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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마신교는 이상하다-261화 (261/275)

제261화

제261장 전부 풀어 全部 解

“서둘러라!”

가장 선두에서 빠른 속도로 말을 몰고 있던 단진.

그는 초조한 자신의 마음과 달리 점점 뒤로 처지는 수하들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런 단진의 다그침에.

“천천히 가 이 새X야!”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단진의 뒤를 따르던 야율민.

그는 계속해서 무인들을 향해 다그치는 단진의 모습에 결국 욕설을 내뱉고 말았다.

그런 야율민의 욕설에 단진은 물론 모든 일행들의 걸음이 멈추어졌다.

야율민의 어조에서 느껴지는 진심 어린 짜증에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것이다.

그렇게 행렬이 멈추자 야율민은 인상을 찌푸린 채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단진에게 다가가 그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이렇게까지 급하게 가서 뭐 하냐? 무인들이 힘든 건 안 보여? 다 너처럼 내공이 많은 줄 아냐?”

“먼저 도착하실 교주님의 도움이 되어야 한다.”

“교주님의 도움이 되기는커녕, 성도에 도착하자마자 우리가 쓰러지겠다!”

답답하기 그지없는 대답에 속이 터진다는 듯, 야율민이 자신의 가슴을 치며 대답했다.

그에 단진은 고개를 돌렸고, 곧 숨을 거치게 몰아쉬는 교의 무인들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가자. 알겠냐?”

그런 단진의 모습에 살짝 한숨을 내쉰 야율민.

그가 단진을 달래듯 조금은 부드러워진 어조로 말했다.

그에 단진이 인상을 찌푸렸지만 곧, 야율민의 말을 따르겠다는 듯 살짝 고개를 끄덕였고, 그에 야율민은 피식 웃은 다음 단진의 어깨를 다독여 주었다.

“푸하하! 얼음탱이! 왜 야룡이 말을 잘 듣냐!”

그때.

내심, 야율민과 단진의 싸움을 기대했던 구양적은 예상외의 허무한 결말에 특유의 웃음소리를 내며 단진에게 물었다.

그런 구양적의 물음에 단진은 인상을 찌푸리며 구양적을 노려보았고, 그런 단진을 대신하여 옆에 있던 야율민이 입을 열었다.

“다 이유가 있다.”

“푸하하! 그 이유가 무엇이냐!”

“어린이는 몰라도 돼.”

“푸하하! 나는 어른이다!”

“어이구, 우리 곰탱이 다 컸네.”

“푸하하! 맞다! 난 다 컸다!”

야율민의 우쭈쭈와 같은 대답에 구양적이 허리에 손을 얹으며 큰 목소리로 웃었다.

그에 야율민은 피식 미소를 지었고, 곧 고개를 돌려 미소를 짓고 있는 사마천을 바라보았다.

“사마 형, 도착까지 얼마나 남았어요?”

“오전에는 도착할 것 같아.”

야율민의 물음에 하늘을 올려다본 사마천이 잠시 생각을 하더니 곧 대답했다.

그에 야율민이 고개를 끄덕였고, 마차 옆에서 호위를 하듯 붙어 서서 말을 몰던 키예프를 바라보았다.

“공주님께서는 괜찮다고 하신다.”

“소성주님은요?”

키예프의 대답에 야율민이 다시 입을 열었다.

“괜찮아요.”

그런 야율민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곧 마차 안에서 서은설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야율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후 호흡을 고르며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는 본교의 무인들과, 각 무력대의 대주들을 둘러보았다.

“모두 호흡을 조절하면서 움직인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빠르게 움직여라!”

“알겠습니다!”

삼장로의 위치에 오른 야율민의 명에 대주들은 물론, 모든 무인들이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에 야율민은 살짝 미소를 지은 다음 다시 몸을 돌렸다.

그러고는 아직도 불안한지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는 단진을 보며 입을 열었다.

“교주님은 전국에서, 아니 전대륙에서 제일 강하다. 그러니 급하게 행동하지 마.”

“…….”

“우리가 어떻게 해야 교주님에게 도움이 될지 생각해.”

“알겠다.”

야율민의 조언에 단진이 혀를 한번 차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다급했던 일장로 단진으로 인해 전속력으로 달려 무리를 했던 것도 잠시.

