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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다-63화 (63/364)

00063 얼음섬 =========================

쏴아아~ 철썩!

상당히 강한 파도가 치는 절벽 위로 서있는 신우의 눈은 현재 저 멀리 수평선 너머 육지로 향해 있었다. 웬만한 사람들의 시력 가지고는 보이지도 않을 위치에 있는 육지의 모습이었는데, 이런 육지의 모습을 보며 신우는 잠시 고민을 했다.

“여기 혹시 섬인가? 아니면 육지?”

잠시 자신이 있는 곳에 대해 고민해보던 신우는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육지면 어떻고 섬이면 어떻겠나 싶은 마음이었던 것이다.

“저런 겨울바다를 건너려면 배 같은 게 없고서는 절대 안 되겠구나.”

차가운 바다의 모습을 보며 그렇게 혼잣말로 중얼거리던 신우는 그대로 몸을 돌려 절벽에서 멀어졌다. 지금은 바다를 바라보고만 있을 때가 아니었다. 점점 해가 지려고 하고 있는 중이었다. 잠을 자기 위해서는 해가 지기 전에 잠을 잘 곳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밤을 지새울 곳을 찾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는 신우였는데, 곧장 해안가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점점 시간이 지나며 어느새 해가 서서히 지면서 주변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어둡다고 해서 신우에게 장애를 줄 수 없었다. 붉은 눈동자는 현재 밤길을 밝히고 있었다. 훤히 보이는 주변 풍경 속에서 계속해서 눈밭을 밟으며 걸음을 옮기는 신우였는데, 그때 마침 시야에 불빛이 들어왔다.

사람이구나. 해안가 근처에 지어진 2층 목조저택의 모습이었는데, 그곳 안에서 빛들이 새어나오고 있는 중이다. 내심 사람이 있다는 것에 실망한 신우인데, 오늘도 장갑차 안에서 잠을 자야겠다는 생각을 먹어야 했다.

그렇게 생각하며 이내 다른 방향을 향해 떠나려고 하려는 그때. 시야로 생각지도 못했던 모습이 잡혔다.

“자동차잖아?”

자동차였다. 그런데. 그 자동차라는게 목조저택 한쪽 벽을 뚫고 나온 모양새였다. 어째서 저렇게 되어 있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 봐도 진실을 알고 있지 않는 이상은 모르는 일이기에 그저 의문만 들뿐인 신우다.

사실 신우는 모르지만 진실은 누군가 자동차를 타고 넘어오게 되어서였다. 하필 잠을 자던 곳이 자동차였고, 함께 넘어오면서 목조저택의 벽에 자동차가 박히게 된 것이다. 만약 장소가 작은 평수인 지하였다면 당장 넘어온 당사자가 죽을 일이었다. 이런 것을 본다면 인벤토리는 꼭 필요한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었다.

어찌됐든 진실을 모른 채 벽에 박혀 있는 자동차의 모습을 잠시 구경하던 신우는 그냥 떠나자는 생각으로 몸을 돌리려는데, 그때 목조저택 창문에서 긴 총구가 삐져나오고 있었다. 그 순간 총구의 끝에서 불꽃이 터졌다.

타앙-!

한발의 총성과 함께 빛살과 같이 날아오는 탄환의 모습이다. 이런 탄환은 곧장 신우의 등허리를 노리며 명중하는 모양이다.

“앗 따거!”

팍! 하는 소리와 함께 등 쪽에서 느껴지는 따끔한 느낌에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등 쪽으로 돌리는데, 이때 총탄이 또다시 날아왔다. 이번엔 연속에서 쏘아져 왔다.

탕타다다탕-!!

탄환들은 곧장 눈 바닥과 함께 신우의 다리와 엉덩이 쪽을 명중했다. 졸지에 다리와 엉덩이에 총알들을 맞은 신우는 그대로 바닥에 엎드려서 엄폐하는데, 내심 얼굴을 붉혔다. 솔직히 살짝 따끔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따갑다고 소리를 지른 게 너무 쪽팔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놀래서 그랬다고 스스로 변명하고 싶은데, 당장은 날아오는 총알들이 있던 지라 우선은 이것부터 해결하자고 생각에 쪽팔린 마음을 애써 감추고는 이내 몸부터 살폈다.

