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30 생존자 캠프 =========================
9일 후.
이제 이곳에 넘어 온지 벌써 32일 차가 되는 날이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난 것이다. 현재 신우는 차량을 멈춰 새운 상태였는데, 휑한 분위기를 가진 주유소 앞에 멈추어선 상태였다. 이곳에 정차한 이유는 차량에 필요한 경유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동안 상점을 통해 20리터짜리 기름통 몇 개 정도를 구입해서 차량의 기름을 보급해 왔었는데,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다. 고작 20리터까지 경유기름통 하나가 10코인이나 했던 것이다. 총알이 가득 채운 탄창 하나 값이 10코인이었다. AK-47 자동소총 한정이 50코인 한다는 것과 차량 한 대 값이 대략 300코인 정도를 생각하면 비싸도 너무 비싸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 상점 물건이라는 게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던 것이다.
정말이지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건 완전 정 급할 때나 구입하지. 웬만해서는 구입할게 아니라고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마음이었다.
텅. 소음기가 장착된 M4 카빈소총을 든 신우가 차량에서 내리면서 차량 문을 닫는 모습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는데, 아직까지 좀비나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곳으로 넘어 와서 처음으로 발견한 주유소의 모습은 무척이나 어두운 분위기였다. 깨진 유리창과 잔뜩 녹이 쓴 주유기의 모습들. 그리고 버려진 5대정도의 폐차량들의 모습까지. 오랜 시간동안 방치되어 버려진 모습이었다.
“경유가 있을까 문제인데.. 망할 상점 같으니라고. 경유 20리터에 10코인이 말이 돼.”
상점의 판매가격을 비판하던 신우는 이내 스윽. 주변을 둘러보며 인기척을 느끼면서 천천히 주유소 안을 향해 이동을 했다. 이동할 때마다 바스락. 거리는 돌 부스러기를 밟는 소리가 들렸는데, 바닥이 온통 깨져서 소리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발자국 소리만 들려오는 가운데, 주유기에 가까이 다가간 신우는 쯧. 혀를 찼다. 주구기에 연결된 호스가 끊어지고 없었던 것이다. 이 상태라면 경유가 있더라도 넣지 못하는 상태라 할 수 있었다.
잠시 주유기를 살펴보던 신우는 이내 잠시 안쪽을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으로 주유소 건물 안쪽을 향해 시선을 주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워낙 하늘이 잿빛으로 가득한지라 건물 안쪽은 역시나 어두웠다. 보이지 않는 시야에 신우는 다 방법이 있지. 하는 표정을 하고는 그대로 M4 카빈소총에 달려있는 라이트를 켰다. 달칵. 어느새 소총 전방이 밝아진 모습이었는데, 주유소 건물 안의 풍경이 그대로 들어나는 모습이었다.
편의점도 겸용으로 하였던지 물건 받침대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이런 받침대에는 아무런 물건들이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당연한 일인가.”
이렇게 방치 된지 오래되어 보이는 곳에 성한 물건이 있을 리가 없었다. 리젠 된 물건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렇게 잠시 실없는 생각을 하던 신우는 그대로 출입문 쪽을 향해 움직였다. 출입문은 깨진 유리문이라 그대로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슥. 간단히 유리가 있었을 공간을 몸을 넣어 통과해 안쪽으로 들어선 신우였는데, 역시나 밖에서 보았을 때와 같이 안쪽의 모습은 다를 봐 없는 상태였다.
뒤져나 보자. 그렇게 생각한 신우는 안쪽을 뒤지기 시작했다. 계산대부터 시작해 구석구석 다 뒤졌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완전 꽝이었다.
“여기도 꽝인가..?”
재수가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신우는 이내 아까 뒤지다 보았던 안쪽으로 연결된 것 같은 문을 향해 움직였다. 아까 확인 해 보았는데, 문은 잠겨 있는 상태였다.
“어떡하지..?”
문을 부술지 말지가 살짝 고민되는 순간이었다.
