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7 다시 시작될 생존을 위한 준비 =========================
후끈한 열기가 가득한 방안으로 웃통을 벗은 신우가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번 움직일 때마다 그의 강철같이 단단해 보이는 팔 근육들은 잔뜩 일그러지고 있었다.
“후우~!”
강한 숨결 속에 다시 한 번 팔과 가슴근육들이 꿈틀거렸다. 이런 움직임과 함께 바닥에 연신 땀들이 뚝뚝.. 떨어져 내리는 모습이었다.
“천. 하아..하아..”
천이라고 말하는 순간 그대로 바닥에 엎드린 상태로 숨을 헐떡이는 신우였다. 현재 팔은 연신 덜덜 떨리고 있었다. 한계에 달하는 힘을 쓴 관계로 팔에 경련이 온 것이다. 자신의 떨리는 손을 보며 힘겹게 몸을 일으켜서는 이내 한쪽에 걸려 있는 수건으로 땀으로 번들거리는 몸을 천천히 닦기 시작했다.
“후~ 이로서 2세트. 다음 세트까지 한 번 더 해야겠네..”
한 번에 팔굽혀펴기 500번씩 이제 2세트를 끝낸 신우였다. 오늘이 목표치는 팔굽혀펴기 1500번째이었다. 마지막 1세트가 남은 상황이었다.
단련을 시작하는 날부터 헬스장을 가서 몸 단련을 하며 힘을 확인 한건 물론이고 하루에 30km 이상은 꼭 달렸다. 서바이벌에 관련된 책들을 찾아 생존에 관한 모든 지식을 공부도 했고. 또한 군에서 사용하는 함정 등을 만드는 것까지 배웠다. 사격장에 가서 권총사격훈련까지도 받아본 신우였다. 생존을 위해 배울 수 있는 건 모두 배운 신우였다. 이 때문에 가진 돈 대다수가 깨져버려야 했다. 이제 남은 신우의 재산은 딱 50만원, 이제 이것 말고는 아무런 돈조차 없었다.
매일 하루의 일과가 끝나는 시간 팔굽혀펴기 1500번은 채우는 신우였는데 그게 오늘까지만 이었다. 이제 내일이면 그곳으로 돌아 갈 시간이 다가왔던 것이다.
어느새 땀으로 가득한 몸을 다 닦고는 이내 한쪽 구석에 놓여 있는 등산가방으로 향했다.
등산가방 안에는 내일 그곳으로 가면 사용할 비상 옷과 물과 비상식량등이 있는 상태였다. 아직 챙길게 남은 상태였다.
신우는 내심 불법이지만 권총을 구하지 못했다는 것에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역시 일반 시민인 신우로서는 권총을 구하기 쉽지 않았던 것이다. 권총만 구하면 생존확률이 아주 높을 텐데 신우로서는 실망감만 느껴야 했다.
이내 등산가방 옆에 있는 단검벨트와 단검벨트에 고정되어 있는 샐러맨더의 화염단검을 들어보았다. 단검벨트를 특별제작 한다고 돈깨나 들었는데 무려 20만원이나 들었다. 고작 단검벨트에 20만원이라니 신우는 시장에서 가죽제작을 하는 영감님을 생각하면 치를 떨었다.
스릉~ 어느새 단검벨트에 달려 있는 단검집에서 샐러맨더의 화염단검을 뽑아드는 신우였다. 형광등 빛에 번뜩이는 검날의 모습을 바라보는데 왠지 든든한 기분이었다. 최소한 이게 있는 이상 권총을 상대로 최소한 싸워보기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샐러맨더의 화염단검을 살피고 있던 신우였는데, 그때 똑똑똑, 현관문 쪽에서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지? 얼른 샐러맨더의 화염단검을 단검집에 찔러 넣고는 그대로 현관문으로 향해 걸어가서는 누구인지 큰소리로 물었다.
“누구십니까?”
신우의 목소리가 들리자 곧 밖에서 중년의 아줌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총각 안에 있는 거야?”
