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다-3화 (3/364)

00003 살아남자 =========================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24명이 남았습니다]

헉억~! 허억~! 총상을 입은 어깨를 감싼 채 달리던 신우는 각인된 단어가 방금 죽은 여자라는 걸 알았다. 젠장! 젠장! 젠장! 살면서 눈앞에 사람이 죽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머릿속에서는 온통 죽는 순간 마주하던 여자의 눈빛이 떠올라졌다.

“시발! 시발!”

평소에 안하던 욕까지 쏟아내야 했다. 그만큼 사람이 죽는 모습은 신우에게 큰 충격을 주었던 것이다.

비가 쏟아지는 숲을 빠르게 달리던 신우는 우선 비를 피할 곳을 빨리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감기도 문제지만 지금 어깨에 난 총상에 계속 비를 맞추게 했다간 감염될 염려가 있던 것이다.

주변을 빠르게 둘러보던 신우는 비를 피할 곳이 없다는 사실에 결국 따른 곳을 향해 달리자는 생각으로 움직였다. 그때 탕! 하는 총성이 들리더니 바로 옆 나무에 총탄이 박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재빨리 몸을 낮춘 신우는 그대로 앞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설마 쫒아올 줄은 몰랐다는 생각을 한 신우는 죽을 수 있다는 공포감에 무작정 숲을 헤치고 달려야 했다.

쏴아아-!! 탕! 탕!

쏟아지는 비속을 헤치고 달리는 신우를 향해 연신 총알이 날아들었다. 신우는 이런 총알에 맞지 않기 위해 무작정 나무들 사이를 이리저리 움직여 달려야 했다.

쳇! 권총을 쏘던 인물은 요리저리 잘도 피하는 신우의 움직임에 잔뜩 골이 난 얼굴을 하며 이내 권총을 내려놓았다. 무작정 총을 난사하기에는 총알이 한정적이었던 것이다. 결국 꺼낸 건 방금 여자를 죽이고 얻은 단검이었다.

타다닥! 쫓고 쫓기는 모습에 숲속 한가운데 벌어지고 있었다. 도망가는 쪽은 더 필사적이었다.

휘청! 바닥이 엄청 미끄러워 잠시 휘청할 뻔한 신우는 간신히 균형을 잡으며 그대로 달렸다. 그렇게 잠시 지났을까 쫓던 이가 그대로 신우가 방금 전 균형을 잃은 곳을 향해 지나가다가 그대로 비에 젖은 땅바닥에 촤아아-! 앞으로 미끄러지며 넘어져 버렸다.

“이 개 같은!”

그는 주먹을 물이 고여 있는 웅덩이를 향해 퍽! 치고는 그대로 몸을 일으켜 신우를 쫒아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사내의 시선에는 어느새 거리가 상당히 벌어진 신우의 뒷모습이 들어오고 있었다.

신우는 달리면서 참으로 어렸을 때부터 몸을 움직이는 아르바이트를 많이 한 게 잘 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몸이 안 따라주었다면 벌써 총에 맞아 뒈졌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참네. 힘들게 아르바이트를 한 게 잘한 거라니, 자신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단 생각이 들어야 했다.

그렇게 너무 무작정 달렸던 것일까 신우는 바로 앞 끝이 보이지 않는 절벽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달려야 했다. 어느새 신우는 그대로 허공을 달리듯 날라야 했다.

신우의 눈을 커질 때로 커져버렸다. 어느새 육신은 그대로 바닥을 향해 빠르게 곤두박질쳐야 했다.

“으아아~~!!”

비명소리와 함께 그대로 아래로 떨어지는 신우였는데, 신우는 순간 이제껏 살아왔던 주마등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야했다. 죽는 순간 이런 모습이 펼쳐진다고 하던데 진실로 이런 모습이 떠오르자 신우는 이제 정말 죽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신우의 육신이 그대로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데, 순간 막 쫓아오다 떨어지는 신우의 모습에 멈춰선 사내는 절벽 아래를 잠시 내려다보고는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미친놈.”