삼장로인 야율민의 적절한 조율 덕분에 천마신교의 행렬은 언제라도 전투를 할 수 있도록 기운을 조절하여 몸 상태를 최상으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한참 걷기를 잠시.

그들은 아침의 동이 트고 나서야 성도인 스솨장에 도착했고,

곧 어수선한 사람들을 지나 스좌장의 중심에 있는 하북팽가.

이제는 검은 뼈대만이 남은 하북팽가에 도착할 수 있었다.

* * *

“감사합니다, 교주님.”

하북팽가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내원.

가주 직계의 거처가 마련된 내원은 거대한 화마의 손길이 닿지 않아 멀쩡하게 남아 있었던 그곳의 마루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던 나는 예를 갖추며 감사를 표하는 팽진혁의 행동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몸은 괜찮아졌나 보네요.”

어젯밤.

나의 일검으로 인해 거대한 화마가 꺼지자 안도를 했던 팽진혁은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다행히도 큰 내상이 아닌 내공을 전부 소모하여 일어난 단순한 탈진이었고, 피가 흐르던 그의 옆구리를 지혈한 후 의원에게 보내었다.

그리고 반나절이 지난 지금.

운기행공을 하였는지 멀쩡한 행색을 보이는 그를 향해 내가 묻자 팽진혁이 다시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교주님 덕분입니다.”

“그렇죠, 다 제 덕분입니다.”

팽진혁의 감사 인사에 나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사람이 적당히 생색낼 줄 알아야 했다.

그래야 두고두고 감사해할 테니 말이다.

그렇게 생색을 내던 것도 잠시, 나는 곧 장난기 어린 웃음을 지우고는 입을 열었다.

“어젯밤의 흉수들, 북원 맞습니까?”

“네.”

“혹 북원의 인물들 말고는 다른 수상한 인물은 없었습니까?”

“없었습니다.”

나의 물음에 팽진혁 또한 어느 정도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였는지 막힘없이 대답했다.

그런 팽진혁의 대답에 나는 턱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배후에 황궁이 있는 것은 확실해.’

틀림없다.

황제인 주윤문이 부재중인 지금.

나와 사마천의 짐작대로 황제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모든 시선을 무림으로 돌렸을 것이다.

원수와 다름없지만 그 누구보다 절박한 북원의 무리들을 이용하면서 말이다.

간교하기 그지없는 행동에 혀를 차던 것도 잠시.

나는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는 팽진혁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무림맹에 도움은 북원을 정리한 후 청하세요.”

하북팽가의 재건.

그것을 뒤로 미루라는 나의 말에 팽진혁은 설명을 요구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팽가의 은인이기 때문일까?

화내기보다는 의구심을 표하는 팽진혁의 두 눈을 마주하며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도움은 모든 것이 끝이 나고 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를 시작으로 이 끔찍한 습격이 전국으로 이어질 것이라 보시는 겁니까?”

“네, 확실합니다.”

이 정도로 황제의 빈자리를 메우기는 힘들 테니 말이다.

팽진혁의 물음에 나는 확신 어린 어조로 대답했다.

그에 팽진혁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것을 어찌 아십니까?”

“현재 황궁에서 내분이 일어난 뒤이며 황제가 실종된 상태입니다.”

“!! 그게 무슨!”

나의 입에서 나온 정보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을까?

팽진혁이 두 눈을 부릅뜨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그에 나는 손을 가볍게 저으며 주변의 소음을 차단하였고, 곧 다시 입을 열었다.

“황제의 부재를 무마시키기 위해 북원을 끌어들여 무림과 전쟁을 일으키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명분은 천자인 황제의 명을 거역하고 자기 멋대로 살아가는 무림의 말살. 무림에 불만이 많았던 관의 인물들 모두가 힘을 합쳤습니다.”

나의 입에서 나온 엄청난 정보에 멍한 표정을 지은 것도 잠시.

거대 세가의 가주답게 빠르게 침착함을 되찾은 팽진혁은 나를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왜? 황궁에서도 큰 손해일 텐데요.”

그동안의 역사상 황궁과 무림은 딱 한 번 전쟁을 한 적이 있었고, 그것은 곧 대륙 스스로의 힘을 소모시키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대륙의 백성과도 같은 무림인들.