“총알 아까운데..”
아직까지 남은 탄약박스들이 인벤토리에 상당히 남아있는 상태였지만 그래도 상점 이용 시에 비싼 값으로 구입해야했기에 고민될 수밖에 없었다.
“흐음..”
결국 결론을 내렸다. 어차피 아무런 소득 없이 그냥 돌아가는 것도 그렇기에 결국은 총을 사용하기로 했다. 신우는 그대로 들고 있던 M4 카빈소총의 총구를 문 열쇠구멍 부분을 향해 겨누고는 망설임 없이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푸슝! 푸슝! 푸슝!
소음기로 인해 줄어든 총성이었는데, 그래도 건물 안 전체에 울리기에는 충분했다. 신우는 열쇠 구멍 부분이 부서지자 그대로 문을 열었다. 끼익..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오랜 시간 동안 열리지 않았던 경첩인지라 소음이 발생했다.
소총에 연결된 라이트로 밝아진 내부의 모습은 온통 어질러져 있는 풍경이었다. 바닥에는 비워진 통조림 캔들과 과자봉지들 그리고 음료수 캔들까지 바닥을 온통 뒹굴고 있는 모습이었다.
누군가 살았었나? 사람이 살았던 흔적의 모습이었기에 신우는 더욱 경계심을 키웠다. 그리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최대한 어질러진 캔들을 밟지 않고 이동했다. 그렇게 이동하던 신우는 순간 발걸음을 멈추었다
“사람 뼈?”
시야에 들어오는 건 바닥에 앉아 있는 형태의 백골시신의 모습이었다. 좀비로 인해 시신은 많이 봤어도 백골시신은 처음 본 신우였다.
“설마 갑자기 움직인다거나 그런 건 아니겠지?”
설마 하는 심정으로 말하는 신우였는데, 역시 기우였나 보다 그 상태 그대로 아무런 움직임도 없는 백골시신이었다. 이런 모습에 호기심에 소총으로 이리저리 찔러보거나 옆으로 움직여 보는데, 순간 백골시신이 그대로 옆으로 넘어가면서 탈그락! 거리는 소리와 함께 잘게 부서진 모습이 되었다.
“그냥 부서지네.”
제형태를 잃은 백골시신의 모습에 그렇게 혼잣말로 중얼거리던 신우는 이내 백골시신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는 곳에 떨어진 리볼버 권총 한정을 볼 수 있었다. 그대로 들어 올리면 매만지며 살펴보는데, 상태는 괜찮아 보였다.
“총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니까.”
그렇게 중얼거린 신우는 그대로 인벤토리에 리볼버 권총을 챙겨 넣고는 이내 백골시신의 흔적을 보며 결국 자살해 죽은 건가? 란 생각이 들었다.
“하긴 딱 봐도 여기서 오랜 시간동안 견디며 살다가 더 이상 먹을 게 없어서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것 같네.”
여기저기 뒹굴고 있는 빈 캔 깡통들의 흔적이 말해주는 모습이었다. 어찌되었든 신우는 쓸만한 물건을 찾는 게 우선이었기에 더 이상 백골시신에 관심을 주지 않고 방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여기저기 뒤지며 찾았을까. 뭔가를 발견한 신우였다.
상태가 깨끗한 걸 보면 여기가 리젠 장소가 분명했다. 신우는 나무 사물함 안쪽에서 발견한 건 흰색의 플라스틱 상자를 살폈다.
[구급상자] :소독약, 항생제, 붕대, 진통제가 들어있는 구급상자다.
머릿속에 각인되는 설명에 신우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로고 보니 이런 치료약품을 사용한 적이 없던 신우였다. 그동안 다치면 녹광으로 치료하고 했던지라 전혀 사용할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아. 진작 생각했었어야 했는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게 몸이었기에 이런 구급약품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뒤늦게 깨달은 신우는 이제라도 발견한 게 무척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새 구급상자를 인벤토리 안쪽에 보관한 신우는 비록 차량 연료는 얻지 못했지만 구급약품이라는 생각지도 못했던 물건을 손에 넣은 걸로 마음에 위안을 얻어야 했다.
