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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다-57화 (57/364)

00057 다음을 위한 준비 =========================

앞으로 남은 시간 2일.

현재 신우가 찾아온 장소는 인천 부두가 근처 인적이 드문 창고 앞이었다. 어두운 밤에 이런 장소까지 찾아온 이유는 현재 장물아비에게서 받을 총탄을 받기 위해서였다. 어떻게 안 것인지 자신의 폰으로 문자를 보내 찾아올 장소를 보냈던 것이다.

걸걸한 목소리를 가진 장물아비의 모습을 생각하며 신우는 방심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겁은 나지 않았다. 자신을 보호할 자신감이 있었기에 전혀 겁을 먹지 않고 찾아 왔던 것이다.

그렇게 어두운 밤 아무도 없는 창고 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던 신우였는데, 어느새 폰 시계를 보고 도착할 시간이 1분 남았다는 사실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직까지 아무도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왠지 누군가 멀리서 지켜볼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일을 하려면 안전히 중요할 테니까 말이다.

그렇게 1분이 다가왔을까 한 대의 트럭이 전조등을 켠 상태로 다가오는 모습이 신우의 시야에 잡혔다.

“시간 개념 하나만큼은 정확하네.”

딱 약속시간을 맞춘 거처럼 도착하는 모습이다. 어느새 트럭은 속도를 줄이며 신우 근처에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정차하는데, 곧 트럭 문이 열리고 누군가 내리는 모습이었다.

“많이 기다리고 있었나?”

손을 들어 보이며 말하는 자는 걸걸한 목소리의 장물아비 중년사내였다. 곧 운전석에서도 문이 열리며 누군가 내리는데, 전에 안내를 한 그 사내였다. 신우는 내심 둘만 움직이면 위험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내 자신이 상관할 봐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본론부터 말했다.

“물건은.”

“급하기는. 물건은 모두 트럭짐칸에 들어있네.”

트럭 짐칸을 가리키며 하는 말에 신우는 그대로 트럭 뒤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이런 신우의 손에는 2억 5천만 원이 든 황색 손가방이 들려있었다. 신우의 움직임에 맞춰 장물아비와 사내도 함께 트럭 뒤로 오는데, 곧 사내가 그대로 잠겨 있는 트럭 자물쇠를 풀더니 그대로 문을 활짝 열었다.

“자네가 원하던 5.56mm 총탄과 7.62mm 총탄이 든 상자들이네.”

“총탄들? 내가 총알만 원하지 않았을 텐데?”

추궁하는 듯 한 이런 신우의 말에 장물아비 사내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

“급하긴. 사실 탄창에 총알을 가득 채운 것들은 추가 가격이 드네, 내가 보기에는 자네는 많은 총탄을 원할 것 같아 보이는데, 내가 서비스로 일부러 총알이 가득 채운 상자만 구해다 온 거라네. 아닌가?”

“음. 맞다.”

신우는 내심 코인으로 구입하는 총알만 생각했던지라 탄창에 총알을 채운 게 더 비싸다는 걸 생각해보지 못했다. 어쨌든 신우가 짐칸에 가득 쌓인 탄약상자들을 보는데, 장물아비가 가장 앞쪽에 있는 한 상자를 자지고 와서는 그대로 봉인테이프를 때고는 열었다. 상자 안에는 총알이 가득 찬 탄창들이 빼곡히 정리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이런 탄창들을 가리키며 설명하는 장물아비였다.

“그래도 총알을 가득 채운 탄창 박스들도 몇 개 있으니 나중에 다 쓴 탄창을 회수해 총알들을 채워도 될 것이네. 그리고 나머지 RPG-7에 사용되는 로켓탄 말이네 고작 3상자 밖에 구하지 못했다네.”

