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44 블랙스컬 아지트 =========================
막 발사를 끝낸 열기를 피어 올리는 RPG-7 발사관을 손에든 박종국은 폭발이 일어난 통로 보고는 어서 가라고 소리쳤다.
“더 이상 총알이 안날아 온다! 어서 돌격해!”
이런 박종국의 명령에 10여명의 인원이 그대로 달려 나가는 모습이었는데, 곧 폭발이 일어난 장소까지 달려가고서는 이내 어리둥절하는 모습을 했다. 폭발에 휩쓸려 죽었을 거라 생각했던 시체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죽은 사람이 없잖아?”
“폭발에 몸이 다 날아간 거 아닐까?”
“여기 총기 잔해는 있는데..?”
손전등을 통해 비춰진 바닥에는 폭발로 검게 그을려 부서진 M4 카빈소총 두정의 모습과 분신들이 얼굴을 가렸던 찢어진 천 조각만이 덩그래 있는 상태모습이었다. 다들 이런 모습에 이상하다는 얼굴로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그때 이런 그들을 향해 기습적으로 날아오는 총탄들이 있었다.
타다다다다탕-!!! 타다다다탕탕-!!! 타다다다탕탕탕-!!! 타다다다다탕-!!!
윽! 악! 크악! 으윽! 다들 몸 여기저기에 피가 튀며 총상을 입으면서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그렇게 6명 정도가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는데, 남은 4명이 급하게 바닥에 엎드렸다. 바닥에 엎드렸다고 해서 날아오는 총탄을 피할 수는 없었다. 정확히 그들을 노리고 날아온 총탄들은 엎드린 그들의 몸을 피가 튀게 만들면서 두들겼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554명이 남았습니다]
[100코인을 사살한 이로부터 얻으셨습니다.]
“아니?!”
통로 입구 쪽으로 보냈던 부하들이 한꺼번에 사살 당하자 박종국은 깜짝 놀란 음성을 토해내야 했다. 애초부터 돌격부터 시키면 안 되는 것이었다. 조직폭력배에 불과했던 박종국이었던지라 그런 사실을 알 리가 없었기에 이런 결과가 날이난 것이다. 솔직히 이제껏 이런 일이 없었다는 게 참으로 용한 일이었다.
박종국은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는 서둘러 RPG-7을 장전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10여명의 수뇌부들이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통로 쪽을 향해 무작정 AK-47소총들을 갈기기 시작했다.
파파파팍!! 파팍팍!! 파팍!! 여기저기 총탄들이 튀어 올랐다. 어느새 통로 입구 주변으로 도착해 엄폐를 하고 있던 신우는 연신 빗줄기처럼 날아오는 총탄의 모습을 보고는 혀를 내둘렀다.
“무식하게 쏴대네.”
놈들은 누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총을 갈기는 모습이었다. 그저 총알 낭비만 하고 있는 꼴이었는데, 완전히 오합지졸이라고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이런 신우의 생각은 어느 정도는 맞았다. 블랙스컬이라고 칭한 일당들은 애초부터 훈련도 안 된 일반인에 불과했던 이들이었던 것이다. 그저 이곳에 넘어와 무고한 이들에게 총을 쏘아 본 게 다인 그들이었다. 특히나 수뇌부라고 불리던 이들도 그저 어느 정도 강단 있고 총을 조금 쏠 줄 알기에 된 것일 뿐 특별히 뛰어난 이들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
“저게 다 내건대. 아깝네..”
연신 날아오는 총탄들이 다 자기 거(?)로 보인 신우였던지라 상당히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되도록이면 빨리 놈들을 끝장내야 한다는 생각을 먹은 신우였는데, 그때 귓가로 슈아아아-!!!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소리지? 잠시 이런 생각을 하며 조심이 고개를 내밀어 보려는 신우였는데, 순간 다른 쪽에 엄폐하고 있는 분신이 있는 곳에 로켓 하나가 불꽃을 내뿜으며 날아들어 폭발하는 모습이 보였다.
콰아앙-!!! 폭발과 불꽃이 일어난 모습을 본 신우는 헉! 하는 소리를 내뱉으며 엄폐한 곳에 얼굴을 감추었다.
“저것이구나?! 아까 그 폭발이!”
