안에 들어가지 않고 사람이 있나 없나를 살폈다. 그렇게 하루 사용량 10번을 다 채우면서까지 어촌마을 전체를 살펴보는데, 역시나 결과는 생명체 반응이 없다는 것이다.
“아무도 없네. 잘됐군. 방한복이나 말려야지.”
눈보라가 몰아치는 추운 날씨에 바닷물이 적셔진 방한복인지라 꽁꽁 얼어버린 상태였다. 아무도 없는 것도 알았겠다. 신우는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모닥불을 피워 몸과 방한복을 녹일 생각을 했다.
바로 근처에 있는 집으로 가까이 다가가서는 그대로 문을 열려 했다. 하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 문이다. 워낙 추운날씨라 문손잡이는 물론이고 문틈들이 다 얼어버린 것이다.
다 방법이 있지. 그렇게 생각한 신우는 그대로 자신의 정령력을 사용해 문손잡이는 물론이고 문 전체를 녹이기 시작했다. 이질적인 기운이 팔을 타고 손끝에서 빠져나가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느낌이었다.
스르륵.. 어느새 천천히 녹아내리는 얼음알갱이들이었는데, 곧 가볍게 문을 밀기 시작하자 활짝 열리는 문이었다. 됐군. 자신의 의도대로 문이 열리자 신우는 그대로 들어가서는 문을 닫았다.
밖에서 들리는 바람소리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이런 작아진 바람소리를 들으며 안쪽을 향해 시선을 주는데, 상당히 적막한 모습이었다. 특히나 냉기가 가득한 모습이었다.
전에도 생각했지만 상당히 신기했다. 분명 문화도 생김새도 다른데, 지구의 문명과 흡사한 집안 풍경이었다. TV도 있었고 소파도 있었다. 심지어 저 멀리 주방 쪽에 냉장고까지 있는 모습이었다.
끼익.. 끽. 발걸음을 걷자 나무로 된 바닥에 연신 소리를 났다. 이런 소리를 들으며 움직인 신우는 곧바로 벽난로가 있는 곳까지 다가갔다.
“땔감은 없네.”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땔감으로 쓸 장작들의 모습이 안보였다. 결국 인벤토리 안에서 그동안 구해왔던 장작들 중 수십 개 꺼내서는 그대로 벽난로 안으로 밀어 넣는데, 그렇게 장작을 모두 넣은 신우는 이내 실험해 볼게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장작을 향해 손을 뻗었다.
“분명 불 속성이니까. 불을 사용할 수 있을 거야.”
다른 물체가 언 것도 녹이니 분명 불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되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정령력을 일으켜 보는데, 어느새 손가에 일렁거리는 붉은 기운이 시야에 들어왔다. 처음이라면 상당히 놀라워했을 모습이지만 이제는 담담히 넘기면서 정신을 집중하는 신우였다.
불..불. 불. 불나와라. 불 나와. 천천히 불을 피우려고 정신을 계속해서 집중하는데, 손가에 서린 붉은 기운이 살짝 흔들리는 모습이 보이며 순간 화륵~! 불꽃이 일어났다. 역시 된다! 손가에 일어난 불꽃에 환해진 얼굴이 된 신우는 그대로 장작들을 향해 손을 가져다 되었다.
치익! 뭔가 타는 듯한 소리가 들리면서 불꽃이 튀면서 장작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어느새 벽난로에 들어간 장작들에 불이 붙는데, 상당히 따듯한 느낌이 몸에 전해졌다.
“되네. 역시.”
자신이 행한 모습에 상당히 흡족해 하는데, 비록 작은 불꽃이지만 되었다는 것에 무척 만족했다.
스윽. 신우는 어느새 방한복을 벗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런 방한복 사이로 아무것도 입지 않는 신우의 나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에 경수란 놈과의 전투로 운동복이 잘려나가는 바람에 그동안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고 오직 방한복만 걸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나신이 된 신우였는데, 곧 벽난로 앞에 그대로 방한복을 놓아두었다. 시간이 지나면 마를 거라 생각에 나둔 것이다. 그렇게 방한복을 바닥에 나둔 신우는 배에서 허기가 느껴졌다.
“어제 예린이가 준 밥 말고는 아직 아무것도 먹지 못했구나.”
