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작가의 정령 천재-56화 (56/210)

056. 다크엘프 말고?

엘프들의 회의장에 고성이 난무하고 있었다.

“그게 어떻게 어머니의 나무입니까! 그 말을 믿는단 말입니까!?”

“애초에 우리의 변화가 뭐가 나쁘단 말입니까. 생존을 위한 변화가 잘못됐다니요!”

“아니. 다른 사람도 아니고 성자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의 말을 무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언제부터 인간 말을 들었다고요. 게다가 예비는 왜 빼십니까?”

“예비 성자라고 뭐가 다릅니까? 성자만큼의 권위가 있다는 뜻 아닙니까! 애초에 전쟁 때 교단이 중재해 주지 않았으면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었겠습니까?”

“이 꼴이 되고도 교단이 잘했다는 겁니까? 인간은 절대 믿을 수 없습니다!”

“왜 자꾸 논점을 흐리십니까. 결국 저 나무가 어머니의 나무란 겁니까, 아니란 겁니까?”

변해 버린 어머니의 나무.

변해 버린 엘프.

원망스러운 인간들.

다양한 주제가 뒤섞인 회의장은 그야말로 개판이었다.

그때, 이곳에서 유일하게 어머니의 나무를 목격한 전사장 룬타가 입을 열었다.

“우리가 이러고 있을 때입니까!”

룬타의 말에 회의장이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다른 이들이 반발하기 전에, 룬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어머니의 나무입니다. 설마 일반적인 나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

엘프들이 회피하고 있던 주제가 룬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럼 우리가 땅을 버린 것처럼, 이젠 어머니의 나무마저 버리려 하는 겁니까?”

룬타의 말은 마치 비수처럼 엘프들의 가슴에 날아와 박혔다.

“어머니의 나무가 변했다고 외면한다면, 우리가 변하면 스스로를 외면할 겁니까?”

그는 대체 무엇을 보고 온 것일까?

“더 늦기 전에 바로잡아야 합니다. 어쩌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룬타의 말이 엘프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물론, 그렇다고 단숨에 어머니의 나무를 찾아가자는 결정이 나오진 않았다.

일족의 명운이 걸린 일이다.

그렇게 간단하게 결정할 순 없는 일이었다.

“흠. 그래도 새로운 영주가 부임했다면, 한 번쯤 만나 보는 건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요. 이미 우리는 사막부족이란 적이 있습니다. 적어도 후방에 적을 만들 필요는 없지요.”

하지만 흐름을 바꾸기엔 충분했다. 엘프들의 의견이 하나로 모이기 시작했다.

결국, 가장 상석에 앉은 이가 입을 열었다.

“인간 영주를 만나 보겠어요.”

엘프 지도자는 결정을 내렸다.

그렇게 엘프 사절단이 꾸려지고, 인간 영지를 향해 출발했다.

* * *

짝퉁 세계수는 조금 재미난 방식으로 작동이 된다.

이 녀석은 나름의 자아가 있긴 하지만, 복잡한 명령을 수행할 만큼 똑똑하지 않다.

그래서 로메른은 특별한 방법을 짜냈다.

‘이게 로봇도 아니고…….’

로봇 안에서 조종을 하는 것처럼, 로메른은 짝퉁 세계수 안에서 세계수를 조종했다.

심지어 로메른만 들어가 조종하는 건 1단계일 뿐이었다. 루나까지 함께 들어가 조종하면 불길한 버전까지 사용할 수 있었는데, 그게 바로 2단계였다.

‘진짜 별의별 걸 다 만드네.’

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지만, 짝퉁 세계수의 효과는 확실했다.

로메른이 짝퉁 세계수 안에 있으면 숲 전체를 감시할 수 있다. 때문에 몰래 숨어들어 온 엘프들을 막아 낸 것도 모자라 포박까지 하지 않았나.

[진! 엘프들이 오고 있어!]

바로 이렇게 말이다.

‘강렬한 첫인상부터 남겨 주자.’

[강렬한 첫인상?]

진은 생각해 두었던 것을 입 밖으로 꺼냈다.

[호오. 그거 나쁘지 않은데? 뭔가 희망적인 느낌이야.]

로메른은 진의 계획이 꽤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그럼, 시작한다!]

그런 로메른의 말과 함께, 땅이 미세하게 진동하는 게 느껴졌다.

짝퉁 세계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편, 진의 영지 외곽.

