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의 천마신교는 이상하다-188화 (188/275)

제188화

제188장 너도 내 아들 子

“도발 잘하네.”

자세를 낮추며 언간을 도발하는 위천을 보며 나는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큰일이야.”

그런 나의 옆으로.

서은설이 걱정 어린 어조로 중얼거렸다.

뭐가 큰일이란 말인가?

저렇게 훌륭하게 도발하며 격장지계 激獎之計를 펼치는데 말이다.

그에 나는 의문 섞인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뭐가?”

“너의 안 좋은 것만 닮아 가서 말이야.”

거참.

“섭섭하다?”

괜히 정곡을 찔렀기 때문일까?

서은설의 농담 어린 말에 움찔한 나는 짐짓 섭섭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에 서은설이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농담으로 말을 내뱉었지만 받아들이는 내가 섭섭해하자 당황스러웠나 보다.

그에 서은설은 멍청한 표정을 지으면서 황급히 입을 열었다.

“아…… 아니, 그게 아니라…….”

“하하, 장난이야.”

당황해하는 서은설의 모습이 귀여웠던 나는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고, 그제야 자신이 놀림받았다는 것을 깨달은 서은설이 눈가를 찌푸렸다.

그러고는 불퉁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에 나는 어깨를 한 번 으쓱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내상약을 먹고 어느 정도 치료를 마친 언간과 위천을 향해 말이다.

“후우…….”

대충 내공을 돌린 언간은 길게 숨을 내뱉으며 자세를 낮추었다.

그런 언간의 모습에 위천이 두 눈을 반짝였고.

탓!

폭발적으로 내공을 운공하여 순간적인 힘을 이용해 그에게 달려들었다.

위천은 주먹을 사용하는 권사.

먼저 달려드는 편이 좋았다.

그래야 상대와의 전투 거리를 좁힐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순식간에 언간과 거리를 좁힌 위천.

우웅!

그의 주먹에는 어느새 남색에 가까운 검은색의 권기가 어려 있었다.

“제법.”

소환단을 섭취한 이후.

확실히 달라졌다.

내공의 양도 그렇지만 권기를 생성하기까지의 시간까지도 짧아졌다.

그 뜻은 내공 조절이 더 세밀하게 가능하다는 뜻.

어엿한 고수로 성장한 위천의 모습을 보며 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무시무시한 기운을 머금은 위천의 주먹에.

언간이 손바닥을 펼쳐 앞으로 뻗었다.

그러자.

우웅!

푸른색의 기운이 나타나 위천의 주먹을 덮쳐들었다.

“어라?”

위천의 기운을 잠식해 나가는 푸른색의 기운.

주변 대기에 머물러 있는 기운을 빨아들이며 점점 더 거대해지는 푸른색의 기운에 나는 두 눈을 크게 떴다.

저 무공, 분명 들은 적이 있었다.

주변의 기운, 즉 대자연의 기운을 사용하는 무공.

사황 邪皇 이었던 전생에서 진주언가는 물론, 하북성에 위치한 모든 문파를 멸문시켰으며 하북성의 주인이라 불리던 하북팽가까지 멸문에 가까이 몰아붙였던 괴인의 무공.

대자연의 기운을 사용하는 미친 노괴라 하여 기마기괴 氣魔奇怪 라 불리던 고수의 무공이 딱 저랬었다.

당시에는 제법 큰 사건이라 나도 흥미가 돋았기에 기마기괴에 대한 자세한 보고를 받았다.

그렇기에 그의 무공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말이다.

아무튼, 전생에서 흥미를 느꼈지만 어떤 무공인지는 파악하지 못했던 무공.

그 무공을 생각지도 못하게 발견한 나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것 참.

한 수에 녀석을 제압해서 때려 패다 보니 녀석이 무슨 무공을 사용하는지도 몰랐다.

그에 나는 머쓱함을 느꼈다.

다음부터는 때려 패더라도 우선은, 어떤 무공을 사용하는지는 봐야겠다.

아무튼, 그렇게 내가 속으로 놀라는 동안. 예상보다 강한 언간의 장력에 위천이 뒤로 물러섰다.

첫수.

그 첫수에서 위천이 손해를 본 것이다.

뒤로 물러나 호흡을 고르는 위천을 보며 언간은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소교주랑 달리, 이공자는 별로네.”

“닥쳐요.”

감히, 나를 언급하며 위천을 도발하는 언간.

그러한 도발이 먹혔는지 위천이 욕설을 내뱉었다.

