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와 나 사이에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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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쪽지를 드렸지만, 다시 한 번 안내드립니다.
136,137,138화 여우비 에피소드가 '스타와 나 사이에' 에피소드로 대체 됐음을 안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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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 음악뱅크 제작진 대기실」
“뭐하냐?”
드라마국 윤찬 씨피가 어슬렁어슬렁 들어왔다. 그러자 소파에 기대 쉬고 있던 방혁 피디가 늘어진 한숨과 함께 말했다.
“피곤해 죽겠어요. 목요일마다 수명이 주는 기분이라니까.”
“오늘 이시현 나온다며?”
“드라마국 씨피가 예능국 일에 무슨 관심이야.”
“임마, 이시현이 누구 자식이냐? 자식이 타지에 와 있는데 내가 와봐야지.”
“허.”
방혁 피디는 하품 섞인 실바람을 뿜고, 손바닥에 눈을 붙이며 말했다.
“아니 박태도 자기가 키웠다고 그러고, 형도 자기가 키웠다고 그러고. 이러다 황 국장님까지 오겠어?”
“자식이··· 이시현 사전녹화한다며?”
콧바람 한번 내쉬고, 마주 앉은 윤찬 씨피가 다리를 꼬고 말했다.
“엔딩을 채워도 모자란 판에 사전녹화로 끝내는 거야?”
“이시현 지난주에 골든컵 받았잖아. 차트에서 빠졌는데, 무슨 엔딩이야.”
“넌 애가 욕심이 없는 거냐, 아니면 만사 오케이야?”
“솔직히 나도 마무리 세우려고 그랬는데, 다른 가수들 형평성 문제도 있고, 지에스 쪽에서 엔딩은 사양하더라고.”
남들은 못해서 난리인데, 이시현 측은 극구 사양했다.
독특하지, 독특해.
“근데, 너희 규제 또 들어간다며?”
“무슨 규제?”
“염색머리 말이야.”
“아 그거.”
작년에 염색머리 규제가 풀렸었는데, 다시금 얘기가 슬금슬금 기어 나오는 중이다.
“걱정 마요. 다시 쏙 들어갈 거니까.”
방혁 피디는 대수롭지 않은 투로 말했다.
“왜? 태지 또 나온대?”
“태지가 왜 나와. 오늘 방송 봐요. 그럼 알아.”
“무슨 소리야.”
눈만 깜빡이는 윤찬 씨피의 모습에, 방혁 피디는 피식 웃고 기지개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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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 놈.”
이영태 작곡가는 찌푸린 볼을 들썩이며 녹음부스를 바라봤다.
아침 댓바람부터 들이닥친 이시현이 세 시간째 저기서 나올 생각을 않고 있다.
물론 중간중간 쉴 때도 있지만, 그때는 어김없이 대본을 손에 쥔다. 쉬는 타임도, 슬기와 세션맨을 배려해서인 듯했다.
오늘만 저러면 말을 안 하지.
어제 밤에 와서 새벽 두 시까지 여기 있던 놈이다.
그 몸으로 또 새벽 찬바람 맞으며 리허설 갔다 왔고.
“난 니들 볼 때마다 왜 이렇게 불쌍하냐.”
이영태는 최재환과 서아린을 돌아보고 쯧쯧, 혀를 찼다.
배우가 열성이면 매니저와 스타일리스트가 힘든 법이니까.
“요즘 살맛 나는데 뭐가 불쌍해?”
최재환이 실없이 웃으며 제 손목을 살핀다. 슬슬 나갈 생각을 하는 모양이었다.
이영태는 다시금 녹음부스를 바라봤다.
뭔가 마음에 안 드는지 이시현은 계속해서 입을 매만지고 있었다.
“근데 말이야··· 확실히 늘었어.”
“뭐가요?”
소파에서 일어나던 최재환이 멈칫.
“전에는 말이야, 목소리가 너무 맑아서 놀랐거든? 하지만 그것뿐이었어. 비브라토도 단순했고, 테크닉도 없었으니까.”
고개를 한번 가로젓더니.
“그런데 지금은 비브라토도 안정적이고, 테크닉도 깔끔하고. 음역대도 한층 넓어졌고··· 겨우 두 달 만에 말이야. 아무리 장연화 교수님이라도, 이게 가능할 줄이야.”
이영태는 이시현의 보컬 트레이너인 서예대 장연화 교수를 언급하면서 자신의 눈을 의심하고 있었다.
“정말··· 천재가 있긴 있구나.”
최재환도, 잠시 녹음부스 안의 이시현을 바라만 봤다.