자기 혼자 떨어져 죽어버린 멍청이의 모습에 사내는 괜한 헛고생을 했다는 생각을 하며 몸을 돌려 이내 또 다른 사냥감을 찾기 위해 움직였다. 그로서는 아직까지 신우의 죽음을 알리는 각인이 나타나지 않았다고는 생각지 못하고 있었다.

쏴아아-!!

이름조차도 알 수 없었던 사내가 사라진 절벽 위는 연신 비만 줄 창 내리고 있었다.

* * *

번쩍. 정신을 잃고 있었던 신우는 눈을 황급히 떴다. 그렇게 눈을 떴을까 순간 자신이 절벽에서 떨어져 내렸다는 사실을 기억하고는 황급히 몸을 일으켜야 했다. 하지만 곧 온 몸에서 느껴지는 극심한 고통에 잔뜩 얼굴이 일그러져야 했다.

“크으윽!!”

신우는 몸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한참 가만히 고통이 사라지길 기다려야 했다. 그렇게 가만히 있었을까 고통이 조금씩이지만 사라지는 게 느껴졌다. 어느 정도 고통이 사라지자 천천히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았을까 순간 자신이 절벽 중간에 튀어나온 돌 위에 있다는 걸 알아챈 신우는 그대로 움직임을 멈추었다. 당장이라도 자신이 올라선 돌이 무너져 떨어질 것 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사..살긴 산건가? 끄응..”

위를 보니 빛이 보였다. 신우는 아무래도 최소 10m 정도 아래로 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온몸이 고통으로 가득한지 알 것 같았다. 아무래도 바위위에 떨어지면서 어디가 탈이 난 것 같았다.

신우는 어깨가 전혀 감각이 없고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얼른 어깨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기절하기 전에 총상을 입었던 어깨가 더욱 상처가 심해진 사앹로 진물까지 흘러나오는 게 보였다.

“으...젠장..!”

어깨에 있는 징그러운 상처의 모습을 보며 신우는 막연한 두려움을 느껴야 했다. 이대로 죽을 것만 같다는 공포심이 전신에 퍼졌던 것이다. 그렇게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던 순간 그때 갑자기 여러 개의 각인이 머릿속을 채우기 시작했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23명이 남았습니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22명이 남았습니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21명이 남았습니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20명이 남았습니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19명이 남았습니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18명이 남았습니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17명이 남았습니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16명이 남았습니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15명이 남았습니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14명이 남았습니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13명이 남았습니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12명이 남았습니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11명이 남았습니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10명이 남았습니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9명이 남았습니다]

“크윽..! 뭐..뭐야?!”

상당한 고통과 함께 머릿속에 각인되는 단어들을 보며 벌써 이렇게 많이 죽었다는 것에 당황한 얼굴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다니.. 도대체 자신이 얼마나 기절한 상태로 있었는지 모르겠다는 얼굴이 되어버렸다.

한동안 각인된 사실이 머릿속에 맴도는데, 신우는 어쩌면 좋은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은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사람들이 상당수 줄었다는 것은 자신이 살아갈 확률도 높아졌다는 사실이기에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피어났다.

“그래. 잘된 일이잖아. 어차피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고 어차피 만났으면 서로 죽고 죽이는 관계가 되었을 사람들이야.”

혼잣말로 자기위로를 해야 했는데. 신우로서는 이게 최선이었다. 그렇게 죽은 사람들에 대한 건 우선 잊고 이제 어찌해야 할지 생각했다.

주변을 다시 잠시 둘러본 결과 자신이 절벽 중간에 튀어나온 3m정도의 크기의 바위 위에 떨어졌다는 걸 알았다.

천우신조였다. 만약 여기로 떨어지지 않았다면 자신은 저 깊은 절벽 아래로 떨어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었다.

신우는 주변을 둘러보며 우선 이곳을 빠져나갈 방법을 찾았다. 위 아래쪽 모두들 살펴보는데, 이내 오른쪽 절벽으로 자신이 서있는 곳과 같은 툭 튀어난 바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보면 그 건너편에도 바위가 있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후 어쩌지? 대략 2.5m 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기에 건너기는 무리라는 생각에 고개를 내저었다.

