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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배우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나는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숙취로 머리가 깨질 것 같기는 했지만 그 이유 때문이 아니다.
“뭐해? 정신 좀 차려.”
눈앞에 내가 있다. 내 얼굴이고, 내 목소리였다. 이 상황도 기가 막힌데, 심지어 내 뺨을 두드리기까지 했다.
“이거 꿈이야?”
내가 그렇게 묻자, 내 얼굴이 눈을 찌푸리고 말한다.
“아이고 임마. 술을 얼마나 마신 거야? 빨리 일어나, 오늘 대본리딩 있잖아.”
“리딩?”
“그래. 그러니까 빨리 일어나, 정신 차리고 씻으라고! 1시간 내로 가야 해!”
나는 얼떨결에 강제로 일으켜져서 떠밀리듯 화장실로 들어갔다. 등 뒤에서 철컥 문이 닫히고서야 정신이 번쩍 든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눈을 몇 번이나 깜빡인 끝에 두뇌회전을 시도했다.
‘생각을 해보자.’
잠에서 깨니까 내 앞에 내가 있었다?
‘역시··· 말이 안 돼.’
나는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여기는 또 어디인가.
지금 내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허나 명확한 사실은 밖에 나를 닮은 누군가 있다는 것이다. 나를 깨우고, 내 뺨을 때리고, 나를 화장실에 밀어 넣은 사람.
‘그래, 닮은 사람이겠지. 거울을 보면······.’
화장실 안에 거울이 있지만 선뜻 다가가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노릇. 마른침을 꿀꺽 삼키고 천천히 거울로 다가갔다.
“세, 세상에······.”
거울에 비친 내 모습에 나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내 얼굴이 아니다. 기름이 자르르 붙어 있을 ‘정’ 엔터테인먼트 최재환 대표의 얼굴이 아니다. 그런데 이 얼굴··· 너무 익숙하다.
“이, 이게 대체.”
나는 손을 뻗어 거울 속 얼굴을 거듭 만졌다.
볼이 쏙들어갔고, 눈매가 날카롭다. 머리카락과 눈썹은 한여름 초록의 숲처럼 울창하다. 술에 찌들어 사시사철 노랗던 눈동자가 하얗고 검다. 마치 갓 태어난 아이 눈처럼 맑다.
“이시현······.”
내가 보고 있는 이 얼굴. 그 이름을 속삭이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욕조에 걸터앉았다. 머리끝이 저릴 만큼 소름이 치솟았다. 그렇지만 다시금 벌떡 일어났다.
“이시현?”
내가 이시현이 됐다고?
나는 화장실 문을 벌컥 열었다. 밖을 다시 내다보니 최재환이, 그러니까 나 최재환이 부엌에서 눈을 찌푸리고 쳐다본다.
나는 화장실 문을 다시 닫고 거울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이시현······.’
눈을 몇 번 더 깜빡인 다음에야 상황이 눈에 들어온다.
나는 지금 확실히 이시현이 됐다. 그리고 밖에는 나 최재환이 있다.
내 생각이 맞는다면 나는 지금 이시현의 몸에, 그것도 과거로 돌아온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이시현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16년 전, 그러니까 2000년 6월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은 최소한 2000년 6월 이전이다.
혹시라도, 여전히 술기운이 남아 있나 싶어 이마를 두드려도 보고 허벅지도 꼬집어봤다.
‘아!’
통증은 분명하고 머리는 어느 때보다 맑다.
거울을 몇 번을 들여다 본 끝에, 나는 지금의 상황이 징그러워서 욕조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았다.
“야, 이 배우! 씻고 있는 거야?”
“어, 어? 어!”
일단 샤워기의 물부터 틀었다.
쏴아아.
그러고 보니 팔다리가 무척 길다.
‘그래, 이시현 키가 180센티미터 후반이었지.’
반면 내 키는 170센티미터 중반이다. 무엇보다 이시현은 모델 출신이라서 흔히 말하는 비율이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이 자식은 다 때려치우고 시골 내려갔는데······.’
그래 기억난다. 이시현은 카메라 울렁증이 있어서 카메라에 빨간불만 들어오면 몸은 굳고 입은 더듬었다.
청심환도 먹여보고, 63빌딩 외벽을 청소하는 아르바이트도 시켜보는 등 별의별 수를 다 써서 고쳐보려 했지만 실패.
