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다-31화 (31/364)

00031 생존자 캠프 =========================

“그나저나 이 자동차 참 구형이네.”

“그러게. 정말 오래 되어 보이는걸. 그런데 여기저기 총알자국도 있고 유리창도 깨져 있는데? 민구야. 이 자동차 어떻게 구했냐?”

차량의 모습을 살피며 묻는 사람들 가운데, 한 사내가 그렇게 묻자 이민구는 자신만만한 얼굴을 하며 자랑스럽게 떠들었다.

“제가 훔쳤습니다. 어떤 멍청한 놈이 주유소 안으로 들어가기에 몰래 차를 훔쳐왔죠. 제가 정비공 출신 아닙니까. 전기선을 접지해서 시동을 걸고 곧바로 왔죠.”

당당하게 말하는 이런 이민구의 모습에 다들 그런 거냐는 듯 웃으며 짝짝짝. 박수들을 쳤다. 이런 박수소리를 들은 이민구는 참으로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였다. 건물 출입구에 있던 수아가 얼른 뛰어 나와서는 다급히 묻는 모습을 했다.

“혹시 그 사람 키가 어떻게 돼요? 얼굴은요? 생김새를 말해줘요.”

“어엉? 수. 수아씨. 갑자기 그건 왜 묻는 겁니까?”

이민구는 자신의 바로 앞까지 다가와 묻은 수아씨의 행동에 상당히 당황했다. 너무 가까워 향긋한 살내음까지 맡아지자 절로 얼굴이 붉어지며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사실 이민구는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여자로서 수아에게 관심이 있는 상태였다.

“수아야? 갑자기 그건 왜 묻는 거니?”

김준수가? 대체 왜 그런걸. 묻는 거냐는 말에 수아는 얼른 차를 가리키며 모르겠냐는 듯 말했다.

“준수오빠. 모르겠어요. 이 차 그 사람 거라고요.”

“그 사람..? 대체 누구를.. 아앗!”

김준수는 무슨 말인지 모르다가 순간 한 사람의 모습을 떠올리고는 크게 눈을 뜨며 황급히 차량의 모습을 살폈다. 벌써 십여 일은 훨씬 지난지라 신우가 몰고 간 차량의 모습을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 남자가 타고 떠난 차량의 모습과 흡사했다.

“대체 왜 그래요? 뭐 때문이데요?”

이민구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그렇게 묻자 김준수는 굳은 얼굴을 하며 어느새 이민구의 어깨에 두 손을 얹으며 진지한 얼굴로 묻기 시작했다.

“혹시 키가 대략 185cm정도에 제법 덩치가 크지 않았어? 소총도 소지하고 있고 말이야?”

이런 김준수의 물음에 이민구는 떨떠름한 얼굴을 하며 몰래 숨어서 지켜보았던 신우의 모습을 기억하고는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마. 맞아. 맞는 것 같은데, 대체 왜 그런 걸 물어보는 거야?”

이런 이민구의 말에 김준수는 깊은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이런 김준수의 모습에 근처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영문을 모른 채 대체 왜 그러냐는 얼굴이 되어야 했다. 이런 모습에 김준수는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아무래도 이 차의 주인이 제가 알고 있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말한 김준수는 신우에게 구해진 상황에 대해서 설명했고 사람들은 이런 설명을 들은 상태에서 고개를 끄덕이는데, 사람들 중 40대 초반의 중년인이 말했다.

“그러니까 이 차의 주인이 생명의 은인이라는 말이로군.”

“그렇습니다.”

“허. 이걸 어쩌나..”

“그러게 말이에요.”

사람은 곤란해 졌다는 얼굴들을 해야 했다. 생존자 캠프를 만들면서 자신들을 받아준 고마운 존재인 리더인 김준수와 본래 있던 멤버들 생명의 은인의 차량을 훔친 것으로 되었으니 어떡하면 좋겠냐는 생각들을 해야 했던 것이다.

“자. 잠깐. 지금 지금 내가 잘못했다는 거야?”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자 이민구가 그렇게 말하는데, 김준수는 고개를 저으며 아니라는 듯 말했다.

“알고 그런 것도 아니니 민구 너의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돌려주는 게 맞아.”

“그. 그런.”

