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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마신교는 이상하다-251화 (251/275)

제251화

제251장 극, 진 아수라 極, 眞 阿修羅

“네놈이 드디어 미쳤구나.”

천마를 향해 겨누어진 나의 검.

진심으로 화가 났을까?

나의 검 끝에 겨누어진 천마가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고저 없는 목소리로 나를 향해 말했다.

그에 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천마가 열받아 하는 모습.

상당히 오랜만에 본다. 그리고 오랜만에 보니까…….

‘짜릿해!’

더 짜릿했다.

전생에서는 쓰레기였으며, 현생에서는 나로 인해 변화하고 조금은 아버지와 같은 행동을 하는 천마.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그에 상당한 앙금이 남아 있었다.

그에 천마의 화난 모습은 나에게 황홀한 감정을 안겨 주었고 말이다.

아무튼, 그런 천마의 모습에 미소를 지은 것도 잠시, 나는 한껏 여유로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미 저에게 물려줄 생각이지 않으셨습니까? 이제 주십시오.”

마정회동이 있었을 당시.

무림맹에서 만났던 천마는 나에게 교주 위를 넘겨주려고 했다.

그에 식겁한 나는 거절했고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교주 위가 필요했고, 그렇기에 이렇게 천마를 찾아와 조금은 격한 행동을 하게 되었다.

물론 지금 나의 행동은 잘못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없었다.

이렇게 해야 한시라도 빨리 천마의 위를 받아 내고 중원으로 나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런 나의 말에 천마가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그래, 그랬었지.”

“지존이시여!”

천마의 긍정에 주변에서 날카로운 표정으로 아이들을 노려보고 있던 장로들이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천마를 돌아보았다.

아무래도 장로들은 전혀 모르고 있던 사실이었나 보다.

하여튼, 천마 저 인간도 참 제멋대로였다.

자신의 자리를 넘기는 중요한 이야기를 수하들과 한마디도 하지 않은, 마치 한 나라의 독재자와도 같은 천마의 행동에 속으로 혀를 차던 것도 잠시.

씨익.

나는 앞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기운에 씨익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나에게 검을 겨눈 것은 이야기가 다르다.”

자신을 돌아보는 장로들을 깔끔하게 무시하고 나를 노려보는 천마.

콰드득!

만년한철로 만들어진 천마대전을 금방이라도 무너트릴 만큼 강력한 기운을 내뿜는 천마를 보며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나오세요.”

여기서 싸우면 내가 사용해야 할 대전이 무너질 테니 말이다.

* * *

“이 무슨!”

아스나의 뒤를 따라 소화각 내부에서 대기하고 있던 키예프와 앤서.

그들은 저 너머에서 느껴지는 강력하고 흉포한 기운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는 곧 각자의 병장기를 잡아 아스나가 위치하고 있는 방 앞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그들이 목적지에 도착하자.

“오셨군요.”

미리 기다리고 있던 여인.

눈빛과, 행동 하나하나에 기품이 흘러넘치는 천소화가 그들을 맞이하였다.

“대부인, 이 기운은……?”

아스나의 안위를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 앤서.

그가 놀란 음성으로 묻자 천소화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그이와 극신이가 한바탕 하나 보네요.”

“교주님과, 소교주 말씀입니까?”

천소화의 대답에 키예프가 대신 반문했다.

그에 천소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아스나를 바라보았다.

“아스나 공주, 오늘은 아쉽지만 여기서 자리를 마무리해야 할 것 같아요.”

“네, 알겠어요.”

저 멀리서 느껴지는 심상치 않은 기운은 아스나에게까지 느껴졌기에 그녀는 군말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천소화는 다시 싱긋 웃어 주고는 고개를 돌려 키예프와 앤서를 바라보았다.

“곧 있으면 진정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숙소로 돌아가 계십시오.”

“그렇게 하겠습니다.”

웃음기 어린 천소화의 말에 턱 끝까지 차오르는 호기심을 애써 참은 앤서와 키예프가 대답했다.

그러고는 아스나를 데리고 그들의 처소가 있는 지마궁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귀한 손님들을 돌려보낸 천소화는 가만히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우르릉!

검은 먹구름이 가득한, 천마대전이 위치하고 있는 방향을 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다치는 사람이 없기를…….”

* * *

“오, 제 것이 될 검이군요.”