수많은 연습생과 가수들을 봤어도, 그 역시 그렇게 놀란 적은 처음이었다. 지금도 이시현의 캐스팅 영상을 확인했을 때를 떠올리면 등줄기에 소름이 돋을 정도니까.
‘왜 그동안 몰랐던 걸까.’
지난 시간 숱하게 녀석의 목소리를 들었으면서.
하지만 이젠 분명히 알 수 있다.
눈을 감은 채 이시현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마치 비 오는 날 어느 고요한 강을 앞에 두고 있는 기분이다. 빗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동그라미가 하나둘 퍼지는 그런 강.
“난 솔직히 욕심난다.”
잠시 딴생각을 하던 최재환은 고개를 치켜들었다. 이영태가 다리를 흔들 때마다 의자에서 삐걱 소리가 난다.
“다음 앨범은 정말 제대로 만들고 싶어. 이번에는 남의 노래로 때웠지만, 다음에는 이시현이라는 옷에 걸맞은 노래로 제대로 된 앨범 만들고 싶다. 우리라고··· 빌보드 못 가겠냐.”
허무맹랑한 소리였지만, 허무맹랑하게 들리지 않는다.
보름달 같은 얼굴에 서린 비장미를 바라보던 최재환은, 엔지니어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이제 나오라고 하세요. 샵에 가야 하니까.”
드르륵.
베이지색 싱글 코트를 펄럭이며 이시현이 차에서 내렸다.
바로 뒤이어 내린 스타일리스트의 손가방을 대신 들어주는 세심함을 보이는 그에게 VJ 스페셜 카메라와 질문이 따라붙었다.
“시현 씨, 지금 어디 가세요?”
“샵에 가요. 여기서 준비하고, 바로 음악뱅크 사전녹화 스케줄을 이어 갈 겁니다.”
이시현이 빙긋 미소를 보이고 걸음을 서두른다.
“배고프지 않으세요?”
음악뱅크 리허설을 마치고, 이시현은 녹음실에서 연습에 또 연습을 이어갔다.
“배부르면 소리가 안 나와서요. 감독님은 안 추우세요?”
오히려 카메라맨을 걱정하는 이시현은 주차를 끝낸 매니저와 함께 계단을 밟아 샵에 들어갔다.
뒤따른 VJ 스페셜 팀이 이시현에게 쏟아진 샵 직원들의 환대와 민소매 원피스를 입은 원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원장님 안 추워?”
“춥기는, 난 열이 많은 사람이야. 좀 나눠줄까?”
“사양합니다!”
유별날 정도로 밝은 톤의 원장은 수다를 그치지 않았다.
“시현이 너 오늘 편곡 버전 부른다며?”
“예.”
“나 완전 기대 중. 여기서 살짝 보여주면 안 돼?”
“예, 안 돼요.”
눈웃음과 함께 자리에 앉은 이시현은 헤어디자이너, 원장, 견습 직원들과 일상적인 얘기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누나, 그 형이랑은 어떻게 됐어요?”
“어떻게 되긴, 끝났지.”
“왜에? 누나 좋다고 그렇게 따라다녔다며?”
“나 좋다고 아무나 만나니? 내가, 누구 때문에 지금 눈이 얼마나 높아졌는데.”
카메라에 담기는 그들의 모습은 가식 같아 보이지 않았다. 정말 사이가 좋아 보였고, 이시현은 진심으로 그들과 소통하고 있었다.
“아린 씨, 시현 씨는 어떤 스타예요?”
VJ의 질문에 이시현의 스타일리스트가 생각 끝에 말했다.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는 스타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예.”
알 듯 모를 듯한 스타일리스트의 시선을 뒤로하고, 카메라는 여기저기 통화하느라 바쁜 매니저의 모습을 담았다.
그사이 이시현에게 샵의 직원들이 더 달라붙었다.
“꽤 손이 많이 가네요?”
VJ의 질문, 헤어디자이너가 콧바람을 들썩이며 말했다.
“오늘은 커트만 할 게 아니거든요.”
“그게 무슨 소리예요?”
“이거 비밀인데··· 실은······.”
헤어디자이너의 속삭임을 들은 VJ가 깜짝 놀라 물었다.
“시현 씨 드라마 찍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말이에요. 이거 완전 무리거든요? 시현이 너 진짜 머릿결 다 상할 거야.”
헤어디자이너가 얼굴을 찌푸리고 엄살이다.
“시현아 다시 한 번 물을게. 진짜 할 거야?”
대답 대신 이시현은 맑은 눈빛을 끄덕였다. 그렇지만 디자이너는 여전히 손을 망설이고 다시 물었다.
“방송 한번 하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해? 지금이라도 피디님한테 전화해서 못한다고 해.”
“한 번이니까. 방송에 자주 얼굴 못 비치는 것도 미안하고.”