“이씨. 방한복에 구멍 났잖아?”

엎드린 상태에서 자신의 등 쪽과 다리, 심지어 엉덩이 쪽에 난 총알자국들의 모습에 잔뜩 눈살을 찌푸리는 신우다. 이런 구멍들이라면 방한복으로서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어 보였다.

“짜증나게끔 하네. 그런데 내가 여기 있다는 건 어떻게 알았지?”

주변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밤이다. 이런 상태에서 자신을 찾아냈다는 사실 자체가 의문이다. 하지만 이런 의문을 제쳐두고 우선은 해결부터 하자는 생각으로 M4 카빈소총을 들어서 창문 틈으로 연신 총을 쏘는 놈을 겨누며 방아쇠를 당기는 신우였다.

탕-! 한발의 총성과 함께 총알은 빠르게 창문 틈에서 총을 쏘는 자를 명중했다.

아악! 비명소리가 신우의 귀에 잡히자 신우는 또 다른 놈들이 있나 목조저택 창문들을 살폈다.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이런 것을 본다면 방금 총을 쏜 당사자 말고는 총을 가진 사람이 없는 모양이었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2941명이 남았습니다]

[100코인을 사살한 이로부터 얻으셨습니다.]

죽었다는 각인이 전해졌다. 총을 맞고 버티다 죽은 모양이다. 어쨌든 신우는 천천히 엄폐하던 몸을 일으켜 목조저택을 향해 전진하기 시작하는데, 금방 문 앞까지 전진해 왔다. 그와 동시에 그대로 발을 찍어 문을 날려버렸다.

쾅!! 콰직-! 경첩이 통째로 부서져나가면서 그대로 안쪽으로 날아가 나뒹구는 현관문의 모습이다. 이런 열러진 문 안쪽으로 M4 카빈소총을 겨누며 빠르게 진입한 신우였는데, 그때 누군가 이런 신우를 향해 도끼를 휘둘러왔다.

“으아악! 죽어!”

후웅-! 강한 기세와 함께 빠르게 떨어져 내리며 신우의 목을 노리는 도끼였는데, 이런 도끼의 모습에 신우는 들어오기 전에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자연스럽게 총구를 이마에 겨누고는 방아쇠를 당겼다.

탕-!

한발의 총성과 함께 이마에 총알구멍이 난 사내가 그대로 맥없이 바닥에 쓰러져 내렸다. 그와 동시에. 텅! 하는 소리와 함께 사내가 휘두르려던 도끼도 함께 바닥에 떨어져 내리는 모습이었는데, 이런 와중에 총구는 어느새 다른 자들이 있는 곳을 겨누었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2940명이 남았습니다]

[100코인을 사살한 이로부터 얻으셨습니다.]

각인된 메시지를 듣는 신우의 얼굴은 조금 미묘했다. 현재 눈앞에는 처음 신우에게 총을 맞고 죽은 시체 1구와 5명의 남녀들이 자신을 두려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2명이 20대 초반 사내였고 3명은 중년의 여성들이었다.

한편 그들 중 한 사내는 눈물을 연신 흘리는 상태에서 소총을 들고서 신우를 향해 겨누는 모습을 하는데. 몸을 덜덜덜 떨고 있었다. 전혀 싸울 의지도 없이 겁에 질려 있는 상태였다.

“사.. 살려주세요.”

“흐흑.. 제발 살려주세요.”

“제발.. 죽고 싶지 않아요. 제발 살려주세요. 엉엉.”

중년 여성들이 신우를 보며 손을 비비며 살려달라고 비는데, 이런 모습에 신우는 뭔가 맥이 빠졌다. 아무런 전투의지조차 없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이 총을 가진 이상 아직 전투가 끝난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소총을 든 사내를 향해 총구를 겨누며 소리쳤다.

“총을 넘겨. 안 넘기면 다 죽이겠다!”