그곳에 엘프들이 막 도착했다.

“지도자님 이제부터 인간의 영역입니다.”

“그렇군요.”

전사장의 말에 한 여자 엘프가 대답했다. 회의 때 가장 상석에 앉아 있던 그녀.

그녀가 바로 엘프 마을의 지도자였다.

‘우린 어머니의 나무가 필요해.’

세계수는 그저 ‘신앙’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엘프들에겐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다.

세계수는 엘프들을 지켜주고, 힘을 키워 줬으며, 안식처를 제공해 줬다.

‘만약 우리에게 어머니의 나무가 있었다면, 이렇게 변하지 않았을지도 몰라.’

헛된 희망일지 몰랐다.

하지만, 저 나무가 어머니의 나무라면 그저 희망으로 끝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라도 어머니의 나무의 도움을 받는다면…….’

원래대로는 못 돌아가도, 힘을 위해 잃어버렸던 것들을 되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뒤 입을 열었다.

“가요.”

그녀의 대답에 엘프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엘프들이 인간의 영역에 들어서자마자.

콰드드득. 콰드드득.

콰드드득. 콰드드득.

땅이 흔들리더니, 땅속에서 뿌리가 튀어나왔다. 전사들이 일순 경계했지만, 그건 잠깐이었다.

뿌리는 공격을 위해 튀어나온 게 아니라는 걸 깨달은 것이다.

“……기, 길이.”

뿌리가 길을 만들었다.

그것도 꽃이 가득한 꽃길을.

“정말 아름다워요.”

“……어머니의 나무께서 우리를 환영하시는 모양입니다.”

그렇게 모두가 감탄을 터트리며 꽃길을 따라가니,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의 눈을 사로잡는 ‘어머니의 나무’가 나타났다.

“아…….”

“어머니의 나무시여.”

엘프들은 감탄을 터트리며 그 나무를 바라봤다. 룬타의 말처럼, 이 나무는 누가 봐도 어머니의 나무였다.

그 나무 아래 진이 서 있었다.

“영지의 주인이자, ‘예비 성자’이며, 이 나무의 부탁을 받은 진 세인트입니다.”

그런 진의 말에 호응하듯 나무의 가지가 흔들렸다.

쏴아아아-

나뭇가지가 움직이자 이곳은 숲속이었는데도, 강렬한 숲의 향기가 느껴졌다.

엘프들은 몸을 부르르 떨며 그 감각을 즐겼다.

“흠!”

진의 헛기침에 그녀는 화들짝 놀라 입을 열었다.

“전 마을을 책임지고 있는 플로나입니다.”

“지도자이십니까?”

진의 물음에 그녀가 깜짝 놀랐다.

“저희 엘프에 관해 잘 아시는 것 같네요.”

“제 지식이 아닙니다.”

진은 뒤에 있는 나무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 아이의 지식입니다.”

“아……!”

그녀는 조용히 감탄을 터트렸다.

한데 그 순간 어머니의 나무가 갑자기 변했다.

언제 신성했냐는 듯 어머니의 나무에선 불길한 기운이 뿜어지기 시작했다.

“저건 대체!”

“세상에…….”

엘프들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깜짝 놀랐다.

영락없이 어머니의 나무라 생각했는데, 저건 어머니의 나무라고 하기엔 너무 불길했다.

그때 진이 앞으로 나섰다.

“괜찮아.”

그저 괜찮다는 진의 목소리에, 나무가 흔들렸다.

쏴아아아아-

가지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괜찮아. 내가 네 곁에 있어.”

마치 사람에게 건네는 듯한 그 말에, 나무는 천천히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엘프들은 그 말도 안 되는 광경에 넋이 라도 나간 듯 진을 바라봤다.

“죄송합니다. 아직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이다 보니, 조금 불안정할 때가 있습니다.”

진의 말에 플로나가 깜짝 놀라 대답했다.

“아, 아닙니다.”

룬타의 말대로 그는 나무의 선택을 받은 게 확실했다. 아니. 선택을 넘어 그는 부모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그건 그녀의 생각일 뿐.

‘대화 주도권은 넘어온 거 같네.’

진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일단, 앉으시죠. 우린 해야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진은 테이블에 있는 의자를 가리켰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에 앉았다.

“돌려 묻지 않겠습니다. 어떤 결론을 내리셨습니까?”

