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 혼인 허가
투둑투둑, 비가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끊임없이 귀를 때렸다. 겨울을 앞두고 있는 계절, 아마도 비는 이것이 마지막일 것이다. 앞으로 내린다면 그때는 눈이 되지 않을까.
잠시 나무 덧창 틈새로 비를 쳐다보다, 루디는 다시 시선을 책상으로 되돌렸다.
황제의 집무실에는 쉴 새 없이 이런저런 서류가 밀려들어온다. 각지에서 올라오는 정기 보고서와 산적 토벌에 관한 서류들, 외국에서 보낸 서신 등 종류도 다양했다.
루디는 문관과 시종이 분류하여 책상 위에 올려두는 서류를 읽어 가다 문득 손을 멈췄다.
여러 장의 혼인 허가서 가운데에 익숙한 이름이 있었다. 레빈과 타이라의 혼인 허가를 청하는 서류였다.
"이건...."
바로 옆에 서 있던 레빈이 입을 열었다.
"타이라가 스무 살이 되었기 때문에 혼인 허가를 받으려고 합니다. 더 이상 두면 이상한 벌레가 꼬일 테니까요. 안 그래도 황후 마마의 가장 가까운 측근인지라 고약한 놈들이 여러 번 손을 대려고 했어요. 지금까지는 시종들이 미리 알아서 처리했습니다."
레빈이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이제 황후 마마께서 후계자를 낳으시면 타이라를 손에 넣으려는 자들도 험한 방법을 쓸 우려가 있습니다. 초조해질 테니까요. 더 이상은 그녀를 그대로 놔둘 수 없습니다."
"그래."
레빈의 말은 구구절절 옳다.
리리샤가 황태자를 낳으면 거기에 빌붙어 권력을 얻고자 하는 자도 많아질 거다.
그런 사람의 눈에, 가족의 보호가 없는 타이라는 좋은 먹잇감이다.
황제와 황후가 후견인이라 해도, 아니, 오히려 그 때문에 타이라의 가치는 더욱 커지고 덩달아 위험도 더해진다.
단순히 혼인을 강요하는 거라면 모를까, 개중에는 강제로 몸을 가져 기정사실로 삼은 뒤 혼인하려는 무리도 있을 것이다.
험한 일을 당하고 혼인 제의를 받는 경우, 여성은 어쩔 수 없이 결혼하는 수밖에 없다.
만일 무슨 일을 당한 건지 세간에 알려지면 타이라의 명예는 바닥에 떨어지고 만다. 잘못이 남자에게 있다 해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런 소문을 가지고 있는 여성은 황후의 곁에 머물 수 없다. 아무리 황후가 원한다 해도 어쩔 수 없다. 옆에 있는 사람의 불명예는 바로 황후에게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타이라는 누구에게도 밝히지 못하고 상대의 뜻에 따르게 될 것이다. 이 세계는 남성에게만 절실히 편리한 곳이었다.
루디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레빈, 그녀를 부탁하네."
"걱정 마세요, 폐하.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타이라는 저와 혼인하여 행복해집니다."
"...."
"뭐, 그래도 폐하는 걱정이시겠지요."
레빈이 히죽 웃으며 종이 한 장을 루디의 책상에 올려놓았다.
"이것은 타이라와 저의 혼인 계약서입니다. 보시면 마음이 편해지실까 싶어서 가져왔어요."
루디는 쓴웃음을 지으며 종이에 시선을 주었다. 종이에는 간단하게 몇 가지 조건이 적혀 있었다.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을 시작으로, 레빈의 피를 잇는 자식 중에서 타이라가 원하는 자를 그녀의 아들로 입양해 후계자로 삼는다는 것과, 레빈이 사망한 뒤에 지참금과 무관하게 가질 수 있는 재산 목록 등이 적혀 있었다.
모두 타이라에게 유리한 조항이다. 이렇게 너그러운 결혼 계약은 아마 이것 단 하나 뿐일 것이다.
"...."
루디는 눈을 감았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는 이혼 당한다. 그렇게 되지 않는다 해도 남편이 사망하는 순간 아무 권리도 갖지 못하고 몸 하나로 달랑 쫓겨나게 된다.
레빈은 그걸 방지하기 위해 자신의 아이를 타이라에게 입양시키는 것이다.
정식으로 입양하여 후계자의 모친이라는 입장이 되면 레빈이 사망하더라도 가문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다. 아마 레빈은 거기까지 생각해서 이런 계약서를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만일 훗날 레빈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게 되면, 그는 어떻게 되는 걸까.