신우는 목소리의 주인이 현재 살고 있는 건물 주인이라는 걸 알고는 얼른 현관문을 벌컥 열었다. 그러자 신우의 눈에 팔짱을 끼고 있는 건물주 아줌마의 모습이 보였다. 이 아줌마가 웬일이지?
“아. 안녕하세요.”
“총각. 있었...네”
주인아줌마는 말을 하다가 신우의 벗은 상체를 보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잘 발달된 근육질 상체가 고스란히 들어났던 것이다. 이런 아줌마의 모습에 신우는 아차! 싶었다. 급하게 나오느라 윗옷을 벗고 있다는 걸 까먹고 나왔던 것이다.
“아?! 자. 잠시만요.!”
신우가 다급히 말하며 그대로 안쪽으로 뛰어가자 이런 모습에 주인집 아줌마는 아쉽(?)다는 얼굴을 하는 모습이었다. 신우의 몸이 막 장난이었던 것이다.
“어쩐 일이세요.?”
어느새 티셔츠를 입고 나온 신우였는데, 이런 신우의 모습에 주인집 아줌마는 살짝 아쉬운 눈을 하고는 이내 신우를 보고 말했다.
“총각 이번 달 월세가 안 들어왔네.”
신우는 그 말에 역시 그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본래는 자동이체로 빠져나가야 할 돈인데 이미 돈을 다 쓴지라 통장에는 아무런 돈이 없는 상태였던 지라 이번 달 월세가 안 나간 것이다.
“아. 죄송합니다. 제 월급이 이틀 뒤에나 나와서요. 이틀 뒤에는 꼭 내겠습니다.”
신우는 일부러 거짓말로 이틀 뒤에 돈이 나온다고 말했다. 어차피 그곳에 가면 어찌될지 모르는데 거짓말을 한 것이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이런 모습에 주인집 아줌마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이틀 뒤에는 꼭 내라고 말했다.
“죄송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이런 신우의 말에 주인집 아줌마는 잠시 신우를 보는데 조금 웃음기가 섞인 눈을 하더니 말했다.
“총각 요새 운동 많이 하나봐? 몸이 막 장난 아니던데.”
장난이 섞인 건물주 아주머니의 말에 신우는 평소에 안하던 짓을 왜하는 거야? 하는 생각으로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해야 했다.
“네. 조금 운동하고 있습니다.”
“호호.. 운동 열심히 하고 다음에 우리 집에 와서 밑반찬들 좀 가져가. 그럼 가. 총각.”
어느새 나가는 주인집 아줌마였다. 왠지 보라는 듯이 커다란 둔부까지 흔들며 걸어가고 있었다. 신우는 현관문을 닫으며 이내 주인집 아줌마의 모습을 떠올리며 뭐냐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는 자신에게 저렇게 살갑게 말하지 않았었던 주인집 아줌마였다.
그렇게 다시 방안으로 들어가려던 신우는 순간 발걸음이 멈추어졌다. 방금 전 주인집 아줌마의 행동이 뭘 뜻하는지 순간적으로 깨달았던 것이다.
“뭐..뭐야. 그 아줌마 날 노리는 거야?”
그러고 보니 전에 새벽에 아르바이트 끝나고 집으로 오는데 골목길에서 윗집에 멀쩡하게 생긴 젊은 남자하고 손잡고 걸어가고 있는 걸 본적 있었다. 그 새벽에 왜 손잡고 다니겠는가 한마디로 불륜이었다.
부르르... 신우는 그 아줌마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아 몸을 떨었다.
“날 덮치기만 해봐라 그대로 단검으로 목구멍에 구멍을 뚫어 줄 테니까.”
잔득 날이 선 잔혹한 말을 한 신우였다. 아. 신우는 방금 전 자신이 한 말을 생각하고 너무 심한 말을 했다는 사실에 스스로를 자책했다. 사람을 죽이고부터 이런 잔혹한 생각이 간혹 나고는 했던 것이다. 스스로 고쳐보려고 했지만 이상하게 말투 자체가 잔인해졌던 것이다.
