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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다-6화 (6/364)

00006 다시 시작될 생존을 위한 준비 =========================

“후~”

한숨이 제일 먼저 나왔다. 한숨을 내쉬던 신우는 손에 들려진 샐러맨더의 화염단검이라는 걸 만지작거렸다. 표면에 새겨진 기하학무늬들이 손가락 끝을 통해 만져지고 있었다.

벌써 신우가 집으로 돌아온 지 하루가 지난 상황이었다.

돌아온 신우는 이곳의 시간이 흐르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분명 이틀 이상 그곳에 있었던 것 같은데 일어나보니 한 밤중이었던 것이다. 그것도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돌아와서 바로 잔 시간 말이다.

막상 돌아온 신우였지만 전혀 기쁘지 않았다. 왜냐고? 720시간 뒤.. 아니 이제는 696시간 55초 뒤면 다시 서로 죽고 죽이는 장소로 돌아가게 되는 시간이 다가오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머릿속에 점점 줄어가는 초시계가 훤히 느껴지고 있는 상태였다. 신기한건 느껴짐에도 전혀 거부감 같은 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제 아르바이트도 가지 않았다. 지금 당장 죽고 사는 문제가 다가오고 있는데 아르바이트 할 정신이 없었던 것이다. 아르바이트 하면 뭐하겠는가, 다시 그곳에 가서 죽는다면 아무것도 부질없는 일인 것이니 말이다.

“다시 간다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자신 스스로 에게 하는 말이었다. 과연 다시 가서 사람들을 죽이며 생존할 수 있을 것인가? 신우는 정말 심각한 고민 속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육신이 강해졌다고 해서 자신감마저 강해진 건 아니었다. 어느새 고개까지 푹 숙인 상태에서 머리를 강하게 긁어야 했다.

꼬르륵~ 심각한 고민에 빠진 순간 배에서 배고프다고 신호가 왔다. 이런 자신의 배를 보며 역시 넌 어떤 상황 속에서도 밥 달라고 보채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이내 몸을 일으켰다.

“그래. 먹자.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났다는데 먹자 먹어.”

그렇게 혼자말로 중얼거리고는 불과 5평정도 될까 말까한 자신의 방을 나서며 2평정 넓이의 거실로 나왔다. 거실이라고 해도 부엌과 함께 붙어 있어 서있을 수 있는 공간은 고작해야 1평도 될까 말까였다.

“먹을게... 라면밖에 없네.”

집안에 먹을게 라면뿐이라는 사실에 시장에 안간지 제법 지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집안에서 밥을 먹은 적은 별로 없었다. 하루에 두 끼 정도를 먹어왔던 신우는 점심도 아르바이트 가게에서 해결하고 저녁도 저녁 아르바이트 가게에서 해결했었었다.

“라면도 나쁘지 않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 걸 먹고 싶어.”

앞으로 다시 그 지옥과 같은 곳에 갈 텐데 돈이 아깝다고 안 먹는다는 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죽으면 다 소용 없는 게 돈이었다. 죽는다고 확정할 수 없지만 그래도 사람 앞일은 모르는 것이다. 신우는 최소한 그동안 모아놓은 돈 다 쓰고 가겠다고 다짐했다.

우선 통장확인부터 했다. 어렸을 때부터 조금씩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이 3500만원 이었다. 정말 악착같이 모은 돈이었다. 돈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고작 3500만원이겠지만 신우에게는 너무도 소중한 돈이었다.

“조금 아깝네.”

차곡차곡 모운 돈을 쓰려니 조금 아까운 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는 신우였다. 꼭 다 쓰고 가리라! 마음먹었던 것이다.

그렇게 외출을 위해 얼마 없는 외출복을 찾아 입는데 이내 조금 옷이 붙는다는 걸 알았다. 하루 종일 집에만 있으니 변한 자신의 몸을 정확히 느끼지 못한 것이다.

역시 그 녹광이라는 이끼의 영향인가. 신우는 두꺼워진 팔을 보며 내심 힘을 줘보았다. 순간 갈라진 근육들이 연신 꿈틀거렸다. 전이라면 전혀 생각지도 못한 큰 근육들이었다.

