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다-18화 (18/364)

00018 뜻밖의 정보 =========================

4일 뒤.

신우는 고민 끝에 지하 아지트에서 지낼 수 있을 만큼 최대한 지낸 뒤에 다른 곳으로 움직이기로 결정을 내렸다. 굳이 자신이 저들을 겁낼 필요가 없다는 생각과 함께 힘들게 만든 지하 아지트를 버리고 갈 필요 있냐는 생각으로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4일 동안 지하 안에서만 지낸 신우였다. 간간히 총기들을 점검하거나 닦기도 하고 가벼운 스트레칭과 운동으로 몸을 푸는데, 그밖에 할 것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 따분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뭐하나?”

밖에 나가지 않으니 너무 따분했다. 혼자 있을 때는 그나마 나가서 여러 가지 수확물을 가지고 오는 재미라도 있었는데, 이제는 밖에 사람이 있다는 것에 그것도 하지 못하니 너무 따분한 것이다.

내심 자신이 죄진 것도 아닌데 굳이 저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그들과 만나지 않는 게 좋은 거라는 생각에 고개를 저었다.

그나저나 이곳에 온지 벌써 15일째다. 처음 생존했을 때보다 훨씬 시간이 지난 것이다. 신우는 내심 누가 그 좀비왕, 이라는 것을 어서 죽여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라면 왠지 1년이 넘도록 계속 이곳에 있을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던 것이다.

“정말 아무도 죽이지 않는 거 아니야?”

신우는 이런 생각을 하는데, 내심 기분 나쁜 한사람을 떠올렸다. 하동우. 자신과 같이 최초의 10인이자 특별한 능력을 가진 자. 그놈이라면 왠지 좀비왕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과연 그놈이 좀비왕을 죽일지 미지수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놈은 여자를 강제로 강간하고 사람을 너무도 쉽게 죽이는 사이코패스 같은 놈이었다. 그런 놈이 사람들을 나두고 좀비왕을 찾아 나설 일이 있을까? 싶은 것이다.

“퍽이나 그러겠다.”

신우는 고개를 저으며 이내 오늘도 가볍게 스트레칭이나 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움직이려 했다. 그런데 그때 귀속으로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이게 무슨 소리지?”

귀를 더욱 기우려 본 결과 들려오는 소리가 차량이 움직이면서 나는 소리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한마디로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였다. 차량? 혹시 그자들이? 신우는 4일전에 농장건물을 점거했던 자들인가? 싶은 마음에 급히 무장을 갖추고는 즉시 벽에 있는 홈을 딛고는 빠르게 위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가볍게 뚜껑이 덥혀 있는 곳까지 올라선 신우는 곧 귀를 밖으로 기울이며 밖에서 나는 소리를 들었다.

끼익. 차량이 멈추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함께 곧 차문이 덜컹, 열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차에서 내리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이런 소리에 더욱 귀를 활짝 연 신우였다.

저벅저벅. 발걸음 소리를 들은 결과 신우는 2명으로 보이는 발걸음이라는 사실에 인원이 2명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신우는 더욱더 귀를 나무뚜껑에 바짝 붙였다. 순간 말소리가 들려왔다.

“오식이 아저씨, 여기 못 쓰는 트럭 있는데 여기서 부품 좀 때어갈까요?”

목소리가 무척 굵은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곧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중년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글쎄.. 쓸 만한 게 있을까 모르겠군. 그래”

오식이라고 불린 중년사내가 곧 트럭에 다가와서는 본네트 뚜껑을 열려는지 뭔가 만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녹이 잔뜩 쓸어 잘 열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끄응. 자네도 힘 쫌 쓰게.”

“아. 알겠습니다.”

굵직한 목소리를 가진 사내가 어느새 함께 힘을 쓰는지 끼긱!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 텅! 하는 소리와 함께 트럭의 본네트 뚜껑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보자.. 쓸 만한 게.. 에잉.. 별로 없구만. 그래도 지금 쓰고 있는 차량 부품이 고장 날 수 있으니까 쓸만한 건 챙기긴 해야겠어.”

