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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마신교는 이상하다-145화 (145/275)

제145화

제145장 무림맹의 연회 宴會

“오늘 저녁에 있을 연회,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알겠습니다, 아버지.”

무림맹의 내성.

귀빈들에게만 배정되는 전각의 안에서 한 중년 사내가 자신의 맞은편에 있는 젊은 청년에게 말을 했다.

그런 중년 사내의 말에 청년은 결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런 청년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을까?

사내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러기를 잠시.

사내가 다시 청년을 바라보며 굳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우리 상단이 유일하게 손 뻗지 못한 곳이 신강이다. 너도 잘 알겠지만 신강은 서역과 교류를 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 우리가 반드시 그곳의 교류권을 잡아야 한다.”

“네, 최대한 소교주의 눈에 띄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흑아상단 黑鴉商團.

천하 삼대상단 중 한 곳으로 꼽히지만 삼대상단 중 가장 세가 작은 곳으로 평가되는 상단의 주인인 금천하는 믿음직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하는 자신의 아들, 금적금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 가문에만 전해 내려오는 비밀. 그것을 밝히는 한이 있더라도 그들과 연을 만들어야 한다.”

“정말이십니까?”

금천하의 입에서 나온 말.

그 말에 금적금이 두 눈을 크게 뜨며 되물었다.

그에 금천하는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어차피 우리는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다. 무리수를 던지는 한이 있더라도 도박을 할 수밖에.”

또 다른 삼대상단인 천룡상단에게 이권을 많이 빼앗기면서 채무가 많아져 휘청거리기 시작한 흑아상단.

겉으로는 아직 괜찮았지만 상단주인 금천하는 알고 있었다.

현재 상단은 상단을 창립한 이후 처음으로 맞는 최고 위기라는 것을 말이다.

그런 금천하의 말에 아들인 금적금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결연한 아버지의 표정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것이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래, 부탁한다.”

금적금의 입에서 나온 결연한 말.

그 말에 금천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금적금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 * *

“잘 어울리네요.”

천마신교에게 배정된 두 개의 전각 중 한 곳.

검은색 바탕에 금색 수실로 장식된 옷과 장포를 입은 천마의 모습에 천소화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에 천마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평소와 똑같은데.”

“평소에도 늘 어울리시고 멋져요.”

“크흠.”

천마의 대답에 천소화는 자연스럽게 칭찬으로 대답했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천소화의 칭찬이 쑥스러웠을까?

천마가 괜히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런 천마의 모습에 천소화는 손을 들어 입가를 가리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다시 손을 내리며 미소를 지우고는 천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참 교주님, 할 말이 있어요.”

“편하게 말해.”

천소화의 입에서 나온 아름다운 목소리.

그 목소리에 천마가 다시 고개를 돌려 천소화를 보며 대답했다.

그에 천소화가 특유의 눈웃음을 지으며 손을 뻗었다.

갑작스러운 천소화의 행동.

기습적으로 손을 움직이는 것은 살수 殺手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기에 무림인들에게는 상당히 경계되는 행동이다.

하지만 천마는 갑작스러운 천소화의 행동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그녀가 자신을 해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을 할 만큼 그녀를 믿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손을 뻗은 천소화는 천마의 손목을 잡았다.

그러고는 천마의 손을 자신의 쪽으로 이끌더니 이내 자신의 배로 가져갔다.

“……?”

갑작스러운 천소화의 행동.

영문을 알 수 없는 그 행동에 천마는 의문 어린 표정을 지으며 천소화를 바라보았다.

의문이 가득한 천마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천소화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천마의 두 눈을 보며 매력적인 미소만을 지어 보일 뿐이었다.

그렇게 미소만 지어 보이는 천소화의 모습에 천마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이내 두 눈을 서서히 크게 뜨기 시작했다.

“서…… 설마!”

천마의 입에서 나온 격동적인 반응.

그 반응에 천소화가 활짝 웃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그런 천소화의 대답에 천마는 자신이 짐작이 맞았다는 것을 깨닫고는 탄성을 내뱉었다.

그러고는.

와락.

빠르지만 부드럽게 천소화를 끌어안았다.

“왜 미리 말하지 않았어.”

“마의 어르신이 아직은 위험한 단계라고 해서…….”

“마의가 미쳤군. 감히 이 사실을 나한테 보고 안 해?”

천소화의 대답에 천마가 무서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에 천소화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예쁘게 말해 주세요. 아이가 들어요.”

“크흠…… 그래, 내가 미안해.”

투정과도 같은 천소화의 말에 천마는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사과를 건네었다.

