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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마신교는 이상하다-211화 (211/275)

제211화

제211장 잘생긴 오라버니 美男

“잘했다.”

왕일과의 연애 상담을 마치고.

재미있는 구경을 하기 위해 왕일의 뒤를 따라나선 나는 우연치 않게 모든 것을 보았다.

생각지도 못한 남궁정의 도움.

그런 녀석의 모습에 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고, 이내 몰래 소가주실로 들어섰다.

그렇게 남궁정을 기다리길 잠시.

나는 문을 열고 들어와 가까운 의자에 털썩 앉은 녀석을 보며 말했다.

“언제 오셨습니까?”

갑작스러운 나의 격려에 놀랐을까?

의자에 앉아 한숨을 내쉬던 녀석이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그에 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조금 전에.”

“전혀 몰랐습니다.”

“당연하지, 기척을 숨겼는데.”

너랑 나랑 경지가 다른데 네가 어떻게 알아차리냐?

알아차리는 게 이상한 거다.

녀석의 말에 나는 속으로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러고는 녀석의 맞은편 빈 의자에 앉았다.

“도와준 거지?”

의자에 앉은 나는 어정쩡하게 서 있는 남궁정에게 손짓으로 앉으라고 한 다음 물었다.

“보셨습니까?”

그런 나의 물음에 남궁정이 물음으로 대신했다.

그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에 남궁정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의자에 앉으며 입을 열었다.

“네. 이야기를 듣다 보니 답답해서 결국 직접 나섰습니다.”

역시.

남궁정, 이 녀석 생각보다 눈치가 있었다.

남궁연화와 왕일이 서로 감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위해 직접 나서서 도와줬던 것이었다.

그러한 행동에 대해 긍정을 표하는 남궁정을 보며 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고,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괜찮겠어?”

남궁세가와 하오문이다.

크게는 정파와 사파이며, 신념이 다른 두 세력이다.

물론 나의 동생인 위천과 악여화의 사이 또한 마찬가지다. 마도와 정파이니 말이다.

하지만, 산동악가는 고작해야 지역 유지 수준, 게다가 상대는 바로 천마신교의 이공자, 천마의 아들이다.

비록 신념이 다른, 타 세력과 인연을 맺는 것이지만 현실적이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산동악가에서는 이득이다.

그것도 엄청난 개이득.

정파에서 중소문파의 세력을 자랑하는 산동악가와 마도를 지배하고 있는 천마신교가 인연을 맺었으니 말이다.

그러한 산동악가의 위치와 달리 남궁세가는 급이 달랐다.

천하제일가라 불림과 동시에 정파 무림맹의 대표 세력이다.

그러한 남궁세가와 맺어질 상대가 사황성 소속이며, 밀거래와 기루, 도박, 등등 불법적인 행동을 하며 정보를 수집하고 파는 문파, 바로 하오문이다?

물론 문파 자체는 탄탄하고, 그들이 지닌 정보력은 정파의 개방과 견줄 만도 하지만 명예롭지 못한 문파라는 것이 세간의 인식이다.

그렇다 보니 천하제일가라는 명문 중의 명문.

깊은 역사를 지니고 있는 남궁세가에서는 절대 반길 수 없는 문파였다.

게다가 현재 남궁세가는 천하제일가라는 명예에 큰 오점을 남긴 상태.

여기서 남궁세가의 직계인 남궁연화가 하오문의 소문주와 인연을 맺는다?

그 뜻은 곧 남궁세가에게 엄청난 손해였다.

아마, 천하 제일가라는 명예 또한 빼앗기겠지.

그것까지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어리석은 남궁정이 아니었기에 나는 걱정 어린 어조로 물었다.

그에 남궁정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저는 명예보다, 연화의 행복을 더 원합니다.”

“호오?”

남궁정의 말.

그 말에 나는 살짝 놀란 표정으로 녀석을 바라보았다.

그에 녀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게 맞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 네 말이 맞다.

녀석의 물음에 나는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녀석, 역시 내 동생이라 그런가.

아주 올바른 생각을 지니고 있었다.

“잘했다.”

그것도 아주 말이다.

* * *

“여기네.”

안휘성의 외부에 위치한 빈민가.

다 쓰러져 가는 집 앞에 도착한 왕일이 걸음을 멈추고는 남궁연화를 돌아보며 말했다.

“…….”

앞장서던 왕일의 뒤를 따라 이곳을 도착한 남궁연화.