로켓포라니 전혀 생각해보지 않는 무기였다. 신우는 이대로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그대로 엄폐한 곳에서 떨어져서는 달리기 시작했다. 이런 신우의 움직임에 남은 3명의 분신들도 그대로 따라 엄폐한 곳을 빠져 나왔다.
그렇게 엄폐물에서 물러 난지 10여초가 지났을까. 그대로 로켓이 엄폐했던 곳을 향해 날아오는 모습이었다. 콰아앙-!!! 폭발과 함께 엄폐장소가 박살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미 떠나고 없는지라 애꿎은 로켓 한발만 낭비한 꼴이었다.
본부로 통하는 통로 입구에서 떨어진 곳까지 달려온 신우는 한숨부터 돌렸다. 그렇게 한숨을 돌리던 신우는 이내 통로 입구 쪽을 보고는 중얼거렸다.
“로켓포라니. 돌파하기가 쉽지 않겠는데.”
재사용시간이 끝난 모든 분신을 소모시키면서 돌격하면 어떻게 될 것 같기는 한데, 문제는 저런 로켓포가 얼마나 있냐는 것이다. 자칫 한발의 로켓을 놓쳤다 폭발에 휩쓸리기라도 하다면 무사하지 못할 것이 분명해 보였던 것이다.
잠시 그렇게 돌파할 방법을 생각하던 신우는 순간 기발한 방법이 생각났다.
“좋아. 그렇게 하면 되겠군.”
신우는 놈들에게 쉽게 다가갈 방법을 생각하고는 그대로 분신들의 재사용 시간을 기다렸다.
“총성이 멈췄군.”
아마도 자신이 없다는 사실을 눈치 챈 모양이었다. 신우는 즉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3명의 분신과 재사용시간이 되어 소환된 2명의 분신들을 향해 자신이 계획한 생각을 보냈다. 그 순간 5명의 분신들이 그대로 신우에게 다가와서는 신우를 들기 시작했다.
그랬다. 신우는 군 기지를 감싸고 있는 목책을 넘을 때 썼던 방법과 같이 분신들에게 던져져 놈들의 바로 위까지 갈 생각이었던 것이다.
어느새 5명의 분신들이 신우를 던지기 좋은 상태로 들러 올렸다. 거의 45도 각도로 서게 된 신우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런 신우의 손에는 2정의 M4 카빈소총이 들려 있는 모습이었다.
신우는 두정의 M4 카빈소총을 든 상태에서 짧게 심호흡을 하고는 분신들에게 시작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 순간 이런 신우의 신호에 맞춰 5명의 분신들이 온힘을 다해 신우를 던지기 위해 힘을 주기 시작했다.
푸와악-!!
지지직!
신우를 던져낸 5명의 분신들의 육체들이 흔들리며 일렁거렸다. 그만큼 모든 힘을 사용할 정도로 신우를 강하게 던졌던 것이다.
분신들에 의해 빠르게 날아간 신우의 신형은 어느새 통로 입구를 지나 박종국과 10명의 수뇌부가 있는 위까지 날아가게 되었다. 무려 100m가까이 날아간 꼴이었다. 신우의 시야에 이리저리 손전등을 비추고 있는 놈들의 모습이 보였다. 신우는 즉시 M4 카빈소총을 놈들에게 겨누었다.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는 블랙스컬 수뇌부들과 박종국이었다. 그들로서는 설마 던져져 날아올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특히나 어두운 밤하늘이었던 지라 완전히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점점 떨어져 내리기 시작한 신우는 방아쇠를 당겼다. 곧 양손에 쥔 M4 카빈소총들의 총구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오며 탄환들이 밤하늘을 가르며 빠르게 박종국과 수뇌부들을 노리기 시작했다.
타다다다다다다탕-!!! 타다다다다다탕탕-!!!
“어헉!?”
“악!”
“크헉!”
“뭐. 뭐야?!”
다들 하늘에서 예고도 없이 떨어지는 총탄에 반응도 못하고 피를 내뿜으며 쓰러지는 모습들이었다. 그렇게 총탄을 맞은 수뇌부들이 맥없이 쓰러지는데, 박종국도 마찬가지로 몸과 팔에 총상을 입고 그대로 뒤로 넘어가는 모습이었다.