이런 소리와 함께 뭔가를 때어내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소리를 듣는 신우는 중년사내로 보이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저번에 본 차량을 고쳐서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재주가 많은 사람 같네. 차칵! 차칵! 중년사내가 부품을 때어내고 있는 소리가 가득한 가운데, 곧 굵직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근데 그 내용이 내용인지라 신우는 더욱 귀를 쫑긋 새워야 했다.

“그나저나 아까 본 그 죽은 좀비들 있잖습니까. 30마리가 넘던데 그거 정말 수아씨가 보았다던 그 사람이 다 죽인 걸까요?”

“흠.. 글쎄. 혼자서 그 많은 좀비를 죽일 수 있을까 싶은데... 혹시 동료도 있는 게 아닐까? 싶네. 혼자서 그 많은 좀비를 어떻게 죽이나.”

“보면 불타죽은 것도 있는 것도 많은 것 같은데 혹시 오식이 아저씨처럼 마법망치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요? 불꽃을 쏜다거나 말입니다.”

의외로 예리한 굵직한 목소리의 사내의 말이었는데, 신우는 뜨끔한 얼굴이 되어야 했다. 그렇게 신우가 뜨끔하는 사이에 오식이라는 중년사내의 말이 이어졌다.

“그럴 수도 있겠지. 근데 그 정도 불꽃이라면 내 회수의 망치보다 더욱 좋은 마법무기일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

“오! 정말 그러면 우리와 함께하면 많은 도움이 될 텐데 말입니다.”

“그럴수도..있겠지.. 그런데. 으음? 좀비로군.”

오식이란 중년사내가 좀비를 발견한 것인지 좀비란 말소리가 들려왔다. 신우는 그 말에 근처에 좀비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철컥! 장전하는 소리와 함께 곧 타다다다다탕-!! 연발소총이 발사되는 총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굵은 목소리의 사내가 자동소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생각이든 신우였다.

잠시간 계속된 총소리를 듣던 신우는 곧 총성이 멈추는 걸 알고는 무슨 소리를 하는지 다시 듣기 시작 했다.

“휴. 6마리도 안 되서 다행히 쉽게 해치워서 다행이네요. 그나저나 이 주변으로 좀비들이 계속 오는 것 같습니다.”

“음. 아마도 도시 쪽에서 좀비들이 점점 밖으로 밀려 나오는 게 아닌가 싶군.”

“그 좀비왕.. 때문일까요..?”

좀비왕!!? 신우는 좀비왕이라는 말에 눈을 크게 떠야 했다. 이런 곳에서 좀비왕에 대해서 들을 줄은 몰랐다. 신우가 그렇게 귀를 기우리는 그때 오식이라는 중년사내의 말소리가 들렸다.

“좀비왕..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구나..”

뭔가 두려운 듯 말하는 오식이라는 중년사내의 말이었는데, 이런 말에 굵직한 사내의 분함이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도 그놈을 죽여야 우리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습니까! 이대로라면 계속 여기에 있어야 합니다!”

“음.. 잊은 것 같은데, 도시에서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생존자 캠프가 그놈 하나 때문에 다 박살이 났지 않나. 잊은 것인가. 족히 500명이 넘은 무장한 사람들이 좀비왕 하나를 막지 못했고, 그 때문에 우린 무너지는 생존자 캠프에서 탈출해 도시를 간신히 빠져 나왔지 않나.”

“그렇긴 하지만.. 휴.. 그래도 답답합니다. 좀비왕 그놈을 보고 나서 평생 여기에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어서 말입니다.”

“어쩔 수 없다네. 좀비왕 그놈은 우리가 못이길 괴물이니까..”

이런 말에 아무 말도 못하는 굵직한 목소리의 사내였다. 곧 본네트가 텅! 닫치는 소리와 함께 오식이란 이름을 가진 중년사내가 젊어 보이는 사내에게 돌아가자고 말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말에 곧 터덜거리는 발소리와 함께 차문이 닫치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곧 부르릉! 시동이 걸리는 차량 엔진소리가 들리며 차량이 출발하는 소리가 들렸다.

