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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마신교는 이상하다-203화 (203/275)

제203화

제203장 정보 情報

“안휘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안휘성을 지키고 있는 병사에게 호패를 보여주자 병사는 우리를 향해 환영 인사를 건네었다.

그에 우리는 대충 고개를 끄덕여 준 다음 안으로 들어섰다.

“정아.”

“네.”

수많은 사람이 활기차게 돌아다니는 안휘성.

명 제국의 성도 중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큰 안휘성의 전경을 둘러보며 내가 부르자 죽립을 깊게 눌러 쓰고 있던 남궁정이 앞으로 나서며 대답했다.

“네 고향이니, 네가 앞장서라.”

“바로 본가로 가시겠습니까?”

“아니, 목 축이러 간다.”

“아…… 본가에서 목을 안 축이시구요?”

나의 대답에 녀석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이 녀석, 아직 나를 모르는군.

그런 남궁정을 보며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서은설이 나의 옆구리를 찔렀다.

“일 안 하지?”

“밥부터 먹어야지.”

“술이 밥이야?”

“술은 거들 뿐.”

서은설의 지적에 나는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죽립을 깊게 눌러 얼굴을 가리고 있는 내 노예(?)들.

무림수호감찰대원님들을 바라보았다.

“다 배고프지?”

“배고픕니다.”

나의 물음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대답했다.

그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다시 서은설을 바라보았다.

“봐 봐. 애들이 배고프다잖아. 대주가 돼서 애들을 굶겨? 나 그런 무능한 상관 아니야.”

“에휴, 말이나 못 하면……. 알겠어. 대주님 뜻대로 해요.”

나의 장난스러운 물음에 서은설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한 서은설의 대답에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을 하던 남궁정이 고민을 끝냈는지 시원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안내하겠습니다.”

아무래도 괜찮은 곳이 떠올랐나 보다.

그런 남궁정의 대답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남궁 공자, 나는 육식을 해도 되니 개의치 않아도 되네. 편한 곳으로 안내하게나.”

그렇게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던 공진이 앞으로 나서며 당당한 어조로 말했다.

그에 나는 물론 모두가 의문 어린 표정으로 공진을 바라보았다.

아니,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금식을 하며 깨달음을 얻은 존재를 모시는 곳, 스스로의 욕망을 자제하여 금욕 禁慾적인 생활로 수양을 쌓아 열반에 드는 것을 지향하는 불교의 교리를 따르는 곳이 바로 소림이다.

불교의 얼굴 마담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대표적인 소림의 제자가 육식을 하겠다고?

이거 완전 파계승 破戒僧이 아닌가?

“하하! 나는 소림에서도 특별한 몸! 스승님께서 육식을 허 하셨다네! 나는 불자 佛子 이면서 동시에 불자 佛子 가 아닌 몸. 율법에 자유로운 존재일세.”

그러한 우리들의 눈빛에 녀석이 자랑스럽게 웃어 보이며 대답했다.

저것도 자랑이라고…….

가만 보면 저 녀석도 보통은 아니었다.

“야, 안내해라. 배고프다.”

‘하하’ 하며 소리 내 웃는 녀석을 뒤로하고.

나는 남궁정을 향해 빨리 안내하라고 재촉했고, 그에 남궁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앞장섰다.

“왕일.”

“이미 모든 조사를 마쳤습니다.”

그러한 남궁정의 뒤를 따르며 내가 나지막하게 부르자 왕일이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그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일 처리 하나는 빨랐다.

성도 정문 근처에 있던 객잔이었는지 우리는 곧 객잔 앞에 도착했다.

그에 나는 안으로 들어서기 전 고개를 돌려 사마천을 바라보았다.

“사마천, 왕일과 함께 쓸 말한 증좌들을 추려놔.”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이곳의 일을 처리하기 위해 사마천과 왕일에게는 미안하지만 따로 명령을 내렸고, 그런 나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둘은 불만스러운 기색 없이 고개를 숙였다.

“고맙다.”

그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간단하게 고마움을 표한 다음 객잔 안으로 들어섰다.

“어서 오십시오!”

증좌를 추리기 위해 따로 걸음을 나선 왕일과 사마천을 제외하고 모두가 안으로 들어서자 점소이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흠칫!

환한 미소를 지으며 우리를 반겨주었던 것도 잠시.

허리춤과 등 뒤에 걸린 병장기와 죽립을 깊게 눌러 쓰고 있는 우리의 모습에 놀랐는지 점소이가 흠칫했다.