이런 신우의 서슬퍼런 협박소리가 통했는지 사내는 너무도 쉽게 신우를 향해 총을 넘기려 했다. 어느새 소총을 그대로 바닥에 내려놓으면서 두 손을 번쩍 드는 사내였다.

이런 모습에 신우는 그대로 다가가는데, 그들은 신우가 다가올수록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이런 모습을 보며 그대로 발로 소총을 끌고 오게 해서 소총을 집어 드는데, 소총은 M-16 소총이었다. 신우는 그대로 인벤토리 안으로 소총을 넣고는 이내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왜 자신을 공격한 것인지에 대해서 물었다.

“왜 날 공격한 거지?”

이런 신우의 질문에 상당히 홀쭉해 보이는 안경을 쓴 20대 초반 사내가 신우의 눈치를 보면서 혹시나 자신을 죽일까 다급한 어조로 말했다.

“그. 그게 갑자기 생물체가 밖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저 아저씨가 갑자기 총을 쐈어요. 저희는 절대 찬성하지 않았다고요!”

말을 하면서 죽은 중년사내를 가리키는 사내는 필사적으로 자신들은 아무짓도 하지 않았다고 변명하는데, 이런 모습에 신우는 그대로 죽은 사내를 내려다보았다. 제법 큰 덩치를 가진 중년사내였는데, 목에 피를 흘리고 죽어있는 모습이다. 아마도 창문을 통해 쐈을 때 목에 명중하면서 죽은 모양이었다.

“그게 무슨 말이지? 생물체가 밖에 있다니?”

“그.. 그게.. 제가 지급 받은 건데..”

홀쭉해 보이는 사내가 조심히 손에 쥔 먼가를 보여주는데, 손바닥 크기의 둥근 형태를 가진 전자기계였다. 신우는 그 모습에 손을 뻗어 달라는 제스처를 보냈다. 사내는 잠깐 망설이는데, 곧 신우가 두려운지 금방 기계를 신우에게 넘겼다.

기계를 받은 즉시 신우의 머릿속에 기계에 대한 설명이 적힌 메시지가 전해졌다.

{생명체 탐색기} 30m안에 있는 모든 생물체를 탐색할 수 있다. 하루에 10번 사용가능하며, 하루 뒤 충전이 완료되어 다시 사용가능하다.

“호오..?”

의외의 물건이었다. 이것만 있으면 근처에 있는 적의 위치를 한눈에 파악 할 수 있는 물건이었다. 지급된 무기라고 하기에 오직 무기만 있을 줄 알았는데, 이런 물건까지 있을 줄이야. 신우는 생각도 못했던 물건이라는 생각과 함께 욕심이 생겨 사내를 향해 자신이 가질 것을 말했다.

“이건 내가 가지겠다.”

그렇게 말하며 한번 작동시켜 보는데, 역시나 다른 것들과 같이 들고 있는 소유자가 작동이라고 말하자 금방 작동되었다. 삑! 하는 소리와 30m 넓이의 지형지물이 화면에 나오는데, 눈앞에 5명의 사람들과 신우 자신이 있는 모습이 떠올라 있었다.

“장난 아닌데? 이거라면 숨어있는 사람을 금방 찾을 수 있겠어.”

그렇게 말하며 생명체 탐색기를 인벤토리 안으로 넣는 신우인데, 이런 행동에 상당히 억울한 표정을 하던 사내는 찍소리도 못하고 가만히 있어야 했다. 이런 모습에 신우가 눈을 가늘게 뜨며 재차 말했다.

“불만 없겠지?”

“그. 그럼요. 가지십시오.”

사내의 대답에 만족한 신우는 이내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자신에게 죽은 2명의 사내 말고는 자신에게 전혀 싸울 의지도 없는 모습이다. 특히나 다들 자신을 보며 떨고 있는데, 딱 보면 자신이 엄청 악당이 된 것 같은 모양새였다.

“쩝. 이렇게 된다면 고작 이익은 100코인 다인건가..”

200코인 중 100코인은 다시 방한복을 구입해야 했기에 당장 번 코인은 100코인이 다였다.  남은 사람들까지 처리했다면 제법 쏠쏠히 코인이 들어왔을 거라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이런 사실에 뭔가 아쉬움을 느껴야 한 신우다

순간 흠칫. 몸을 떤 신우다.

