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47 소멸의 벽(45편 수정) =========================
수백구의 좀비들이 숲속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좀비들은 뭔가에 쫓기는 모습이었다. 이런 좀비들의 뒤에는 거대한 백색의 벽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는데, 현재 세상을 지우고 있는 소멸의 벽의 모습이었다.
스스스....!!!
소멸의 벽이 지나가는 곳은 모두 사라지고 있었다. 나무도 돌도. 심지어 숲길을 따라 움직이는 좀비들의 모습까지 말이다. 어느덧 소멸의 벽이 지나간 장소는 모든 것이 사라졌다. 마치 지워진 것 같이 아무것도 없는 무의 공간이 되어버린 것이다.
어느덧 소멸의 벽은 넓은 평지를 지나는 모습이었다. 곳곳에 농장건물이 가득한 장소였는데, 신우에게 아주 익숙한 장소였다. 지하 땅까지 파서는 살았던 그 장소였다. 서서히 지워지고 있었다. 신우가 팠다가 박종국에게 수류탄함정을 만들어 폭발시켰던 지하의 흔적들과 한때 리젠 된 물건들을 수거했었던 농장건물들까지. 모든 것을 소멸의 벽들이 지우고 있는 상태였다.
이제는 아주 가까이서 서로 보이는 소멸의 벽들의 모습이었다. 소멸의 벽들이 어느덧 근접한 상태가 되었던 것이다. 이런 소멸의 벽이 최종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장소는 신우가 제일 처음 눈을 뜬 그곳 대도시였다.
5시간. 이제 5시간만 지나게 된다면 이세상이 모든 것이 지워져 끝나게 되는 것이다.
* * *
대도시에 인접한 주택가.
5명의 인원이 달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3명의 남성과 2명의 여성. 그들은 상당히 숨결이 거칠어진 상태로 달리고 있는 상태였다. 그들은 수아가 포함된 김준수 일행들이었다. 무려 19시간에 걸쳐서 대도시 인접한 곳까지 달려왔던 것이다.
“하아..! 하아..!”
상당히 거칠어 보는 숨을 내뱉는 건 수아였다. 상대적으로 가장 체력이 약한 게 그녀였던지라 거의 죽을 지경인 상태였던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는 최진영의 얼굴도 그렇게 좋지 못했는데, 치친 건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자. 잠시만 쉬지.. 후욱..후욱..”
40대 후반인 임오식이 상당히 지친 모습으로 쉬자고 말했다. 이런 그의 말에 어느덧 멈춰선 김준수와 강진수였는데, 둘은 그나마 살짝 지친 모습이었다. 가장 건강하고 체력이 좋은 둘이었기에 그나마 덜 치진 상태였다.
어느덧 가팔랐던 숨결을 갈무리된 임오식은 둘을 향해 말했다.
“당장 중심으로 가는 것도 급하겠지만 우리들이 숨을 돌리는 것이 중요하네. 이대로 지친 상태로 다른 사람들을 만났다가는 전멸을 각오해야 하지 않겠나.”
이런 임오식의 말에 김준수는 그제야 너무 급한 마음이었다는 생각에 아차. 싶었다. 당장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소멸의 벽이 보이고 있던 상태라 동료들의 상태를 제대로 생각하지 못하고 무작정 움직이기만 했었던 것이다. 이런 상태일 때 적이라도 만나면 그땐 전멸을 각오해야 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급한 마음에 팀원들의 상태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미안한 김준수의 말에 임오식은 고개를 저으며 김준수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 주면서 말했다
“우선 지금은 주변에 있는 주택 가운데 한곳에 몸부터 숨기고 쉬세. 제대로 먹지 못한 상태라 다들 힘도 없지 않나.”
끄덕. 임오식의 말이 맞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인 김준수는 곧바로 자신을 보고 있는 강진수와 최진영, 한수아에게 얼른 몸을 숨기고 쉬자고 말하며 일행들을 이끌었다. 이 순간 가장 안도하는 건 수아였다. 방금 전 계속 움직였으면 결국 탈진해 쓰러졌을 그녀였던 것이다.