이민구는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훔친 이상 저 차는 자신의 것이다. 그런데 그대로 돌려준다니 이민구로서는 미칠 노릇이었다. 이민구는 사람들의 모습을 살폈다. 다들 돌려주자는 분위기로 가득했다. 이대로 거절하면 완전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갈 판이었다.

이민구가 그렇게 우물쭈물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때 옥상위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준수씨! 물품을 구하러 나갔던 조가 돌아오고 있어요!”

옥상에서 들리는 말소리에 김준수는 잠시 이민구에게 차를 돌려주는 것에 대해서 그렇게 하자는 듯 무언의 눈빛을 보내고는 곧바로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물품을 구하러 떠났던 조가 돌아오나 봅니다. 다들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방어태세를 유지합시다!”

이런 김준수의 말 따라 사람들은 우르르! 각자의 맡은 장소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김준수는 서있던 수아를 안으로 들여보내고는 곧바로 자신의 AK-47 소총을 잡으며 일행들이 다가오길 기다렸다.

그렇게 이민구까지 캠프(개조모텔) 안으로 들어가고 5분여가 지나자 조용한 주변 소리와 함께 사람들은 차량의 엔진음을 들어야 했다. 다들 이런 소리에 의문을 느껴야 했다.

“왜 저렇게 빨리 오지?”

“평소보다 다급히 오는 것 같지 않아?”

“뭔가 문제가 일어난 거 아닐까? 불안한데..”

다들 한마디씩 하며 있는 그때 마침내 1톤 트럭 1대가 그대로 캠프 바로 앞까지 다가와서는 그대로 급하게 정지하는 모습이었다.

끽! 정차한 차량의 문이 열리는데, 그곳에는 이마에 피를 흘리는 20대 중반의 사내가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그는 상당히 다급해 보이는 얼굴을 하는데, 자신에게 뛰어오는 김준수의 이름을 불렀다.

“준수형!”

“아니 상근아.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이마에 그 피는 또 뭐고? 대체 무슨 일을 당한 거야?”

다급히 물어오는 이런 김준수의 말에 상근이라고 불린 사내는 그게 문제가 아니라는 듯 얼른 뒤쪽에 있는 짐칸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우. 우선 빨리 치료가 필요해요! 얼른요!”

이런 상근이라는 사내의 말에 김준수가 얼른 짐칸 쪽을 향해 뛰어가는데. 그곳에는 온통 피를 흘리며 고통의 신음성을 지르고 있는 2명의 사내들이 있었다. 그들의 상태는 정말 심각해 보였다. 그들의 가슴은 커다란 맹수의 손톱이 할퀸 듯 한 자국이 나있었던 것이다.

짐칸 바닥은 이미 온통 피웅덩이가 고여 있는 상태라 할 수 있었는데, 뒤따라 온 사람들은 부상을 입은 모습과 짐칸의 모습을 보며 경악된 얼굴을 해야 했다.

“다른 사람들은?! 왜 3명만 돌아 온 거야?!”

떠날 때 7명이었던 조였다. 그런데 그들 중 지금 3명만 돌아온 것이다. 이런 김준수의 말에 상근이라는 사내는 고개를 돌리며 크윽. 하는 신음성을 내며 말했다.

“모두 공격받고 죽었어요. 형.. 전 간신히 저 둘만 데리고 도망친 거예요.”

이런 침통한 상근이라는 사내의 말에 김준수는 젠장! 이라는 말이 절로 나와야 했다. 하지만 이내 이럴 때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이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우선 부상자를 캠프 안으로 옮깁시다!”

이런 김준수의 말에 사람들은 그제야 경악한 마음을 수습하며 서둘러 짐칸에 쓰러져 있는 부상자 둘을 옮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심이 옮긴다고 해서 충격이 없을 수는 없었다. 두 사내는 연신 크아악! 아악! 하는 비명들을 계속해서 질러야 했다.

