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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마신교는 이상하다-213화 (213/275)

제213화

제213장 고자 鼓子?

“미쳤네.”

남궁세가의 회의실.

무림 수호 감찰대원 모두가 모인 그곳에서 나는 왕일의 보고에 어이가 없다는 어조로 말했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남궁영의 혈육.

전혀 생각지 못한 전개였다.

“그 아이는 어디 있어요?”

너무나도 놀라운 전개에 고개를 가로젓는 나의 옆.

심각한 표정의 서은설이 입을 열어 왕일에게 물었다.

“우선 노인과 함께 이곳으로 모셨고, 현재 연화와 함께 있습니다.”

서은설의 물음에 왕일이 대답했다.

그에 서은설은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연화 씨에게 가볼게. 연화 씨도 많이 복잡할 거야.”

“응, 부탁할게.”

갑작스럽게 생긴 조카.

그것도 증오하고 싫어하는 남궁영의 딸이다.

갑작스러운 조카의 등장과 남궁영의 남긴 흔적에 혼란스러워할 남궁연화를 생각하며 서은설이 말했고, 나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서은설이 회의실을 벗어나고.

나는 고개를 돌려 손에 깍지를 낀 채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남궁정을 바라보았다.

“어떡할 거야?”

“…….”

나의 물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반응이 없는 남궁정.

그런 녀석의 모습에 나는 한숨을 내쉬었고 이내 내공을 살짝 실어 다시 입을 열었다.

“남궁정.”

“아……. 죄송합니다.”

내공을 실은 나의 부름에 그제야 남궁정이 반응했다.

그는 대원들의 시선 모두가 자신을 향해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는 모두에게 고개를 살짝 숙여 보이며 사과했다.

물론 나와 모든 대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런 남궁정을 이해했다.

지금 가장 혼란스러워할 존재가 바로 남궁정일 테니 말이다.

“어떡할 생각이냐?”

아직도 혼란스러운지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남궁정을 보며 나는 다시 물었다.

현재 가주인 남궁준광이 무림맹이 압송된 상태였기에 남궁세가의 결정권자는 소가주인 그였다.

그의 결정에 따라 그 아이는 남궁가의 일원이 될지 아닐지가 달려있었고, 그런 나의 질문 의도를 파악하였는지 남궁정이 단호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받아들여야지요.”

“남궁가의 아이라는 증거는 없어.”

남궁영의 자식을 가문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남궁정의 단호한 말에 내가 대답했다.

그에 남궁정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제 핏줄입니다. 설마 핏줄도 못 알아보겠습니까?”

“네가 무슨 신이라도 되냐?”

당당하게 말하는 남궁정의 모습에 나는 어이가 없다는 어조로 말했다.

그에 남궁정이 다시 입을 열었다.

“연화의 어린 시절과 똑같이 생겼습니다.”

“장난하냐?”

고작 그거 가지고?

남궁정의 기억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

게다가 어린아이의 모습은 솔직하게 다 비슷비슷했다.

물론 각자의 특색이 있겠지만 그것을 한 번 보고 어떻게 파악한단 말인가?

게다가 이 녀석은 남궁영과 사이도 좋지 않았다.

근데 이렇게 덥석 받아들이겠다고?

이거 완전 순 호구가 아닌가?

답답한 남궁정의 모습에 내가 인상을 찌푸리자 남궁정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어쩌겠습니까. 확인할 방도가 없는 것을.”

“그렇다고 세가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좀 위험하지 않냐?”

“피해자는 남궁영으로 인해 딸을 잃었습니다. 설마 거짓을 고하지는 않겠지요.”

“넌 멍청한 거냐, 착해 빠진 거냐?”

답답했다.

나의 물음에 애매하게 대답하는 남궁정을 보며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저…….”

가만히 상황을 살피던 마독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며 입을 열었다.

그에 회의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마독을 바라보았다.

갑작스럽게 집중된 시선에 마독이 잠깐 움찔했지만, 이내 어색한 표정으로 볼을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그…… 아이의 피와 정이 형님의 피가 있으면 확인이 가능합니다.”

“뭐?”

“정말이냐?”

마독의 조심스러운 말.

그 말에 옆에 있던 야율민과 사마천이 놀란 어조로 물었다.

그에 왕일이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나를 바라보았다.

