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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로 팔려간 곳이 황궁이었다-82화 (82/201)

< 9살짜리 황후 >

#082

즉위식을 열흘 뒤에 올리려면 결정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황제와 시종장은 어느새 그 일에 대한 협의를 하고 있었다.

즉위식처럼 커다란 예식은 관례에 맞게 예식 순서를 정하고 알맞은 물건을 갖추는 것만으로도 큰일이다. 그런 예식을 담당하는 사람은 여럿 있지만 열흘 내에 해낼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적었다.

"그 일의 적임자는...."

"그래, 그 사람이면 적당하겠지. 그렇게 진행하게."

"예, 즉위식에 입을 의상도 문제군요. 성인이면 이전 황제의 옷을 재활용할 수도 있지만, 루디 전하에 맞는 것은 없습니다. 열흘 이내에 옷을 새로 지을 수도 없고."

루디는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며 잠시 기다렸다.

아직 가장 중요한 일이 언급되지 않았다. 조금 기다리면 분명 그 얘기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그들은 완전히 잊어버린 것 같다. 이 사람들은 가장 중요한 일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폐하, 시종장!"

루디가 입을 열자, 두 사람이 고개를 돌려 쳐다본다.

"그런 예식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황제가 이상하다는 얼굴로 루디를 보았다.

"무엇이 마음에 걸리느냐?"

"그날 식에 참여하는 것은 저만이 아니겠지요. 저만 있어봐야 아무 의미도 없을 겁니다. 정작 중요한 사람은 리리샤 공주 아닌가요?"

순간 두 사람의 얼굴이 얼어붙었다.

루디의 표정도 어색해졌다.

비록 리리샤에게는 아무런 실권도 주어지지 않지만, 루디는 어디까지나 공주의 남편 자격으로 황제에 오른다.

그런 만큼 리리샤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녀를 빼고 식을 올릴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어린아이다.

루디와는 경우가 달랐다.

루디는 외모가 어려 보여도 실제로 속에 있는 건 성인이다. 거기에, 몇 년 동안 따로 후계자로서 교육까지 받고 있었다. 지금 황제에 즉위해도 아무 상관없다.

하지만 리리샤는 8살에 가까운 9살짜리 아이. 거기다 또래 황녀보다 교육도 모자라다.

심지어 타인과 접한 경험이 거의 없어서 사회성이 없고, 정신연령도 조금 어린 편이었다.

즉위식을 잘 치르기는커녕 그 자리에서 가만히 있어줄지조차 모르겠다.

"그건, 정말 곤란하게 됐군요."

시종장이 핼쑥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그 옆에 선 황제의 얼굴도 시종장과 비슷했다.

9살짜리의 어린 황후.

정치적으로 리리샤는 제 앞가림은커녕 자신이 싼 똥도 치우지 못하는 아기에 불과하다.

시종장의 얼굴이 더욱 찌푸려졌다.

"게다가 이건 즉위식 이전의 문제가 되어 버리겠습니다. 마의 생물을 만들어내는 루디 전하의 가치가 너무 높아졌어요. 이대로는 리리샤 공주님이 짝으로 너무 모자랍니다. 균형이 지나치게 안 맞아요."

레이놀드가 한숨을 쉬었다.

"잘못하면 너무 어린 황후 대신 신분 높은 후궁을 들여 공무를 대행시키자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공식 석상에 황제가 혼자 나설 수 없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황제의 친 혈육이라 해서 모두가 공주의 작위를 받는 것은 아니다. 후궁이 낳은 황녀 중에는 공주 작위를 받지 못한 여식이 더 많았다.

리리샤는 본래 공주 작위를 받을 처지가 아니었다. 그녀가 공주 작위를 가지고 있는 것은, 단순히 태어나 얼마 안 되었을 때 다른 나라와 혼인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디아그라의 외모가 아름답다는 건 그녀의 모국 근처에서는 유명한 이야기였다.

그런 나디아그라가 딸을 낳았다는 소식이 모국에 닿자, 근처의 한 나라에서 혼인에 대한 타진을 보내왔다. 정식 왕비는 아니고 리리샤를 후궁으로 달라는 말이었다.

제국으로서는 괜찮은 이야기였기 때문에, 황제는 갓 태어난 리리샤를 공주로 책봉해 가치를 높였다.

당시의 혼인 상대는 서른 정도의 젊은 왕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그 왕이 급사하는 바람에 이야기가 무산되었다. 겉으로는 전염병이라고 둘러댔지만, 사실은 좀 달랐던 모양이다.

