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의 천마신교는 이상하다-216화 (216/275)

제216화

제216장 어서 오십시오 歡迎

“형님.”

“더 이상 귀찮게 하지 마라.”

안휘성 합비.

그곳에 위치한 남궁세가의 정문에서 나는 나를 바라보며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남궁정에게 경고했다.

“제가 잘 모실 테니 걱정 마세요.”

그런 나의 옆.

남궁연화가 여유로운 표정으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마치 승리자와 같은 표정으로 말이다.

그런 남궁연화가 얄미웠을까?

나를 보며 슬픈 표정을 짓던 남궁정이 눈가를 찌푸리며 남궁연화를 바라보았다.

“나는 네가 제일 걱정이다. 어디 가서 사고나 치지 않을지……. 형님 말 잘 들어야 한다. 알겠느냐?”

“뭐라 구요? 오라버니는 내가 무슨 어린아이인 줄 알아요?”

남궁정의 대답과 경고에 남궁연화가 눈꼬리를 치켜세우며 언성을 높였다.

그런 남궁연화의 모습에 남궁정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정말 어린 아이라고 생각하나 보다.

아무튼, 그렇게 한숨을 내쉰 남궁정이 고개를 돌려 다시 나를 바라보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대원인 제가 함께 하겠습니다.”

“넌 여기서 정리 더 해야지.”

집안이 흔들릴 정도로 큰 타격을 입음과 동시에 가주의 부재로 인해 중심이 필요한 현재의 남궁세가.

소가주로서 중심이 되어 세가를 바로잡아야 할 남궁정을 보며 내가 말하자 녀석이 한숨을 내쉬었다.

녀석 또한 현재 자신이 가문에서 어떤 존재이고,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에 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고,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너는 네 자리에서 네가 할 일을 해. 지금 네가 할 일은 뭐지?”

“쇄신 刷新 입니다.”

나의 물음에 남궁정이 즉답했다.

그에 나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옆에서 남궁정을 노려보고 있는 남궁연화를 가리키며 다시 입을 열었다.

“쟤가 네 자리를 대신 할 거야.”

“형님…….”

“걱정 마. 네 동생이 다칠 일은 없을 테니.”

대원인 남궁정을 대신하여 임시대원 자격으로 함께하게 된 남궁연화.

그녀의 행동거지에 대해 불안한 듯 말했지만 사실 녀석은 그녀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것을 잘 아는 내가 걱정하지 말라며 힘있게 말하자 녀석이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고맙습니다.”

“자, 어서 인사 끝내자.”

녀석의 감사 인사에 나는 괜히 머쓱해지는 것을 느끼며 말했다.

그에 남궁정은 고개를 끄덕였고, 마지막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남궁연화의 옆에 서 있는 왕일을 바라보았다.

“잘 부탁한다.”

“네, 형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남궁정의 부탁에 왕일이 정중하게 대답했다.

남궁연화와 혼인을 약속했기 때문일까?

묘하게 남궁정에게 더 깍듯해진 왕일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나머지 대원들 모두 남궁정과 인사를 나누었다.

“나중에, 보자.”

“네. 제가 형님의 검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불가능하다.”

“가능합니다.”

차가운 표정으로 대화를 주고받는 단진과 남궁정.

남들이 보면 무서울 정도로 차가운 두 놈이었지만 나의 눈에는 보였다.

저 두 놈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는 것을 말이다.

“사이좋다, 그렇지?”

그런 나의 옆으로 다가온 서은설.

그녀가 귓속말로 나에게 물었고, 그에 나는 살짝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나의 눈에만 보인 것이 아니었나 보다.

그에 내가 놀란 표정을 짓자 서은설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대원들을 가리켰다.

그에 나는 고개를 돌렸고 이내.

피식.

훈훈한 미소를 지으며 둘을 바라보고 있는 대원들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런 대원들의 모습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내 생각보다 더 서로 친해진 것 같았다.

* * *

“아진 사숙.”

호북성 운현에 위치한 무당산 巫堂山.

그곳의 초입에 도착한 젊은 여인이 앞에서 걸음을 옮기던 여인을 불러 세웠다.

그러자 아진 사숙이라 불린 여인이 고개를 돌렸다.

“무슨 일이야, 현화?”

“들었어요? 무당파의 차기 태극검.”

아미파의 어린 장로이자 장문의 막내 사제인 아진.

일대제자인 현화에게 있어 아진은 사숙이지만 나이가 같았기에 항렬을 떠나 우정을 나눈 현화가 아진을 보며 물었다.

그에 아진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응, 젊은 무당 제자잖아. 이번에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무인.”

무당파의 도사임에도 불구하고 전신에 피 칠갑을 하면서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을 보여주었던 도사.