그녀가 묘한 표정으로 집을 살펴보자 왕일이 손에 들린 서류를 들어 다시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원래는 성도 내 저잣거리에서 포목점을 하던 사내였네. 남궁영에게 겁간을 당하고 고통의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딸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남궁가에게 찾아갔지만 문전박대를 당했고, 그에 분노하여 남궁영에게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을 모아 남궁세가에 정식으로 항의했다. 그로 인해 남궁세가는 그 포목점과의 모든 거래를 끊었고, 포목점의 모든 거래처에 압박을 넣어 일방적으로 망하게 했네.”

“뭐……?”

서류에 적힌 자세한 설명.

그것을 모두 읽은 왕일의 행동이 끝나자 남궁연화가 벙찐 표정으로 왕일을 바라보았다.

설마, 자신의 가문이 그런 비겁한 행동까지 했다고는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한 남궁연화의 모습에 왕일이 서류를 접었다.

그러고는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남궁연화를 바라보며 두 눈에 힘을 주었다.

“정신 똑바로 차려. 이 집의 피해자는 남궁영뿐만이 아닌, 남궁세가 자체에 반감을 지니고 있는 사내야.”

“아…….”

“뺨을 맞던, 침을 맞던. 묵묵히 맞으며 사과를 해야 하지.”

“응…… 그러네.”

현실을 직시한 왕일의 조언.

그 조언에 남궁연화가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왕일의 입에서 나온 남궁세가의 끔찍하고 비겁한 행동.

그 행동에 멍했던 것도 잠시 왕일의 현실적인 조언에 남궁연화가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정신을 차렸다.

그러고는 굳건한 두 눈으로 쓰러져 가는 집을 바라보았다.

“갈게.”

“잠깐.”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힘차게 걸음을 옮기려던 것도 잠시.

남궁연화는 자신을 막아서는 왕일의 행동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에.

“내가 앞장설게.”

“……?”

왕일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갑작스러운 왕일의 말.

그 말에 남궁연화가 의문 어린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왜 왕일이 앞장선단 말인가?

아니, 왜 굳이 함께 들어가겠다는 말인가?

이것은 남궁세가의 직계인 자신이 해결해야 할 문제. 아무리 친구라 하더라도 왕일이 나설 일은 아니었다.

그에 남궁연화가 입을 열었다.

“비켜, 내가 해야 할 일이야.”

“뺨을 맞던, 침을 맞던. 내가 맞을 테니까. 너는 사과만 해.”

“네가 왜?”

왕일의 입에서 나온 말.

그 말을 평소에 들었다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질 만큼 달콤한 말이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왕일을 향한 마음을 접기로 다짐한 지금.

왕일의 이러한 말은 그녀에게 있어서 독과 같았으니 말이다.

할 거면 이 전에나 해주지…….

그 생각에 괜히 울컥한 남궁연화가 대답했다.

“친구잖아…….”

그런 남궁연화의 대답에 어색한 표정으로 말한 왕일.

그에.

“꺼져.”

남궁연화는 싸늘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

그러고는.

저벅!

왕일을 지나쳐 집 안으로 들어섰다.

“연화!”

뒤에서 들려오는 왕일의 다급한 목소리를 뒤로하고.

벌컥.

썩어 문드러져 가는 나무의 문을 연 남궁연화가 안으로 들어섰다.

“윽…….”

그러자 지독한 악취가 남궁연화의 코를 덮쳐들었다.

어느 정도 각오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더 심각한 악취에 남궁연화는 본능적으로 코를 막으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야 같이 가자니까!”

그러한 남궁연화의 뒤로.

왕일이 따라 들어와 남궁연화에게 신경질을 내었다.

“안녕하세요!”

그렇게 남궁연화와 왕일이 안으로 들어서자.

그 둘을 반겨주는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에 남궁연화와 왕일이 고개를 돌렸고, 이내.

자신들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여 보이는 작은 소녀를 발견할 수 있었다.

“…….”

갓 네 살쯤 되었을까?

영양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였는지 아이치고는 상당히 마른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이목구비가 또렷한 것이 너무나도 귀여운 아이였다.

“안녕?”

그런 아이의 인사에 황급히 코를 가린 손을 내린 남궁연화.

그녀가 빙긋 웃으며 아이의 인사를 받아주었다.

그에 아이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어떻게 오셨어요?”

어린아이 같은 외형과 어울리지 않는 성숙한 대답.

그 대답에 남궁연화는 기특하다는 듯 싱긋 미소를 지었다.

“혹시 어른 안 계시니?”

“할아버지는 일하러 갔는데…….”

“그러니?”

“응!”

“그렇구나.”

아이의 해맑은 대답에 남궁연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시기를 잘못 맞춘 것 같았다.

그에 남궁연화는 아이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굽었던 허리를 폈다.