결국 쓸모 없어진 리리샤는 그대로 방치되어 후궁 낡은 저택에서 루디의 눈에 뜨일 때까지 그런 상태로 살게 되었다.

황제 입장에서는 루디가 후원자 없는 리리샤 공주에게 정을 가진 것이 딱 좋았을 것이다.

예절 공부만 적당히 시켜 허수아비 황후가 되면, 특별히 외부의 간섭이 들어갈 일도 없고 걸리적거리지도 않는다.

루디가 누군가를 숙청하고 단죄하더라도 거기에 걸릴 친족이 없으니 초기에 정권을 잡기도 수월하다.

힘없는 황후는 황실의 혈통을 두고 생각해도 나쁠 게 없었다.

보통 데릴사위를 가문에 들일 때에는 다른 여자에게서 낳은 자식에게는 계승권을 주지 않거나 여러 가지 불이익이 있도록 계약서를 작성한다.

하지만 황제는 혼인에 대해 한 가지 외에는 아무런 제약도 두지 않았다.

그 때문에 훗날 루디가 후궁을 들여도, 실권 없는 황후는 아무 소리도 못할 것이다.

리리샤에게는 제도적으로 아무런 보호장치도 없었다. 그녀는 단지 루디가 황위에 오르기 위한 계단일 뿐이다.

몇 년 동안 황제의 곁에 있으면서 공부한 루디에게는 그의 생각이 손에 잡힐 듯이 모두 보였다.

다만, 그것은 모두 리리샤가 황태자를 낳은 뒤의 이야기다.

황제가 이 결혼에 단 한 가지 둔 제한이 바로 적자를 낳기 전에는 후궁을 들이지 말 것이었다.

적자가 없는 상태에서 후궁을 들여 남자아이가 태어나면 분쟁의 씨가 된다. 단지 황제가 신경쓴 것은 그것 뿐. 황제의 마음 속에 리리샤를 향한 배려는 들어있지 않았다.

아버지에게도, 어머니에게도 딸로 사랑받지 못한다. 루디만을 바라본 채 곧바로 따라오는 리리샤의 모습이 눈앞에 떠오르자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라도 더욱 내가 소중히 대해야겠지.'

리리샤를 보호해줄 사람은 이 넓은 세상에 오직 한 명 루디뿐이다. 심장 한 구석이 약간 따끔거렸다.

시종장 레이놀드가 골똘히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혹시 지금의 황후께서 당신의 딸을 후궁으로 넣자고 하시면 그야말로 난리입니다. 다음 황후가 리리샤 공주에서 다른 공주로 바뀔 수도 있어요."

레이놀드의 표정이 신중해졌다.

"나디아그라 마마께서 대신 공무를 맡아주시면 좋습니다만 그건 불가능하고, 그 다음으로 좋은 방법은 지금의 황후께서 태상황후가 된 뒤 루디 전하 옆에 서주시는 겁니다. 그게 가장 무난하겠지요. 하지만 황후께서 그럴 리는."

레이놀드가 말을 흐리자, 황제가 손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며 말했다.

"그건 여가 어떻게든 해보자."

"폐하."

"괜찮아. 며칠만 시간을 주면 해결할 수 있을 거다."

"가능하겠습니까. 예전이라면 몰라도 지금의 황후께서는 승낙하지 않으실 겁니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는 막다른 골목에서도 대화할 방법이 있는 법이다. 그녀와 오래 살아온 내가 말하는 거니 믿어도 좋아."

그때, 시종 한 명이 가까이 다가와 시종장의 귀에 뭔가를 속삭였다.

시종장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황제를 향해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황후께서 모국으로 보내는 서신을 중간에서 가로챘다고 합니다. 모두 다섯 통이었는데, 네 개는 가짜였던 것 같습니다."

레이놀드의 말에 황제가 물었다.

"확인했느냐."

"아니요. 가짜로 여겨진 서신에는 손대지 않았습니다. 확인할 필요도 없이, 서신을 지닌 사람이 적절치 않았다고 합니다. 한 명은 신분이 가장 낮은 여성이었고, 두 명은 제국 출신의 시녀, 한 명은 저희와 줄이 닿아있는 사람이었습니다."

황제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레이, 루디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명을 해줘라."

황제의 말에 레이놀드가 몸을 돌려 루디를 보았다.