“내가 잡아줄게.”
어느덧 진영이 다가와 수아의 팔을 잡고 끄는데, 이런 행동에 수아는 친구인 진영이에게 너무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자꾸만 짐만 되었던 것이다.
“진영아. 고마워.. 너 아니었으면 난 진작 죽었을 거야. 나 같이 민폐만 끼치는 친구만 아니었으면 좀 더 편했을 텐데..”
수아를 부축하고 움직이던 진영은 수아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천만에, 네가 있어서 내가 있는 거야. 우린 친구잖아. 솔직히 네가 내 친구가 되지 않았다면 난 오래전 벌써 자살해서 죽었을 거야. 그러니까 미안해하지 말고 함께 살아서 돌아가자.”
수아는 진영이의 말을 듣고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내 고개를 강하게 끄덕이며 말했다.
“응! 꼭 살아서 함께 돌아가자.”
둘은 그렇게 함께 한 주택가를 향해 움직였다. 그때 이런 그녀들의 머릿속으로 메시지들이 각인되고 있었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311명이 남았습니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310명이 남았습니다]
.
.
500명이 넘어갔던 생존자는 이제 19시간 만에 300명 가까이 줄어든 상태였다. 서서히 공간이 좁아지니 만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싸움이 일어났고, 결국 기존보다 빠르게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 * *
팅! 철컥!
“이걸로 56명..”
방금 막 저격을 통해 사람을 사살한 그의 체이탁 저격총의 총구에서는 긴 연기가 피어나오고 있는 모습이었다. 강용구 입가에는 어느덧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현재 그가 있는 장소는 그마나 무너지지 않는 높은 고층빌딩 옥상. 그는 이곳에서 사람들을 향해 저격을 하고 있는 상태였다.
“자. 다음은 누굴 저격해 줄까..”
총구의 방향을 돌리며 10배율 스코프 조준경을 통해 아래의 움직임을 살피는 강용구였다. 이런 그의 시야에 마침 10명 단위의 사람들이 건물 벽에 붙은 상태로 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다들 무장을 하고 있는 상태였는데, 반자동권총과 샷건, 소총들로 무장한 일행들의 모습이었다.
“자 다음 타켓.”
한껏 자신의 혀로 입술을 핥은 강용구는 그대로 그들을 향해 조준을 하고는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타탕-!! 타앙-!! 타앙-!!............타앙-!!
빛줄기와 같이 날아간 총탄들을 그대로 달리던 사람들의 머리들을 날리는 모습이었다. 건물 벽이 온통 핏물이 가득한 모습이 되었는데, 갑자기 죽은 동료의 모습에 당황해 다급히 뛰는 사람과 바닥에 엎드린 사람들이었다.
이런 그들을 향해 계속 방아쇠를 당기는 강용구였고. 결국 2명 정도 사람만 놓치게 되었다. 시간이 모자랐던지라 벌써 다른 건물 방향을 향해 들어가 숨은 것이다.
“쳇. 놓쳤군. 뭐 사냥감은 아직 많으니까.”
살짝 아쉬움을 드러낸 강용구는 어느덧 다시 새로운 사냥감을 쫓기 위해 총구의 방향을 돌렸다. 이런 그의 시야로 들어온 모습은 한 교차로에 가득 모여 있는 좀비 때의 모습이었다. 좀비들의 모습은 정상이 아니었다. 더 이상 사람도 쫒지도 않았고, 그저 계속해서 저곳 교차로에만 모여들고 있는 형태였다.
“좀비들은 그렇다 치고.. 그놈은 없나? 그때 죽은 건가..?”