신우는 차량이 멀어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굳은 얼굴로 생각이 잠겨야 했다.

생존자 캠프.. 아마도 도시에 있던 사람들이 살기위해 뭉쳐서 만든 생존자들의 집단 같았다. 그런데 그 생존자 캠프가 좀비왕의 난입으로 도망쳤다고 들었다. 그리고 방금전 500명이나 되는 무장된 사람들도 있었다고 했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좀비왕에게 쫓겨 도망쳤다니 신우는 진작 도시를 빠져나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나대는 건 안 좋은 거야. 만약 좀비왕을 죽이려고 했으면 어쩔 뻔했어.”

그렇게 중얼거린 신우는 이내 다시 지하로 다시 내려가는데, 내심 끝나지 않을 이곳 생활을 생각하면 막막한 마음이 들어야 했다. 좀비왕이 죽지 않는 이상 이곳에 영영 살아가야 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던 것이다.

* * *

하루 뒤.

6명의 인원이 점거한 농장건물의 외형은 5일이라는 짧은 시간이 지났지만 상당히 달라져 있었다. 우선 창문들이 다 판자들로 든든하게 막혀 있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울타리와 같은 것들로 집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방어벽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걸로 보였다. 농장 근처에는 울타리들이 많았고 수거 한다고 해도 다음날이면 다시 복구되기에 쉽게 울타리 방어벽을 만들 수 있는 재료들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현재 울타리 사이로는 밖으로 까지 끝이 뾰족 나와 있는 나무창들이 여러 개 박혀있는 모습이었는데, 모두가 다 주변에 있던 나무들을 깎아 만든 나무창들이었다. 분업해서 5일 동안 쉬지 않고 노동을 통해 만들었던 지라 다가오는 좀비들을 죽일 수 있게 만들었던 것이다.

“웃차!”

텅! 하나의 통나무가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다. 이런 통나무를 다시 세우고는 그대로 들고 있던 도끼로 찍어 쪼개버리는 사내의 행동이었다.

사내는 웃통을 벗고 있는 상태였는데, 상당히 상체 근육들이 발달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사내의 도끼질은 계속되었는데, 제법 장작들이 쌓이게 되자 그의 상체는 어느새 흥건히 땀으로 번들거렸다.

휴~ 사내는 도끼를 내려놓으며 이내 흘러내리는 땀을 훔쳤다. 이런 사내에게 다가오는 짧은 머리를 한 최진영이라는 여자가 다가오는 모습이었다. 그녀의 허리춤에는 권총 한 자루가 권총집에 꽂혀 있는 모습이었는데, 그녀가 걸을 때마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준수오빠.”

“아. 진영아. 잠깐만. 좀 더 마저 하고.”

준수라고 불린 사내는 진영이가 다가오는 모습에 몸을 바로하고는 다시 도끼를 들어서 장작을 패려는 모습을 보였다. 한눈에 봐도 진영이라는 여자에게 잘 보이려는 모습이었다. 완전 티가 났다.

이런 준수라는 사내와 마찬가지로 진영이라는 여자도 준수라는 남자에게 호감이 있는 눈빛이었다. 비록 35살로 23살인 최진영과 12살 차이가 났지만 현재 그것은 이곳에서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이곳은 적자생존으로 가득한 곳이었다. 돈보다는 강한 자가 매력적인 남성인 곳이다. 준수라는 사내는 이런 최진영의 기준에 충분히 충족하는 사내였다.

“오빠, 장작 패는 거예요?”

“어. 밤에 쌀쌀하잖아. 그래서 장작을 패놓으려고.”

“후후. 역시 준수오빠에요. 오빠는 정말 착한 것 같아요.”

“하하하. 뭘.”

준수란 사내는 진영이의 칭찬에 부끄러운지 머리를 그적이는 모습을 했다. 이런 그의 모습조차도 무척이나 근육질 몸으로 인해 매력적으로 보이는 진영이었다.