“나중에 와야겠네.”

사과를 하기 위해 왔지만, 사과를 받을 사내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

나중에 다시 찾아오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렇게 혼잣말을 중얼거린 남궁연화가 몸을 돌리려던 그때.

꽈악.

자신을 붙잡는 연약한 힘에 남궁연화가 행동을 멈추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보였다.

자신의 치맛자락을 잡은 채 빤히 올려다보고 있는 작은 아이가 말이다.

“왜?”

아이의 더러운 손으로 인해 하늘색의 치마가 더러워졌지만 남궁연화는 전혀 상관 하지 않은 채 싱긋 미소를 지으며 아이에게 물었다.

그에.

“우리 엄마예요?”

아이가 순진한 어조로 물었다.

“응……?”

그에 남궁연화가 당혹스러운 음성을 내뱉었고, 옆에 있던 왕일이 황급히 나섰다.

“아이야. 네 엄마가 아니란다.”

“그래요?”

“응. 아직 혼인을 하지 않은 처녀야.”

“응…… 그렇지만 엄마 같은데…….”

왕일의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에 아이가 입술을 삐죽이며 중얼거렸다.

그에 왕일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왜 엄마 같아?”

“나랑 닮은 것 같아!”

“그래?”

“응! 예뻐!”

왕일의 반응에 아이가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남궁연화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어린아이가 자신을 향해 예쁘다 칭찬하니 어찌 기분이 안 좋겠는가?

그에 남궁연화는 그 자리에 쭈그려 앉아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그러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름이 뭐야?”

“혜화!”

“혜화 慧華! 예쁜 이름이네.”

“헤헤.”

아이, 혜화의 대답에 남궁연화가 두 눈을 크게 뜨며 과장되게 표현하자 혜화가 기분 좋은 듯 미소를 지었다.

그에 옆에 있던 왕일이 품속에서 곱게 포장된 당과를 하나 꺼내었다.

“혜화야. 이건 잘생긴 오라버니가 주는 거야.”

“잘생긴 오라버니가 어딨어?”

“…….”

“푸웁!”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당과를 건네주던 것도 잠시.

혜화의 해맑은 되물음에 왕일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에 남궁연화는 입가를 가리며 비웃었고, 왕일은 씁쓸한 미소로 다시 입을 열었다.

“자, 여기 당과.”

“괜찮아요.”

“응? 받아도 돼.”

“할아버지가 모르는 사람이 주는 건 받지 말라고 했어요.”

혜화의 똑 부러진 대답.

그 대답에 왕일은 머쓱해지는 것을 느끼며 손을 다시 거두었다.

그때.

탁!

가만히 지켜보던 남궁연화가 왕일의 손에 들려 있던 당과를 빼앗았고, 다시 혜화에게 내밀었다.

“예쁜 언니가 주는 거니까, 받아도 돼.”

“정말요?”

“그럼!”

혜화의 순진한 물음에 남궁연화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혜화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당과를 받아들였다.

“아니…… 내가 줄 때는…….”

그런 혜화의 모습에 왕일은 상처받은 표정으로 중얼거렸지만 남궁연화는 그런 왕일을 깡그리 무시했다.

그러고는 세상 행복한 표정으로 당과를 오물거리고 있는 혜화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정말 닮은 것 같네.’

어린 시절, 해맑은 미소로 당과를 먹던 자신의 모습과 겹쳐 보이는 혜화의 모습.

그 모습에 남궁연화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누구시오?”

그때.

뒤에서 경계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고, 남궁연화와 왕일은 올 게 왔다는 듯 얼굴을 굳히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

두 눈에 경계심이 가득한 노인이 자신들을 노려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하기 전.

남궁연화와 왕일은 노인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었다.

하지만, 예의 바른 둘의 인사에도 불구하고 노인은 경계 어린 표정을 풀지 않았다.

“혜화야 이리 오거라!”

“응!”

서둘러 혜화를 불러 자신의 뒤로 숨긴 노인.

그 노인은 남궁연화와 왕일을 번갈아 보았고, 이내.

남궁연화의 가슴팍에 적힌 익숙한 글귀를 발견하였다.

죽어서도 잊지 못할 글귀.

자신의 딸을 죽음으로 내몰게 한 사내의 가문, 선조 때부터 내려오던 가업을 망하게 하고 자신의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가문.

바로 남궁 南宮 이라는 글귀였다.

그에 노인의 두 눈에는 경계심이 사라졌다.

대신.

분노가 가득해졌고, 이내 붉어진 두 눈으로 남궁연화를 노려보았다.

“당장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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