신우를 생각하는 강용구였다. 자신을 두려움에 줄 존재의 등장에 진작 도망쳤던 강용구였다. 내심 자신을 쫓지 않는 모습에 두려움을 주는 존재가 놈을 향해 갔다고 생각을 하는데, 과연 살아 있을지가 참으로 궁금했다. 살아있다면 죽이고 싶었다.
콰아앙-!!!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292명이 남았습니다]
[100코인을 사살한 이로부터 얻으셨습니다.]
“호. 누가 왔나?”
아래쪽에서 느껴지는 폭발과 함께 일어난 진동에 강용구는 짖은 미소를 지었다. 방금 전 그 폭발은 그가 설치한 폭발물을 이용한 부비트랩이었다. 미리 이곳 빌딩을 선점한 강용구는 빌딩 곳곳에 수많은 부비트랩을 만들어 둔 상태였던 것이다.
아마도 자신의 저격을 본 누군가가 빌딩으로 들어와 부비트랩에 당한 모양이었는데, 강용구로서는 기분 좋았다. 누군가 자신이 만든 부비트랩으로 죽는다는 건 기분을 좋게 만들었던 것이다.
사이코패스가 다된 강용구의 모습이었다.
“아쉬워. 이런 기회를 다음 한달 간 기다려야 한다니 말이야.”
벌써부터 다음을 생각하는 강용구의 모습이었다. 어느새 다시 저격총에 달린 스코프로 눈을 가져가며 다음 타켓을 찾으려는 강용구였는데, 빠르게 스쳐가는 주변 풍경과 함께 어떤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으응? 저건 뭐하는 종자지?”
아주 검었다. 얼굴까지 가린 투구형태를 한 기괴하고 어두운 갑옷을 입고 있는 모이었는데, 누군가를 죽이는 모습이었다. 이미 바닥에는 다리와 팔이 잘린 사람들이 쓰러져 있는데, 다들 비명들을 지르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런 사람들을 천천히 손에 든 검은 낫으로 죽이고 있는 모습이 강용구의 시야에 확 들어왔다.
“나와 같은 놈이 있었군.”
자신과 같이 죽이는 걸 즐기는 모습에 한 컷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이 된 강용구였는데, 이런 그의 총구는 어느새 검은 갑옷을 착용한 놈의 머리를 노리고 있었다. 나중에 최후의 생존 10인에 들어갈 때 방해가 될게 뻔해 보이는 지라 미리 제거하려는 생각에서 저격하려는 것이다.
그렇게 조준경 십자선 중앙에 머리가 정지하자 망설임 없이 그대로 방아쇠를 당긴 강용구였다.
타앙-!!
총탄이 빛살과 같이 날아갔다. 됐어. 강용구는 놈이 죽는 다는 것을 한 치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순간 머리에 명중한 탄환이 그대로 튕겨 나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헉?!”
말도 안 되는 모습에 깜짝 놀란 강용구였는데, 총탄에 맞아 옆으로 꺾였던 놈의 고개가 서서히 올라가면서 어느새 자신을 향했던 것이다. 움찔! 놈과 눈을 마주친 순간 전신이 떨려왔다.
“제..젠장..”
전에 대놓고 기세를 뿜어내던 놈과 달리 이놈은 마치 숨죽인 맹수와 같이 기세를 감추고 있는 놈이었다. 이제야 느끼다니.. 감각전체가 지금 위험하다는 적색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튀자! 생각을 한 순간 몸부터 먼저 움직이고 있었다. 저격총을 회수하고는 그대로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그때 저격을 당한 당사자인 검은 갑옷의 주인 하동우는 무서운 속도로 쏘아져 오고 있는 상태였는데, 현재 전신은 짖은 마기들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파바바박-!! 스쳐 지나간 순간 주변 바닥에 파편들이 날아올랐다. 그 순간 하동우의 신형은 어느새 강용구가 있는 빌딩 벽을 향해 날아오르기 시작하면서 곧 평지를 달리듯 빠르게 벽을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파악!