천마대전 앞에 위치한 넓은 연무장.

그곳에선 나는 천마의 손에 들린 검을 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천마교의 교주, 당대 천마에게만 전해지는 천마신검 天魔神劍이었던 것이다.

그런 나의 장난스러운 말에 천마가 싸늘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직, 그건 모르지.”

“에이? 제 거죠 뭐.”

그에 나는 장난스럽게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그런 나의 장난스러운 대답에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이라 생각했던 나의 예상과 달리 천마는 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무슨 일이냐?”

그가 물었다.

나에게 말이다.

그런 천마의 물음에 나는 잠깐 멈칫했고, 천마는 다시 입을 열었다.

“너는 귀찮아서 교주 위를 받지 않은 놈이다. 헌데, 갑자기 교주가 되어야겠다고? 귀찮음을 감수할 정도로 큰일이 생긴 것이더냐?”

“어…….”

뭐지.

이 정상적인 부자간의 대화는.

나를 걱정하는 듯한 천마의 어조에 나는 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다.

‘망할, 잊지 말자.’

저 인간은 전생에서 나의 이름을 모르던 인물이다.

아무리 지금 꽤 괜찮은 행동을 하더라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솔직하게 나는…… 전생의 천마가 용서되지 않았다.

그에 입술을 꽉 깨문 나는 고개를 들어 천마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파뜩!

“아씨! 오글거려 죽겠네!”

소름이 돋은 듯, 몸서리치며 진지한 분위기를 해소시켰다.

그러고는.

“왜 답지 않게 다정한 아버지인 척하려고 합니까?”

가벼운 어조로 맞은편에 위치한 천마에게 말했다.

그런 나의 어조에 천마는 싸늘한 표정을 지었고 곧.

스윽.

자세를 낮추었다.

“조심해라, 진짜 죽일지도 모르니.”

천마의 입에서 나온 말.

그 말속에 담긴 진득한 살기에 나는 진한 미소를 지었다.

“네.”

그래, 이래야 천마지.

살기 어린 어조가 아닌 걱정스러운 어조의 천마라니.

어휴, 진짜 끔찍하도록 싫다.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던 것도 잠시, 나는 천마의 주위로 몰려드는 가공할 기운에 정신을 퍼뜩 차리고는 기운을 끌어 올렸다.

아무리 이길 자신이 있다 하더라도 상대는 극마를 넘어 탈마의 경지에 접어든 절대의 고수.

방심해서는 안 되었다.

“빨리 끝내자.”

자세를 잡은 나의 귀로 들려오는 천마의 음성.

그 음성에 나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누가 할 소리를.”

나 또한 빨리 끝내고 싶었다.

그러고 나서 빨리 중원으로 나가 봐야 했다.

녀석의 처지가 좋지 않았던 것 같으니 말이다.

그에 나는 검을 강하게 쥐었고 동시에.

우르릉!

검은색의 먹구름이 나와 천마의 위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쿠웅!

번쩍!

검은 먹구름 사이로 검은색의 낙뢰 落雷가 정확하게 천마를 향해 떨어졌다.

찰나간의 번쩍거림.

그 눈부신 번쩍거림에도 불구하고 나는 두 눈을 감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더 또렷하게 뜨며 천마를 바라보았다.

“호오…….”

천마의 전신을 뒤덮은 칠흑색의 강기.

그 강기는 여섯 개의 팔이 달린 거대한 아수라의 형상을 취하였다.

조금 전.

키예프와 앤서를 제압했을 때 내가 선보였던 아수라헌신.

그것을 선보인 천마를 보며 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스윽.

검을 가볍게 위로 들어 올렸다.

아무런 기운도 끌어올리지 않은 채 그저 검만 말이다.

“뭐 하는 거지?”

그런 나의 행동에 천마는 인상을 찌푸렸다.

매서운 기세와 그의 짜증 섞인 음성은 너무나도 잘 어울려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평범한 사람이 보았다면 바지에 오줌을 지리고 무릎을 꿇고 경배를 올렸겠으나 나 또한 마공을 극한까지 익힌 마인.

이런 분위기 따위 아무렇지 않았다.

“아아…….”

그런 나와 달리 주변에서는 감격에 젖은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그것은 가볍게 넘어가고.

스윽.

나는 천마의 말을 무시하고 들어 올린 검을 가볍게 내려쳤다.

