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의 천마신교는 이상하다-179화 (179/275)

제179화

제179장 소림의 제자 少林弟子 (1)

“천마신교의 소교주, 위극신이다.”

사내의 입에서 나온 듣기 좋은 음성.

그 음성 속에 있는 단어에 혜주는 두 눈을 감았다.

사내와 두 눈이 마주치자 들었던 거북한 감정.

그 감정이 바로 소림의 무공이자, 자신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항마의 기운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던 것이다.

그에 혜주는 두 눈을 감고 불경을 읊으며 잠에서 깨어난 항마의 기운을 애써 진정시켰다.

협객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유가장의 은인으로서 방문한 위극신.

그에게 기운을 보이는 것은 예에 어긋나는 행동이기 때문이었다.

“뭐야 그 반응?”

그러한 혜주의 반응에 기분이 나빴을까?

사내, 아니 소교주 위극신이 기분 나쁘다는 어조로 말을 했다.

그에 혜주가 두 눈을 떴다.

그러고는 아름다운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인상을 쓰고 있는 위극신을 바라보았다.

“아미타불, 미안합니다.”

“왜 기분이 나쁜 걸까?”

“오해를 하게 하였다면 죄송합니다.”

소교주라는 정체를 듣자마자 아무런 대답도 없이 두 눈을 감았던 혜주.

제삼자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위극신의 정체를 듣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참기 위해 스스로를 다독이는, 그런 모습이었다.

그러한 모습에 위극신은 기분이 나빴고 그는 마도인답게 거침없이 그것을 표현했다.

위극신의 표현에 혜주는 그럴 수 있다 생각하며 선선히 사과를 건네었고 말이다.

“사부님, 어찌…….”

자신과 같은 나이대로 보이는 사내에게 고개를 숙이는 혜주의 모습이 분했을까?

혜주의 뒤에 있던 스님, 혜주의 제자이자 권룡 拳龍 공명 다음으로 강하다고 평가되는 공진이 분한 어조로 말했지만 그의 말은 채 끝마치지 못했다.

“조용히 하거라.”

바로 혜주의 차가운 어조가 그의 말을 막아섰던 것이다.

태어나 처음 듣는 스승의 차가운 어조.

그 어조에 공진은 당황해하며 그대로 굳어 버렸다.

그러한 제자, 공진을 뒤로하고.

혜주는 다시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위극신을 바라보았다.

“제자들의 무례를 대신해서 사과드립니다.”

먼저 자세를 낮추고 경계를 표했던 혜주의 제자들.

그러한 제자들의 행동을 스승인 혜주가 직접 사과했다.

그러자 위극신이 혀를 한번 차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사과 받아들이지.”

예를 갖추며 자신을 대하는 혜주의 모습에 더 이상 분란을 일으키기가 뭐했던 것이다.

그렇게 위극신이 혜주의 사과를 받아들이자 위극신의 뒤에서 자세를 낮추었던 서은설, 위천, 악여화가 자세를 풀었다.

그렇게 혜주와 위극신의 대치는 일단락이 되었고.

“저…… 우선 유가장으로 모시겠습니다.”

어색한 공기를 뚫고 유천주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에 혜주와 위극신은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유천주는 조심스럽게 앞장을 섰다.

끊임없이 위극신과 혜주의 눈치를 살피며 말이다.

* * *

깔끔하네.

유천주의 뒤를 따라서 장원의 대문을 넘어선 나는 과하지 않은.

담백함이 흐르는 장원의 모습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솔직히 장원도 장원이지만.

“죽이네.”

주향 酒香이 죽였다.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주향과 장원을 이루고 있는 목재에 배어 있는 주향.

벌써부터 술이 고파 오는 것을 느끼며 나는 진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떠올렸다.

‘이 녀석, 뭐 하고 있으려나.’

나만큼이나 술에 미친 놈.

바로 주윤문을 말이다.

“좋아?”

그때.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나는 상념을 멈추었다.

은은한 미소를 짓는 나를 보며 다 알고 있다는 듯 얕은 한숨을 내쉬며 묻는 서은설의 물음.

그 물음에 나는 씨익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니.”

표정과 전혀 다른 나의 말.

그 말에 서은설이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에 나 또한 미소를 지었다.

그때.

“형님.”

“응?”