천마의 입에서 나온 미안해라는 단어.

다른 사람들이 들었다면 경악하고 난리가 나겠지만 천소화는 그러지 않았다.

“괜찮아요.”

천마의 사과를 몇 번 들은 적이 있었으니 말이다.

사과를 건네는 천마의 등을 부드럽게 다독여 준 천소화는 천마를 살짝 밀어냈다.

그러고는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이들을 불러요. 아이들 옷도 보고 싶어요.”

“그래, 그러자.”

천소화의 부탁에 천마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일살.”

“모셔 오겠습니다.”

천마의 부름과 동시에 들려온 대답.

그 대답과 동시에 천장에서의 인기척이 사라졌다.

그렇게 잠시 후.

“계십니까.”

밖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장난스러운 목소리.

그 목소리에 천마는 인상을 찌푸렸다.

“싸가…….”

“교주님.”

“크흠.”

위극신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습관적으로 튀어나오려 했던 나쁜 말.

그 나쁜 말을 지적하는 천소화의 부름에 천마는 헛기침을 하며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그런 천마의 모습이 귀여웠을까?

천소화는 그런 천마의 옆모습을 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맞은편에 위치한 문을 보며 입을 열었다.

“들어오렴.”

드르륵.

천소화의 말과 동시에 굳건하게 닫혀 있던 문이 활짝 열렸다.

그러자 그 사이로 헌앙한 사내 두 명과 아름다운 여인 한 명이 안으로 들어섰다.

먼저, 회색빛의 비단옷을 입은 미남자 위극신과 푸른색과 하얀색이 절묘하게 섞인 비단옷을 입은 서은설, 마지막으로 붉은색 비단옷을 입은 미공자 위천이었다.

“부름을 받고 왔습니다.”

그런 세 명의 대표로 위극신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고 그와 동시에 서은설과 위천이 고개를 숙이며 예를 갖추었다.

그런 세 명의 모습에 천소화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 있던 천마는…….

“허리대가 안 예쁘군.”

위극신의 옷차림을 지적했다.

회색의 비단옷을 바탕으로 허리춤에 매어져 있는 검은색의 허리대와 붉은색의 끈.

그것을 지적하는 천마의 행동에 위극신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천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머니가 골라 주신 건데…… 안 어울리나 봅니다. 제가 보기에는 아주 예쁜데.”

“…….”

위극신의 입에서 나온 말.

그 말에 천마는 순간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옆에 앉은 천소화를 바라보았다.

미소를 짓고 있지만 그 미소 속에 미미한 씁쓸함을 느낀 천마.

그가 황급히 위극신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아니, 허리대는 예쁘지만 네 얼굴이 영 별로다.”

“아버지가 만든 얼굴입니다.”

“시끄럽다.”

한마디도 지지 않는 위극신의 대답에 천마는 결국 대화하기를 포기했다.

신경질적인 천마의 말에 위극신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누가 봐도 승자의 여유로운 미소였다.

그런 천마와 위극신의 모습에 천소화는 살짝 한숨을 내쉬었고 위천은 가만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너무나도 유치한 부자 父子 가 아닐 수가 없었다.

“어머니, 옷이 너무 예쁘세요.”

그런 사이로.

서은설의 맑은 목소리가 흘러나와 천소화의 아름다운 옷차림을 칭찬했다.

그에 천소화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고맙구나. 너도 예쁘구나, 푸른 눈과 너무나도 잘 어울려.”

“감사합니다.”

천소화의 칭찬에 미소를 지은 서은설.

그녀가 감사 인사를 표했다.

그에 천소화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에.

“조심해.”

천마 또한 같이 일어나 황급히 천소화를 부축해 주었다.

조금은 호들갑 섞인 천마의 행동.

그 행동에 위극신과 위천은 의문 어린 표정으로 천마를 바라보았다.

천마가 어머니를 끔찍이 생각하는 것은 알고 있었다.

꽤 오랫동안 두 눈으로 봐 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저런 사소한 행동 하나에 신경 쓰지는 않았다.

게다가 저 체통 없는 모습은 무엇이란 말인가.

평소와는 너무나도 다른 천마의 모습에 위극신과 위천은 의문 어린 표정으로 천마를 바라보았다.

그에 천마는 인상을 찌푸리며 멍청한 자신의 두 아들을 바라보았다.

“이 녀석들아. 네 동생을 가진 어머니다. 어서 부축하지 않고 뭐 하느냐?”

“예……?”

천마의 입에서 나온 짜증 어린 말.