그의 모습이 제법 인상적이었던 아진이 그때의 모습을 떠올리며 말하자 현화가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웬일이에요? 사숙이 다른 사람들을 다 기억하고?”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무위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다가왔지만 형식적인 대화만 나누며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하지 않는 아진.

그런 아진을 잘 아는 현화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에 아진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는 뛰어난 무인이었어.”

도교의 가르침을 따르는 무당의 제자임에도 불구하고 전신에 피를 흘리면서 포기하지 않던 집념.

그 집념 어린 모습을 떠올리며 아진이 말했다.

그러고는.

‘나와 처지가 비슷하기도 해.’

마음속으로 애매하게 겉도는 그의 위치를 떠올리며 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아진의 마음도 모른 채.

현화가 고개를 끄덕이며 아진의 말에 동의했다.

“맞아요, 진짜 독해 보이더라고요.”

“독한 게 아니야.”

“네네~.”

아진의 지적에 현화가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런 현화의 모습이 싫지 않았던 아진은 살짝 미소를 지었고, 현화 또한 그런 아진과 눈을 마주치며 미소를 지었다.

그때.

“현화!”

무서운 표정을 한 중년 여인이 다가왔다.

그에 현화는 히익 하더니 이내 황급히 입을 열었다.

“스승님! 저딴 짓 안 했어요!”

일행의 맨 뒤.

아진과 수다를 떨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던 현화가 제 발이 저린 듯 황급히 대답했지만 이미 이곳을 향해 온 중년 여인은 말 많은 현화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중년 여인은 무서운 표정으로 현화를 바라보았다.

“아진과 또 사사롭게 대화를 나누었지?”

“…….”

불교의 가르침을 따르는 제자이기 때문이었을까?

그래도 거짓을 말할 수는 없었는지 현화가 입을 다물었다.

아무런 말이 없는 제자의 모습에 중년 여인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렸다.

“하아…… 아진아.”

아미파의 무 武 를 담당하고 있는 소무각 昭武閣 의 각주인 아연.

사사로이는 사저이기도 한 아연의 부름에 아진이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네, 사저.”

“늘 이야기하지 않았느냐. 너는 본 파의 장로이다. 제자와 친구처럼 지내는 모습은 다른 제자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고 말이야.”

전대 소무각의 각주임과 동시에, 장문인과 함께 같은 스승을 둔 아연.

친자매와도 같은 아연의 지적에 아진이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하아…….”

사과를 하는 아진의 모습에 아연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그녀 또한 아진의 외로움을 잘 알고 있었다.

사제이긴 하지만 사실상 제자와 같은 나이인 아진.

나이 많은 사저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항렬이 낮은 제자들과도 어울리지 못했다.

얼마나 외로운 삶이었겠는가?

하지만, 아미파에는 아미파의 규율이 존재했다.

그런 규율을 강조해야 하는 자신이 싫었지만 어쩌겠는가?

아진 또한 아미파의 제자인 것을 말이다.

그렇게 복잡한 표정으로 한숨을 쉬던 것도 잠시.

아연이 고개를 돌려 다시 현화를 바라보았다.

히익!

눈알을 굴리며 눈치를 살피던 현화는 자신과 두 눈이 마주친 아연의 모습에 화들짝 놀랐고, 이내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스승인 아연은 정말 무서운 성정이었으니 말이다.

그런 제자, 현화의 모습에 혀를 한 번 찬 아연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아진에게 예를 갖추어라. 알겠느냐?”

“네.”

“역시, 대답은 제일이구나.”

현화의 대답에 아연은 다시 혀를 차며 말했다.

그러고는 다시 걸음을 옮겨 선두를 향했다.

아연.

그녀는 이번 무당파 행렬을 총책임자였기에 가장 선두에서 행렬을 이끌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연이 다시 선두로 돌아가고.

눈치를 살피던 현화가 다시 아진에게 다가왔다.

“후아. 스승님 무서워서 죽겠어요.”

“겉으로만 그렇지, 속은 그 누구보다 따뜻한 분이야.”

푸념하듯 현화가 말하자 아진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에 현화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네에?”

“후후.”

과장된 현화의 모습에 아진은 기분 좋은 웃음을 흘렸다.

그렇게 아진과 현화는 아연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수다를 떨며 무당산을 올랐고, 아연 또한 그런 둘을 모른 척하며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아미파의 행렬이 무당파의 정문에 도착했다.

* * *

“조금 늦으셨습니다.”

무당파의 정문.

그곳에 도작한 태진은 자신을 향해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을 걸어오는 제자를 바라보았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질, 바로 허참이었다.

“예를 제대로 갖추거라.”

움찔.

고개를 대충 까딱이는 허참의 무례한 행동에 태진이 기운을 살짝 끌어 올리며 경고했다.

저번에 태진에게 된통 당했기 때문일까?