하지만.

“이곳으로 오시지요!”

언제 흠칫했냐는 듯 익숙하게 미소를 장착하며 우리를 안내했다.

혹여나 우리의 심기를 거슬리지 않을까 조심하면서 말이다.

“사람이 많으니 다양한 메뉴로 적당히 내오거라. 금액은 신경 쓰지 말고.”

우리가 모두 자리에 앉자 이곳 객잔에 잘 알고 있는 남궁정이 익숙하게 주문했다.

그에 점소이가 우물쭈물하자.

“나다.”

남궁정이 죽립을 살짝 들어 보이며 말했다.

“헙!”

그런 남궁정의 얼굴을 확인한 점소이.

그가 입을 가리며 놀란 표정을 지었고, 남궁정은 황급히 손가락을 들어 입술에 가져다 대었다.

“조용히 음식과 술을 내오거라. 밥만 먹고 갈 거니 어디에 말하지 말고.”

“알겠습니다.”

남궁정의 조용한 말.

그 말에 점소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좀 전보다 더 정중한 모습으로 고개를 숙이고는 물러났다.

“얼굴까지 알아보는구나?”

“예, 본가에서 관리하는 객잔 중 한 곳입니다.”

얼굴만 보고 누구인지 아는 점소이를 보며 내가 묻자 남궁정이 어색하게 대답했다.

“뭐 나쁘지 않네.”

남궁정의 대답에 야율민이 주변을 둘러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상당히 괜찮았다.

남궁세가의 상징과도 같은, 창공을 뜻하는 푸른색으로 칠한 객잔은 하얀색과의 적절한 조합으로 시원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그 분위기에 취해 나는 진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시원한 술이 당기는군.”

얼음 동동 띄운 그런 술 말이다.

만약 유화가 있었다면 시원하게 해 주었을 텐데…….

아쉬웠다.

계속 신교에 있을 나의 전속 시녀 유화를 떠올리던 것도 잠시, 나는 앞에 놓인 술잔에 시선을 돌렸다.

“자, 모두 한 잔 받아.”

“네!”

대주로서 대원들에게 처음 주는 술잔.

그것을 기념하며 내가 병을 들자 모두가 잔을 내밀었다.

그에 나는 가장 먼저 서은설, 그리고 공진 야율민 단진 순으로 술잔을 따라주었다.

무슨 순서냐고?

우선 부대주인 둘 먼저.

그리고 나머지는 그냥 나이순이었다.

별 뜻 없다.

귀찮게 이런 것에 연연하는 성격은 아니니 말이다.

모두가 그런 나의 성격을 알 듯 딱히 불만을 가진 녀석들도 없고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모두의 잔을 채운 나는 마지막으로 나의 잔을 채웠다.

그러고는 술잔을 들어 올렸다.

“자. 조용하게 짠 하자.”

“네!”

“알겠습니다.”

나의 조용한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우리는 술을 시원하게 들이켰다.

“크으!”

좋다!

시원한 목 넘김과 동시에 장을 따뜻하게 해주는 술기운에 나는 짜릿한 표정을 지었다.

“실례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잔을 비우자 기다렸다는 듯이 세 명의 점소이가 음식을 한 아름 가지고 왔다.

곧 우리의 둥근 탁자 위에는 음식으로 가득해졌고 우리는 입맛을 다시며 젓가락을 들었다.

“많이 먹어라. 정이가 사는 거니까.”

“네!”

“형님……?”

동파육을 집어먹으며 내가 말하자 모두가 짧게 대답하며 부지런하게 젓가락을 놀렸다.

계산 당사자인 남궁정을 제외하고 말이다.

그런 녀석을 향해 나는 싱긋 미소를 지어 보인 다음 다시 젓가락을 부지런히 놀렸다.

하남에서 안휘까지.

계속해서 경공을 펼치고 왔기 때문에 상당히 허기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물론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말이다.

그에 남궁정 또한 허기졌기에 한숨을 내쉬며 젓가락을 집어 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안휘성에 들어서고 첫 식사를 시작했다.

볼일이 있어 하오문의 안휘 분타, 본교의 안휘 분타로 간 왕일과 사마천을 제외하고 말이다.

* * *

“여자 문제가 더럽네요.”

“그러게 말이야.”

먼저 신교의 분타를 들리고, 하오문의 분타에 온 사마천과 왕일.