그녀가 앉자마자 진은 곧장 질문을 던졌다.

“그건…….”

그녀는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오늘은 나무를 보러 왔을 뿐이었다.

“이곳엔 왜 오셨습니까?”

그제야 그녀의 입이 열렸다.

“어머니의 나무를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직접 보니 어떠십니까? 이 나무는 여러분이 기다리던 어머니의 나무가 맞습니까?”

무례할 수도 있는 질문이었지만, 진의 말이 무례하다고 할 수 있는 엘프는 이곳에 없었다.

그가 나무의 선택을 받았으니까.

그녀는 어떻게 대답할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이내 결정을 내렸다.

“가슴은 어머니의 나무가 맞다고 하지만, 머리로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어머니의 나무를 잃어버린 지 너무 오래됐어요.”

전쟁으로 어머니의 나무가 소실되고, 그들은 길고 긴 시간 동안 어머니의 나무가 없이 생활했다.

게다가, 이젠 나무의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친화력이 뛰어난 엘프도 남아 있지 않다.

“어쩌면 저희는 어머니의 나무가 곁에 있어도 알아보지 못할지도 몰라요.”

그녀는 솔직하게 말했다.

자신들의 부족함을 인정했다.

‘아니. 내가 인정한 게 아니야.’

전사장 룬타 덕분이었다.

그의 말대로 엘프가 변한 걸 인정해야 했다. 어쩌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랐다.

“저희는 많은 것들을 잃어버렸습니다. 물론, 저희의 변화를 후회하진 않아요. 하지만, 생존을 위해 잃어버렸던 것들을 되찾고 싶어요.”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도와주세요.”

지나치게 솔직한 모습에 진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는데.’

짝퉁 세계수로 현혹 좀 하고, 서로 간도 보다가, 한참 뒤에야 이런 이야기가 나올 거라 생각했다.

[엘프들이 그만큼 다급하다는 소리예요. 지도자조차 어머니의 나무를 알아보지 못할 지경이니까요.]

‘호리호리한 거 보면 이쪽은 별다른 변화가 없는 거 아니야?’

진의 말대로 우락부락한 근육 엘프도 있었지만, 그녀의 모습은 진이 알고 있던 엘프의 모습이었다.

[자세히 보시면 뭔가 다른 게 보이실 거예요.]

그 말에 진의 눈에 옅은 황금빛이 감돌았다.

‘허. 확실히 다르네.’

그제야 진실이 보였다.

그녀는 변하지 않은 게 아니었다. 그녀도 충분히 변해 있었다.

‘저거 마법사 써클이지?’

[예. 맞아요. 마을에 지도자조차도 힘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예요. 체술이 아닌 마법이란 점이 다르긴 하지만요.]

진은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마법보다는 정령술을 발전시키는 게 더 좋지 않아?’

[진. 이걸 말씀드리지 않았네요. 저희 때문에 정령술이 만능처럼 느껴지시겠지만, 정령술은 그리 강하지 않아요.]

‘……아 그래?’

[활용을 전투에 한정하면 마법이 정령술보다 훨씬 강해요.]

‘하긴, 이들에게 필요한 건 당장 살아갈 힘이었을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니 정령술 대신 마법을 선택한 것도 이해가 됐다.

“좋습니다. 도와드리겠습니다.”

진의 확답에 그녀의 표정이 변했다.

“게다가 이 아이도 그걸 바라니까요.”

진은 나무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자, 나뭇가지 하나가 그녀에게 다가왔다. 마치 잡아달라는 듯 그녀의 앞에서 나뭇가지가 살랑거렸다.

그녀는 조심히 가지를 감싸 쥐었다.

“아……!”

나뭇가지에서 흘러나오는 온기에 그녀가 깜짝 놀랐다.

“잠깐 따끔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예. 괜찮아요.”

이제부터가 진짜였다.

“미안합니다. 아직 이 아이가 너무 어려서 혼자선 힘들다고 합니다.”

그 말과 함께 진은 가지를 잡고 있는 엘프의 손을 겹쳐 잡았다.

“……!”

엘프는 조금 놀란 듯했지만, 진의 진지한 표정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물론, 이건 개소리였다.

‘나무만 있어도 된다는 인상을 심어 주는 건 절대 안 될 일이지.’

나무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란 걸 보여 줘야 했다.

“앗!”

플로나가 작은 비명을 질렀다.