어느덧 하동우의 신형은 옥상을 향해 올라서고 있었다. 그대로 옥상 위 허공위로 한차례 몸을 회전하고는 곧바로 옥상 바닥에 낮은 자세로 착지한 하동우였다.
아니! 벌써?! 강용구는 경악감에 빠졌다. 자신이 생각한 대로라면 놈이 오려면 최소한 5분간의 여유는 있어야 했던 것이다. 그런데 벌써 옥상 위까지 도착하다니!?
강용구는 반사적으로 자신의 체이탁 저격총을 하동우를 향해 겨누고는 방아쇠를 당겼다. 가까이에서 맞은 저격총의 위력은 아까전의 위력과 비교불과였다. 어느 정도 타격을 주리라 생각했다.
타앙-!!
빠르게 날아간 총탄은 어느덧 하동우의 가슴에 적중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총탄은 어느새 마기에 가로막혀 전혀 앞으로 나가지 못한 형태에서 멈춰졌다.
파직! 파직! 스파크가 튀어 오르며 어느덧 딸랑.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진 저격총알이었다. 강용구의 눈빛이 떨렸다. 그 순간 하동우의 손이 들리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검은 낫이 들려 있는 모습이었다.
파지지직-!!! 마기가 넘실거리는 낫의 모습에 강용구는 위험하다는 생각으로 뛰었다. 그가 달리는 방향을 옥상 끝. 그 순간 하동우의 손이 내려가면서 그대로 마기의 줄기가 강용구를 향해 날아들기 시작했다.
스아아악-!!
크윽! 잔뜩 인상을 쓰며 그대로 옥상아래로 뛰어 내린 강용구였는데, 이런 그의 위를 스치고 지나가는 마기의 줄기의 모습이었다.
어느덧 하동우가 고개를 내밀며 아래로 시선을 주는데, 강용구가 이런 그를 향해 다시 저격총을 쏘았다.
타앙-!!
총탄이 날아들며 하동우의 머리를 노렸다. 하지만 이번엔 그대로 손을 휘저어 옆으로 총탄을 튕겨버린 하동우의 행동이었다. 팅-!! 총탄이 옆으로 비켜가며 아래를 향해 다시 고개를 내리는 하동우의 모습이었고, 그 순간 강용구의 몸은 빠르게 빌딩 아래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일반적인 상식에서는 죽임이 확실해 보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강용구가 신고 있는 신발에서 진동과 함께 푸른빛이 일어났다.
웅!
순간 서서히 허공에서 정지한 강용구의 신형이었다. 그렇게 허공에 정지한 강용구는, 그대로 발을 휘졌기 시작했다. 우웅! 허공을 나는 강용구의 모습은 마치 얼음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듯한 모습으로 보였는데, 어느덧 강용구의 신형은 하동우에게서 멀어지기 위해 다른 곳을 향하기 시작했다.
{스카이 부츠} 반중력 장치를 활용한 하늘을 나는 신발 사용시 마치 허공을 스케이트를 타듯 빠르게 날 수 있다.
코인가격:1만 5000코인
하동우와 같이 많은 사람을 죽인 강용구답게 그 또한 벌어들인 많은 코인을 이용해 미래에나 있을 법한 {스카이 부츠}를 구입했던 것이다.
어느덧 도시 상공을 나는 강용구의 모습에 하동우는 씨익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재밌는 놈이네.”
그대로 팟! 옥상에서 뛰어내린 모습이었다. 강용구와 달리 하늘을 날지 못했지만 하동우의 신형은 빠르게 빌딩들 사이로 뛰어다니면서 강용구를 쫓기 시작하고 있었다.
이렇듯 서로 볼 수 없었던 이들이 마주하는 순간에도 소멸의 벽은 조금씩 대도시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상태였다.
이제 끝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세요. 제가 어제 잠오는 상태에서 써써 스카이 부츠를 워커부츠로 썼네요 스카이 부츠로 바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