"루디 전하, 제가 아까 서신을 지닌 사람이 적절치 않았다고 한 것은, 한 명에 비해 다른 네 명이 황후의 신임을 현저히 덜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황제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 말을 재촉했다.

"네 명이 먼저 일시에 나간 뒤, 한 명만이 따로 출발했습니다. 마마의 시녀 중 모국의 공작 영애가 있사온데, 혼인을 위해 귀국한다는 명목으로 오늘 저녁 궁을 나간 것이지요."

레이놀드가 옅은 미소를 띠었다.

"황후께서는 나름대로 생각을 하신 모양입니다만, 한꺼번에 여러 명을 내보내는 건 지금부터 작전 시작이라는 말과 동일합니다. 게다가 일반인은 중요한 일을 맡으면 아무래도 티가 나니까요. 공작 영애와 같은 귀인이 하인을 한 명만 데리고 움직인 것도 의심을 샀습니다. 은밀하게 행동하기 위해서라고 해도 호위조차 제대로 거느리지 않는 건 수상해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황후에게는 첩자가 없는 모양이다. 허긴, 첩자를 기르기 위해서는 돈도, 조직도 필요하다. 아무리 황후라 해도 시집온 몸으로 그런 조직을 가질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인간은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건 보통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맡깁니다. 폐하도 마찬가지지요. 제가 있는데 소중한 서류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일은 좀처럼 없습니다."

레이놀드가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그래서 다섯 명 중 공작 영애가 진짜 편지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다섯 명 모두가 진짜 편지를 가졌을 리는 없으니까요. 만일을 위해 모두에게 미행을 붙였습니다만, 행선지는 모두 달랐습니다. 공작 영애만이 황후의 모국 쪽으로 향했습니다."

시종장이 눈짓하자, 시종이 품 안에서 밀랍이 찍힌 서신을 한 통 꺼냈다.

"이것이 그 편지입니다. 공작 영애는 이 편지가 사라졌다는 것도 아직 모르고 있을 겁니다. 치마 사이의 주머니에 있던 겁니다만, 여성의 치마는 워낙 복잡하게 부풀려 있어서 누군가에게 소매치기를 당해도 모르지요."

황제가 시종에게 턱짓을 했다.

"루디, 네가 먼저 읽어보아라."

시종이 공손히 루디에게 편지를 내민다.

루디가 그것을 받아 내용물을 꺼내자, 은은한 향이 공기 중으로 퍼졌다. 황후가 사용하는 향수인 것 같다.

편지의 내용은 구구절절했다.

[어린 시절, 저를 꽃이라 부르며 귀여워해 주시던 오라버니의 모습을 레베카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언제든 외롭고 슬플 때 돌아올 곳은 여기라던 그 말씀을, 레베카가 가슴속에 보물처럼 두고 있었다는 걸 아시는지요....]

황후와 모국의 황제는 같은 모친을 둔 형제인 모양이다. 그리워하는 문구로 시작된 편지는 이내 신세 한탄으로 이어졌다.

읽어내려가던 루디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 나왔다.

편지에는 황태자가 자리에서 쫓겨났다는 것, 그리고 황위가 엉뚱한 사람에게 넘어간다는 사실이 적혀 있다.

황후는 자신이 얼마나 괴로운지, 얼마나 원통한지 호소하며 부디 자신을 위해 군사를 일으켜 달라고 반복해서 요구하고 있었다.

루디가 편지를 내밀자, 황제가 그것을 읽고 히죽 웃었다.

"너는 이 편지를 읽고 어떻게 생각했느냐?"

황제의 물음에 루디는 잠시 말을 하지 못했다. 너무도 당연하게 이것은 반역죄다. 황후가 완전히 황제에게 등을 돌렸다는 증거였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얼굴에 나왔던 모양이다. 황제가 쿡쿡 웃으며 편지를 시종장에게 넘겼다.

"시종장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자."

편지를 끝까지 읽은 시종장이 한숨을 쉬었다.

"여자라는 것은 정말 불쌍한 존재군요. 그렇게 배신당하고 빼앗기면서도 마지막까지 냉정해지지 못하는 걸 보면."

"...."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루디가 가만히 두 사람의 얼굴을 보자, 황제가 싱긋 웃었다.

"너에게는 아직 이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자라는 존재는 남자와 다르다. 만일 네가 반역을 하겠다고 생각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파고 들어야 할 것 같으냐?"

"상대의 약점을...."

그렇게 말하던 루디가 아, 하고 입을 다물었다.

황제가 빙그레 웃었다.