“많이 아프십니까?”

“아니에요. 그저 잠깐 따끔했을 뿐이에요. 괜찮아요.”

“다행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예. 알겠어요.”

진의 진지한 표정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진은 곧장 눈을 감았다.

그러자, 진의 손에서 새하얀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엘프들은 깜짝 놀라 그 모습을 지켜봤다.

[좋아. 진 네 말대로 반응이 나쁘지 않은데?]

‘그래?’

[어. 분위기 정말 좋아.]

‘그러니까 꼭 성공해.’

[내가 해부해본 다크엘프가 몇인 줄 몰라서 그래. 걱정하지 마.]

[저도 도울 거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흑마법의 대가와 성녀.

둘의 조합인데 실패할 리가 없었다.

[그럼, 개조 시작한다!]

‘그래.’

개조.

뭔가 끔찍해 보이는 단어가 나왔지만, 기분 탓이다.

* * *

어머니의 나무에서 밝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마치 빛으로 만든 꽃가루처럼 사방에 퍼져 반짝였다.

“대체 이건…….”

“지도자님께서 어째서 고개를 숙이셨나 했더니 어머니의 나무인 걸 알아보셨구나…….”

“어머니의 나무시여.”

엘프들은 눈앞에 펼쳐진 압도적인 광경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눈앞에 있는 건 ‘어머니의 나무’가 확실하다.

“그렇다면 저자는…….”

성자라고 했던 게 거짓이 아닐 것이다. 그제야 엘프들은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나무가 되돌아왔어.”

“드디어!”

기쁨과 환희가 모두에게서 흘러나왔지만, 그런 엘프들만 있는 건 아니었다.

이미 나무를 본 적 있었던 ‘룬타’는 한 발 더 나아갔다.

“모두 플로나 님을 봐라! 어머니의 나무께서 만드신 기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오오! 역시 룬타 님이시다!”

“모두 플로나 님을 봐라!”

엘프들은 자신들의 지도자인 플로나를 바라봤다. 룬타의 예상대로 플로나가 점점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 변화는 생각보다 격렬했다.

우드득. 우득.

기괴한 소리와 함께 플로나의 몸이 들썩였다.

“저, 저것은!?”

“세상에!”

아무리 마법을 익힌다고 해도, 언제나 전투에 참여하는 플로나였다. 엘프치곤 생각보다 많은 근육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근육이 점점 작아졌다.

“설마 힘을 잃어버리는…….”

순간 분위기가 술렁이기 시작했는데, 그건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다.

“다들 똑바로 봐라! 이건 근육이 압축되고 있는 것이다! 힘을 보존하며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룬타의 눈에는 확실히 보였다.

힘의 손실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압축이 되며 힘이 늘어난 것처럼 보였다.

“어머니의 나무시여!”

룬타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

그 순간 룬타의 말에 화답하듯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이 새하얗게 변하기 시작했다.

“저것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당황하는 엘프들이 있었지만, 이번에도 룬타의 입이 열렸다.

“우리의 죄가! 더러움이 씻기고 있는 것이다!”

“오오!”

“순수하고 새하얗던 원래의 우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어머니의 나무시여!”

그렇게 머리카락 전체가 변화했을 때 플로나와 진이 동시에 눈을 떴다.

“아!”

그녀는 눈을 뜨자마자 감탄을 터트렸다.

“어머니의 나무가 느껴져요.”

그 말에 엘프들은 감격에 젖어 플로나를 바라봤다.

어머니의 나무가 돌아왔다!

한데, 아직 끝이 아니라는 듯 진이 입을 열었다.

“엘프들은 인간과는 다른 방법으로 정령을 부른다고 들었습니다.”

“예. 저희는 소환 마법진을 사용하지 않고, 그들을 부를 수 있어요.”

“불러 보세요.”

진의 말에 그녀는 눈을 감고,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정령님.”

그 순간, 그녀의 주위로 작은 빛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아…….”

오랜시간 동안 잃어버렸던 정령이 엘프의 부름에 응답한 것이다.

“아아.”

플로나의 눈에서 기쁨에 눈물이 흘렀고, 그건 다른 엘프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어머니의 나무시여!”

특히나 룬타는 소리를 지르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진은 흐뭇한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봤다.

‘성공이네.’

짜잔. ‘다크엘프’ 대신 ‘화이트엘프’를 드렸습니다!

역시 다크보단 화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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