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다-55화 (55/364)

00055 다음을 위한 준비 =========================

창밖을 향해 시선을 주고 있던 신우는 이상하게 서울로 가는 방향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고개를 백태식을 향해 돌렸다. 이런 시선을 받아서였을까. 백태식이 조금 어색한 얼굴을 하고는 왜 그러냐는 듯 물어왔다.

“왜 그러십니까?”

“내가 보기에는 지금 가는 방향이 서울 방향이 아닌 것 같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신우의 말에 백태식의 눈동자는 조금 떨렸다. 특히 운전대를 잡고 있는 사내의 기색은 잔뜩 긴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하하핫.. 무슨 말씀을 지금 서울로 올라가고 있는 중입니다. 좀 더 빨리 서울로 가기 위해 현재 지름길로 가고 있는 중입니다.”

“맞습니다. 하하핫.”

백태식이나 운전대를 잡고 있던 사내나 둘 다 웃음을 터트리는데, 상당히 어색해 보이는 모습이다. 이런 둘의 모습을 보던 신우는 속으로 혀를 찼다. 한눈에 어떤 의도가 숨어 있는지 알아차렸다. 고속도로도 아닌데 서울로 가는 지름길이 있을 리가 없었다.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알아차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돈에 욕심이 생겼나.. 역시 돈 앞에서 장사가 없군. 백태식의 시선은 지금도 계속 옆쪽에 놓아둔 황색 손가방을 향해 힐끔 거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딱 봐도 돈에 욕심이 먼 모습이다.

“그래? 알았다.”

신우는 일부러 속아주는 척 했다. 얼마든지 백태식이나 운전하는 놈을 처리할 수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처리한다면 도로가 엉망이 될 테니. 기다리기로 한 것이다. 어차피 백태식 이자는 자신을 조용히 처리할 생각을 하고 있을 테니 인적이 없는 곳에 향할 것이다. 그럼 그때 도착하는 순간 처리하면 될 일이었다.

그렇게 신우가 속아주는 걸 모르는 백태식과 그의 동생은 그대로 서로 백미러로 눈빛을 주고받는 모습이었고, 어느새 차량은 도로를 질주해 목표장소를 향해 빠르게 달려가는 모습이었다.

20분 후.

벤츠차량은 어느새 한 야산 살길을 따라 달리는 상황이었다. 이런 차량 안에서 신우는 두 눈을 감고 팔짱을 낀 상태로 있었다. 곧 차량은 한 공터 한가운데에 정차하는데, 이런 움직임에 신우는 조용히 감고 있는 눈을 떴다.

“은인이라고 그렇게 말하더니 아니었나..”

현재 차창 밖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10여 명의 검은 정장차림 사내들이 각종 쇠파이프나 야구방망이를 들고서는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눈에 봐도 좋은 의도라고 볼 수 없는 모습이다.

“미안하게 되었소. 많은 돈이 눈앞에 있다고 생각하니 욕심이 안 생길 수가 없었소.”

참으로 미안하다는 얼굴로 말을 하면서 황색 손가방에 손을 뻗어 가져가려는 행동을 하려는 백태식이었는데, 이런 모습에 신우는 조용히 팔짱을 끼던 팔을 풀었다. 그리고 이런 팔을 푼 신우의 손에는 어느새 글록권총 한정이 들려 있었다. 간만에 꺼내보는 글록권총이다.

철컥.

“헉?! 초. 총!”

백태식과 운전석에 있던 동생이나 깜짝 놀란 눈으로 신우의 손에 들려 있는 글록권총을 향해 시선을 주다가 황급히 두 손을 들어올렸다.

“욕심이 과했군.”

천천히 총구를 백태식의 이마에 가져가며 말하는 신우의 얼굴은 별다른 감정 변화가 없었다. 배신감? 딱히 그런 감정은 들지 않았다. 애초에 오늘 하루 만난 사이가 다인 인연일 뿐이었다.

“어. 어떻게 그 총을?”

어디 숨겨 둘 곳도 없었기에 백태식으로서는 당혹스러운 마음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는 한편 혹시 가짜 총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비단 이런 생각을 하는건 백태식 뿐만이 아닌지 운전석에 있던 그의 동생도 어느새 의심의 시선으로 신우의 손에 있는 글록권총에 시선을 주고 있었다.

“왜 이 총이 가짜인지 의심이 드나?”

둘의 생각을 안 신우가 그렇게 말하자 둘은 고개를 흔드는데, 내심 의심을 멈추지 않는 눈들이다. 그때 운전석에 있는 사내는 천천히 차량 밖으로 나가려는 행동까지 보이고 있었다. 이런 모습에 총구를 운전석에 있는 사내에게 겨눈 신우는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탕-!