그 어떤 노력을 해도 이시현은 카메라 앞에서 대사를 칠 수가 없었다.
결국 다 포기하고 시골로 내려간 이시현.
그곳에서 농사짓고 살던 중에 트랙터에 번개가 떨어져서 감전사했다는, 그 기막힌 인생을 살다간 놈이 바로 이시현이다.
‘그런데 내가 이시현이라니.’
이시현에 대한 생각이 정신없이 이어진다. 과거에 녀석이 다 관두고 싶다고 했을 때, 녀석의 매니저로서 많이 안타까웠다.
물론 내가 녀석만 맡은 것은 아니다.
걸그룹도 맡아봤고, 다른 배우들도 맡아봤지만 내게 녀석은 유독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내가 단독으로 맡은 첫 배우, 그리고 유일한 실패의 기억.
‘그래······.’
녀석의 매니저를 맡고나서는 하루도 생각을 멈춘 적이 없었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이시현이라는 배우를 사람들이 좋아하고 열광하는 배우로 키울 수 있을까, 그 같은 고민이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내 머리를 짓눌렀었다.
그런데 녀석이 그냥 고향으로 내려간 것이다. 그게 얼마나 안타까웠었는지.
‘일단은 씻자.’
샤워를 하면서 그 밖에도 많은 생각을 이어봤지만 딱히 해결방안이 나온 것은 없었다. 그저 놀란 것은.
‘이 자식, 이렇게 컸어?’
놀라울 뿐이다.
**
수건으로 몸의 물기를 닦았다.
“후······.”
심호흡 뒤에 다시 거울을 본 나는 새삼 놀랄 수밖에 없었다.
‘허··· 세상 진짜 불공평하네.’
확실히 이시현은 잘생겼다. 아니, 이시현뿐 아니라 비주얼이 받쳐주는 배우나 가수들은 일반인을 압도하는 잘생김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작은 머리, 유난히 긴 팔 다리, 정으로 공들여 쪼개 만든 것 같은 얼굴 윤곽.
젠장··· 괜스레 감정이 들끓는다.
화장실을 나가자 곧바로 뭔가가 날아왔다.
“팬티 입어! 임마, 뭘 그렇게 덜렁거려?”
“어, 어······.”
서둘러 팬티를 입고 눈을 끔뻑였다. 그러자 내가, 그러니까 최재환이 다가와 내게 날계란 하나를 건네며 소파를 가리켰다. 가죽 소파 위에는 깨끗한 스웨터와 청바지가 놓여 있었다.
“우선 목부터 풀고 옷 입어. 빨리해, 빨리!”
최재환은 내게 서두를 것을 재촉한 뒤에 손에 들고 있던 수첩을 펼쳐 집중했다.
‘그래··· 저 수첩 기억난다.’
오래전 나는 저런 작은 수첩에 스케줄을 빼곡히 적어서 들고 다녔다. 기자와 작가의 전화번호가 가득했고, 명함도 잔뜩 꽂혀 있는 수첩이다. 지갑은 안 챙겨도 저건 꼭 챙겼었는데.
2016년에는 어디 책상서랍에 잠들어 있을지 모를 수첩.
“뭐하고 있어? 빨리 먹어.”
“어, 어.”
나는 계속해서 정신이 반쯤 나가있는 상태다. 서둘러 비린 날계란을 꿀꺽 삼키고, 옷을 입었다. 그리고는 다시 최재환의 옆모습을 바라봤다.
“그러니까, 오늘 시현이 대본리딩하고··· 흠, 연기선생님은··· 오늘은 외부선생님이네··· 아이씨, 이 양반은 조금이라도 늦으면 난리 나는··· 어?”
최재환이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그제야 나는 그를 똑바로 볼 수 있었다.
마흔일곱의 최재환이 과거의 최재환을 마주보고 있다.
‘젊구나.’
왠지 눈가가 뜨거워진다. 가슴에서 울컥 솟는 뭔가가 있었다.
“뭐해? 옷 입었으면 가자.”
최재환은 나를 잡아끌었다. 전혀 낯설지 않은 손길이었다.
나니까. 내가 최재환이니까. 그 소리 없는 외침 끝에 나는 잠시 동안 지금 상황을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상황에서 한발 물러나는 법.