어제 광산을 떠나고 새벽동안 섬을 벗어날 계획을 세우면서 아침에 출발에 여기에 도착했으니 배가 고플만도 했다. 인벤토리 안에서 에너지바를 꺼내서 먹기 시작한 신우였다. 조리한 음식을 먹고 싶긴 하지만 막상 하려니 귀찮은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향긋한 초콜릿 향을 느끼며 먹는데, 한 개로는 모자라 몇 개를 더 꺼내서 먹었다. 어느새 바닥에는 빈 비닐껍질만 덩그러니 떨어져 있게 되었는데, 이내 벽난로에서 전해지는 온기를 직접 맨살로 느끼면서 신우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잠 오네.. 하암.”
하품을 하는데, 잠이 올만도 했다. 밤을 꼴딱 새면서 이곳까지 왔으니 잠이 올만 했던 것이다. 어차피 밖에는 눈보라가 치고 있었고, 어촌에는 아무도 없는 상태였다. 신우는 최대한 많이 장적을 벽난로 안에 밀어 넣어 불길을 키우고는 그대로 인벤토리 안에서 침낭 하나를 꺼내서 바닥에 펼쳐 놓았다.
어느새 침낭을 덥고 누운 신우인데, 편안한 기분이 들자 상당히 잠이 몰려왔다.
자자. 깨어나면 어촌 밖을 한번 살펴보기로 생각한 신우는 그대로 잠이 들려고 했고 곧 코를 고는 소리가 들리며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
솔직히 편하게 잠든 이유는 튼튼한 육체가 있으니 걱정 없는 마음에서 잠이 든 이유가 컸다.
마치 신우의 모습은 초원의 제왕인 사자와도 같았다. 아무런 천적이 없는 평야 위에서 편안히 잠이든 모습과 꼭 닮아 있었던 것이다.
* * *
음? 잠에 깊숙이 빠져 있던 누군가 흔드는 느낌에 슬며시 눈을 떴다.
철컥! 장전하는 소리가 들리며 이마로 총구가 겨눠졌다. 하지만 이런 총구를 바라보는 붉은 눈동자에서는 어떠한 감정도 없었다.
“눈 색깔이 왜 이래?”
눈이 가득 묻은 복면을 쓴 사내가 신우의 붉은 눈동자를 보며 말하는데, 상당히 까칠한 말투였다. 사내는 이내 신우의 이마에 꾹꾹 총구를 누르며 명령하듯 말했다.
“어이 죽고 싶지 않으면 일어나.”
내 M4 카빈소총이로군. 분명 한쪽 바닥에 내려놓았던 것인데 눈앞에 있는 사내가 가진 모양이었다. 물론 금방 자신의 것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신우다.
그나저나 얼마나 잔거지? 밖에서 들리던 눈보라 소리는 그친 상태였다. 창문을 통해 보이는 밖의 밝기를 본다면 한낮인 것 같았다.
스윽. 어느새 몸을 일으키는 신우인데, 곧 침낭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신우의 벌거벗은 몸을 보더니 잔뜩 눈빛을 빛내며 신우의 몸을 살폈다.
“너 몸 좋은데, 제법 실하겠어.”
뭔가 의미를 알 수 없는 사내의 말인데, 왠지 그 말에 기분이 확 나빠진 신우다.
이 새끼 동성애자 새끼 아니야? 비록 동성애에 대한 편견은 없는 신우지만 그래도 자신을 대상으로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엄청 나쁠 수밖에 없었다.
스윽. 갑자기 사내가 허리춤에서 단검하나를 뽑아들었다. 이런 모습에 뭐하는 거냐는 얼굴이 되어야 한 신우였는데, 이런 신우의 배를 향해 단검의 날 부분을 겨누며 말하는 사내였다.
“내가 왜 널 살린 상태에서 깨웠는지 알아?”
그러고 보니 이상하긴 했다. 바로 죽였으면 될 일을 굳이 자신을 깨울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런 의문인 신우의 얼굴을 보며 사내가 어느새 얼굴을 가린 복면을 벗는데, 곧 얼굴이 수염으로 가득한 30대 중반의 사내의 모습이 들어났다.
“내가 좀 취미가 있어서 말이야. 사람의 생간을 먹는 취미야. 덤으로 생간을 꺼내면서 고통어린 얼굴을 보는 것도 있고 말이야. 으흐흐흐..”