3상자라 4개가 들어있다고 한다면 고작 로켓탄이 12발이었다. 내심 아주 강력한 파괴력을 보이는 로켓탄을 더 구하고 싶었지만 구할 수 없었다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신우였다. 그런데 내심 만약 주문한 그대로 물건이 왔으면 오히려 탄약들이 더 줄어들 뻔 했다는 생각에 눈앞에 있는 장물아비의 의도가 궁금해졌다. 굳이 이런 설명을 하지 않고 주문한 물건을 그대로 가져와도 되었던 것이다.

“왜지? 굳이 이런 설명 없이 가져와도 되었을 텐데?”

이런 신우의 질문에 장물아비는 잠시 신우를 향해 시선을 주는데, 내심 신우의 붉은 눈동자를 보고는 전에도 봤지만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신의 의도를 말했다.

“전에도 말했지 않나. 많은 돈을 벌려고 한다고. 자네에게서는 돈 냄새가 난다네. 날 아주 부자로 만들어줄 돈 냄새가. 그런 자네를 속일 수 없지 않겠나.”

돈 냄새라.. 신우는 눈앞에 있는 장물아비가 뭔가 자신에 대해서 눈치를 챘다는 걸 알아차렸다. 내가 귀환자라는 걸 안 건가? 죽여야 할까? 내심 눈앞에 있는 장물아비를 죽여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그 순간 신우의 붉은 눈동자가 무섭게 가라앉고 있었다.

흠칫. 장물아비 옆에 있던 사내가 이런 기색을 알아차렸다. 신우에게 흘러나오는 살기에 서둘러 허리춤에 있을 권총을 뽑으려고 하는데, 이런 그를 손을 들러 보이며 막은 장물아비였다.

“허허.. 상당히 무섭구먼. 그 붉은 눈동자”

어두운 밤이라 더욱 강하게 붉은 빛이 번뜩여지는 눈동자의 모습이었다. 일반 사람이 봤다면 귀신이라고 할 만한 모습이었다. 신우는 장물아비의 모습에서 여유를 느끼고는 대체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 궁금증이 들어 물었다.

“내가 귀환자라는 걸 안 건가.”

“직접 입으로 말하는군. 맞네. 어느 정도 눈치 채고 있었다네.”

“그렇단 말이지..”

알고 있다는 말에 역시 죽여야겠다는 생각을 먹은 신우였다. 이런 신우의 기색을 알아차린 장물아비가 애써 웃으며 자신은 신고할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허허. 아까부터 자꾸 무서운 눈을 하는데, 난 굳이 자네를 정부에 신고할 생각이 없다네.”

자신을 신고할 생각이 없다는 말을 믿어야 할까? 신우는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이런 모습에 장물아비가 설명했다.

“솔직히 말하지. 난 자네 같은 귀환자 몇과 거래를 텄다네.”

“뭐?”

신우는 눈앞에 있는 장물아비가 다른 귀환자들과 거래를 텄다는 사실에 놀란 마음이 들었다. 이런 놀라는 신우를 보며 장물아비가 설명했다.

“말하자면 그들과 구두계약(말로만 한 계약)을 맺은 것이지.”

“구두계약?

대체 계약할 게 뭐냐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신우를 향해 장물아비는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

“다른 세상에 대해서 처음 들었을 때 내가 제일 처음 뭘 생각한 건지 아나? 돈이 될 만한 물건이 주인 없이 지천에 널려 있다는 사실이라네. 자네도 분명 그곳에서 그 보석들을 주워 왔을 테지. 안 그런가?”

끄덕. 굳이 거짓을 말할 필요가 없기에 수긍하는 신우였다. 장물아비 말이 맞았던 것이다. 이런 모습에 장물아비는 더욱더 흥분한 목소리로 마저 말을 이어나갔다.

“그래서 생각했다네. 자네들 같은 귀환자들이 그곳에 가서 그런 물건들을 수거해 온다면 내가 제대로 값을 쳐주겠다고 말이네. 솔직히 정부라면 그런 물건을 제대로 처분해 주겠나? 아마 강제로 압수를 당할 테지.”