지금 몸 상태로는 저곳을 건널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지금도 온 몸이 찌릿찌릿 한 게 조금만 움직여도 극심한 고통이 몸에서 전해지고 있었다. 후~ 한숨을 내쉰 신우는 굳이 여기서 움직일 필요가 있냐는 생각이 들었다. 방금 전 떠오른 각인을 보면 가만히 여기 있어도 저들은 서로 죽고 죽일 것이라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오히려 저 위 보다는 여기가 더 안전하다고 판단이 들었다. 최소 저위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이곳에 있는 자신이 찾기는 요원했던 것이다.

꼬르륵..

신우는 순간 배에서 느껴지는 강한 배고픔에 자신의 배를 만졌다. 얼마나 굶은 걸까? 죽은 사람들의 수를 보면 상당히 많이 지난 것 같았다.

“이러다 굶어 죽는 거 아닐까?”

신우는 왠지 정말 그럴 것 같다는 기분 나쁜 예상이 들었다.

9시간 뒤..

절벽 위는 해가 졌는지 더 이상 아래로 빛이 들어오지 않았다. 신우는 어두운 장소에 자신이 혼자 있다는 것에 극심한 두려움을 느껴야 했다.

오들오들.. 어두워지니 몸에 한기가 드는 모양이었다. 춥다.. 이대로 얼어 죽는 건 아니겠지? 신우는 자꾸 죽을 위기만 찾아온다는 생각에 왠지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본래라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자신이었던 것이다. 아르바이트가 비록 힘은 들지만 그래도 죽을 위험은 없었다.

신우는 까칠한 손님과 진상손님, 무심한 손님, 심지어 왜사냐는 듯 자신을 경멸에 찬 시선으로 보던 손님들까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손님들을 보고 싶다니 신우는 점점 자신이 미쳐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1명이 죽었습니다. 앞으로 4명이 남았습니다]

“또 죽었어..”

각인으로 전해지는 죽은 사람들의 수가 이제 4명만 남았다는 사실에 살수 있다는 희망이 점차 강해졌다. 참자. 끝까지 참아서 살아남자. 그렇게 다짐하는 신우였다.

그렇게 다짐하고 있는데, 어느새 강한 수마가 찾아왔다. 몸이 견디질 못하고 있는 것이다.

“으.. 자면 안 돼..”

자면 죽을 수 있다는 생각에 자신의 뺨을 향해 그나마 움직여지는 왼손으로 강하게 때렸다. 그러자 짝!! 하는 소리가 주변을 울렸다.

볼에서 느껴지는 얼얼함에 정신을 어느 정도 차려졌다. 하지만 곧 또다시 쏟아지는 수마에 신우는 손가락으로 강하게 눈을 문질러야 했다.

지금 자면 안 돼..! 죽어.! 스스로 그렇게 세뇌해야 했다. 하지만 점점 감겨오는 눈을 참지 못해야 했다 그렇게 고개가 아래로 푹 숙여지는 그때 무언가 신우가 있던 튀어나온 바위 아래로 떨어져 내려갔다.

그렇게 얼마 떨어지지 않은 물체는 순간 큰 폭발을 일으켰다.

콰앙-!!

헉! 갑자기 터진 폭발과 함께 들썩이는 바위에 신우는 감겨오던 눈이 번쩍 떠졌다.

“뭐..뭐야!?”

당황한 얼굴로 급히 아래를 내려다 보는데 어두워서 뭐가 그랬는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당황하며 아래쪽을 보던 신우는 자신이 있는 바위가 찌직..! 거리는 소리와 함께 흔들리는 걸 느껴야 했다.

“제..젠장!!”

바위가 부서지고 있다는 걸 깨달은 신우는 퍼뜩 옆쪽에 또 다른 바위가 있다는 걸 생각하고는 그대로 몸을 일으켰다. 화끈! 어깨는 물론이고 온 몸이 찌릿찌릿 했다. 하지만 당장 고통을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이대로 가만히 있게 된다면 죽음이었다.