그렇게 더 이상 얻을 건 없다는 생각으로 방을 나서려던 신우였는데. 그때 순간 시동이 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절로 눈을 크게 떠야 했다. 뭐. 뭐야?! 당황하던 신우는 그대로 총구를 앞으로 겨누며 주유소 건물 밖을 향해 뛰어나갔다. 그렇게 방을 나서며 편의점 건물을 나왔는데, 부우웅-!! 거리는 엔진음 소리가 들리면서 자신의 차가 그대로 앞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이런 시벌놈이!”
급하게 달려가는 차량을 향해 총구를 겨눈 신우는 조준경을 통해 확대된 차량의 모습을 보았다. 십자선을 통해 안쪽에 누군가 차량을 몰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신우는 망설이지 않고 방아쇠를 당겼다.
퓨슝! 퓨슝! 퓨슝! 퓨슝! 퓨슝! 퓨슝!
연속에서 총탄이 발사되었다. 차량 곳곳에서 불꽃과 함께 뒷 유리창이 깨지는 모습이었는데, 막상 쏘고 보자 자신의 차에 쏜다는 생각에 입안이 무척 썼다.
어느새 조준경 십자선을 바퀴로 총구를 돌리는 신우였는데, 내심 방아쇠를 당기기가 망설여졌다. 더 이상 차를 손상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망설이는 사이에 차는 멀리 사라지고 없는 상태가 되었다. 사라지는 차량의 모습에 신우는 허탈한 마음으로 총을 내려야 했다. 그리고 이내 호주머니에서 차 열쇠를 꺼내서 시선을 주며 중얼거렸다.
“어떻게 시동을 건 거지?”
차 열쇠는 엄연히 자신에게 있는데, 어떻게 시동을 건 것일까? 혹시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뭔가 전선을 조작해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차량을 도둑맞은 것에 참으로 화가 나는 신우였다.
“하~ 그나저나 이제 걸어 다녀야 한다는 거네.”
어찌되었든 졸지에 차량을 도둑맞아 다시 뚜벅이 인생이 되어버린 것이다.
“아.. 열 받네.”
그렇게 중얼거리던 신우는 잠시 차량이 사라진 방향을 향해 시선을 주었다. 그렇게 잠시 고민하는데, 이내 발걸음을 차량이 사라진 방향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신우는 도둑놈을 잡아 제대로 족치려고 마음먹은 것이다.
그렇게 신우가 도둑맞은 차량이 달려간 방향을 향해 움직이려는 그때 신우의 차량을 훔친 도둑은 차를 몰며 무척이나 십년감수 했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휴~ 역시 제대로 된 무장을 갖춘 놈이었어. 싸우려 했었으면 어쩔 뻔 했어.”
고작해야 손도끼 하나를 가진 사내로서는 싸우지 않고 차량을 훔쳐 도망친 게 무척이나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낄낄.. 그나저나 완전 열 받았을 거야 그놈.”
막상 제대로 엿을 먹였다는 것에 참으로 후련해지는 기분이 든 사내였다. 그렇게 강하지 못한 사내였다. 그렇다고 좋은 무기도 가지지도 못한 사내였다. 그에게는 권총하나 없었다. 그 때문에 현재 몸담은 캠프에 제대로 된 대접도 못 받는다고 생각한 사내일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렇게 혼자 나온 것도 자격지심 때문에 캠프에서 뛰쳐나와서인 것도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비중이 없는 자신에게 너무 자존심이 상했던 것이다. 물론 뛰쳐나오고서는 후회해야 했다. 왜 그따위 자존심 때문에 무서운 캠프 밖으로 나온 걸까? 하고 깊은 후회심이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차를 가져가면 달라지겠지.”
