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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마신교는 이상하다-124화 (124/275)

제124화

제124장 뒈질라고 死

“!!”

예상한 것보다 더 낮은 수준을 보여 주는 서은설의 모습에 속으로 승리를 장담하고 있던 권강은 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패도적인 기세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사황성주인 백리관의 무공을 배운 것도 놀라운데, 이렇게 뛰어난 경지에 오르다니?

이런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왜 부족한 궁술을 사용했단 말인가?

생각지 못한 진실에 당혹스러웠던 것도 잠시. 권강은 고개를 흔들며 정신을 차렸다.

그러고는 지금까지 장난스러웠던 태도를 버리고는 다시 자세를 낮추었다.

‘선공필승!’

아버지의 독문무공이자 지금의 사권왕 死拳王을 만들어 준 무공인 폭멸권 爆滅拳.

전진하며 주먹을 휘두를수록 더 강해지는 주먹이며, 열 발자국이 옮겨졌을 때, 두 다리로 서 있는 적이 없다는 패도적인 무공이었다.

아버지로부터 ‘훌륭하다’라는 칭찬을 들을 정도로 뛰어난 성취를 이룬 권강이 폭멸권의 시작을 위해 발을 한 걸음 앞으로 내디뎠다.

“!!”

아니, 내디디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앞길은 서은설이 좀 전에 쉴 새 없이 쏘아 바닥에 박힌 화살들이 가득한 상황.

즉 서은설의 화살로 인해 진로가 막혀 버린 것이다.

그에 권강이 위치를 옮기기 위해 다리에 힘을 주었으나.

부웅!

그를 향해 날아오는 폭발적인 기세에 권강이 황급히 주먹을 들어 매서운 기세를 막아섰다.

“크윽!”

막은 팔을 넘어 내장까지 흔들리는 매섭고도 막강한 일격.

그 일격 한 번에 권강은 내상을 입고 말았다.

그에.

“멍청하네.”

서은설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권강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신을 바라보며 비릿한 미소를 짓고 있는 서은설.

깨끗하고 아름다운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비릿한 미소에 권강이 당황한 것도 잠시.

“망할 년이…….”

좀 전 자신을 향해 중간 손가락을 들어 올려 보이던 위극신과 같은 표정이라는 것을 깨달은 권강이 인상을 찌푸렸다.

어린 시절, 삐뚤어졌던 못난 자신의 첫사랑.

그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기에 좋게 끝내려고 했지만 안 되겠다.

“괴물 같은 년.”

역시 저 여인은 괴물이다.

푸른 눈을 지닌 괴물!

저런 여인을 좋아했던 어린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했던 권강은 살기 어린 눈빛으로 서은설을 노려보았고.

이내!

우웅!

그의 몸에서 폭발적인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

콰지직!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강력한 기세가 바닥에 촘촘하게 박혀 있던 모든 화살을 부러뜨렸다.

그렇게 단 한 번의 기세로 권강은 자신의 진로를 막고 있던 모든 화살을 치워 버렸다.

그에 서은설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위극신의 조언으로, 일부러 극적인 그림을 연출하기 위해 모난 모습으로 화살을 쏘았던 그녀다.

나아가야 할 길이 화살에 막혀 버벅거리는 동안 일격을 먹여, 내상을 입힌다는 계획은 성공했지만 그 이후의 계획은 아직이었다.

하지만 권강은 그녀의 예상보다 강했다.

“죽인다…….”

진득한 살기를 내뿜고 서은설을 노려보며 입을 연 권강.

그의 살기 어린 모습에 서은설은 입술을 한번 깨물고는 주먹을 들었다.

그에, 권강 또한 피하지 않고 마주 주먹을 들었다.

그리고.

너 나 할 것 없이 동시에 주먹을 휘둘렀다.

단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정면충돌!

권강의 폭멸권과 서은설의 패천권.

패도적인 무공 중 손에 꼽히는 고강한 두 개의 무공이 모든 전력을 다해 정면으로 부딪쳤다.

콰앙!

두 무공의 정면충돌로 인해 연무장의 돌바닥이 버티지 못하고 박살이 나며 하늘로 비산했다.

“…….”