허참이 움찔했고, 이내 입술을 꽉 깨물며 고개를 숙였다.

“제자 허참, 태진 사숙께 인사 올립니다.”

“그래.”

허참의 정중한 인사.

그 인사에 그제야 태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받아주었다.

그러고는.

“너희들은?”

허참의 뒤에서 허참의 눈치를 살피던 나머지 제자들에게 물었다.

그에.

“태진 사숙을 뵙습니다!”

열 명 정도 되는 나이 많은 제자들이 고개를 일제히 숙였다.

그에 태진은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다시 고개를 든 허참을 바라보았다.

“손님은?”

“아미파가 무당산 초입에 도착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아미파?”

“네.”

태진의 놀란 음성에 허참이 대답했다.

그에.

“아미파가 오나?”

“……?”

태진이 의문 어린 음성으로 물었다.

그런 태진의 물음에 허참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애초에 방문하기로 한 손님은 아미파다.

한데 아미파가 오냐니?

알 수 없는 태진의 물음에 허참이 영문 모를 표정을 짓자 태진이 다시 입을 열었다.

“무림 수호 감찰대는?”

“아, 그들은 오늘 오후나 되어서야 도착할 것 같습니다.”

이른 아침인 지금.

일찍부터 내려왔던 태진은 허참의 보고에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왜 나는 지금으로 알고 있지?”

청수진인의 전언에 따르면 손님의 방문은 지금이라 하였고, 무당파를 찾는 손님은 은공이 대주로 있는 무림 수호 감찰대라 하였다.

한데, 자신이 원하던 손님이 오후에 온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태진이 묻자 허참이 움찔했다.

불편한 기색을 내뿜는 태진의 몸에서 맑은 기운이 뿜어져 나왔던 것이다.

음양의 조화를 이룬 맑은 기운이었지만 태진의 무서운 기세를 알고 있던 허참은 그 기운이 거북했다.

그에 허참이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다시 입을 열었다.

“무당파와 무림 수호 감찰대의 방문 환영은 모두 사숙께서 맡지 않으셨습니까?”

허참의 물음.

그 물음에 태진이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야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것인지 감이 잡혔던 것이다.

자신은 무림 수호감찰대뿐만이 아닌, 다른 손님.

아미파의 환영까지 맡았던 것이다.

태진이 거부할까 봐 청수진인은 일부러 그 말을 하지 않았고 말이다.

그에 속으로 한 번 더 한숨을 내쉰 태진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고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제자들을 둘러보았다.

무당의 제자로서 주어진 임무.

스스로가 무당의 제자로 생각했던 태진은 그 임무를 거부할 생각이 없었다.

그렇기에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자신이 곧 무당파의 얼굴이 될 테니 말이다.

그렇게 옷매무새를 다듬고 머리를 정리한 태진.

그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허무.”

“예!”

태진의 부름에 긴장된 억양으로 대답한 허무.

그런 허무를 보며 태진이 입을 열었다.

“이리로 오도록.”

움찔.

태진의 말에 허무가 움찔했다.

이전에는 태진을 무시하는 제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정마대전에서 보여준 태진의 무위와 장로회에서 차기 태극검으로 그를 지목했기에 지금의 이대제자들에게는 조심스러운 존재였다.

그런 태진의 부름에 움찔한 것도 잠시.

허참의 부리부리한 눈빛에 허무가 황급히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허무가 앞에 도착하자 태진이 손을 들었다.

질끈!

그에 허무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태진이 어린 시절.

허참과 함께 늘 그를 괴롭히고는 했기에 한 대 맞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스윽.

태진은 손을 들어 삐뚤어진 허무의 도관을 정리해주었다.

그러고는.

“세탁에 신경을 써야겠구나.”

허무의 옷매무새를 다듬어 주며 말했다.

그에 허무가 조심스럽게 눈을 떴고, 이내.

“되었다.”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자신에게 말하는 태진의 모습이 보였다.

그에 허무가 멍한 표정을 지었고, 태진은 다시 고개를 돌렸다.

“허진.”

“예!”

“허간.”

“예!”

허무를 시작으로 이곳에 모인 모든 제자들의 이름을 부르고 옷매무새를 다듬어 준 태진.

허자 배 제자들은 자신의 이름을 외우고 있는 태진을 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태진.

그는 청학 태사숙이 사라지고 무당의 행사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그로 인해 허자 배 제자들과도 만남이 적었기에 당연히 모를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태진은 모든 제자들의 행색을 직접 정리해주었고, 곧.

“모두 각자의 자리에 서라.”

언덕 너머에서 느껴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기척에 태진이 명했다.

그에 허자 배 제자들은 황급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예를 갖추었고, 곧.

“어서 오십시오.”

정갈한 모습으로 무당파의 정문에 도착한 아미파의 제자들을 맞이할 수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