어. 어라? 내가 지금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아쉬움을 느꼈다고? 그리고 이익이라니. 무슨 사람 목숨이 물건도 아니고? 내가 지금 미친 건가? 자신이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에 상당히 놀라야 했다. 특히 눈앞에 있는 사람들을 죽였으면 좋았다는 생각을 한 순간 마음이 아무렇지 않게 느껴졌다는 것이 더욱 당황스러운 마음이었다.

“저. 저기..”

신우의 표정이 이상하자 혹시나 자신들을 죽이려 생각하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안경을 쓴 사내가 조심스럽게 신우에게 말을 걸었다. 이런 사내의 목소리에 그제야 제정신을 차린 신우는 복잡해진 머리를 빠르게 정리하고는 사내를 보고 입을 열었다.

“당신들을 죽이지 않아. 날 공격한 놈들은 이미 죽기도 했고, 솔직히 얻은 것도 있으니까.”

얻은 것이란 생명체 탐색기를 말하는 것이었는데,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더욱 속이 쓰린 사내여야 했다.

“그럼 이만.”

더 이상 이곳에 있으면 자꾸만 방금 전 생각했던 행동을 실행할까싶어 그대로 나가려는 신우였는데, 이런 신우의 행동에 다들 표정이 밝아져야 했다. 그렇게 그들을 뒤로하고 부서진 문을 통해 나가는 그 순간이었는데, 순간 느껴진 살기에 급히 손을 들어 막아야한 신우였다.

“합!”

짧은 기합성과 함께 날카로운 검 끝이 신우가 뻗은 손바닥을 찔러 들어왔다. 곧 손바닥과 검 끝이 마주하는데, 터엉-! 도저히 손과 검 끝이 마주했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소리가 주변을 울렸다.

신우의 눈앞에는 제법 준수하게 생긴 젊은 사내가 검 끝을 찌른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검이 손바닥에 막힌 모습에 눈을 크게 뜨면서 그대로 검이 회수하고는 목을 노리며 다시 검을 휘둘러 왔다.

사악-!!

빠르게 날아온 검을 고개를 옆으로 숙여 피해낸 신우였는데, 그대로 자신을 공격한 놈의 몸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는 방아쇠를 당겼다. 타다다다다다다탕-!!! 총구에서 튀어나온 총탄들이 검을 든 사내를 노렸다. 신우는 사내가 죽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눈앞에 사내가 보인 기사에 수정해야 했다.

따땅따땅땅땅-!! 따따땅!! 땅-!!

불꽃이 터지며 총알들이 그대로 검에 튕겨나가 버리는 모습이었다. 뭐. 뭐야? 검으로 총탄을 튕겨내는 사내의 행동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는 신우였다. 너무 놀라서 다시 공격하려던 것을 놓쳐야 했는데, 이런 신우를 향해 사내가 그대로 검을 높게 치켜들더니 강하게 발을 바닥에 찍으며 박차면서 빠르게 쏘아져왔다.

그런데 그 순간 사내의 검에서는 푸른 오로라와 같은 뭔가가 서리는 모습이었다. 검기다.

사아아악-!!

날카로운 검기가 그대로 신우의 몸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그 순간 신우의 육신을 가르는 모습이다.

서걱-!!

음. 사내의 이런 음성과 함께 어느새 방한복이 사선으로 갈라지면서 그대로 방한복이 갈라지며 떨어져 나가는 모습이 되었다. 곧 신우의 잘 발달된 근육질 상체가 훤히 드러났다.

그때 신우의 뒤쪽에서 순간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돼. 됐다! 해치웠다!”

“경수청년 이제야 돌아오면 어떡해?!”

“와아-!”

“잘했어 경수야!”

다들 기쁜 얼굴로 환호성을 지르는데, 경수라고 불린 청년의 얼굴은 좋지 않았다. 믿기 힘들다는 눈빛이었는데, 그의 시선은 전혀 상처하나 없는 근육질 상체에 향해있는 상태였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세요. 다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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