“에휴. 모르겠다. 나 저지른다.”
거울에 비친 헤어디자이너의 투정에 이시현은 피식 웃으며 눈을 감았다. 그사이 원장의 곁에는 매니저가 다가와 팔짱을 켠 채로 한숨이다.
VJ가 속삭여 물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예요? 다른 방법도 있을 텐데.”
“저놈은 어중간한 거 싫어하거든요. 가짜로 팬들 앞에 서고 싶지 않다는 놈입니다. 어휴. 말을 안 들어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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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반에는 몇 명이야?”
“저희 반은 열 명입니다.”
“이것들이 진짜!”
잔뜩 열이 받은 학주가 몽둥이를 들고 교실을 돌아다닌다. 개학인데, 반마다 자리가 텅텅 비어서 열이 제대로 받은 것 같다.
“반장, 오늘 안 온 애들 명단 적어서 제출해! 그리고 집에 언니가 있는지도 확인해!”
“예.”
학주가 나가고.
“아 짜증 나. 압구정 쪽은 다음 주 개학이라는데.”
겨울 방학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여학생들은 한숨과, 짜증과, 불만을 토하며 책상 하나에 둘러앉았다.
“지금쯤 오빠 사녹 끝났겠다.”
축제에서 즐기는 이들이 있다면, 축제에 참여하지 못한 이들도 있는 법.
“그냥 우리도 갈 걸 그랬나? 언니들한테 전화해달라고 하면 되는데.”
그러자 손거울을 보던 친구가 콧방귀를 뀐다.
“야, 1반 애들은 반 이상이 오빠 사녹갔대. 그런데 언니라는 사람들한테 애들 아프다고 전화가 와서 불독이 지금 저러는 거 아니야. 없던 언니들이 어디서 튀어나왔냐고.”
쿡쿡 웃는 친구들.
“그래도 오늘 아니면 오빠 언제 또 음방 나올지 모르는데.”
“인차랑, 뮤캠 남았잖아. 일요일에 가자.”
아쉬움을 달래며 책에 붙인 이시현의 사진을 쓰다듬는다.
“아, 테이프 가져왔어?”
“당근이지.”
손거울을 보던 친구가 가방에서 복사 테이프를 꺼냈다.
다들 이시현 앨범을 하나씩 가지고 있어도 집에 있는 건 비닐도 뜯지 않았다. 천년만년 보관해야 하니까. 그러니 복사 테이프는 순전히 듣기용.
“자 다들 하나씩.”
친구들 앞에 딱딱 내려 놓고.
“내가 이거 복사하느라고 오디오 앞에 하루종일 앉아 있었다.”
“아저씨가 파는 것보다 음질 떨어지면 환불이다?”
친구들이 돈 천 원을 건네면서 으름장을 놓는다.
“이 어리석은 소녀들 같으니라고. 지난번에 정류장 앞에서 샀던 거 잊었어?”
강렬했던 뽕짝 비트를 떠올린 그녀들은 얼른 가방에 테이프를 챙겨 넣고, 다시 얘기 꽃을 피웠다.
“근데 니들 그거 봤어?”
“뭐가?”
“카페에 올라온 글. 이번 앨범, 오빠가 노래 실력 반도 안 보여준 거래. 원래 ‘너라서’에 고음 파트 있었는데, 회사에서 일부러 다 빼고, 수록곡에 팝 발라드도 있었는데 그것도 뺐대.”
“정말? 왜?”
“왜냐면.”
“왜냐면?”
얼굴을 모으는 그녀들.
“오빠가 음악으로 너무 튀면 가수하고 배우 경계선이 무너지지 않냐고, 지에스 가수들이 항의했대. 그래서 음악 활동도 이제 더는 안 할거래.”
“진짜? 미친, 누구야?”
새로운 정보는 늘 호기심의 대상이다.
사실이든 아니든, ‘카더라’는 생산되고, 또 재생산된다.
“어?”
휴대폰 문자를 보던 친구가 놀라 이마를 접는다.
그러더니 휴대폰을 돌려 문자를 보였다.
[오늘 사녹··· 대박! 열라 짱! 오늘 다른 가수들 압살하고 무대 내려옴. 현장 분위기 개폭발! 음뱅 스텝 언니들 다들 기절초풍!]
“뭐야? 대체 무슨 일 있었던 거야?”
띵띵, 연달아 온 문자.
[오늘 오빠 아주 작정했어. 우리하고 잠깐 대화했는데, 새로운 모습 보여주고 싶었다고. 와줘서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했어.]