거참, 저렇게까지 싫어할 필요가 있으려나……. 나보다 약한 것은 사실이면서 말이다.

아무튼, 녀석의 도발에 위천이 다시 달려들었다.

좀 전과는 다른 더 강력한 기운을 주먹에 두르며 말이다.

위천의 양 주먹은 물론, 어깨까지 감싸고 있는 검은색의 기운.

남색 빛이 넘실거리는 검은색의 기운을 둘러싼 위천의 주먹은 조금 전보다 더 강력했다.

콰앙!

그 기운에 급히 장력을 내뿜었지만 결국 언간은 신음을 흘리며 뒤로 물러나고 말았다.

첫수와 달리, 두 번째 수에서는 언간이 밀렸던 것이다.

그에 위천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생각보다 별로네, 그러니 우리 형한테 처맞지.”

누구라도 나한테는 맞는단다, 천아.

녀석의 도발에 나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위천을 바라보았다.

아니 근데, 이 새X들이.

계속 가만히 있는 나를 언급하네?

나를 들먹이며 상대를 도발하는 녀석들을 보며 나는 짜증이 솟구쳐 올랐지만 애써 가라앉혔다.

천이의 대련을 방해하기 싫은 것도 있었지만, 가장 큰 마음은 기마기괴의 무공을 제대로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우웅!

그렇게 서로 한 수의 손해를 보고 물러난 위천과 언간은 이제 제대로 하려는지 더욱더 기운을 끌어 올렸다.

주변 대기에 머물러 있던 기운이 언간의 몸으로 빨려 들어갔고, 남색에 가까운 검은색의 기운이 위천의 몸을 뒤덮었다.

진한 푸른색의 불꽃이 넘실거리는 듯한 위천의 기운.

그 불꽃이 위천의 전신을 둘러싸고 있으니 진짜 지하에서 막 올라온 악마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그 모습에 나는 볼을 긁적였다.

거참, 본교의 무공이지만 진짜 마공 같아 보이긴 했다.

괜히 머쓱해졌다.

아무튼, 위천의 준비가 끝이 나고, 언간 또한 준비가 끝이 난듯 보였다.

녀석의 주위로 강대한 기운이 계속 휘몰아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우웅!

언간의 기운에 반응하듯 나의 품속에 있던 뇌선이 갑자기 공명을 일으켰다.

그에 나는 의문을 느끼며 품속에서 뇌선을 꺼내 들었다.

그러고는.

우우우웅!

“호오……?”

대자연의 기운을 사용하는 언간을 향해 미칠 듯이 공명하는 뇌선을 보며 나는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마치, 주인을 만난 듯 흥분하는 뇌선.

그 뇌선의 모습에 천진이 말한 벗이 어쩌면 언간과 관련된 인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아니면, 기마기괴 본인이거나.’

심마에 사로잡힌 광인 그 자체였던 기마기괴.

어쩌면 그가 할아버지인 천진의 벗일지도 몰랐다.

아무래도, 이 대련이 위천의 승리로 끝이 나더라도 당분간은 언간 저 녀석을 살려 두어야 할 것 같았다.

쾅!

쿵!

그때.

위천이 강력한 기운을 흩뿌리며 다시 달려들었고 언간 또한 기다렸다는 듯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었다.

우우웅!

위천이 주먹을 휘두르자 동시에 여섯 개의 주먹이 생성되어 언간을 덮쳐 들어갔고, 그에 지지 않겠다는 듯 언간 또한 주변 대기의 기운을 계속 빨아 당기며 강력한 장풍을 쏘아 내었다.

콰앙!

여섯 개의 주먹과, 강력한 한 개의 장풍.

그 두 개의 기운이 부딪쳐 굉음을 만들어 내었다.

우웅.

그에 나는 내공을 운공하여 주변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기막을 둘렀다.

혹여나 죄 없는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내가 기막을 두르는 동안.

서로에게 피해를 끼치지 못한 둘이 다시 달려들었다.

우웅!

‘오.’

위천의 무공 아수라패천권 阿修羅敗天拳.

대성을 이루어야 생성된다는 아수라의 주먹. 여덟 개의 주먹을 전부 생성해 내는 위천의 신위에 나는 살짝 감탄 어린 표정을 지었다.

상승의 무공을 벌써 대성한 위천이 조금 기특했다.

아무튼, 그렇게 위천의 주먹에서 생성된 여덟 개의 주먹은 언간의 팔방을 점하며 강력하게 압박해 들어갔다.