단 한방에 뒤통수에 총알이 꿰뚫린 사내는 그대로 앞으로 넘어졌다. 빠앙-!! 엎어지면서 클락션을 눌렀는지 연신 경적음이 이어가고 있었다.

“어..어어..어.”

말을 제대로 내뱉지 못하는 백태식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져 가고 있었다. 망설임 없이 자신의 동생을 죽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이런 모습에 신우는 그대로 백태식의 이마를 향해 총구를 겨누며 입을 열었다.

“욕심은 화를 부르는 법이야.”

“자. 잠깐..”

탕-!

뭐라고 말하기 전에 방아쇠를 당긴 신우였고, 뒷좌석 창문에 피가 튀며 그대로 이마가 꿰뚫린 상태로 죽은 백태식이었다. 얼마나 억울했던지 두 눈을 부릅뜨고 죽어 있는 모습이다.

“코인이 안 들어오니까 어색한걸..”

코인이 들어왔다는 각인이 전해지지 않았다. 그래서 어색했다. 신우는 이내 이제까지 시선 때문에 가만히 나둔 돈이 든 황색 손가방을 인벤토리 안에 넣고는 그대로 차문을 열었다. 그렇게 나가려던 신우는 잠시 죽은 백태식을 보고는 비록 들을 수 없겠지만 한마디 해주었다.

“옷은 고마웠다.”

어느새 차에서 내린 신우였다. 시선에는 당황하고 있는 10여명의 검은 정장 사내들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그들은 신우의 손에 들린 글록권총의 모습과 방금 전 들린 총성들을 생각하고는 들고 있던 쇠파이프와 야구방망이를 던지고는 튀기 시작했다.

“초. 총?!”

“헉! 튀. 튀어!”

“시발! 도망쳐-!”

다들 총을 쥔 상태로 내리는 신우의 모습에 당황하며 도망치려는 모습들을 하는데, 신우는 이런 그들을 향해 총구를 들러 올리고는 망설임 없이 그들의 뒤통수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탕-! 탕탕-! 탕탕탕-! 탕탕-! 탕-! 탕-!

차례차례 도망치려는 검은정장 사내들을 모두 쏜 신우는 그대로 그들을 향해 처벅처벅.. 걸음을 옮겼다. 다 죽었다. 한 놈도 놓치지 않고 뒤통수에 총알을 밖아 넣은 모습이다.

굳이 이렇게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저 훈계로 어디 뼈 몇 개만 부러트렸어도 될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신우였다. 분명 놈들은 또다시 찾아올 놈들이었다. 되지도 않을 복수를 한답시고 찾아올게 분명했다. 이런 놈들에게 시간을 빼앗길 수 없었다. 그래서 모두 죽인 것이다. 더 이상 신우에게 있어서 사람을 죽인다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

어느새 모든 시체를 한곳에 모았다. 물론 그들이 가진 돈도 수거를 했는데, 카드와 수표 빼고 35만원 정도였다. 지금 가진 돈을 생각한다면 아주 작은 돈이겠지만 그래도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수거한 것이다.

“장비도 준비했네.”

한쪽 바닥에 여러 개의 삽들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마도 돈을 가로채고 자신을 죽인 뒤에 땅에 묻으려고 했던 것 같았다. 간만에 삽질이나 해볼까.

어느새 삽을 들고 땅을 파기 시작한 신우였다. 퍽퍽! 빠르게 파여지는 땅이다. 전과 비교할 수 없이 강해진 힘을 가졌기에 마치 포크레인이 땅을 파는 것처럼 숙숙 땅이 파진 것이다.

불과 15분 만에 너비 4미터에 깊이 14미터의 거대한 구덩이가 파졌다. 경이로운 땅파기 기술이다. 이제는 삽질에 도가 텄다. 그렇게 구덩이를 완성을 하자 그대로 점프한 신우였고 어느새 공중에 수 미터는 더 떠오르고는 바닥에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착지한 모습이었다.

“이정도 깊이면 시체들을 못 찾겠지.”

아마 대규모 공사를 하지 않는 이상은 절대 찾지 못할게 분명했다. 그대로 땅속에 시체들을 모두 던져 넣었고, 이내 14미터 아래로 떨어진 시체들의 모습들이었다. 그들로서는 이곳에 오기 전에 이렇게 땅속 깊이 자신들이 묻히게 될지 몰랐을 것이었다.

시체들을 모두 집어넣은 신우는 이번엔 차량을 아래로 밀어 넣었다. 타고 왔던 벤츠차량과 다른 이들이 타고 왔던 승합차까지 모두 아래로 밀어 넣었다.

쿵! 쿠쿵-! 쿵!