10년의 시간을 매니지먼트를 운영하면서 배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지켜보는 방법과 과정을 깨우쳤다는 것이다. 어떤 것을 결정해야 할지,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이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깨달음을 몸으로 터득한 이가 마흔일곱의 최재환이다.
그러니 지금은 한발 물러나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나 자신을 3인칭화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내가 미쳤는지, 아니면 뭔가 단단히 잘못된 건지를 알 수가 있을 테니까.
‘지켜보면 알게 되겠지.’
집을 나온 우리는 곧장 엘리베이터를 탔다. 지하 3층 버튼을 꾹 누른 최재환이 나를 돌아보며 묻는다.
“너 오늘 중요한 날이야. 알지?”
어떤 날이더라.
“너 진짜··· 오늘 ‘바닷사람들 이야기’ 단막극 대본리딩 있는 날이잖아.”
최재환은 미소를 보이고 얘기를 했지만, 얼핏 봐도 화를 꾹 참고 있는 것이 한눈에 보인다.
‘그래, 기억난다. 이시현 이 자식··· 이거 말 더럽게 안 들었었지.’
나는 일단 이시현에 대해서 좀 더 기억을 떠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젊은 최재환을 향한 내 시선은 여전히 호기심과 두려움, 그리고 놀라움으로 가득했다.
‘분명히 술 먹고 잠들었는데······.’
잠에서 깼더니 십 수 년 전으로 되돌아왔다고?
“저기, 오늘이 몇 년도지?”
“너, 뭐 잘못 먹었냐? 아까부터 왜 그래? 오늘 2000년 6월 1일! 그리고 저기는 무슨··· 형이란 말 하면 목이 아프지?”
“아, 아니야.”
“어이구. 이번에는 잘하자. 내가 그랬잖아, 너는 말이야, 제대로만 가면 바로 상승기류 탄다니까. 그리고 오늘은 카메라도 없고.”
최재환은 계속 투덜댔다. 지하 주차장에 도착하자 그의 걸음이 좀 더 바빠졌다.
‘어떤 차를 탔었지? 밴은 아니었을 테고······.’
최재환을 따라 도착한 곳에는 역시 내가 생각한 그림은 없었다. 나는 눈앞의 차를 가리키며 입맛을 쩝 다셨다.
“···이거야?”
“그럼 이거지. 뭘 기대해?”
퉁명한 최재환의 목소리. 나는 볼을 긁적이다가 허리를 굽혀 차에 탔다.
분명히 내 기억에는 당시 밴을 탄 기억이 없었기에 주차장에 그런 차가 없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구형 소나타 차량에 타려고 하니 영 적응이 되질 않는다.
참고로 2016년의 내 차는 B사의 10억짜리 차량이다.
푸드드. 치치치.
“아, 또 이러내.”
푸드드. 치치치.
“왜?”
“배터리가 나갔는지··· 아니면 제너레이터가 맛이 갔나?”
최재환은 오만상을 찌푸렸다. 하긴 당시 이런 순간이 잦았다. 구형 소나타가 문제가 아니라 폐차 직전의 차량인 게 문제였다.
‘거기다가 이시현에게 차 좀 밀라고 하면 꼭 삐딱한 얼굴로 보험이나 부르라고 그랬었지.’
푸드드. 치치치.
“아후!”
자동차 핸들을 팍 두드리는 최재환의 모습에 나는 조심히 입을 열었다.
“혀, 형.”
이 말 꺼내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건지.
“왜?”
“내가 밀어볼까?”
“뭐?”
최재환이 깜짝 놀란다. 얘가 뭘 잘못 먹었나 하는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며 눈을 깜빡인다.
“내가 밀어볼게.”
대답을 들을 상황이 아닌 듯해서 바로 차에서 내렸다. 주차장에 차들도 별로 없으니 시도는 해봄직했다.
“민다.”
“어? 어!”
나는 차를 밀기 시작했다. 밀고 또 민다. 주차장을 한 바퀴 돌아 힘이 빠져갈 즘에 차에 시동이 걸렸다.
“시현아 타!”
나는 다시 조수석에 탔고, 우리는 곧바로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지쳐서 숨을 몰아쉬는 나를 최재환이 영 미심쩍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놈이 도망을 치려나,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차는 여의도로 향했다. 진이 빠진 나는 자동차 대시보드 위에서 고개를 덜렁덜렁 흔들고 있는 강아지 인형을 보며 생각을 떠올려봤다.