신우는 맞는 말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신우의 수긍에 더욱 더 신나서 설명하는 장물아비였다.

“정기적으로 다른 세상에서 귀환해 가져온 물건들을 나에게 판매한다면 귀환자가 얼마나 편하겠나. 자네도 솔직히 보석들을 가지고 왔지만 팔수 없어 막막하지 않았나.”

그렇긴 했다. 자신에게 죽은 백태식이라는 자를 만나지 않았다면 눈앞에 있는 장물아비와 거래도 못했을 터였다. 하지만 신우는 과연 잘 될까 싶었다. 다른 세상은 위험한 곳이었다. 거래를 텄다고 해서 그들이 살아서 귀환할 수 있을지가 문제였던 것이다.

“그들이 다 죽는다면 어떻게 할 거지?”

“그것에 관해서는 해결책은 없다네. 다만 그저 살아 돌아올 기도만 할 수밖에 없지. 솔직히 내가 보기에는 앞으로 귀환자들은 점점 많이 생길 것 같네. 그렇게 된다면 난 또 다른 귀환자들과 거래를 트면 될 일 아니겠나.”

무척이나 무정한 말이지만 당연한 것일 수 있었다.

신우는 눈앞에 있는 장물아비를 죽이는 건 자신에게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심 죽이는 걸 보류하기로 했다. 다음에 팔 물건을 가져온다면 이자에게 팔면 되는 일이었다. 장물아비는 물론이고 긴장한 기색으로 허리춤에 손이 가있던 사내는 신우의 기세가 어느새 부드럽게 풀어지자 그제야 안도했다.

“허허 자네도 나의 쓰임새를 이해했나 보군.”

“물론.”

신우의 수긍에 장물아비는 매우 만족한 표정을 보였다. 그리고 이내 손을 비비며 말했다.

“자 이만 거래를 끝을 내는 게 어떻겠나?”

“그러지.”

신우는 들고 있던 황색 손가방을 그대로 장물아비 옆에 있던 사내에게 던졌다. 이를 받아든 사내가 얼른 가방을 열고 살피는데, 2억 5천이 들어있는 걸 확인하고 있었다.

신우는 이미 이들이 자신이 귀환자라고 알고 있는 이상 숨기지 않고 그대로 짐칸에 쌓여 있는 탄약상자들과 로켓탄 상자들을 인벤토리 안으로 집어넣었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으로 빨려 들어가듯 사라지는 상자들의 모습에 장물아비가 기대감에 섞인 얼굴로 물었다.

“그게 그 유명한 인벤토리로군. 그런 건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할 수 없나?”

“없다. 코인으로 구입한 당사자만 사용가능할 거다.”

“그것 참 아쉽구먼.”

너무도 아쉽다고 생각이 드는 장물아비였다. 솔직히 저런 능력 한 가지만 있어도 충분히 때 돈을 벌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인벤토리 안에 마약이나 불법 물품을 넣고 국경을 통과할 수 있다면 절대 들키지 않는 상태로 100% 밀수를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아쉽다는 얼굴을 하는 장물아비였는데, 곧 신우를 보며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내 이름은 홍영배네. 앞으로 계속 거래를 이어나갔으면 좋겠네.”

“.........”

신우는 손을 내미는 홍영배라고 이름을 소개한 장물아비를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악수는 솔직히 할 마음이 없었던 것이다. 이런 신우의 행동에 홍영배라고 소개한 장물아비는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허허헛. 아직 자네에게 난 그 정도는 아니겠지”

아주 눈치하나 만큼은 잘 알아채는 장물아비 홍영배였다. 이때 돈을 세던 사내가 홍영배를 향해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2억 5천만원 잔금 맞습니다.”

“그래. 이제 헤어질 시간이로군. 먼저 갈 텐가? 아니면 우리가 갈 때까지 여기서 기다릴 텐가?”

“먼저 가지.”