“근데 전부터 느낀 건데. 준수오빠는 한국에서 뭘 해서 그렇게 몸이 좋은 거예요?”

“내 몸.. 하하. 그냥 헬스 다니면서 단련한 것뿐이야. 운동을 무척 좋아하거든.”

“호호. 운동을 좋아한다니 저도 운동 좋아해요. 저도 평소에 헬스클럽에 다녔거든요. 요가를 배운 거지만요.”

“요가라. 나도 요가 좀 배운 적 있지.”

“어머. 준수오빠두요.? 호호. 이거 인연 아니에요.”

대놓고 인연을 만들려는 최진영의 말이었는데, 이런 모습이 싫지 않는 준수란 사내였다. 그렇게 둘이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는데. 한편 이런 모습을 근처에서 지켜보던 20대 초반의 하일식이라는 이름을 가진 청년이 쳇. 하는 소리를 냈다.

그도 내심 최진영에게 관심이었다. 잘빠진 몸매에 그리고 활발한 성격까지 너무도 매력적인 여인이 최진영이었던 것이다. 하일식은 꼴사나운 모습을 보다가 이내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단검으로 열심히 나무막대기의 끝을 뾰족이 깎고 있는 수아라는 이름의 여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한수아. 그녀도 예뻤다. 청조한 분위기에 미인인 매력적인 그녀였다. 하지만 하일식은 이런 수아란 여자보다는 육감적인 몸매를 가진 최진영이 더 끌릴 수밖에 없었다. 청순은 그의 취향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게 내심 불만을 품는 하일식이었는데, 그때 좀비다!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동안 매일 들려오는 소리지만 하일식으로서는 겁이나 권총을 뽑을 수밖에 없었다.

“으어어..”

3마리의 좀비들이 울타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 모두의 시야에 잡혔다. 이런 모습에 도끼를 들고 있던 김준수가 언제 뽑았는지 권총을 뽑아들어 쏘려는 최진영의 행동을 막으며 말했다.

“잠깐만. 방어벽을 한번 시험해 볼 기회야.”

이런 김준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내린 최진영의 시선은 좀비에게 향했다. 곧 한 좀비가 손을 뻗으며 다가오는데, 이내 끝이 뾰족하게 나온 나무창에 그대로 몸이 꿰뚫리는 모습이었다.

푹!

“으어어..!”

꿰뚫린 상태에서도 김준수를 향해 손을 뻗고 있는 좀비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딱 고정된 나무창과 나무울타리로 인해서 좀비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남은 2마리의 좀비들도 빼곡히 있는 나무창에 그대로 몸을 꿰뚫리는 모습이었다.

푹! 푹!

김준수는 좀비들이 모두 나무창에 꿰뚫리는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대로 들고 있던 도끼를 가지고 가서는 그대로 울타리 가까이 있는 좀비의 머리를 향해 도끼로 찍기 시작했다.

퍽! 퍽! 퍽! 3번의 타격음이 들리면서 어느새 좀비들은 그대로 축~ 늘어졌다.

“나무창이 효과가 좋은데.”

그렇게 말한 김준수는 이내 한쪽에 권총을 뽑아 든 상태에서 긴장하고 있는 하일식의 모습을 보고는 손짓으로 불렀다.

“야 일식아 이리 와서 좀비들 좀 나무창에서 빼서 다른 곳으로 옮기자.”

이런 김준수의 말에 잔뜩 똥 십은 얼굴이 된 하일식일 수밖에 없었다. 더럽고 냄새나는 좀비를 옮긴다는 건 상당히 고역인 일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결국 움직여야 했다. 이곳에서 같이 생존하려면 시키는 건 무조건 해야 했던 것이다.

그렇게 가죽장갑까지 끼고 죽은 좀비들을 나무창에서 뽑아낸 뒤 조금 떨어진 장소에 버린 김준수와 하일식이었는데, 앞으로 계속 이런 일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세요. 신작 나혼자다 도 잘봐주세요. ㅎ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