‘후······. 그냥 보험 부를걸.’
하지만 보험을 불렀다면 지각을 했을 것이다. 그래, 어렴풋이 생각난다. 그 당시도 지각을 하는 바람에 피디와 작가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었지.
‘좋아, 기억을 떠올려 보자. 이 날 이시현이 어땠더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무려 16년 전이니 당연했다.
그보다 나는 이 상황을 서서히 받아들이고 있는 내 자신에게 조금 놀라고 있었다.
‘하긴 별의별거 다 보고 살았는데······.’
당장 죽을병에 걸린 것도 아니고.
“시현아.”
“어?”
나는 고개를 돌려 최재환을 바라봤다. 운전에 집중하던 그가 나를 힐끗 돌아보며 입을 연다.
“오늘 잘할 수 있지?”
“어? 뭐··· 잘해야지.”
“이거, 오소리가 꽂아준 거니까, 오늘 잘해야 한다.”
“오소리?”
“얘가 아직도 술이 안 깼나. 오소리, 오소리!”
“아······. 오소리.”
이제야 생각났다. 오소리는 이시현에게 있어 소속사 선배 배우였다. 말이 선배지 나이는 시현이보다 많이 어렸다.
‘2000년이면, 오소리가 20살이었나? 21살이었나?’
그녀는 아역배우 출신이라 연기력은 어느 정도 물이 올라 있었는데, 다만 아역이라는 이미지가 있어 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당시는 한창 여러 역을 전전하고 있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잘할 수 있지?”
최재환이 다시 묻는다. 그 목소리에 위로와 믿음이 담겨 있다.
“어, 잘할게.”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최재환이 또 눈을 찌푸리고 나를 힐끗 돌아봤다.
‘또··· 뭘 잘못한 거야?’
그런 생각을 하는데, 최재환이 손을 뻗어 대시보드 서랍을 열었다. 그 바람에 차가 잠시 휘청거렸다.
“잘할 수 있을 생각을 하려면 대본을 읽어야지! 너 어제 대본 놓고 갔더라? 배우가 대본을 손에서 놓고 다녀? 대본리딩에서 작가한테 찍히면 촬영 내내 찍힌다니까!”
최재환이 핀잔과 윽박을 지르며 내게 대본을 건넸다. 아마 다른 매니저였으면 대본으로 이시현 머리에 드럼 연주를 했을 것이다.
“잘하자. 그래야 너도 스타일리스트 붙고, 회사에서 피부 관리실도 일 년치 끊어주고··· 그리고 재계약도 해야지.”
최재환의 속삭임에 나는 대본의 표지를 매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때가 이시현 계약만료 시점이었어.’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마 이시현은 스물둘 나이에 지에스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2000년 6월이면 이시현이 스물일곱쯤 됐을 때고.
“형, 나 계약 만료 됐나?”
“어제부로 만료다.”
최재환이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그제야 내 기억이 좀 더 또렷해진다.
이시현에게 계약만료가 다가왔고, 나 최재환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오소리에게 사정사정해서 그녀가 주연인 단막극 드라마에 이시현을 꽂아 넣었다. 그게 녀석의 마지막 기회라는 걸 알았으니까.
그런데 그때 이시현이 대본리딩이 끝난 후에 화장실에서 깽판을 치고 사라졌다.
‘왜였지?’
그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단 말이다.
‘녀석이 왜 그때 깽판을 쳤던 걸까.’
결국 그 길로 이시현은 짐을 싸서 고향으로 내려갔다.
마지막에는 서로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
녀석은 떠나면서 아무런 흔적도 안 남겼고, 나는 녀석의 텅 빈 오피스텔에서 괜스레 지난날의 아쉬움으로 맥주나 한 캔 홀짝였을 뿐이다.
‘에효······. 자식, 그래도 정이 있는 건데.’
왠지 아픈 추억 속에 빠져드는 기분이다.
‘내가 그때 이시현을 잘못 키웠던 걸까.’
녀석의 카메라 울렁증 정도야 고쳐줄 수 있지 않았을까.
내가 더 노력했다면 녀석이 성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들 속에서 구형 소나타는 어느새 방송국에 도착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운 최재환이 나를 돌아본다. 맑은 미소와 함께 그는 말했다.
“시현아,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