“저 스님이 너무 무섭게 쳐다봐요.”

“알아.”

뭐 어쩌겠냐.

눈알 뽑아 버릴 수도 없고 말이다.

나의 뒤에서 걸음을 옮기던 위천의 말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혜주의 뒤에 있던 젊은 스님을 바라보았다.

흠칫.

나의 서늘한 눈빛에 움찔한 스님.

‘오?’

움찔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돌리지 않는 젊은 승려의 모습에 나는 살짝 놀랐다.

절대의 경지에 오른 나다.

그러한 나의 눈빛을 피하지 않고 마주치는 후기지수라.

흔치 않았다.

게다가 녀석의 기운 속에 묘한 기운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에 나는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고, 다시 고개를 돌려 위천을 바라보았다.

“천아.”

“네.”

“저 녀석, 권룡 拳龍보다 강하겠는데?”

“……?”

나의 말에 위천이 의문 어린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젊은 승려를 바라보았다.

고개를 돌린 위천의 눈길에 젊은 승려 또한 위천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렇게 잠시 서로가 서로를 빤히 쳐다보게 되었고.

“스님, 나랑 한판 붙을래요?”

위천이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젊은 승려에게 대련을 제안했다.

밑도 끝도 없이 가벼운 산책을 권하듯 대련을 권한 위천의 말.

그 말에.

“아미타불, 좋습니다.”

저 젊은 승려 또한 한 성격 하는지 화끈하게 받아들였다.

거참, 재미있는 구경이겠다.

“공진아!”

오, 저 젊은 승려 이름이 공진인가 보다.

화끈하게 천이의 대련을 받아들이는 공진의 모습에 앞에서 걸음을 옮기던 혜주가 무서운 표정으로 공진을 바라보았다.

그에 공진이 고개를 돌려 자신의 스승인 혜주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스승님, 저 또한 무인입니다.”

공진의 입에서 나온 무인이라는 말.

그 말에 혜주의 두 눈동자가 흔들렸다.

뜬금없이 무인이라는 단어를 내뱉는 공진의 모습에 나는 의문을 느꼈지만 즉각 반응하는 혜주의 모습에 둘 사이에 내가 알지 못하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에 나는 팔짱을 끼며 흥미로운 표정으로 혜주와 공진을 바라보았다.

“진아.”

“더 이상, 대련을 피하고 싶지 않습니다.”

“너는…….”

“압니다.”

감히 스승의 말을 끊는 불손한 행동을 보인 공진.

그런 공진의 행동에 혜주는 화를 내지 않았다.

아무래도 처음 있는 행동이다 보니 너무 놀라서 말문이 막혔던 것이다.

혜주의 말을 끊은 공진.

그가 다시 고개를 돌려 나와 위천을 바라보았다.

“스승님과 당신들 외에는 그 누구의 참관도 없는 비공식 대련, 괜찮습니까?”

“좋아요!”

공진의 물음에 위천이 손을 들어 올리며 환한 미소로 수락했다.

‘진짜, 쓸데없이 해맑아.’

주변을 환하게 밝혀 주는 위천의 미소.

그리고 그 미소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악여화.

그런 두 명을 보며 나는 속으로 피식 미소를 지었다.

잠시 후.

혜주는 모든 부모가 자식에게 결국 지듯, 공진의 간절한 부탁에 고집을 꺾고 말았다.

그렇게 혜주가 허락을 하자 대련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아무도 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유가장에 마련된 작은 연무장.

그곳의 문을 굳게 걸어 잠근 유천주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에.

“사제, 미안하지만…….”

“사형, 압니다. 미안해하지 마십시오.”

그런 유천주를 보며 입을 열던 혜주.

그가 미안한 감정에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유천주가 다 알고 있다는 듯 빙긋 미소를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은공, 부디 다치는 사람이 없길 바랍니다.”

“걱정 마시오. 내가 막을 테니.”

유천주의 정중한 부탁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솔직히 나도 저 공진이라는 스님 같지 않은 놈이 마음에 들었다.

그에 내가 확답을 하자 유천주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다시 고개를 꾸벅 숙여 보이고는 연무장을 벗어났다.

“저 여인은 누구입니까?”

그렇게 유천주가 벗어나고.

서은설이 나와 약혼녀인 것을 알았던 혜주는 서은설의 뒤에서 몸을 풀고 있는 악여화를 보며 물었다.