한순간 일어난 광풍과 같이 박종국과 수뇌부들에게 총알을 먹여준 신우의 신형은 어느새 바닥 아래로 빠르게 떨어지고 있었다. 이대로 바닥에 착지했다가는 다리뼈가 으스러질 판이었다.
바닥이 얼마 안남은 그때 신우는 그대로 마지막 남겨 두었던 하나의 분신을 소환시켰다. 소환한 장소는 바로 아래. 모습을 드러낸 분신은 신우의 생각에 맞춰 그대로 몸을 뒤집더니 그대로 신우를 향해 발바닥을 보이는 형태를 취했다.
착!
어느새 신우의 발과 분신의 발이 마주하는데, 그 순간 분신이 그대로 신우를 위로 차올렸다. 그 순간 부웅~ 뜨는 느낌과 함께 살짝 올라가게 된 신우의 신형은 다시 바닥에 떨어지는데, 바닥과의 거리는 불과 6m에 불과했다.
파박! 바닥에 착지한 동시에 바닥을 몇 바퀴 구른 신우는 그대로 일어서서는 양손에 쥐고 있던 M4 카빈소총 1정을 바닥에 버리고는 쏘기 편하게 남은 M4 카빈소총의 탄창을 서둘러 갈기 시작했다.
철컥! 장전을 끝내고 서둘러 주변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신우였다. 쿵! 펑! 그때 신우의 뒤로 분신이 떨어져 그대로 터지는 모습이었다. 이런 소리를 들은 신우였지만 지금 당장은 살아있는 놈들을 처리하는 게 중요한지라 그대로 앞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으으..”
“으아..아아..!”
“쿨럭! 크욱.!”
몇 명이 날아든 총알에 운 좋게 산 모양이었는데. 입가에 피를 내뿜으며 비명들을 지르는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을 본 신우는 그들을 한명씩 쏴 죽였다.
타다탕-!! 타탕-!! 타타탕-!! 타타탕-!!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555명이 남았습니다]
[100코인을 사살한 이로부터 얻으셨습니다.]
마지막 남은 수뇌부를 쏴 죽인 신우는 이내 끝이다. 라는 생각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움직임이 없는 모습이었다.
“휴. 드디어 끝인가..?”
여기 죽인 자들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신우는 절로 긴장감이 풀렸다. 오늘 참으로 많은 사람을 죽인 것이다.
신우는 이내 고개를 돌려 본부건물이 있는 곳을 향해 시선을 주었다. 임나영이라는 그 여자. 저곳에 있겠지? 신우는 천천히 본부건물이 있는 곳을 향해 발걸음을 때기 시작했다.
그렇게 본부 건물 쪽으로 도착한 신우였는데, 건물 입구 쪽을 향해 걸어가다 그대로 발걸음이 멈추어졌다.
뭔가 바닥에 있다..? 피 냄새? 벌거벗은 여자? 죽었어? 자살인가?
자살한 것으로 보이는 벌거벗은 여자의 시신의 모습을 보던 신우는 뭔가 익숙한 느낌을 받았다. 저 뒷모습..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데?
순간 신우는 설마, 하는 얼굴이 되면서 서둘러 피가 웅덩이로 이룬 여자의 시체가 있는 곳을 향해 다가갔다. 목이 반대로 돌아간 모습이라 반대쪽으로 가서 얼굴을 확인한 신우였다. 그 순간 신우의 얼굴이 잔뜩 어둡게 변했다.
“임나영..”
자살해 죽은 여인은 임나영이였다. 그녀는 끝내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신우는 천천히 본부건물을 올려다보았다. 4층에 활짝 열려있는 창문의 모습이 보였다. 저곳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것이 분명했다.
씁쓸함이 밀려왔다. 분명 놈들에게 당한 것에 대해 참지 못하고 자살을 한 것이다.
“조금만 더 기다리지.. 그랬으면 살았을 텐데..”
구해주셔서 감사해요.
한순간 신우의 머릿속에 진심어린 감사인사를 하던 임나영의 모습이 떠올랐다. 왜 이렇게 기분이 이상하지.. 딱히 좋아 한다거나 하는 그런 감정은 없었잖아? 신우는 자꾸만 이 더러운 기분에 떨쳐내려 했다. 하지만 당장 느껴지는 이 더러운 기분은 떨쳐지지가 않았다.