“제가 확인 해 볼까요?”

저 자식.

은근히 쓸데가 많았다.

묘하게 야율민 보다 더 쓸모 있는 녀석을 보며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확실한 거냐?”

“네…….”

나의 물음에 마독이 움찔하면서도 확실하게 대답했다.

저 녀석은 은근히 소심하기에 확실하지 않은 경우에는 절대 나서지 않았고, 또 확실하게 대답하지도 않았다.

그렇기에 그 뜻은 곧 확실하다는 뜻이었고, 그에 나는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술법이지?”

“네.”

“환마 장로가 만든 거야?”

“맞습니다.”

“호오?”

“대단한걸?”

“모든 남자들이 원하는 술법이겠어.”

마독의 대답에 나는 물론 이곳에 있던 모든 대원들이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차가운 표정을 고수하는 단진까지 말이다.

그렇게 모든 대원들의 시선이 또다시 몰리자 마독은 쑥스러워하면서도 스승의 칭찬이 기분 좋은지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

“저희 스승님은 가문이 없는 평신도 출신, 가족을 만들 생각이 없어 수많은 여인들과 짧은 사랑을 해왔습니다.”

“안다, 꽤 유명했지.”

마독의 이야기에 사마천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본교의 사장로인 환마.

몰랐는데 알고 보니 제법 한가락 하는 풍류공자였단다.

아무튼, 그런 사마천의 동의에 힘입어 마독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다 보니 아이를 데리고 와 당신의 아이라며 주장하는 여인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설마…….”

“네, 그래서 술법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만에 하나 혹시라도 정말 자기의 아이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나 참.

어이가 없네.

마독의 설명에 나는 어이가 없다는 듯 실소를 지었다.

“그래서 아이는 있었소?”

아니, 너는 왜 흥미를 가지냐?

그런 나의 옆.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마독에게 묻는 공진의 모습에 나는 혀를 차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거, 스님 아닐지도 몰랐다.

“한 명도 자신의 아이가 아니었다 하더군요.”

“응?”

마독의 대답에 공진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에 마독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내심 자신의 아이가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스승님은 예상외의 결과에 실망했습니다. 그래서 마의 어르신에게 부탁을 해 검사를 하였는데…….”

“고자였소?”

“아닙니다!”

공진의 물음에 마독이 자기 일처럼 발끈했다.

그에 공진은 헛기침을 하며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근데 넌, 왜 고자라는 단어를 서슴없이 내뱉냐? 진짜 고자일 가능성이 가장 큰 놈이 말이야.

진짜, 스님 같지 않은 공진을 보며 혀를 차기도 잠시 나는 다시 마독에게 고개를 돌렸다.

솔직히…… 조금 재미있었다.

심각한 표정이던 남궁정까지 마독의 이야기에 빠져 있을 정도로 말이다.

그렇게 흥미로워하는 우리들의 시선에 마독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알고 보니 무정자증 無精子症 이라 하더군요.”

“응……?”

“네,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체질이었습니다.”

“허어…….”

“저런…….”

“…….”

마독의 정리에 이곳에 있던 모두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나까지 말이다.

거참.

환마장로 만나면 잘해줘야지.

그렇게 생각을 하며 슬픈 표정을 지은 것도 잠시.

나는 마독을 바라보았다.

“근데, 이거 말해도 되냐?”

“네……?”

나의 물음에 마독이 의문 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에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환마 장로의 비밀 아니야?”

“어…….”

“제자라는 놈이 스승이 고자라고 소문내고 다니네?”

“고자가 아닙니다! 무정자증입니다! 저희 스승님이 잠자리 기술은 천산제일이라고……!”

“지금 소리치냐?”

“아니요…….”

크큭.

역시 재미있다.

나의 한마디 한마디에 격렬하게 반응하는 녀석을 보며 미소를 지은 것도 잠시, 나는 고개를 돌려 남궁정을 바라보았다.

“확인할 거지?”

“…….”

나의 물음.

그 물음에 남궁정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의심을 하고 확인하는 행동이 탐탁지 않았나 보다.

그에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남궁영의 아이라 하더라도 일원으로 받아들이지 않아도 돼. 그는 너를 끔찍하게 괴롭혀왔으며, 남궁가의 호적에서 지워진 사내니까.”

“아닙니다.”