[멜로디 편곡해서 노래 개 좋아. 근데 더 놀라운 건··· 본방으로 봐! 오늘 잠 못 잘 각오하고. 아, 녹화 필수! 우리 지금 열라 행복함!!]
사녹에 간 친구들에게 온 문자는 무슨 암호 같았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대박이라는 건데.
“뭐야? 다들 왜 이러는데?”
궁금증에 미칠 것 같아서, 그녀들은 발만 동동 구르며 수업이 끝나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우주의 기운을 모아서.
“야, 오빠 나온다!”
음악뱅크를 틀어놓고, 부엌에서 떡볶이를 베어 물던 여학생들은 우르르 소파로 달려갔다. 그 모습에 엄마가 미간을 찌푸린다.
“왜 이렇게 뛰어다녀?”
도대체 뭘 보려고 저러는 걸까.
-예, 다음은 우리가 그토록 기다려왔던 분들이죠. 우리 다 같이 불러볼까요? 지난주 골든컵을 수상한 이시현과 슬기가 부릅니다. ‘너라서!’
순간 TV 앞에 모인 그녀들은 자연스럽게 입을 벌렸다.
청색 수트를 입은 이시현과 슬기의 무대.
사녹에 참여한 팬들.
오빠를 보고 온갖 환호도 모자라 눈물까지 글썽이는 우리 수포 팬들.
“세상에.”
온종일 안절부절못하던 그녀들, 지금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다. 오빠··· 곱고 투명한 하얀 얼굴··· 그리고 노랑머리.
“우와. 대박!”
보고 있는 것만으로 심장이 두근두근 터질 것 같다.
그래서 비명을 삼키고, 숨을 들이켜고, 눈물까지 글썽이며, 그녀들은 이시현에게 눈을 떼지 못했다.
카메라도 오늘 열일 하고 있었다.
한순간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이시현의 미소를, 눈웃음을, 열창하는 모습을 담는다.
노래는 또 어떻고.
편곡 버전은 본래 감미로웠던 노래에 꿀을 들이부었다.
너무 달아서 녹아내릴 것 같은데, 이시현의 노랑머리는 대체.
“쟤 외국인이니?”
엄마의 속삭임.
“엄마··· 천사야 천사.”
그래 저건 천사야. 이시현은 하늘에서 내려온 게 분명해.
그녀들은 생각했다.
이시현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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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샵 직원들과 이시현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데, 직원들의 눈에 별이 가득하다.
그래, 이시현은 멋있으니까.
얼굴이 하얗다 보니 노랑머리가 극명하게 돋보인다.
최재환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소파에 앉았다.
오늘 하루 이시현이 제일 고생이었지만, 그 역시도 많이 지친 하루다.
“아린아 고생했다.”
오늘 무대 의상은 팬클럽 공식 색상인 코발트블루였는데, 화면에 너무 잘 어울리게 나왔다. 서아린이 예쁜 옷 구하겠다고 발품을 판 덕이다.
“뭘요.”
그녀는 차분한 미소를 보이고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말수는 적지만, 이 팀에서 없어선 안 되는 존재다.
“재환 씨, 지금 팬카페 난리도 아니야.”
원장의 수다는 낮이나 밤이나 변하질 않는다. 그래도,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도 이시현을 위해서 기꺼이 기다려준 사람들이니까.
“다행이네요.”
“근데 편곡 얘기는 거의 없고, 시현이 머리 얘기만 있어. 당연하지. 암, 그럴 수밖에 없지.”
원장의 입에 미소가 사라지질 않는다.
그녀는 이시현의 일이라면 진심으로 제 일처럼 기뻐한다.
그러고 보면 사람을 끌어당기는 것도 이시현의 매력이지.
“아, 저 머리색 너무 아깝다.”
이시현은 드라마 촬영이 이어지는 만큼, 오늘 바로 재염색을 해야 한다.
순전히 솜솜 디자이너만 믿고 진행한 일이었다.
물론 내친김에 노랑머리를 컨셉으로 화보에, 지면광고도 몰아 찍었고.
그래서 더 정신없었던 하루.
“오늘 정말 많이 고생했나 보다.”
원장의 말처럼 이시현은 피곤한 모습이었다. 그래도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헤어디자이너의 손이 부지런히 움직이는 동안 대본을 한번 넘겨보고, 눈을 감고 생각하고, 대본을 넘겨보고, 또 눈을 감고 생각하고.
뭘 저렇게 보는 볼까 싶다. 대사도 다 외웠으면서.
그렇게 5분이나 지났을까.
이시현의 고개가 흔들흔들한다. 손에 쥔 대본도 흔들흔들.
그리고···
툭.
바닥에 떨어진 대본과 함께 이시현의 눈이 사르르 감긴다.
< 스타와 나 사이에 (4)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