“에이! 몰라, 마지막 세트나 채우자.”
신우는 이내 안으로 들어가서는 500번 팔굽혀펴기나 마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내 입었던 티셔츠를 벗고는 그대로 다시 방에 엎드려서는 팔굽혀펴기를 시작했다.
잠깐 사이에 힘이 돌아왔는지 손쉽게 팔이 굽혀졌다. 그대로 수를 새며 빠르게 팔을 움직였다.
“하나, 둘. 셋, 넷, 다섯......오십...팔십......백....삼백이십............”
신우는 그렇게 500번을 다 채우고서야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잠을 잘 수 있었다.
* * *
이 일은 신우가 생존하고 집으로 돌아온 지 10일이 지난 후의 일이었다.
얼굴에 수염이 가득한 빼빼마른 중년사내였다. 입고 있는 옷 자체도 뭔가 굳은 듯한 덩어리들이 묻어 있어 더러워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는 퀭해있었고 뭔가 혼잣말로 소리를 자꾸 내고 있는 모습이었다.
웅성웅성.. 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인도를 따라 걷고 있었다. 커플들은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었고 어린 아이들 부모로 보이는 이들의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일요일 낮 시간인지라 가족단위의 사람들이 시내에 많이 나왔던 것이다.
“뭐야? 저 아저씨”
“아 더러워. 짜증나.!”
“윽, 이게 무슨 냄새야.?”
아직 여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들이었는데 그녀들은 중얼중얼 거리며 걷고 있는 중년사내의 모습에 연신 눈살을 찌푸리며 뭐라 한마디씩 했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이런 여학생들의 말을 들었지만 인정하는 분위기였기에 그저 무심히 지나갈 뿐이었다.
“더러워...? 내가...”
아주 작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느새 중년사내의 시선은 여학생들에게 향해진 것이다. 이런 사내의 눈과 마주한 여학생들은 순간 몸을 흠칫 떨어야 했다. 그녀들은 살면서 이렇게 살기가 가득한 눈을 마주한지 없었던 것이다.
“뭐..뭐야.. 가..가자. 우리.”
한 여학생이 뭔가 불길한 걸 느껴서일까 친구들의 소매를 잡고 끌고 가려했다. 이런 행동에 다른 여학생들도 뭔가 불길함을 느끼고 가려는데, 그때 이런 여학생들 중 한 단발머리 여학생의 손목을 덥썩, 잡아버린 중년사내였다.
“꺅!! 뭐하는 거야!”
잡힌 여학생이 그렇게 비명을 지르자 그제야 무심히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걸음이 멈추어졌다. 이런 와중에 손목이 잡힌 여학생의 친구들이 다급히 주변에 도움을 청했다.
“도와주세요.!”
“도와줘요.! 이 아저씨 미쳤어요!”
이런 여학생들의 고함소리에 멈췄던 사람들 중 제법 덩치가 있는 남성들이 앞으로 나섰다. 그들이 보기에 중년사내가 여학생을 추행하려는 모습으로 보였던 것이다.
“이봐요. 그 손 놓으세요. 지금 벌건 대낮에 뭐하는 짓입니까.”
한 안경을 쓴 덩치 좋은 사내가 큰소리로 중년사내에게 말하는데 중년사내는 그저 손목을 잡은 상태로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이런 행동에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화가 난 사내는 그대로 중년사내의 어깨에 꽉 잡았다.
“내 말 지금 안 들리..”
말을 하던 안경 쓴 사내는 순간 말을 멈추었다. 같이 나서려고 나왔던 남자들도 갑자기 말을 하다 만 사내의 행동에 의아한 얼굴이 되었는데, 그때 안경 쓴 사내의 목에서 가는 선이 그어지는 모습이었다.
툭, 뭔가가 바닥에 떨어지며 바닥에 굴렀다. 모두들 갑자기 바닥에 뭔가가 구르자 시선이 모이여야 했다. 순간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울려 펴졌다.