그에.

언간이 이번에는 정면이 아닌 왼쪽을 향해 손을 들었다.

그러자.

우우웅!

주변에서 회전하며 대기하고 있던 자연의 기운이 언간을 향해 모여 둥글게 방어막을 만들어 냈다.

콰콰쾅!

그러한 방어막을 그대로 덮친 위천의 주먹.

거대한 굉음을 내었지만 내공으로 이루어진 위천의 주먹은 대자연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방어막을 깨지는 못했다.

그에 언간은 진한 미소를 지으며 사라진 권기 사이로 보이는 위천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제 끝이다.”

권기가 사라진 지금.

절호의 기회를 포착한 언간은 아직 수없이 존재하는 주변 대기의 기운을 이용하여 장법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때!

우웅!

끼익!

위천의 몸을 금방이라도 덮칠 것 같던 기운들이 화들짝 놀란 듯한 모습으로 위천을 피해 갔다.

콰쾅!

위천을 피하여 애꿎은 바닥을 강타한 자연의 기운.

그 기운들을 보며 언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런 미X…….”

위천의 붉어진 두 눈을 발견하고는 욕설을 내뱉었다.

* * *

“읽어 보거라.”

“이것이 무엇입니까?”

천마궁에 위치한 천마의 거처, 천마각.

깊은 밤, 일살의 안내로 이곳을 찾은 위천은 자신의 앞에 놓인 서책을 내려다보며 물었다.

그에 천마가 피식 미소를 지었다.

“천마신공.”

“!!”

천마신공 天魔神功.

모든 마공의 어버이와 같은 무공으로, 마도의 정점을 찍은 초대 천마가 말년에 집대성한 신공이다.

천마의 상징과도 같은 무공이기에 교주와, 그 뒤를 잇기로 확정이 된 소교주, 아니면 장남만이 익히는 무공.

소교주가 아닌 자신에게 읽으라는 천마의 저의를 알지 못한 위천은 의문 어린 표정으로 천마를 바라보았다.

그에 천마가 나른한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네 형이 너한테도 알려 주라고 하더라.”

“형님이 말인가요……?”

천마의 말에 위천이 믿기지 않는 어조로 물었다.

아무리 형님이 강하고, 자신을 위하더라도 천마신공은 장래 천마가 될 형님을 위한 무공이다.

헌데 그것을 자신에게 알려 주라 했다고?

또, 그렇다고 알려 주는 아버지는 무엇이란 말인가?

혼란스러웠다.

그에 위천이 멍한 표정을 짓자 천마가 다시 입을 열었다.

“자기는 검을 주로 사용하니, 천마신검이 될 것이라고, 천마신권을 보고 싶다는 되도 안 되는 지X을 하더구나.”

“아…….”

“그냥 읽어라. 설득하기 귀찮으니까.”

멍청한 표정을 짓는 자신의 아들, 위천을 보며 천마는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으며 다시 말했다.

그에 위천이 정신을 차렸다.

그러고는 천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아버지는 괜찮으신가요? 저는 소교주가 아닙니다.”

“그렇지.”

“그런 제가 어찌 천마신공을 익힌단 말입니까? 천마신공은 천마의 상징과도 같은 무공. 제가 익힌다면 본교에 혼란을 초래할 것입니다.”

“뭐, 그것도 그렇지.”

“그러니 그 말씀 물러 주십시오.”

천마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자 위천이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에 천마가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냥 익혀.”

“…….”

“네 아들에게 알려 주지 말고, 그냥 익혀. 괜찮으니까. 웬만하면 사용하지 말고.”

“하지만…….”

“그 자식이 그러더구나. 이것은 비장의 한수로 숨겨 두었다가, 목숨이 위험하거나,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야 할 때 사용하라고 말이야.”

“아…….”

천마의 말에 위천이 감탄을 내뱉었다.

그에 천마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나도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그것도 나쁘지 않겠더군.”

“…….”

천마의 말에 위천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에 천마는 다시 입을 열었다.

“너도 내 아들이니까.”

“!!”

천마의 입에서 나온 말.

그 말에 위천이 고개를 들어 천마를 바라보았다.

그에 천마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내 아들에게 비장의 한 수는 줘야지.”

“아버지…….”

“그러니 익혀라. 알겠나?”

더 이상의 말은 불허한다는 듯 강력한 어조로 천마가 말을 내뱉었다.

그에 위천은 잠깐 고민하더니, 이내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