남궁영에 관한 서류를 읽던 왕일이 복잡한 어조로 말하자 옆에 있던 사마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마 형, 정보는 똑같은 거 같죠?”

“응, 그런 거 같아. 하오문. 대단하네. 인정할게.”

“헤헤.”

이곳으로 오는 동안 수많은 대화를 나누며 제법 친해진 왕일과 사마천.

천마신교가 가지고 있는 정보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하오문의 정보에 사마천이 인정하며 감탄하자 왕일이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그에 사마천은 살짝 미소를 지었고,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남궁영을 죽인 건 너지?”

“엇? 어떻게 알았어요?”

사마천의 물음.

자신과 남궁연화만이 알고 있는 사실을 사마천이 언급하자 왕일이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

딱히 숨길 일도 아니었기에 왕일은 편하게 물었고 그에 사마천이 입을 열었다.

“남궁영에 대한 정보를 보다 보니 죽은 사인이 나오더라고.”

“아…….”

“그래, 미간에 정확하게 남은 회전력. 바로 너의 무공이잖아.”

“쩝, 지운다고 지웠는데.”

사마천의 부가 설명에 왕일이 입맛을 다시며 대답했다.

혹여나 자신의 흔적이 남을까 일부러 사인을 복잡하게 만들어 놓았었다.

하지만 사마천은 그것을 귀신같이 알아챘고 말이다.

그런 왕일의 대답에 사마천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확신은 없었어. 만약 네가 부정했다면 나는 믿었을 거야.”

“거짓말 하지 마세요. 이미 확신하고 있으면서.”

“하하!”

사마천의 친절한 말에 왕일이 불퉁한 어조로 대답했다.

정곡을 찔렸기 때문일까?

그러한 왕일의 대답에 사마천은 소리 내 웃었다.

아주 기분 좋게 말이다.

본교에서 자신과 이런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오로지 가문 사람뿐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가문의 수장인 자신의 형 정도?

무공을 중시하는 마도인들답게 모두가 무공에 집중했기에 정보나 지략, 병법에 관심이 있던 사내는 별로 없었다.

특히 또래에서는 아예 없다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왕일이 자신의 또래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차이가 났지만 그래도 스스로가 젊다고 생각하는 사마천이었기에 왕일이 기꺼웠다.

아니 동생 같았다.

물론 왕일 또한 사마천과 같은 마음이었고 말이다.

처음에는 성격이 비슷해 서로를 경계했지만 많은 대화로 인해 경계심이 사라지고 나니 너무나도 친해져 버린 둘.

그 둘은 정보가 적힌 서류에 두 눈을 떼지 않으면서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었다.

마치 뇌가 두 개인 사람처럼 말이다.

“어, 형님.”

그렇게 시답잖은 이야기를 하며 정보를 살펴보던 것도 잠시.

왕일이 사마천을 부르며 대화를 멈추었다.

그에 사마천은 서류에서 두 눈을 떼었고, 이내 왕일이 건넨 서류를 받아들였다.

“호오?”

서류에 적힌 내용.

그 내용을 읽은 사마천이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이거 아무래도 연결된 것 같죠?”

그런 사마천의 모습에 왕일이 조심스럽게 묻자 사마천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고는 왕일을 바라보며 진한 미소를 지었다.

“이전에 읽었던 정보를 소홀히 하지 않고 염두에 두고 읽었구나.”

“물론이죠.”

“제법이야.”

“헤헤.”

사마천의 칭찬.

그 칭찬에 왕일이 뒷머리를 긁적였다.

왕일. 그가 처음으로 자신보다 똑똑하다고 인정한 사내가 바로 사마천이었다.

스승인 문주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되는 사마천의 칭찬에 왕일은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고 사마천은 그런 왕일을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

‘대단한 놈이야, 정말.’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경우를 생각하여 정보를 분석하는 왕일.

자신이야 경험이 많으니 그렇다 쳐도 왕일은 아직 어린 나이.

경험이 풍부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사마천은 왕일이 어쩌면 자신보다 더 똑똑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괜한 경쟁심이 일어났다.

싫지 않은, 그런 경쟁심이 말이다.

아무튼.

“이거면 되겠다.”

이전 정보가 적힌 서류를 취합하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낸 사마천.

그가 왕일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왕일은 진한 미소를 지었다.

“도와주실 거죠?”

영문을 알 수 없는 왕일의 물음.

그 물음에.

“물론.”

진한 미소를 지은 사마천이 흔쾌히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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