아래쪽에 차들이 나뒹구는 소리가 들렸다. 이런 소리에 잠시 아래를 내려다보던 신우는 이내 주변에 가득 쌓여 있는 흙들을 다시 삽질을 통해 구덩이를 메우기 시작했다. 구덩이를 메우는 건 금방이었다. 땅을 팠을 때보다 오히려 빨랐다. 불과 10분 만에 모든 흙더미를 구덩이 안으로 채워 놓은 것이다.

“쯧. 샤워한지 얼마 됐다고.”

이리저리 흙먼지가 묻어있는 운동복의 모습에 혀를 차면서 탁탁. 옷을 터는데, 그때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귀에 잡혔다. 경찰이 오는 소리였다. 역시나 좁은 국토답게 총소리를 듣고 누군가 뒤늦게 신고를 한 모양이었다.

“집으로 갈려면 뛰어야 하는군.”

한국에 와서 뚜벅이라는 사실에 짧은 한숨을 내쉰 신우는 그대로 나무숲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면 서울이 있는 방향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떠나고 10분 정도가 지났을까. 경찰차가 도착하는데, 아무것도 찾을 수 없는 경찰들이었다.

그저 살짝 옆에 땅과 다른 색깔의 땅의 모습이 보이는데, 경찰들로서는 14미터 아래에 있을 시체와 차량들을 찾을 길이 없을 것이었다. 결국 완전범죄를 이룬 것이다.

* * *

밤 11시 저녁 늦은 시간이었지만 현재 많은 사람들이 한 채널에 고정하고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채널은 시사방송이었는데, 시사방송 치고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집중된 상태였다.

오늘 시사방송의 주된 내용이 귀환자에 관한 내용이었다. 귀환자에 대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0일 전, 수백 장의 사진과 동영상들이 유포되기 시작하면서였다. 누군가 다른 세상으로 끌려가서 좀비들과 변종좀비들이 판치는 모습을 끝까지 카메라에 담아 돌아와 퍼트렸던 것이다.

처음에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합성이 없다는 결과와 행방불명이 된 자들이 수두룩하다는 소식이 알려지게 되면서 단 10일 만에 한국의 모든 국민들과 세계 전체에 알려질 정도로 귀환자에 대한 소식이 퍼져 나간 상태에 있었던 것이다.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주제는 현재 관심의 대상인 귀환자들에 대해 말해볼 예정입니다. 현재 여기 오신 각 전문가들을 모시고 귀환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사회자로 보이는 이가 그렇게 말하자 전문가라고 하는 이들이 고개들을 숙이며 인사를 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전문가라니 고작 귀환자가 알려진지 10일도 안된 지금 과연 귀환자에 대한 전문가가 있을까? 싶었다. 어찌되었든 사회자가 전문가들을 소개하며 이내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처음 꺼낸 이야기는 귀환자들이 갔었다던 세상에 대한 일이었다.

[참으로 놀라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른 세상으로 끌려갔다니 우리가 아는 상식선을 무시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렇지요. 특히나 무작위라 사람들을 공간이동 시켰다는 것에 참으로 놀라울 뿐입니다. 어쩌면 이런 일을 벌인 자들이 고도로 과학이 발전한 외계인이 아닐까? 하는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실험을 위한 일이 아닌가 하는 거지요.]

가슴에 이름표에 물리학자라고 적혀있는 중년사내의 이런 말에 TV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놀랍다는 얼굴들을 해야 했다. 외계인이라니 상식선을 넘어선 이야기였다. 어느새 사회자가 놀란 얼굴로 질문을 던졌다.

[외계인이라니 놀라운 말씀입니다. 그런데, 들려오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과학이 아닌 어떤 힘을 발휘하는 것들이 있다고 하던데 그건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요? 그것도 외계인의 과학기술로 만들어진 걸까요? 특히 시간정지는요? 귀환자들이 있었던 시간동안 우리들의 세상은 정지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만약 그들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영영 우리들의 세상은 정지된 상태로 지속되게 될까요?]

사회자의 이런 질문에 물리학자인 전문가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것에 관해서는 지금 당장 대답해 줄 답변이 없습니다. 저도 인터넷에 퍼진 동영상을 본 것이지만 그것은 물리상식을 한참 벗어난 현상이었습니다. 시간정지에 관해서도 아직 답변을 드릴 수가 없겠습니다.]

[그럼 외계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씀인가요?]

[그렇다고 할 수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아직 밝혀 진 게 아무것도 없는 상태니까요]

결국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이었다. TV를 시청하고 있던 사람들은 대체 그래서 결론이 뭐냐는 얼굴들이었다. 저런 말은 자신들도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렇게 TV를 보며 뭐야? 하는 얼굴들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는데, 사회자가 또 다른 질문을 던졌다.