마치 어린아이가 목검을 휘두르듯 가볍기 그지없는 나의 행동.

하지만 그런 나의 행동은.

서걱!

우우웅!

아수라의 여섯 개 팔 중 한 개를 자르는 큰 성과를 이루어 냈다.

“!!”

강기로 이루어진 아수라의 팔.

그 팔 중 한 개를 가볍게 베어 버리자 주변에 있던 장로들과 아이들은 물론 아수라의 본체인 천마까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천마는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서늘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공절검 空節劍 이군.”

씨익.

무림맹에서 한번 선보였던 기술.

그것을 알아차린 천마를 보며 나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에 천마는 더욱더 강한 기운을 끌어 올렸다.

그러자 잘려 나간 아수라의 팔이 다시 생성되었고, 곧.

콰앙!

천마의 몸에서 폭발적인 마기가 뿜어져 나옴과 동시에 두 개의 새로운 팔이 새로 생성되었다.

천마검공 극의

天魔劍功 極意

진 아수라 헌신

眞 阿修羅 獻身

“제법!”

천마검공의 성취가 팔성은 되어야 이루어 낼 수 있는 진 아수라의 헌신.

팔이 여덟 개 달린 괴물.

아니, 신 神 아수라를 올려다보며 나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곧.

우웅!

마기를 극한으로 끌어 올렸고.

구릉!

그와 동시에 조금 전과 같이 검은색의 먹구름이 몰려들었다.

천마대전의 위, 아니 천마궁을 넘어 지마궁, 인마궁까지.

천마신교의 모든 본전을 뒤덮은 검은 먹구름.

쿠릉! 쿠릉!

그런 먹구름에 감도는 검은색의 전류들.

그 전류들을 올려다보며 천마는 경악 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에 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아직 안 끝났습니다.”

보여 줄 게 더 남아 있었다.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는 천마에게 장난스레 한마디를 해 준 나는 검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번쩍!

나의 검에 반응하듯 거대한 검은 낙뢰가 나를 향해 떨어졌다.

우웅!

나의 전신을 넘어, 천마궁에서 인마궁까지.

천마신교의 본전 전부를 뒤덮은 순수한 마기.

“아아…….”

그런 순수한 마기에 장로들은 물론 이곳을 지키고 있던 평범한 마인들까지 모두가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무릎을 꿇었다.

경배 敬拜.

그렇다.

마공을 배운 모든 마인들이 나를 향해 경배를 올리고 있는 것이었다.

수많은 사람들.

천마궁은 물론, 지마궁, 인마궁까지.

수천, 수만, 아니 본전을 넘어 수십만의 사람들까지 모두가 하던 일을 그만두고 나를 향해 경배를 올렸다.

마치, 신을 향해 경배를 올리듯 말이다.

두 눈을 감으니 들려왔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느껴졌다.

사람들의 감정이.

나의 백성과도 같은 천마신교의 교인들.

그들의 마음에 반응하듯.

번쩍!

나는 두 눈을 번쩍 떴다.

“아아…….”

그러자 보였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천마의 모습이 말이다.

그에 나는 씨익 미소를 지었고, 검을 다시 들어 올렸다.

조금 전과 같이 검을 위로 들어 올렸지만 달랐다.

검끝이 하늘을 향했던 좀 전과 달리, 검 손잡이를 역수로 잡고 검날이 바닥으로 향하도록 들어 올려진 나의 검.

마치 그대로 바닥에 꽂힐 듯 올려진 나의 검은.

푸욱!

그대로 바닥을 향해 내려와 꽂혔다.

왜 검을 천마가 아닌 죄 없는 바닥에 꽂았냐고?

그 이유는 바로.

쿠웅!

하늘에서 나의 검과 같이 거대한 검은 검이 내려와 천마의 아수라를 그대로 소멸시켜 버렸기 때문이다.

털썩.

나의 검 한 번에 모든 기운을 잃은 천마.

그가 주저앉았다.

그러고는 멍한 얼굴로 나를, 아니 정확히는 나를 본체로 현신한 여덟 개의 팔을 지닌 신 神.

그림자가 천마신교의 본전 전부를 뒤덮을 정도로 거대한 모습으로 헌신된 나의 아수라.

천마검공 天魔劍功

극 極, 진眞 아수라 阿修羅

그런 나의 분신을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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