연신 혀를 날름거리고 웃으며 말하는 사내의 모습인데, 상당히 거슬리는 모습이었다. 살짝 눈살을 찌푸려야 한 신우였다. 눈앞에 있는 놈은 현실세계에 살인자가 분명해 보였다. 별 거지같은 놈을 다 만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다행(?)이네. 내가 생각한 그 동성애가 아니라서. 그렇게 생각하던 신우는 이 미친놈을 우선 바로 처리하자는 생각으로 앞으로 걸었다.
“으응? 이놈이?!”
갑자기 다가오는 이런 신우의 행동에 사내는 급히 단검을 찔러왔다. 신우는 굳이 피할 마음도 없이 그대로 앞으로 다가오는데, 그대로 배에 단검이 찔린 신우다.
“응?! 이게 무슨?! 이익!”
사내는 단검이 앞으로 나가지 않고 멈춘 모습에 깜짝 놀라야 했는데, 연신 찔러 넣기 위해 힘을 주다가 한 치도 들어가지 않는 단검의 모습에서 그제야 신우가 귀환자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했다.
다급히 빼앗은 M4 카빈소총을 들어 방아쇠를 당기려는데, 그대로 총을 낚아채 빼가는 신우였다. 헉! 너무 강한 힘에 제대로 쥐고 있지 못하고 소총이 빼앗겨야한 사내였는데, 신우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총을 살피며 살인자로 보이는 자를 보았다.
“자. 잠깐만. 내가 농담한 거야. 이대로 갈 테니까 나. 날 보내줘.”
“지랄한다.”
전혀 보내줄 분위기가 없는 신우의 모습이기에 사내는 눈치를 보다가 이내 다급히 몸을 돌려 밖으로 달려 나가려고 했다. 이런 모습에 신우는 간단히 총구를 놈의 머리를 겨누고는 망설임 없이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탕-!
퍽! 뒤통수가 꿰뚫린 사내는 그대로 앞으로 엎어지면서 털썩! 하는 소리와 함께 쓰러졌다. 그리고 그 순간 의외의 수확을 알리는 메시지가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2052명이 남았습니다]
[1500코인을 사살한 이로부터 얻으셨습니다.]
[상대방이 소유한 {인벤토리}안에 든 모든 물품이 이동되었습니다. 용량이 초과하지 않은 관계로 강제 확장은 없습니다.]
“웬일이야.”
벌어들인 코인도 마음에 들었지만 인벤토리가 강제로 확장되지 않았다는 것에 마음에 든 신우는 그대로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러자 곧 인벤토리 안에 새롭게 들어온 것들을 보게 된 신우는 와락 얼굴을 구겼다.
“이 미친 새끼!”
곧바로 들어온 물품을 인벤토리에서 빼서는 그대로 바닥에 내던져 버렸다. 어느새 바닥에 떨어지는 하나의 상자였는데, 곧 상자 뚜껑이 충격에 열리게 되면서 그대로 그곳 안에 든 비닐봉지에 쌓인 생간들이 바닥으로 쏟아졌다.
대략 비닐봉지는 10개 정도였는데, 모두가 사람의 생간이 든 상태였다.
아마도 인벤토리 안에 넣으면 썩지 않는다는 걸 미리 알고 넣은 모양인데, 신우로서는 엄청 기분 나쁠 수밖에 없었다. 생간이라니 자신에게는 전혀 필요도 없는 것들이었다.(애초에 필요도 없는 거라는 사실에 더욱 화가 나있는 신우다.)
“가자 가.”
결국 이곳 집에서 떠날 결심을 한 신우는 그대로 미세하게 재만 남아있는 벽난로 앞에 놓인 방한복을 들어올렸다. 방한복은 완전히 바짝 말라있었다. 잠을 잘동안 벽난로 불에 완전히 마른 모양이었다. 이런 방한복을 그대로 걸쳐 입으면서 잠을 잤던 침낭까지 챙기는데, 곧바로 집을 나서기 시작했다.
밖은 더 이상 눈보라가 치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직 발자국만 나있는 상태였는데, 아마도 자신에게 머리에 총을 맞고 죽은 살인자 새끼의 발자국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대로 어촌을 나서기 시작한 신우였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