신우는 미련 없이 몸을 돌렸다. 어둠속으로 몸을 감추고 걸어가 버리는 신우의 모습을 보던 장물아비 홍영배는 곧 옆에 있는 사내를 향해 말했다.

“그만 경계를 해제하라고 해.”

무척이나 싸늘해 보이는 목소리였는데, 눈까지 싸늘한 것이 방금 전 신우와 이야기 하던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이중인격에 가까웠다.

“다들 경계해제.”

사내가 무전기를 들고 그렇게 말하자 순간 보이지 않지만 상당히 떨어진 장소에서 저격총을 들고 경계하고 있던 3명의 사내들이 그대로 방아쇠에서 손가락을 때는 모습이다. 역시나 둘만 오지 않은 것이다. 장물아비 홍영배는 만약에 대비해 저격병을 배치에 만약에 사태에 대비한 것이다.

“상당히 건방진 놈이었습니다. 끝까지 반말이더군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사내의 이런 말에 홍영배는 상관없다는 듯 말했다.

“뭐. 앞으로 많은 돈을 벌어다 줄자이니 내버려 두자고. 그럼 이만 가도록 하지”

이런 홍영배의 말에 즉시 짐칸 문을 닫는 사내였다. 이런 가운데 운전석 옆 좌석에 오르는 홍영배였는데, 내심 방금 전 신우의 모습을 떠올리고는 중얼거렸다.

“뭔가 있는데.. 뭔지 모르겠단 말이지..”

홍영배는 방금 거래한 신우가 다른 귀환자와는 확실히 다른 무언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그 붉은 눈동자는 다른 살인자의 눈빛을 가진 귀환자들과는 다른 뭔가가 분명 있었다.

그렇게 신우를 생각하며 있는 홍영배였는데, 그때 짐칸 문을 닫고 운전석에 오르는 사내의 모습이다. 사내는 홍영배를 보며 출발할까요? 라고 묻는데, 홍영배는 고개를 끄덕이며 출발하라고 말했다.

“출발하지.”

사내는 곧 트럭을 출발하기 시작했다. 부웅..! 거친 엔진음과 함께 인적이 없는 창고 앞에서 서서히 멀어지기 시작하는 트럭의 모습이었다. 그렇게 트럭이 일정 거리 이상 이동하자 1대의 승용차가 뒤를 따라붙는 모습이었는데. 저격총을 들고 경계태세에 있던 3명의 사내들이 탄 차량이었다.

그렇게 합류한 트럭과 차량은 곧 인천 도심지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그들의 아지트를 향해 가는 모습이다.

* * *

시간은 흐르고 결국 다음 세상으로 가야할 시간이 바짝 다가왔다.

이미 모든 게 준비된 상태였다. 신우는 운동복을 입고서 운동화까지 집안에서 신고 대기하고 있는 상태였다.

“앞으로 5분.”

초시계는 이제 5분을 남겨 두고 있었다.

아마 대한민국에서 현재 잠을 자고 있는 사람은 드물게 뻔했다. 물론 아직까지 귀환자에 대한 사실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편하게 있는데, 상당수 사람들은 부디 자신들이 걸리지 않길 빌고 있는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세계 여러 나라에서 파견 온 유수의 과학자들이 수용건물에 있는 귀환자들을 관찰하고 있는 상태였다.

점점 시간이 흘러가고 결국 10초를 남겨둔 상태가 되었다. 신우는 이런 상태에 그대로 마음을 다잡았다. 긴장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막상 시작될 순간이라는 사실에 살짝 긴장감이 몰려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5, 4, 3, 2, 1”

남은 초시계를 입 밖으로 세는 신우였는데, 다음 세상으로 갈 시간이 되었다.

화아악-!!!

한순간 시야가 백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신우의 의식의 끈이 끊어졌다.

그리고 이 순간 지구의 모든 것이 정지했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세요. 다음편부터 새로운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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