“내 동생이 좋아하는 여인.”

“참관…….”

“말 없는 애로 유명한 애야.”

“아, 혹시……?”

끄덕.

말이 없는 것으로 유명한 미수검봉, 악여화.

그녀의 소식을 알고 있는 혜주가 묻자 나는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에 혜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악여화.

아무래도 그녀는 생각보다 더 유명한 인물이었나 보다.

소림의 장로가 알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주변 사람들의 정리는 끝이 났고, 나는 대련장 위에서 권갑을 끼고 있는 위천을 바라보았다.

‘잘해라.’

* * *

“저 녀석, 권룡 拳龍보다 강하겠는데?”

“후우…….”

자신의 형, 위극신의 말.

그 말이 위천의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무림에 나와 위천이 상대했던 인물 중 가장 강했던 인물이 바로 권룡, 공명이었다.

헌데 그보다 더 강한 또래의 사내가 있다?

위극신을 최종 목표로 두고, 일차적으로 전체 후기지수들 중 가장 강한 무인이 되고 싶어 하는 위천으로서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솔직히 자신도 알고 있었다.

아무리 해맑은 미소를 장착했다 하지만 자신의 갑작스러운 대련 제안은 무례하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그만큼 대련을 하고 싶었다.

언제 만날지도 모르는 사내, 그런 사내를 두 눈앞에서 놓치기 싫었으니 말이다.

“아미타불, 잘 부탁하오.”

“저도요.”

그렇게 상념에 빠져 있던 위천은 맞은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두 주먹을 강하게 쥐며 자세를 낮추었다.

“아미타불…….”

위천의 준비에 공진 또한 불호를 읊으며 자세를 낮추었다.

그렇게 두 명 다 대련의 준비를 마쳤고.

“시작!”

타앗!

시작을 알리는 혜주의 목소리와 함께 두 명의 신형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콰앙!

위천과 공진이 서로 마주 보며 대치하던 곳의 정중앙.

그곳에서 남색에 가까운 검은 권기를 두른 위천의 주먹과 핏빛에 가까운 권기를 두른 공진의 주먹이 부딪쳤다.

“……?”

항마의 기운이 강한 소림의 무공.

대부분 새하얀 색의 기운을 띠고 있는 무공과 달리 핏빛을 띠고 있는 공진의 권기에 위천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부웅!

그런 위천의 놀란 마음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강력하고 패도적인 기운을 두르고 있는 공진의 주먹이 다시 들어왔다.

“흡!”

자신의 얼굴을 향해 짓쳐들어오는 공진의 주먹에 당황한 위천이 숨을 들이켜며 몸을 틀었다.

우웅!

그때.

위천의 옆구리를 향해 핏빛의 기운이 가득한 공진의 다리가 들어왔다.

콰앙!

그에 위천은 황급히 양팔을 들어 공진의 다리를 막아섰다.

공진의 다리와 위천의 양팔이 부딪치자 거대한 굉음이 울려 퍼졌고.

스스슥!

위천이 뒤로 다섯 걸음이나 물러났다.

생각지도 못한 공진의 강력한 공세.

부드러움을 이루고 있는 소림의 무공과는 궤를 달리하는 공진의 무공.

게다가 자신의 내공보다 더 강력한 내공과 힘에 위천은 이를 꽉 물었다.

자신이 이렇게나 볼품없이 밀린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그때!

“!!”

위천은 자신을 뒤덮는 그림자에 두 눈을 크게 뜨며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보였다.

자신을 앞.

그 앞에서 위로 뛰어올라 핏빛 기운이 모여 맹렬하게 회전하고 있는 주먹을 올리고 있는 공진이 말이다.

콰앙!

“커헉!”

강력한 공진의 공격.

그 공격에 위천은 다시 황급히 양팔을 올려 막았지만 팔을 타고 안으로 들어오는 진동에 그만 피를 토하고 말았다.

털썩.

내상이 제법 심각했던 것일까?

위천은 자신의 몸을 계속해서 울리고 있는 공진의 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그만 한쪽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렇게 순식간에 위천을 굴복시킨 공진.

그가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붉어진 두 눈으로 오만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내.

위극신을 바라보았다.

“소림의 공진, 천마신교의 소교주에게 한 수 가르침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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