"그래, 바로 그 점에서 레이놀드는 황후가 불쌍하다고 말하는 거야. 황후는 내가 병들어 있다는 사실을 안다. 마도병에게 지급할 마석조차 부족할 만큼 제국에 마력소유가 적다는 것도 알고 있지. 하지만 이 편지에 그런 말은 한 마디도 적혀 있지 않아."

황제가 한숨을 쉬었다.

"이 안에 있는 사람 모두에게 명하노니, 오늘의 일은 죽을 때까지 비밀로 하라. 절대로 발설해서는 안 된다."

"알겠습니다."

레이놀드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하지만 루디는 조금 망설였다.

언젠가 황후는 리리샤와 나디아그라를 해치려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녀를 놓아두어야 하나? 황제는 자신의 조강지처가 불쌍하게 생각되어 놓아 주려는 걸까.

황제가 손을 들어 루디에게 내밀었다. 앙상한 손을 잡자, 손에 힘을 주며 말한다.

"그런 게 아니다, 루디. 이걸 빌미로 황후를 리리샤가 클 때까지 너의 파트너로 삼을 생각이야."

"하지만 황후께서는 리리샤 공주를 용납하지 않으실 겁니다."

황제가 히죽 웃는다.

"만일 이 편지에 내 병과 마석에 대해 적혀 있다면 그렇겠지. 하지만 그녀는 반역죄가 발각되면 어찌 되는지 잘 알고 있다. 심지어 모국에서 쳐들어오면 가장 먼저 죽을 거라는 사실도 알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고 이런 편지를 보냈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겠느냐?"

황제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그녀가 모든 걸 망가뜨리더라도 상관없을 만큼 나를 사랑한다는 뜻이다."

황제가 피곤한 듯 몸을 움츠렸다.

시종 한 명이 재빨리 의자를 가져오자, 황제는 거기에 앉아 루디의 얼굴을 보았다.

"여자 다루는 법은 보리스에게 배웠다지만, 이론만으로는 알 수 없는 게 많다. 네가 조금 자라면 레이놀드가 몇 명 여자를 준비해 줄거야. 많이 알수록 안전해진다. 뭐든 경험이지."

조금 전까지 생생한 모습이던 황제가 급격히 피곤에 물들어갔다.

"시종장, 마잉크를 준비해 줘. 고통이 조금 덜하게 할 수 있을 거야."

루디가 말하자마자, 시종 한 명이 잉크병과 깃털펜, 종이를 가지고 왔다.

루디는 황제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펜에 잉크를 묻혔다.

"폐하, 조금 아프실지 모릅니다."

그렇게 말하고 팔 부분을 걷어 올린 뒤 문자를 적어간다. 해독과 진통에 관한 글귀를 적고 마력을 흘리자, 은은한 빛이 글자에서 흘러나왔다.

깜짝 놀랐는지 시종장의 눈동자가 커졌다.

"지금까지 계속 모른 척하고 있어 죄송합니다."

루디의 말에 황제가 그의 머리카락을 살짝 흐트러뜨렸다.

"너무 일찍 내게 말했다면 오히려 화를 냈을 거다. 상대방을 완전히 판단할 때까지 자신의 패를 꺼내서는 안 되지."

잠깐의 시간이 흐르자, 황제의 호흡이 약간 편해졌다.

"놀랍구나. 약을 먹을 때조차도 고통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는데, 지금은 아프지 않아."

황제는 여러 번 숨을 깊게 쉬어 상태를 확인하더니 빙그레 웃었다.

"고맙다. 편해졌어. 황후의 일은 내게 맡기고 너는 이만 물러가 쉬어라. 즉위식을 치르자면 내일부터 할 일이 많을 거야. 리리샤는, 뭐, 어쩔 수 없지. 9살짜리 아이라는 걸 숨길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대로 가자꾸나."

"리리샤 공주의 곁에는 항상 마생물이 있습니다. 그들의 모습을 드러내면 누구도 함부로 하지는 못하겠지요."

"하하. 최강의 황후가 되겠는걸."

황제가 힘없이 웃더니, 인사를 하고 물러가려는 루디를 향해 말을 던졌다.

"루디, 여자에게 빠지지 마라. 판단력을 그르친다. 아내든 애인이든, 여자가 너를 사랑하게 만들어."

루디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사랑의 종류가 다르기는 해도 이미 그런 아가씨가 한 명 있다. 아직 아홉 살짜리 꼬꼬마 아가씨지만.

< 9살짜리 황후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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