이런 두 사람의 비명이었는데, 당장 위험이 노출된 밖에 둘 수 없는 상태라 얼른 캠프 안으로 둘을 옮겼다. 이런 둘을 옮기면서 복도가 온통 핏물이 가득했는데, 사람들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어느새 2층에 있는 2인실에 있는 두 개의 침대에 부상자 둘을 눕힌 사람들이었는데, 다들 이제 어떡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모습이었다. 그때 이런 사람들 틈에서 누군가 뛰쳐나오는 모습이었는데, 최진영이었다. 그녀는 곧바로 부상자에게 달려가서는 그대로 들고 왔던 깨끗한 천을 상처부위를 압박하는 모습을 하며 고개를 돌려 소리쳤다.

“수아야 빨리!”

이런 진영의 목소리에 어느새 수아도 깨끗한 천을 들고 와서는 그대로 남은 부상자의 상처부위를 압박했다. 이런 둘의 모습에 사람들은 그제야 우물쭈물 하는 것을 멈추고는 서둘러 이런 둘을 돕기 시작했다.

그렇게 두 부상자를 치료하려고 분주한 그때 뒤따라 왔던 김준수와 상근이라는 사내는 이런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김준수는 어느새 잔뜩 풀이 죽어 고개를 숙이고 있는 상근이의 모습을 보고는 등을 두드려 주며 위로했다.

“괜찮아. 살아 돌아온 것도 천운인거야. 넌 부상자인 저 둘을 데리고 무사히 왔잖아.”

이런 김준수의 위로에 상근이라는 사내는 어느새 눈물을 터트렸다. 도망칠 당시 들리던 비명소리들이 아직도 머릿속에 떠나지 않고 있었다.

“어떻게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건지 자세히 말해줄 수 있겠니..?”

이런 김준수의 물음에 잠시 망설인 상근이라는 사내는 이내 애써 마음을 추스르고는 이렇게 부상자만 데리고 온 사정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물품을 구하기 위해 캠프를 떠난 조가 처음 도착한 장소는 작은 마을이었다. 그곳에는 십여 구의 좀비들이 존재하고 있었는데, 일행들은 7명의 무장인원이었던지라 손쉽게 이런 좀비들을 처리했다. 그렇게 모든 좀비들을 처리하고 집들을 뒤지며 리젠되는 물품들을 구하는데, 제법 유용한 물건들을 모울 수 있었다. 운 좋게 총기까지 1정 구했던 것이다. 그렇게 모든 마을을 뒤지고 다음 물품조달 장소를 찾기 위해 떠난 일행들이었다. 2시간을 더 이동하고 도착한 곳은 마을이라고 하기에는 제법 큰 소도시 규모의 소도시였다. 처음 도착해 보는 장소였던 것이다. 보이는 좀비들도 대략 300여구가 넘었다. 일행들은 이런 소도시를 앞에 두고 고민했다. 제법 많은 좀비들의 수였기에 들어갈 말지 고민했던 것이다. 결국 일행들은 엄두가 나지 않아 소도시에 들어가길 포기했다. 그렇게 포기하고 돌아가려는 일행들이었는데, 순간 한발의 총성이 터졌다. 이런 총성에 다들 급하게 엄폐하는데, 다행이 아무도 다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저격으로 의심 대는 총성이었기에 다들 엄폐한 곳에서 움직이질 못했다. 그렇게 10여분이 지나고 일행들은 혹시 돌아갔나? 싶어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또 다시 총성과 함께 주변에 총탄이 튀자 다들 다시 엄폐한 곳에 들어가 움직이지 못했다. 그렇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데, 이런 일행들에게 다가오는 위협이 있었다. 사냥꾼. 신우가 기어 다니는 놈이라고 부르는 푸른색을 띠는 피부를 가진 변종 좀비의 등장이었다. 그것들의 갑작스러운 습격에 일행들은 반격하며 연신 총을 쏴야 했다. 다행히 습격한 사냥꾼을 죽일 수 있었던 일행들이었다. 하지만 워낙 갑작스러운 기습인지라 심각한 상처를 입은 두 부상자가 생기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 다들 황급히 부상을 당한 두 사람을 트럭 짐칸에 옮겨야 했는데, 그때 남은 일행들의 눈에 빠르게 자신들을 향해 기어오는 수십여 마리의 사냥꾼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순간 불꽃이 일며 총탄들이 수없이 발사되어야 했다. 그렇게 불과 2분도 안되어 일행들은 전멸당하는 사태를 맞이해야 했는데, 결국 마지막 까지 저항하던 상근이 힘겹게 차량에 올라탈 수 있었고, 차를 몰고 무사히 그곳에서 빠져 나갈 수 있었다.