[알겠습니다. 그럼 유독 한국에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들 생각하고 있습니까? 현재 어떤 나라도 귀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없는 상태가 아닙니까?]

[음 현재 미국을 위시한 일본과 유럽등지의 각 과학자들이 한국으로 속속 도착하면서 원인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밝혀진 사실은 없습니다.]

진중한 얼굴로 말하는 중년사내의 가슴 이름표에는 국회의원이라는 한글이 적혀 있었다. 그나저나 또 알 수 없다는 말이었다. 지켜보는 사람들은 답답한 마음을 가져야 했다.

[현재 귀환자는 알려진 사람만 80명이라고 하지요. 그리고 갑자기 실종된 사람만 10만 명이 넘는 상태입니다. 아마도 다른 세상으로 끌려간 게 아닌가?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정부는 초 비상사태에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국회의원의 말에 사회자가 참으로 비통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한 순간 실종이라니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지요. 특히나 귀환자들의 말로는 한 달에 한번 이동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또 다시 10만 명 이상이 또 행방불명이 된다는 이야기지요.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이 10명으로 제안된다는 말을 종합해보면..]

[1년이면 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행방불명이 될 수 있다는 말이군요.]

이런 사회자의 말에 국회의원이 고개를 끄덕인다. 국회의원의 말처럼 현재 한국정부는 국가 초비상사태에 있는 상태였다. 정확한 예측은 아니지만 1년에 100만 명이면 10년이면 1000만 명이 행방불명이 된다는 예측이 나온다. 그렇게 된다면 자칫 나라 경제가 붕괴되는 것은 물론이고 자칫 나라가 위태로울 수 있는 문제였다. 막말로 젊은이들이 수백만 명이 사라지게 된다면 나라의 미래를 더 이상 보장할 수가 없게 되는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사회자나 전문가라고 나온 사람들이나 상당히 무거운 분위기가 되었다. 말하는 주제 차체가 정말 국가의 존폐를 좌우할 심각한 일이었던 것이다. 특히나 누가 어떻게 이동될지 모르는 상태였다. 대통령도 될 수 있었고, 기업의 회장도 될 수 있었다. 특히나 생존할 확률이 거의 없는 어린아이들과 여자들을 생각한다면 참으로 불안한 상태라고 할 수 있는 상태였다.

잠시 침묵이 이어지고 있었을까. 사회자는 PD의 사인을 보고는 정신을 차리고는 이내 또 다른 문제에 대해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지금 현재 귀환자에 대한 처분은 어찌 진행하고 있으십니까?]

사회자가 시선을 주는 곳에는 가슴이름표에 검사, 라는 한글이 적혀 있는 중년사내였다. 그는 상당히 고심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

[음..그들은 모두 살인자들입니다. 살인을 하지 않는 이상은 돌아올 수 없다고 하니까요. 심지어 돌아온 여성분 중에는 함께 돌아온 남자가 자신을 무참히 강간했다고 신고한 분들까지 있습니다. 그곳은 법질서가 무너진 곳이고 귀환자들은 잠정적으로 모두 범죄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존이라는 문제점도 있으니 아직 그들에 대한 처우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죽이러 오는 상대방에게 그냥 죽기를 기다린 다는 건 상식선에서는 말이 안 되는 문제였다. 그렇지만 살인자와 강간범을 방치하는 것도 말이 안 되는 문제였다. 결국 현재 알려진 귀환자들 모두는 국가에서 관리하는 장소에 모두 수용되어 있는 상태에 있었다.

이런 정부의 결정에 현재 행방불명된 이들의 가족들이 들고 일어나 그들이 수용하고 있는 건물로 몰려들어 분노를 터트리고 있었다. 자신들의 가족들을 누군지 모를 이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에 분노하여 귀환자들에게 살인자들이라며 소리치며 울분을 토해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위에 귀환자들 중 상당수가 억울한 심정이었다. 그럼 그냥 앉아서 죽이는 걸 기다려야 하냐는 마음이었던 것이다.

결국 시사방송은 아무것도 결론이 나지 않고 답도 알 수 없는 상태로 이어져야 했다. 지켜보는 사람들이 지칠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끝을 내는 방송이었는데, 사회자가 마지막 물음을 시청하는 사람들에게 던졌다.

[법질서가 무너진 장소에 떨어진 그들이 저지른 살인과 강간 범죄들 그리고 생존을 위한 살인, 국민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고 계십니까? 그들의 잘못일까요? 아니면 어쩔 수 없었다고 넘어가야 할 문제일까요?]

어느새 방송이 종료되었고, 새벽 1시까지 방송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자신들도 어쩌면 다른 세상에 넘어갈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감에 떨어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세요. 메리 크리스마스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