그 말에 위극신과 위천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기를 잠시.

“헐…….”

“와아!”

위극신은 어이가 없는 표정을, 위천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어머니 축하드려요!”

그런 두 아들의 사이로.

황급히 달려와 천소화의 손을 잡으며 부축한 서은설이 그녀를 축하했다.

그에 천소화는 자신을 잡은 천마의 손을 밀어내고는 서은설의 손을 마주 잡았다.

“고맙구나, 잠깐 부축해 줄 수 있니? 오래 앉아 있었더니 힘이 없네.”

“물론이에요! 저한테 기대세요.”

“고맙구나.”

천소화의 부탁에 서은설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에 천소화는 싱긋 웃으며 감사를 표한 다음 서은설에게 기대어 걸음을 옮겼다.

우뚝.

그렇게 서은설의 도움으로 문 앞에 도착하여 멈추어 선 천소화.

그녀가 멍청한 표정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위극신과 위천을 바라보았다.

“너희도 어서 아버지와 함께 나오렴. 연회에 가야 하니까.”

“아…… 예.”

“네 어머니!”

천소화의 위엄 어린 명령(?)에 위극신은 어색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위천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해맑게 대답했다.

그러고는.

“아버지 같이 가요!”

자신의 손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는 천마에게 다가가 그의 손을 이끌었다.

아 물론 위천이 말이다.

* * *

“늦는군.”

“역시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집단이야.”

무림맹의 내성에 위치한 거대한 연무장.

평소에는 무림맹의 무인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수련을 하는 곳이지만 오늘 밤만큼은 달랐다.

수많은 연등 燃燈이 길게 걸려 있어 주변 사위를 어둠으로부터 밝게 밝혔으며 천장에는 아름다운 비단 천이 걸려 바람에 따라 너울거리며 아름다움을 장식했다.

그리고 수많은 개인 탁자 위에는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가득했으며 한편에는 십여 명의 악사들이 모여 앉아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준비 중 이었으며, 또 다른 한편에는 아름다운 무희 舞姬들이 다소곳한 자세로 앉아 대기하고 있었다.

그런 연회장의 상석에는 두 개의 의자가 놓아져 있었으며 왼쪽과 오른쪽 편에 일자로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고, 상단 아래에는 각 성의 명문 가문을 위한 자리가 수십 개가 마련되어 있었다.

그런 연회장의 오른쪽 편에 일자로 앉은 무림맹의 장로 중 한 명인 삼장로인 단목천이 말하자 옆에 있던 육장로 팽진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늦지도 않았습니다.”

그런 두 명의 불만 어린 목소리에 가만히 앉아서 술을 홀짝이던 팔장로 매화신검 梅華神劍 적화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묘하게 거슬리는 적화의 발언에 오대세가 출신인 두 명의 장로들은 불편한 표정으로 헛기침을 하였다.

“무량수불, 저기 오시는구려.”

그런 세 명의 사이로 들려오는 도호와 인자한 목소리.

사장로이자 태극검왕이라 불리는 청수 진인의 말에 그들은 물론 자리를 채우고 있던 나머지 장로들 모두가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아…….”

“허어…….”

모두 탄성을 내뱉었다.

가장 선두에 서서 걸음을 옮기고 있는 아름다운 남자.

금색의 수실로 장식된 흑색의 장포를 입은 천마의 뒤로 보이는, 한때 무림맹의 무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든 재녀 才女 천소화. 그리고 위마참군이라 불리며 뛰어난 실력으로 등장과 동시에 명예를 움켜쥔 소교주 위극신과 그의 약혼녀라고 알려진 사황성주의 후계자이자 색목인인 서은설.

마지막으로 천마신교의 이공자인 위천까지.

그들의 화려한 외모와 모습에 사람들은 그만 탄성을 내뱉고 말았다.

“오셨구려.”

너무나도 화려한 그들의 등장에 멍한 표정을 지은 장로들을 뒤로하고 앞으로 나선 천진.

그가 천마를 맞이하였고 천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천진은 자신의 옆자리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노부와 함께 앉으시면 되오. 신교의 일원들은 여기 왼쪽 편에 앉으면 되오.”

장로들의 맞은편에 마련된 자리들.

그 자리들을 한번 본 천진의 안내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고 각자에게 배정된 자리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딱 정각에 천마신교의 인물들이 등장했고 마련된 자리에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가 앉게 되었다.

“연회를 시작하겠소.”

주위를 둘러보며 빈자리가 없는 것을 확인한 천진.

그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그와 동시에 아름다운 악기의 소리가 연회장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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