거대한 굉음과 동시에 엄청난 먼지로 뒤덮여 버린 거대한 연무장.

그 연무장에서 느껴졌던 폭발적인 기운과 약한 줄 알았던 공녀, 서은설의 강한 모습에 사황성의 모든 무인들은 벙 찐 표정을 지었다.

솨악.

그때,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 의해 먼지가 걷혔고 모든 무인들은 두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경악 어린 표정을 지었다.

“…….”

“…….”

서로의 주먹을 맞댄 채 가만히 서 있는 서은설과 권강.

그렇게 대치하기를 잠시.

“커헉!”

권강이 피를 토했고.

콰드득!

그와 동시에 주먹을 내뻗었던 그의 오른팔이 기괴한 모습으로 비틀리기 시작하더니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커거걱…….”

권강은 그대로 게거품을 물며 기절해 버렸고, 서은설은 그런 권강을 내려다보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난 괴물이 아니야. 찌질아.”

자신을 향해 괴물이라 칭하고, 주변 친구들에게 자신이 괴물이라 소문을 내고 앞장서서 자신을 괴롭혔던 끔찍한 사내 권강.

어린 시절 자신에게 무수한 상처를 주었던 권강을 내려다본 서은설은 속 시원한 표정을 지었다.

“서은설 승!”

생각지도 못한 서은설의 신위와, 승리.

그 상황에 멍한 표정을 짓던 무인들은 심판을 맡고 있던 혈랑대주 진천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와아아!!”

성주인 백리관과 같은 패도적인 기세를 보여 준 서은설을 향해 우레와 같은 함성을 보내었다.

지금 그들에게 서은설은 더 이상, 약한 여인도, 자신들과 다른 색목인도 아니었다.

그저, 자신들이 믿고 따를 사황성의 후계자였다.

그런 무인들의 환호에 서은설은 당황했지만, 이내 환한 미소를 지었다.

스윽.

그러고는 손을 들어 가볍게 흔들며 그들에게 화답해 주었다.

그런 그녀의 화답에 무인들은 더욱더 큰 목소리로 환호했고, 서은설의 미소는 더욱더 짙어져 갔다.

* * *

“이…… 이럴 리가 없다!”

연무장의 밖.

집중해서 대련을 지켜보고 있던 권진욱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언성을 높였다.

“부성주님, 진정하십시오.”

이성을 잃은 듯한 권진욱의 모습에 마사가 나서서 그를 말렸지만 이미 늦었다.

스윽!

이성을 잃어버린 권진욱은 연무장 안으로 난입했고, 이내 쓰러진 자신의 아들, 권강에게 달려갔다.

“강아! 강아!”

게거품을 물고 기절해 버린 자신의 아들 권강.

추욱.

그런 권강을 애타게 부르던 권진욱은 힘없이 바닥으로 추욱 처지는 오른팔을 보며 두 눈을 크게 떴다.

그에 권진욱은 손을 들어 권강의 오른팔을 만졌다.

어깨와, 팔꿈치, 손목 등.

모든 것을 만져 보고 부축하며 억제로 세워 보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힘없이 축 처지는 팔을 보며 권진욱은 무서운 표정을 지었다.

팔의 형태를 이루고 있는 뼈.

그 뼈가 서은설의 강력한 패천권에 그만 가루가 되어 버린 것이다.

사황성의 후계자를 가리기 위한 대련.

이 한 번의 대련으로 권강은 무인으로서의 생명을 잃고 말았다.

그에 분노한 권진욱.

그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두 눈을 감고 있는 자신의 아들을 내려다보았다.

‘아버지!’

‘오셨습니까!’

늘 열심히 수련하다가도 웃으며 자신을 반기던 아들.

부끄럽게도 자신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자신과 같은 무인이 되고 싶다 하던 자랑스럽고 고마운 아들이었다.

그런 아들의 꿈이 짓밟혀 버린 이 상황.

권진욱은 이렇게 만든 서은설이 용서가 되지 않았다.

그에 권진욱은 권강을 안은 채로 몸을 돌려 서은설을 바라보았다.

“…….”

권진욱의 시선에 웃음을 멈춘 서은설.

그녀가 가만히 권진욱을 바라보았고, 권진욱은 살기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굳이, 이렇게 했어야 했소?”