“마치 헬스를 한 것 같은 몸인걸..”

조금은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붙는 옷차림 그대로 나가기로 했다. 평소에 붙는 옷을 좋아하지 않았던 신우였지만 당장 입는 옷들이 그러니 그냥 나가려고 한 것이다.

“아차.”

방을 나서려다 바닥에 놓여 있는 샐러맨더의 화염단검을 보았다. 가져가야 할지 아니면 놓아두어야 할지 고민이 들었다. 집에 두기에는 불안했다. 그렇다고 가지고 나갔다가 혹시나 문제가 생기면 그것도 불안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고민하던 신우는 결국 들고 가기로 했다. 솔직히 쓸 때 없는 고민이었다. 그런 일을 겪고 나서부터 손에 무기가 없다는 게 왠지 불안한 마음이 드는지라 결국은 가져갔을 거기 때문이었다.

바닥에서 주워 뒤쪽 허리춤에 샐러맨더의 화염단검을 꽃아 넣은 신우는 집을 나서기 시작했다.

끼익~ 기름칠을 하지 않아 문에서 소음이 났다. 신우는 경첩에서 나는 소리를 들었지만 당장 먹는 게 우선인지라 그대로 집을 나섰다. 동네는 조용한 상태였다. 서울 외각 한적한 곳에 위치한 곳이었고 현재 대낮인 상태라 지나가는 사람들도 별로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런 시간에 나온 적 없던 신우로서는 조금 어색한 심정이었다.

평소에 타고 다니던 버스대신 택시를 타고 시내로 나갔다. 평소에는 할 수 없는 과감한 소비활동이었다.

“네. 17000원입니다. 손님.”

택시기사 아저씨의 말에 신우의 손이 떨렸다. 어느새 신우의 낡은 지갑에서 나온 2만은 너무도 파닥거렸다. 이런 모습에 중년의 택시기사는 뭐하는 거지? 하는 얼굴이었지만 막상 말을 꺼내지는 않았다. 현재 신우의 모습은 웬만한 사람들이 말을 함부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건장한 모습이었던 것이다.

결국 거스름돈 3천원을 건네받고 택시에서 내린 신우는 가슴한곳이 뻥 뚫려버린 심정을 느껴야 했다. 절약정신이 투철했던 신우로서는 돈 몇 천원으로 올수 있는 장소를 거금 17000원이나 내고 왔으니 속이 쓰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니야. 써야해. 다 쓰고 가리라 다짐했잖아.! 속으로 그렇게 스스로에게 말한 신우는 어느새 그대로 발걸음을 옮겨 목적으로 한 음식점으로 향했다.

어디로 가는 거냐고 하면 바로 이곳이었다. [한우 먹고 잘살아보세]

꼭 한번 와서 먹어보고 싶었던 한우집이었다. 비싼 가격에 감히 먹을 생각도 하지 않았던 곳이었다.

어느새 안으로 들어선 신우였는데, 주인아저씨가 이런 신우를 맞이하며 인사를 건넸다.

“어서 오세요. 혼자십니까?”

“네.”

“아 그러십니까. 따라오세요.”

혼자서 한우집에 왔다는 것이 이상해 보일 텐데도 주인아저씨는 전혀 상관하지 않고 신우를 안쪽으로 안내했다. 이런 주인아저씨를 따라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주인아저씨가 안내해준 자리에 착석한 신우는 이내 식탁위에 있는 메뉴판을 보며 주문을 기다리는 주인아저씨에게 메뉴판에 적혀 있는 메뉴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서부터 종류별로 1인분씩 주세요.”

참으로 해보고 싶었던 신우였다. 그동안 얼마나 해보고 싶었던 행동이란 말인가. 어쨌든 이런 신우의 주문에 주인아저씨는 너무 많은 게 아닌가 싶어 물어왔다.

“너무 많지 않겠습니까?”