어느새 신우는 그대로 빛이 드리울 당시 기억한 거리를 생각하며 그대로 발을 힘껏 차며 점프했다.

휙! 신우의 신영은 그대로 절벽 위를 날랐다. 순간 신우가 서있던 바위는 와르륵! 무너져 내리며 그대로 절벽 아래로 떨어져 내려가는 모습이었다. 이런 가운데 신우의 신형은 또 다른 튀어나온 바위 근처까지 다가가는데, 조금 거리가 짧았다.

퍽! 신우의 가슴이 바위에 부딪치며 아래로 밀려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이런 자신의 몸에 황급히 바위를 잡는데, 순간 총상을 입은 상처에서 느껴지는 극심한 고통에 신우는 아악!! 하는 비명을 질러야 했다.

두 손이 바위를 잡고 있을까 다행히 신우의 몸은 낭떠러지와 같은 절벽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았다.

부들부들.! 신우는 두 팔에서 전해지는 끔찍한 고통과 힘겨움에 잔뜩 이빨을 깨물어 억지로 힘을 주어야 했다.

까득! 너무 이빨을 깨물었다. 이빨이 살짝 금이 가버린 것이다.

이대로..! 이대로 죽을 수 없어!! 삶에 대한 강한 집착으로 가득한 신우는 죽기 살기로 바위위로 올라서려했다.

“으아아-!!”

순간 큰 고함소리와 함께 신우의 몸이 서서히 바위 위를 올라가기 시작했다. 삶에 대한 강한 집착이 한계 이상의 힘을 팔에 전해주었던 것이다. 그렇게 천천히 신우의 몸은 바위위에 올라갔다.

“하악! 하악! 하악! 하악!......”

바위위로 올라선 신우는 대짜로 뻗어 누워 헐떡이는 숨을 골라야 했다. 몸은 완전 엉망이었다. 땀은 땀대로 나고 어깨에 난 총상에서는 또다시 피가 터졌는지 온통 핏물이 흘러나오는 모습이었다.

한계이상의 힘을 사용한 것일까 신우는 자신도 모르게 그대로 기절해 버리고 말았다.

* * *

절벽 위 한 사내가 잔뜩 찡그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였다. 권총을 소지한 사내.

권총을 소지한 이름 모를 사내는 현재 신우가 죽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나중에야 죽었다는 각인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걸 안 사내였는데, 당장 죽일 방법이 없어 포기하고 나머지 사람들을 사냥에 주력해왔던 것이다.

이제 4명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내는 마침 땅에 떨어진 상태로 있는 수류탄을 발견하고는 순간 절벽에 떨어진 놈을 어떻게 죽일지 방법이 생각을 해냈다.

그대로 절벽으로 도착한 그는 놈이 떨어졌던 곳을 향해 안전핀을 뽑고는 수류탄을 던져 버렸다. 그가 생각한 것은 아래쪽에 공간이 있고 그놈이 거기에 떨어져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절벽 아래로 수류탄이 폭발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계산이 잘못되었는지 죽었다는 각인이 오지 않았다. 사내로서는 잔뜩 얼굴을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얼굴을 찡그린 사내는 순간 미세하게 들린 소리에 즉시 권총을 뽑아들어 소리가 들려온 곳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

그동안 숲을 돌아다니며 제법 많은 사람들을 사냥하고 다녔던지라 현재 사내의 감각은 극심히 발달한 상태인지라 숲에 누군가가 왔다는 사실을 눈치 챈 것이다.

사내의 감각이 맞았다. 권총을 든 사내가 있던 장소에서 조금 떨어진 나무 뒤로는 기하학 무늬로 되어있는 단검을 쥔 사내가 잔뜩 미소를 짓고 있었던 것이다.

거의 쌍벽을 이루며 사람들을 사냥하던 포식자인 두 사내가 어느새 마주한 것이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세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