그들과의 전쟁은 곧 제 살을 갉아먹는 것과 다름없었고, 그런 전쟁의 여파로 인해 나라가 흔들리자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던 수많은 소수민족들이 대륙을 침범했고, 약탈했다.

약탈이 갈수록 심해지자 결국 황궁에서 무림에 손을 내밀었고, 무림 또한 백성들로 이루어진 집단이었기에 황궁의 손을 잡았으며, 향후 서로의 영역을 존중한다는 불가침 조약을 맺게 되었다.

그 역사를 잘 알고 있는 팽진혁이었기에 그의 의문은 당연했다.

그에 나는 그의 의문을 풀어 주기 위해 다시 입을 열었다.

“황궁 입장에서는 약해진 북원보다, 그들이 지배하고 있는 대륙에서 제멋대로 행동하는 무림이 더 눈엣가시겠지요. 또한 지금의 황궁은 역대 왕조 중 가장 강한 힘을 지니고 있고.”

예전 주윤문이 나를 설득하기 위해 했었던 말들을 그대로 전해 주자 팽진혁이 침음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말대로 현재 황궁의 힘은 역대 왕조 중 최강이었고, 황궁의 입장에서 무림이 눈엣가시인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팽진혁을 보며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니 무림맹에 하북팽가의 상황을 설명하고 맹에 있는 각 가문과 문파의 인원들을 각자의 문파로 돌려보내고 흉수들의 습격에 대비하라 이르십시오. 저 또한 맹주님에게 따로 서신을 보내어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작은 공은 폭탄 爆彈이라고 명명하며 절대 검으로 베지 말고 검풍으로 그것을 반대 방향으로 날려 보내라고도 전달해 주세요. 자세한 전달은 아무래도 신교의 교주인 저보다 오대세가의 가주인 팽가주님이 보내는 게 좋을 듯하니까요.”

“명을…… 아니, 전달하겠습니다.”

나의 명령과도 같은 말에 자연스럽게 명이라는 말을 내뱉는 팽진혁.

오대세가의 가주이자 무림맹의 장로인 그가 황급히 말을 수정하며 대답했다.

그에 나는 피식 웃은 다음 고개를 끄덕였다.

팽진혁.

그는 더 이상 사사건건 나에게 시비를 걸었던 무림맹의 장로가 아닌 나의 호구, 아니 무림을 걱정하는 무인이었다.

사건의 심각함을 인지하고 있기에 팽진혁은 곧장 움직였고, 나 또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걸음을 옮겨 하북팽가의 외원을 향해 나섰다.

“크윽.”

붕대를 감은 채 신음을 흘리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개중에는 전신을 붕대로 뒤덮고 있는 무인들 또한 많았다.

참혹하기 그지없는 그 참상에 나는 신음을 흘렸고, 곧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미친놈아…….”

사람을 잔혹하게 죽일 수 있는 화약의 무기를 개발한 주윤문.

그것을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해 결국 수많은 사상자를 내게 만든 녀석을 원망하던 것도 잠시.

나는 익숙한 기운에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보였다.

“교주님!”

하북팽가의 정문에서 놀란 표정으로 나를 부르고 있는 녀석들이 말이다.

“왔냐?”

나를 보며 반색하고 달려오는 녀석들.

그런 녀석들을 보며 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거대한 화마로 인해 검은 잿더미가 되어 버린 하북팽가와 연무장을 가득 채운 수많은 부상자들을 둘러보며 가장 선두에 선 단진이 물었다.

“습격이 있었다.”

그런 단진이 물음에 나는 가볍게 대답해 주었고, 곧 단진의 옆에 있던 사마천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본교에서 가져온 식량과 약재. 어느 정도 있지?”

“음…… 무림으로 나온 김에 흑야상단에 전달하려고 조금 많이 챙겼습니다만…….”

나의 물음에 불안함을 느낀 것일까?

사마천이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촉이 좋네.’

똑똑한 머리만큼 촉이 좋은 녀석을 보며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런 다음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입을 열었다.

“전부 풀어.”

기왕 은인 되는 거, 제대로 된 은인이 되어야겠다.

월척의 호구가 절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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