그렇게 상근이라는 사내의 입에서 모든 설명을 들은 김준수는 깊은 수심에 잠겨야 했다. 일행들이 사냥꾼에게 당한 것이지만 결국 핵심은 사람의 공격으로 인해서 전멸을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대체 누굴까? 왜 일행들을 일부러 죽게 만든 거지? 김준수는 도통 알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큰일이야..”

이때 임오식이 다가오며 말하는 모습이었다. 그의 표정이 무척 어두웠다. 김준수는 뭐 때문에 이런 말을 한 것인지 알기에 굳은 표정을 물어야 했다.

“저 둘을 살릴 수 있겠습니까..?”

“무리이지 않을까싶네. 당장 상처치료에 필요한 의료물품도 없는 상태고, 특히나 우리들 중에는 의료에 관련된 지식이 있는 사람도 없는 상태라는 게 가장 큰 문제라네. 결국 저 두 사람이 죽는 건 시간문제라는 것이지..”

음.. 김준수는 이런 임오식의 설명에 절로 침음성을 흘러야 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상근까지도 잔뜩 주먹을 쥐는 모습을 해야 했는데, 결국 두 부상자의 죽음이 기정사실이라는 걸 스스로들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잔뜩 침울한 모습을 해야 한 그들이었는데, 이런 가운데 진영과 수하는 옷에 피가 튀는 것도 모르고 연신 사람들과 함께 두 부상자를 치료하려고 하고 있었다.

한편 한창 부산스러운 이런 캠프 안 상황과 달리 밖은 현재 조용한 상황이었다. 옥상 위에서 4명의 사내들이 각 방향마다 감시를 하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초조한 모습으로 주변을 살피는 상태였다.

다들 물품 조달조가 반이 넘게 죽고 3명만 부상을 입고 돌아온 것에 대해서 불안함 마음을 가지고 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그렇게 불안감으로 가득한 캠프에서 700m 떨어진 작은 산 쪽에서 하나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었다. 뭔가가 풀숲에 모습을 감춘 모습이었는데, 어느새 천천히 앞으로 나오며 그 윤곽이 들어나고 있었다.

끄에에..

푸른색을 띠는 피부와 이런 피부사이로 보이는 실핏줄들의 모습, 손가락 끝에 난 뾰족한 검은빛을 띄는 손톱의 모습까지 놈은 사람들에게 사냥꾼이라고 불리는 변종좀비였다.

놈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로 30분간 캠프의 모습을 살피는 행동을 하는데, 이내 몸을 돌리더니 그대로 다른 곳을 향해 빠르게 기어가기 시작했다. 동료를 부르기 위해 자신의 서식지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사냥꾼이라고 불리는 변종좀비가 사라지자 이런 장소를 향해 조심히 모습을 드러내는 인영이 있었다. 그는 풀숲과 구분이 안 되는 위장복을 걸치고 있었는데, 얼굴은 물론이고 위장복 안까지 온통 진흙을 바르고 있는 모습이었다.

사냥꾼에게서 자신의 위치를 들키지 않게 하기 위해서 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한편 이런 그의 두 손에는 저격총이 들려 있는데, 체이탁이라고 불리는 저격총의 모습이었다.

“흐흐흐..”

흰자와 갈색 빛을 띤 눈동자만 드러난 사내는 연신 웃고 있었다.

이 모든 게 그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물품조달 조를 향해 저격을 하여 사냥꾼이 공격하게 움직이게 만든 것도 그였고, 이렇게 캠프를 향해 사냥꾼이 몰고 온 것도 그였었다. 모든 게 그의 계획아래 이루어진 것이다.

사내는 이런 모든 상황이 너무도 즐겁고 재밌었다.

“재밌는 세상이야..”

그렇게 즐거운 듯 중얼거린 사내는 어느새 천천히 모습을 감추기 시작하는데, 뭔가 일반사람 같지 않은, 제대로 된 생존전투를 배운 전문가의 모습이었다. 어느새 주변은 조용해 졌고, 그저 풀잎이 스치는 소리만 들리는 모습이었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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