“…….”

권진욱의 물음에 서은설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에.

“꼭! 이렇게 무인으로서의 삶을 앗아 갔어야만 했냐는 말이다!”

쿠쿵!

그의 몸에서 매서운 기세가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오며 서은설을 다그쳤다.

그에 서은설은 뒤로 물러섰고, 연무장을 구경하던 무인들이 신음을 흘렸다.

그에 백호대주 이백이 나서려고 했지만 위극신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서 그를 막아섰다.

“……?”

그에 이백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부성주인 권진욱이 미쳐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 권진욱을 말려야 했다.

그러지 않으면 공녀인 서은설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말이다.

진정으로 위극신이 왜 자신을 막아서는지 이해가 가지 않은 이백은 의문 어린 표정으로 위극신을 바라보았다.

그런 이백의 시선에 위극신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지켜봅시다.”

이백에게 대답하면서도 반짝이는 눈으로 이백을 바라보고 있는 위극신.

그의 대답에 이백은 다시 뒤로 물러섰다.

무슨 생각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분명 어떠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곳에서 서은설의 안위에 가장 신경 쓰는 사람은 다름 아닌 위극신 그일 테니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이백은 뒤로 물러섰고, 권진욱의 폭발적인 기세를 정면으로 맞이한 서은설은 신음을 흘리면서도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최선을 다한 결과예요. 그는 강했고, 저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또한 최선을 다했고 그러한 행동으로 일어난 결과입니다.”

최선을 다했다.

무인으로서 자긍심이 느껴지는 그녀의 대답에 사황성의 모든 무인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도 보았다.

이상한 술수가 전혀 없었던, 정정당당한 승부를 말이다.

그에 사람들의 여론이 그녀에게 유리하게 흘러가자 권진욱이 다시 언성을 높였다.

“갈!”

이번에는 내공마저 실려 있었다.

초절정의 고수인 그의 일갈에 서은설은 물론, 경지가 얕은 모든 무인들이 신음을 흘렸다.

“내 아들…… 내 아들이 너무 불쌍하구나…….”

자신을 믿고, 자신의 명을 따른 아들 권강.

그로 인해 무인으로서 삶을 잃어버린 아들을 내려다본 권진욱이 그를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매서운 눈빛으로 서은설을 바라보았다.

“너를 용서치 못한다.”

“부성주!”

그의 발언과 동시에.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던 성주, 백리관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며 언성을 높였다.

그에 가볍게 고개를 돌린 권진욱.

그가 백리관을 바라보며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저를 막아서겠습니까?”

“당장 물러나게, 정정당당한 대련이었네.”

권진욱의 물음에 백리관이 차가운 어조로 대답했다.

그에 권진욱은 다시 고개를 돌려 서은설을 바라보았다.

“나는 오늘, 공녀에게 내 아들과 같은 상처를 주어야겠습니다.”

“부성주!”

“지금!”

권진욱의 말에 언성을 높이던 백리관.

그는 이어진 권진욱의 목소리에 입을 다물었다.

분노에 이성을 잃지 않기 위해 심호흡을 하며 권진욱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백리관.

권진욱은 그런 백리관에게 시선을 두지도 않고, 서은설만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저를 막지 않으면, 공녀는 죽습니다.”

타앗!

그 한마디와 동시에 순식간에 사라진 권진욱의 신형!

갑작스럽게 사라진 그의 신형에 서은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이내,

“!!”

사라진 신형이 자신의 앞에 나타나자 두 눈을 크게 뜨며 경악 어린 표정을 지었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거대한 주먹.

매서운 기운이 가득한 주먹을 보며 서은설은 두 눈을 감았고.

콰앙!

거대한 굉음이 연무장에 울려 퍼졌다.

거대한 굉음이 울렸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무런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 서은설.

그녀는 그 사실에 의문을 느꼈고,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두 눈을 뜬 결과.

“거참, 아들한테 미쳐 가지고 애먼 사람…… 아니 예쁜이한테 화풀이야? 뒈질라고.”

검을 비스듬하게 세워 권진욱의 주먹을 막아선 자신의 정인.

위극신의 늠름한 뒷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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