“괜찮아요. 남으면 포장할 테니까요.”

역시 신우는 신우였다. 있어 보이고 싶어도 남은걸 안가지고 가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주인아저씨가 멀어지자 그제야 푸하~ 숨을 크게 내쉬었다. 살면서 이렇게 사치를 부리긴 처음이었다. 심장은 두근두근 거리고 앞으로 나갈 돈을 생각하면 손발이 다 떨렸다.

정신 차려라. 김신우! 최소한 하루에 100만원은 쓰려 했잖아! 스스로에게 다시 채찍질 하는 신우였다. 그렇게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갖던 신우의 귀로 누군가 한우집안으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대낮에 한우집을 찾는 사람이 나 말고 또 있다니? 신우는 잠시 입구에 시선을 잠시 두었다.

청바지와 간편한 검은 티셔츠를 입고 있는데. 검은 마스크에 모자까지 쓴 모습이었다. 왜소한 걸로 보면 여자 같았다. 잠시 시선을 두었던 신우는 이내 시선을 돌렸다. 굳이 더 이상 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그저 어서 빨리 한우가 나왔으면 싶은 심정이었다.

잠시 주인아저씨와 여성간의 짧은 대화가 이어지는데 그녀도 혼자 온 것 같았다.

주인아저씨가 주방으로 가고 가게는 정적으로 가득했다. 있는 사람이라고는 유일하게 신우와 얼굴을 가린 여자뿐인 상황이었다.

왜 쳐다보는 거지? 신우는 멀찍이 떨어져 있는 여자가 자신을 보는 시선을 느꼈다. 육신이 강해지며 감각도 따라 올라가다 보니 시선이 확연히 느껴지는 것이다.

신우는 시선을 들어 자신을 보는 여자를 똑바로 같이 봐주었다. 쳐다본다고 고개를 숙이고 있을 신우가 아니었다. 당당히 여자를 똑바로 바라보는데 이런 신우의 이글거리는 시선에 여자는 곧 시선을 돌렸다.

왠지 이겼다(?)는 생각에 이내 득의양양한 얼굴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이런 신우를 보는 여자의 눈은 조금 황당함을 담고 있었다.

아까는 본적 없는 여성종업원이 카트를 끌고 와서는 여러 가지 반찬들과 소스들이 식탁위에 올려놓으며 세팅했다. 그렇게 세팅이 끝이 나고 어느새 또다시 카트를 끌고 온 여종업원이 각종 여러 한우 부위가 담긴 접시 몇 개를 테이블위에 올려놓는데 혼자 자리를 차지한지라 자리가 모자라지 않았다.

“맛있게 드세요.”

인사를 하고 가는 여성종업원이었는데, 신우는 건성으로 네네.. 거리며 이내 불을 올리고는 이내 여러 부위 중 집게로 등심을 집어서 굽기 시작했다.

치이~ 한우가 익어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신우는 얼핏 듣기로 살짝만 익혀도 한우는 먹어도 된다고 한 걸 기억했다. 집게로 들자 조금 핏기가 있는 모습이었다. 안 익었잖아? 신우는 평생 확실히 익은 고기만 먹어왔던지라 결국 다시 불판위로 덜 구워진 한우등심을 올렸다. 치이~ 다시 익어가는 소리가 연신 들려오며 신우는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

다시 집게로 들어오린 한우는 탄 자국이 있을 정도로 완전히 익어있었다. 냄새를 맡은 신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래서 한우한우 하는구나.”

그렇게 혼잣말로 중얼거린 신우는 그대로 소스에 찍어 입안에 넣었다. 처음엔 맛있다! 라는 얼굴로 씹던 신우는 곧 한우가 질기다는 생각을 해야 했다, 원래 이런 건가? 쩝쩝! 씹는 순간에도 고개를 갸웃거려야 했다.

한편 멀찍이 떨어진 곳에 있던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던 여성은 신우가 먹는 모습에 어처구니가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한우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그녀로서는 완전히 팍! 익혀서 먹는 신우의 행동은 너무도 한우를 먹는 예우가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

결국 참을 수 없던 그녀는 한소리를 했다.