이런 계약을 한 상태라면 그 여성은 단순한 정부로 끝난다. 그 여자와의 사이에 아이가 생기더라도, 만일 타이라가 선택해 주지 않는다면, 혹은 이미 선택했다면, 단순한 혼외 자식이 되어버릴 것이다. 아무것도 받지 못한 채 서자로 끝난다.
그런 사실을 레빈이 모를 리 없다.
그래도 이렇게 혼인을 강행하는 것은, 단순히 타이라가 불쌍해서라거나 레빈이 말한 대로 자신의 일을 이해해 줄 만한 동반자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다.
황후가 가장 사랑하는 측근인 타이라가 누구에게도 이용당하지 않도록, 그래서 타이라가 황후에게 누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루디는 서 있는 레빈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레빈, 정말 이대로 결혼해도 괜찮겠나?"
루디의 질문 하나로, 레빈은 그가 하고 싶은 말을 모두 알아차린 모양이다.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물론입니다, 폐하.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잘 한 결정이 아마 이 혼인일 거예요."
"...고맙다."
루디는 그렇게 중얼거린 뒤, 레빈과 타이라의 혼인 계약서에 몇 글자를 더했다.
눈여겨 보아 두었던 남작령이 있었다. 수입도, 영민과 영지의 풍토도 좋은 곳이다. 남작령에는 유능한 관리인도 딸려 있었다.
그 영지를 타이라의 지참금으로 준다는 취지의 글을 적고 서명한 뒤 반지 인장을 눌렀다.
여성의 지참금은 남편이 관리하는 재산이 된다.
레빈은 타이라를 대신해 오늘부터 남작이 되어 그 영지를 관리하고,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있는 경우에는 훗날 그 자식에게 작위와 영지가 상속된다.
타이라가 레빈의 아이를 입양해도 마찬가지다. 남작령은 계속 두 사람의 것이 되어 대대로 그 가문에 속하게 될 것이다.
계약서를 돌려주자, 레빈이 히죽 웃었다.
"이곳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좋은 곳이지요. 감사합니다, 폐하."
곧이어 두 사람의 혼인 허가서에 루디의 서명이 더해졌다.
레빈은 잠시 타이라에게 전할 이야기가 있다며 집무실을 나섰다.
루디는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
타이라의 지참금 따위, 레빈은 생각도 하지 않았을 거다. 그런 걸로 기뻐할 사람이 아니다. 그래도 기쁜 듯이 루디를 향해 웃어준 것은 그저 그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기 위해서겠지.
'부디 두 사람의 앞날에 평화와 행복이 깃들기를.'
루디는 조용히 속으로 중얼거렸다.
***
하루를 꼬박 잠으로 보내면 목욕과 밥시간이 뒤죽박죽된다. 어쨌든 깨어 있을 때 모두 해치우는 수밖에 없으니 이것저것 시간이 되는 대로 해야 한다. 깨어 있는 시간이 굉장히 바쁜 이유였다.
리리샤는 평소보다 두꺼운 천으로 둘러진 상태에서 통에 몸을 담갔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자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날이 추워지니 몸이 잘 움직여지지 않는다. 뭐, 자느라고 움직일 틈도 없지만 말이야.
"아침에는 잠깐 밖에 루를 못 봤어. 정말 새똥만큼만."
리리샤가 투덜거리자 타이라가 킥킥 웃었다.
"마마가 너무 잠만 자고 계셨으니까요. 폐하의 얼굴을 보셨어야 해요. 정말 걱정 반 한심 반이었다니까요."
"...그림도 봤을까?"
"글쎄요. 저희가 들어갔을 때 복대가 흐트러진 모습은 없었지만 또 모르죠."
"아아, 정말! 쥐구멍이 있으면 거기에 들어가서 나오고 싶지 않아."
물속에서 몸부림을 치자, 타이라가 당황해서 그만두라고 외쳤다.
"그렇게 움직이다 뱃속 아기씨가 놀라면 어쩌시려고 그러세요!"
타이라와 시녀가 물투성이가 되었다.
리리샤는 잠시 웃다가 문득 배를 내려다보았다.
배가 볼록 나와 있다.
물끄러미 배를 쳐다보다 리리샤는 문득 중얼거렸다.
"생각한 것과 조금 다른 것 같아."
"뭐가요?"