한껏 마음이 들뜬 사내였다. 이곳에서 차는 무척이난 중요한 이동수단이었다. 두발도 뛰어 다녔다가는 자칫 좀비에게 잡혀 물어 뜯겨 죽을 수 있기에 안전하고 빠른 차량이 가장 중요했던 것이다.
“응? 좀비네.”
캠프에 가져가면 달라질 자신의 대우에 한껏 기대하던 사내는 아스팔트 도로가에 천천히 걸음을 때고 있는 좀비의 모습을 발견했다. 히죽. 사내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본래라면 발견 즉시 도망쳤을 사내였을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가 있는 이상 아니었다. 어느새 액셀을 깊게 밞으며 속도를 올렸고 그대로 부아앙-!! 하는 소리와 함께 차량은 빠르게 달려가서는 좀비를 그대로 박아버렸다.
퍼걱!! 잔뜩 핏물이 앞 유리창에 뿌려지는 모습이었다. 사내는 얼른 와이퍼를 사용해 앞 유리창을 닦아내고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뭔가 자신이 엄청 강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은 것이다.
“후후후.. 역시 자동차야.”
좀비 한 마리쯤은 그대로 돌진해 박살을 내버리니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좀비를 처리한 사내는 잔뜩 들뜬 마음으로 차량을 운전했고 40분도 안 되어 목적지인 숨겨진 캠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말이 캠프지 구석진 산길에 있는 7층 규모의 모텔 건물을 개조한 장소였다. 출입구를 제외하고는 뾰족한 나무창이 빼곡히 달려 있는 바리게이트울타리들이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었고. 모텔 창문들도 나무판자들로 다 막혀 있는 상태였다.
사내의 눈에 모텔 출입문을 통해 사람들이 우르르 빠져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옥상에도 총기로 무장한 사람들과 활을 든 사람들이 조준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사내는 그런 모습에 얼른 유리창을 돌려서 열고는 얼굴을 창문 밖에 내밀고는 소리쳤다.
“접니다! 저라고요!”
이런 사내의 고함소리에 잔뜩 경계하던 사람들은 차량에 탄 사람이 누군지 확인하고는 그제야 경계심을 푸는 모습이었다. 어느새 사내가 모는 차량은 모텔 정문 근처에 정차하는 모습이었는데, 곧 차량에서 내린 사내였다.
사내는 자신을 보는 모두를 향해 차량을 두드리는 행동을 하고는 이내 자신만만한 얼굴을 하였다.
“이야. 말없이 어딜 갔는지 궁금했는데 차를 가져오다니 어떻게 된 거야?”
“오. 자동차잖아. 어떻게 얻는 거야?”
몇 명 사내들이 자동차의 모습에 반색하며 말하는 모습이었는데, 이런 이들 가운데 덩치가 제법 있는 사내가 앞으로 나서더니 화가 난 음성으로 소리쳤다.
“이민구! 말없이 어딜 갔던 거야! 갑자기 없어져서 찾았잖아!”
화를 낸 사내의 모습은 무척이나 익숙했다. 김준수 그였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모텔 정문을 통해 나온 사람들 가운데는 신우가 익숙해야할 모습들이 제법 있는 모습들이었다. 임오식, 강진수, 최진영, 한수아, 그들도 이곳에 함께 있었다. 신우에게 구함을 받고 급하게 떠났던 그들이 지금 이곳에 캠프를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미안해. 준수형. 갑자기 사라져서 많이 놀랐지. 하지만 나 차를 가져왔어. 이거 봐”
텅텅. 차량의 보닛을 두드리며 자신만만한 얼굴을 한 이민구라는 사내의 모습이었는데, 그때 지켜보고 있던 수아가 뭔가를 떠올렸는지 아! 하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아! 저건..”
“왜 그래?”
옆에서 권총을 든 상태에 있던 최진영이 의아해 하며 뭘 봤기에 그러냐며 묻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아는 이런 진영이의 목소리를 들으면 엉망이 된 차량의 모습을 보고는 누군가를 떠올렸다.
그녀가 떠올린 얼굴은 신우의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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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