“한우 그렇게 먹는 거 아니야. 살짝만 익혀도 맛있다고!”

응? 신우는 갑자기 들린 여자의 말에 의아해 하다가 이내 언제 봤다고 반말이냐는 생각이냐는 생각에 욱! 하는 얼굴이 되었다. 싸울까? 순간 이런 생각이 들다가 이내 말자는 생각을 했다. 괜히 저 여자와 싸워봐야 경찰서밖에 더 가냐는 생각이든 것이다.

대신 신우는 당당히 한우고기들을 불판위에 올려 지글지글 익혔다. 그것도 팍! 완전히 말이다. 이런 신우의 행동에 여자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얼굴을 하다가 이내 흥. 하며 고개를 돌려 버렸다.

이런 모습에 역시 신우는 자신이 이겼다는 생각을 하며 팍! 익힌 한우고기들을 씹어 먹었다. 그것도 질근질근 말이다.

결국 제대로 한우의 맛을 느끼지 못한 신우는 그대로 남은 고기를 포장해 달라고 했다. 그렇게 포장이 다 될 때까지 기다린 신우는 포장이 완료되자 계산을 하기 위해 계산대로 가는데, 먹기 시작하는 마스크와 모자를 쓴 여자를 보며 이겼다는 얼굴로 지나갔다.

이런 신우의 시선에 여자는 고개를 살짝 내저어야했다.

어느새 벌벌 떨면서 계산하는 신우가 이내 가게를 나가는데 이런 모습을 잠시 본 여자가 살짝 마스크를 내리며 중얼거렸다.

“김신우.. 너 맞구나.. 근데? 저 짠돌이가 한우집에 다 오고 웬일이지?”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다. 건장한 체격에 본래는 올 것이라고 전혀 생각 안했던 한우집에서 마주쳤으니 말이다. 하지만 곧 하는 행동하며 눈빛까지 자신이 알고 있던 김신우가 맞았다.

“이제 잘 살아가나 보네.”

그렇게 그녀는 가게를 나간 신우에 대해 생각하다가 곧 익어가는 꽃등심 부위에 안 돼! 소리치며 그대로 집게로 집어 들었다. 하지만 결국 꽃등심은 팍! 익어있었다. 그녀는 망했다는 얼굴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모습을 주인아저씨와 여종업원은 황당하다는 얼굴로 보고 있었다.

다음날.

하루가 지나고 그냥 마냥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이번에 생존할 수 있었던 건 정말 운이 좋아서였다. 다음에도 이런 운이 작용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신우는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절대 죽지 않겠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사람 죽이는 거? 이미 한번 해보았다. 한번 한 이상 두 번이라고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사람을 죽이는 것에 거부감은 당연히 있었다. 하지만 거부감 때문에 스스로 죽는 그런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다. 살기위해서 상대방을 죽여야 한다. 신우는 이런 마인드를 가지기 시작했다.

우선은 자신이 처음 얻었던 능력을 생각했다. 3초 후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은 참으로 좋은 능력이다 다만 목숨이 아닌 상처를 입는 정도로는 사용이 안 되는 것 같은데 문제는 이 능력이 사용된다고 해도 육체가 받쳐주지 못하며 그땐 죽음이었다. 이번엔 정말 운이 좋아 공격을 피했다고는 하지만 다음에 그러리란 보장이 없었다.

녹광이란 이끼를 먹으면서 육체가 강해졌다고 해도 안심이 안 되는 신우였다. 좀 더 강해져야 했다. 거긴 총이나 수류탄 같은 현대무기들까지 있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자신이 가진 샐러맨더의 화염단검같은 이능적인 힘을 가진 무기들도 있을 수 있었다. 그러니 자신은 더욱더 강해질 필요가 있었다.

신우는 당장 달리기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체력! 체력이 받쳐줘 야지만이 도망을 치든 누굴 쫒아가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신우는 이날이후 다시 시작될 생존의 순간까지 스스로를 단련하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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