"이 배 말이야. 아기가 들어있다기보다는 그냥 똥배 같지 않아?"
"풋!"
옆에 있던 시녀가 웃는다.
타이라가 살짝 시녀에게 눈을 흘기면서 말했다.
"원래 다 그런 거예요. 배가 갑자기 산처럼 나와있으면 이상하잖아요. 처음에는 납작했다가 점점 커지는 거죠."
타이라의 표정이 이상하다.
"웃고 싶으면 웃어, 타이라."
"안 웃어요, 마마. 똥배라는...풋."
타이라가 입을 틀어막았다. 주먹이 이에 부딪친 것 같다. 아프지 않을까.
리리샤는 한숨을 쉬고, 가만히 배를 내려다보다 불쑥 말했다.
"루에게는 보여주고 싶지 않아. 최소한 똥배처럼 보이지 않을 때까지는 절대로 보여주지 않을 거야."
타이라와 시녀가 못 참겠는지 큰 소리로 웃고 있었다. 루디가 저렇게 리리샤의 배를 보고 웃는다면 화가 날 것 같다. 아니, 먼저 슬퍼지려나. 굉장히 우울할 거야.
리리샤는 한숨을 쉬었다.
어째서 임신했는데 똥배 걱정을 해야 하는 거야. 왠지 억울해졌다.
목욕을 마치고 옷을 갈아입는다. 배를 압박하지 않도록 가슴 바로 밑에서 주름을 잡아 내린 옷이었다. 부드러운 촉감의 원단으로 만들어서 물 흐르듯 옷감이 몸에 붙었다.
그 위에 도톰한 겉옷을 걸쳐 입고 머리를 올리면 끝이다.
임신한 뒤로는 코르셋은 물론이고 화장도 하지 않는다. 루디의 금지령도 금지령이지만 왠지 그녀의 마음도 내키지 않았다.
배를 누르면 아기도 함께 쑥 들어가지 않을까, 그러면 공간이 모자라 아기가 답답할 거야. 그런 생각이 루디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다는 생각을 눌렀다.
'나디아 마마도 나를 임신했을 때 이런 느낌이었을까.'
기분이 이상해졌다.
생각에 잠겨 있는데 지나가는 것처럼 타이라가 말했다.
"혼인 허가를 받았습니다."
"...응?"
"혼인을 했어요."
"누가?"
"제가요."
"언제?"
"조금 아까요. 레빈이 폐하께 허가서에 사인을 받았습니다."
"...."
기절하지 않은 게 정말 용하다. 그만큼 놀란 거야. 뒤늦게 커다란 목소리가 튀어나갔다.
"언제 결혼한 거야! 맙소사, 나 자는 동안 결혼식이 있었어? 나, 자느라 놓친 거야?"
기가 막힌 듯 타이라가 새침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 거 안 했어요. 레빈이 돌아온 것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럴 시간이 어디 있었겠어요. 앞으로도 할 예정은 전혀 없습니다."
시녀와 리리샤가 한목소리가 되어 외쳤다.
"결혼식이 없다니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요!"
리리샤는 분개해서 주먹을 움켜쥐었다.
"좋아, 내가 직접 결혼식을 지휘하겠어. 황궁 안뜰에서 하는 거야. 레빈, 그 아저씨는 뭘 하고 있는 거야. 이렇게 어린 신부를 받아 가면서 결혼식조차 생략하다니. 여자에게 결혼식은 정말 정말 정말 중요한 거라구!"
정말 그렇다. 리리샤는 어릴 때 루디와 함께 올렸던 결혼식이 평생의 보물이다.
황제의 결혼이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것과는 달랐지만, 리리샤의 마음 속에서 그건 사랑의 언약을 서로에게 올리는 결혼식이었다.
아직도 눈을 감으면 그날의 아름다운 광경이 살아움직이는 것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날의 루디는 정말 예뻤어. 리리샤 마음 속의 보물이다.
리리샤는 주먹을 허공에 휘둘렀다.
"당장 레빈을 잡아와야지."
씩씩거리며 방을 나가려고 하자, 타이라가 그녀를 잡았다.
"마마!"
"타이라도 타이라야. 그런 건 강하게 요구해야 하는 거야! 때려눕혀서라도!"
"마마, 제가 그렇게 원한 거예요."
"...왜."
리리샤는 왠지 울 것 같아졌다.
"타이라, 레빈을 사랑해서 결혼하는 거 아니야? 왜...결혼식이 싫어?"