녀석을 설득하기 위해 입을 연 것도 잠시.

나의 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부정하는 녀석의 모습에 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에 남궁정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아이는 죄가 없습니다.”

“뭐?”

“그 아이를 배척하고 부정하면, 남궁영이 저에게 했던 행동과 똑같습니다.”

“아…….”

남궁정의 말.

그 말에 이곳에 있던 모두가 숙연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런 죄가 없던 남궁정.

그는 어머니가 시녀라는 이유로, 또 본인의 재능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남궁영에게 무수한 괴롭힘을 받아왔다.

그 상처를 누구보다 잘 아는 남궁정이 저런 말을 하니 숙연해질 수밖에.

그렇게 우리가 모두 조용해지자 남궁정이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마독을 바라보았다.

“부탁할게. 확인해 줘. 정말 남궁영의 혈육이라면, 나의 자식처럼 키울 거니까.”

“네.”

진지한 남궁정의 부탁.

그 부탁에 마독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 *

“너무 예쁘다~.”

“정말요?”

“응! 완전 공주님이야!”

깨끗하게 씻고, 좋은 비단옷을 입은 혜화.

빈민촌에서 보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다른, 귀엽고 깜찍한 혜화의 모습에 남궁연화가 입가를 가리며 말했다.

그에 혜화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고, 공주 같다는 남궁연화의 이어진 말에 기분이 좋은 듯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할아버지 나 예뻐?”

슬픈 표정으로 혜화를 바라보고 있던 노인을 향해 물었다.

그러한 혜화의 맑은 물음에 노인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예쁘구나.”

“어르신……?”

묘하게 슬퍼 보이는 노인의 미소.

그 미소에 남궁연화가 의문 섞인 어조로 그를 불렀다.

그에 노인이 괜찮다는 듯 손을 휘저어 보였다.

그러고는.

“아이를 위해서라면 남궁에 맡기는 것이 좋겠지.”

씁쓸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자신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은 중얼거림이었지만 내공을 익힌 남궁연화는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에 남궁연화가 노인을 바라보았다.

“어르신, 혜화는 물론, 어르신까지 본가에서 모시겠습니다.”

“아니, 나는 괜찮소.”

“어르신…….”

남궁연화의 말.

그 말에 노인이 단호하게 거절했고, 그에 남궁연화는 안타까운 어조로 그를 불렀다.

하지만.

“나는 괜찮으니 혜화나 잘 돌보아주시오. 그 누구보다 귀하고, 예쁘게.”

“물론입니다.”

노인은 오로지 혜화의 안위에 관한 이야기뿐이었다.

혜화에 대한 진심이 가득한 노인의 부탁, 그 부탁에 남궁연화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러한 남궁연화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을까?

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의자에 맡겼던 몸을 일으켰다.

“노부는 그만 가보겠소.”

“어르신! 그러지 말고 이곳에서…….”

“내 딸 아이를 앗아간 존재의 집이오.”

남궁연화의 부름에 노인이 차가운 어조로 대답했다.

그에 남궁연화는 입을 다물었고, 노인은 다시 입을 열었다.

“이곳에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괴로운 시간을 보낸 딸아이가 생각이 나오.”

“아…….”

노인의 입에서 나온 말.

슬픔이 절절한 그의 말에 남궁연화는 말문이 막혔다.

도대체 무슨 말로 그를 붙잡아야 할지 짐작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니, 나는 신경 쓰지 마시오.”

그런 남궁연화의 행동에 노인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이내 몸을 돌렸다.

이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말이다.

“할아버지……?”

그런 노인의 행동에 혜화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직 어렸기 때문에 무슨 상황인지 인지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한 혜화의 부름에 노인은 멈칫했지만 이내 걸음을 옮겼다.

저 아이는 이곳에서 밝게 자라야 했다.

자신의 옆에서 자랐다가는 하루하루를 배고픔에 힘들어할 테니 말이다.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노인은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막 방문의 손잡이를 잡으려던 찰나.

벌컥.

방문이 열렸다.

자신이 아닌, 타인의 손에 의해 말이다.

그에 노인은 고개를 들어 문을 연 존재를 바라보았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남아 주셔야 합니다.”

그러자 볼 수 있었다.

단호한 표정과 어조로 자신에게 말하는 여인.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른, 푸른색의 두 눈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인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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