“아하하.. 하하하..”
허탈한 웃음소리가 신우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기뻐서도 아니고 슬퍼서도 아니었다. 왠지 모를 이 더러운 감정을 떨쳐내기 위해서 내는 웃음소리였다.
탁.
그 순간 신우의 뒤로 큰 그림자가 어렸다. 번뜩이는 하나의 눈동자가 죽은 임나영을 내려다보며 허탈한 웃을 터트리는 신우를 노려보는데, 그 순간 후웅!! 하는 소리와 함께 신우의 머리를 향해 뭔가가 날아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 신우의 손이 뒤쪽을 향해 날아가 그림자의 얼굴을 움켜잡는 게 빨랐다.
덥썩! 꽉!
“크윽..!!”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이 전해지자 주먹을 뻗는 것도 멈춰졌다. 신우의 손아귀에 얼굴이 움켜쥔 자의 정체는 박종국이었다.
현재 몸 여지저기 총상자국이 있는 모습이었는데, 치명상은 피했는지 죽지 않는 모습이었다. 방금 전 신우가 살아남은 수뇌부들을 모두 죽일 때 끝까지 숨죽이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가 이내 방심한 신우의 모습을 보고 그대로 몰래 다가와 주먹을 내지르려고 한 것이다.
“눈에 안대를 한 그 모습. 네가 블랙스컬의 대장이구나.”
“으윽..놔라!”
얼굴을 움켜잡고 있는 신우를 손을 때기 위해 힘을 주는 박종국이었는데, 그의 굵은 팔뚝에서 나오는 힘으로는 꿈적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손아귀 힘만 강해지고 있었다.
“으아악!! 놔! 놔라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박종국의 모습이었는데, 점점 가해지는 힘에 얼굴뼈가 금들이 가기 시작하고 있었다. 당연히 고통의 비명소리는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아아..아아..악!!!”
“대체 이따위 짓거리를 왜 한 거냐. 이 시발새끼야.. 그냥 생존만 하지 왜 이따위 짓거리를 저질러서 내 기분을 더럽게 만드는 거냐고..”
잔뜩 내려앉은 신우의 욕설이 뒤섞인 말이 박종국의 귓가를 때렸다. 하지만 박종국의 귀에는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얼굴에 가해지는 고통이 너무 심해서 제정신을 차릴 수 없어 비명만 토해야 했던 것이다.
“크아아아-!!!”
“그냥 넌 나가 죽어.”
이빨까지 깨물고 말하며 그대로 온 힘을 다해 손을 움켜진 신우였다.
뿌득!!
얼굴이 함몰되어 박살이 난 박종국의 얼굴이었다. 두 눈알이 그대로 튀어나면서 뇌수와 핏물까지 신우의 손을 적시는 모습이었다. 즉사였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554명이 남았습니다]
[1200코인을 사살한 이로부터 얻으셨습니다.]
[상대방이 소유한 {인벤토리}안에 든 모든 물품이 이동되었습니다. 공간한계를 넘어선 관계로 강제로 1000코인을 소모하였고 {인벤토리}가 10m 넓이로 확장되었습니다. 이제 소유한 {인벤토리}의 공간 넓이는 15m입니다.]
아마 평소의 신우였다면 강제로 1000코인이 사용되었다는 말에 말도 안 된다며 길길 날뛰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신우는 평소와는 달리 전혀 길길 날뛰지 않고, 그저 손에 묻은 뇌수와 핏물을 털어버리고는 시신이 된 임나영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최소한 시신은 썩게 만들지 않게 해줄게. 그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이야.”
신우는 그대로 본부 쪽으로 들어가서는 숨어 있는 여자들을 찾아 본부 건물 밖으로 내보내버리고는 죽은 임나영의 시신을 안쪽으로 들어서 내려놓고는 그대로 전에 수거했던 20리터짜리 경유통을 꺼내서 본부 건물 곳곳에 경유를 뿌려서는 그대로 불을 붙게 만들었다.
화르르륵~~!!!
본부건물은 활활 타올랐다. 1층부터 시작한 불이 어느새 크게 번지기 시작하면서, 본부건물 전체가 불타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런 불타는 본부건물을 그저 바라만 보는 신우였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