"사랑해서 결혼하는 거예요. 전 레빈의 얼굴이 좋으니까요."
그건 예전에도 들었다. 하지만 왠지 이상해. 사랑에 빠졌다면 결혼식이 기대됐을 텐데, 왜 싫다고 하는 거야?
물론 귀족에게 결혼식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본래 황제에게 혼인을 허가받으면 그것으로 혼인의 공식적인 절차는 끝이었다.
그 뒤 적당한 시기에 피로연을 열어 사람들에게 혼인을 알리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사랑을 약속하고 언약하는 결혼식은 가문을 떠나 사랑으로 묶인 젊은이들 사이에 법칙처럼 유행하고 있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녀가 묶이면, 혹은 가문끼리의 결합이지만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면, 남녀는 가족과 친한 친구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식을 올린다. 때로는 조촐하게 단 둘만의 결혼식을 하는 경우도 있다.
레빈과 타이라의 공식적인 결혼 피로연에는 나갈 수 없겠지만 그렇게 사적인 결혼식이라면 리리샤도 참석할 수 있다. 계속 그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쩌면 타이라는 결혼하는 것이 싫었을까. 혹시 여전히 마음속에서 루디를 사랑하고 있나? 그런 거라면....
생각이 나쁜 곳으로 향해가는데 타이라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결혼식 대신에 남작 부인이 시녀들끼리 나누는 밤을 준비해 주시기로 했어요."
"응?"
타이라가 목소리를 잔뜩 낮췄다. 사방을 경계하듯이 둘러보며 리리샤의 귀에 속삭인다.
"여자들끼리 모여서 밤새도록 노는 거예요. 마마가 공부하던 밤의 작법 책도 갖다 놓고, 술도 진창 마시구요. 이건 비밀이지만, 세간에서 유명한 남자 배우의 알몸 그림을 여러 장 입수했어요."
"어...."
"마마도 참석해 주실래요?"
"...."
타이라의 얼굴에 나쁜 여자의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이런 앙큼한!
리리샤의 목소리가 덩달아 작아졌다.
"좋아, 나는 술은 못 마시겠지만."
"폐하께도 비밀이에요. 아시면 꾸중 들을 테니까요."
"장소는 여기로 하는 게 좋겠어. 여기가 가장 들키지 않을 거야."
"그게 좋겠네요."
타이라와 속닥거리는데, 옆에 있던 시녀가 입을 툭 내밀고 말했다.
"저기, 마마, 타이라님. 저한테는 아무도 그런 권유를 해주지 않았는데요."
타이라가 머쓱한 얼굴로 어깨를 움츠렸다.
***
타이라는 아이처럼 기뻐하는 리리샤의 모습을 보면서 살짝 안도의 숨을 쉬었다.
남작 부인의 말대로다.
결혼식을 하지 않는다고 하면 분명히 의심할 거라고 했었다.
하지만 사랑을 맹세하는 결혼식은 정말 무리다.
그런 거짓말을 하는 것쯤이야 별거 아닌지도 모르지만, 결혼식을 올리면 분명히 리리샤도 참석할 것이다. 어쩌면 황제까지 올지 모른다.
리리샤와 황제 앞에서 사랑을 맹세하는 건....
리리샤가 친한 사람의 말을 의심하지 않는 성격이라 다행이었다.
'하지만 이런 성격은 황궁에서는 단점일 뿐인데.'
사람의 천성은 변하지 않는다. 아무리 교육하고 훈련을 거듭해도 리리샤의 본질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쉽게 사람을 믿어 버린다.
'정말, 내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어.'
타이라는 한숨을 쉬었다.
'레빈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해야지.'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남자 배우의 알몸 그림을 구해온 것은 레빈이었다. 결혼 선물이라고 한다. 그런 게 어째서 결혼 선물인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레빈도 참 이상한 사람이야.'
문득 웃음이 나왔다.
"...."
레빈이라면 잘해나갈 수 있다. 그래, 그 사람이라면 좋은 동지가 되어 함께 인생을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타이라는 허리를 곧게 폈다.
초원의 여자는 아름답지 않지만 유연하게 바람에 적응해 살아가는 갈대와 같다.
계절에 따라 꽃잎을 떨어뜨리는 화려한 꽃과는 다르다.
변함없이 똑같은 모습으로 죽는 순간까지 살아간다. 절대로 꺾이지 않는다.
'내 삶은 이대로 영원히.'
리리샤의 곁에서 머물며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