“꺄아아아--!!!”
“머..머리가! 사람 머리가!!?”
“으아아-!!!”
그랬다. 안경 쓴 사내의 머리가 그대로 목이 잘려나가 바닥에 떨어졌던 것이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연신 비명을 지르며 다급히 도망치기 시작했다. 처음 중년사내에게 호기롭게 다가왔던 사내들이 가장 먼저 도망치고 있는 모습이었다.
“다 죽어...다 죽는 거야...”
뭔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 사내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사내의 손아귀에는 언제 휘두른 것인지 푸른색의 기하학적인 무늬가 가득한 단검이 들려 있었다. 중년사내는 어느새 단검을 그대로 도망치는 사람들을 향해 뻗었다.
후아아악-!!!
강렬한 칼바람들이 그대로 도망치는 사람들을 향해 몰아치기 시작했다. 순간 사람들은 몸 여기저기가 베어지며 곳곳에서 바닥에 쓰러지는 모습과 비명소리가 가득해졌다.
“아악!! 내팔.!”
“다리가.. 다리가.. 어헝~!”
“허윽... 컥윽..”
팔, 다리 할 것 없이 숭텅 베어지며 그대로 피를 흘리는 시민들의 모습이었다. 그중에는 목을 베었는지 손으로 베어진 목을 잡으며 연신 입가에 피를 흘리는 자도 있었다.
덜덜덜덜... 중년사내의 손목이 잡혀 있는 단발머리 여학생은 몸 전체를 다 떨고 있었다. 이미 친구들은 도망가고 없었다. 배신이니 할 정신도 없는 단발머리 여학생이었다.
“사..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엉엉..!”
연신 눈물을 흘리며 말하는 단발머리 여학생이었다. 이런 모습에 중년사내는 퀭한 눈으로 여학생을 보며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난 더러워.. 많이 죽였어.. 흐흐.. 너무 많이 죽였다고.. 그거 알아. 사람은 말이야. 죽으면 그저 한낮 고깃덩어리야..”
의미를 알 수 없다고 생각한 단발머리 여학생이었다. 하지만 이런 여학생의 생각과 상관없이 사내의 손에 들려진 푸른색의 기하학적인 무늬로 가득한 단검은 들려진 상태로 그대로 여학생의 목을 향해 찔러가고 있었다.
푹! 촤악-! 핏방울들이 날아오르며 보도블럭 바닥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흐흐... 흐흐흐흐...”
미친 듯이 웃는 사내는 자신의 손으로 죽인 여학생을 그대로 놓아버리고 또 다른 사냥물을 노렸다. 신우가 갔던 곳과 비슷한 장소에서 생존한 중년사내였지만 미쳐버리고 만 것이다.
* * *
[긴급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오늘 1시 20분경. 한 괴인이 단검을 소지한 채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행위를 하였다는 소식입니다. 들리는 소식으로는 사망자 30명에 부상자 43명에 이르는 대 참사가 벌어졌다고 합니다. 또한 목격자의 말에 의해면 범인이 단검을 휘두르자 강한 바람이 불면서 사람들이 갑자기 피가 내뿜으며 쓰러졌다고 주장이 있었습니다. 믿기 힘든 주장이지만 이런 주장은 목격자 대다수의 말이었습니다. 이 믿기 힘든 범행을 저지른 범인은 도착한 경관들의 총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사망자중 경관 3명도 포함되었다고 하며 모든 분들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럼이만 xxx방송국 김지혜 기자였습니다.]
그날 밤 뉴스를 통해 방송된 내용은 많은 사람들이 어처구니없는 마음을 가지게 만들었다. 심지어 인터넷에서도 공영방송에서 이상한 헛소리를 한다고 게시판에 욕들이 도배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 주변 CCTV영상이 유출되면서 인터넷에 떠돌게 되었고 많은 사람들은 어? 저게 뭐지? 하는 생각들을 들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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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