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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마신교는 이상하다-115화 (115/275)

제115화

제115장 재회 再會 (2)

“은설, 맞지?”

회귀 전.

전생에서와 같은 아름다운을 지닌 서은설의 모습에 나는 놀란 음성으로 물었다.

그러고는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걸음을 옮겨 그녀에게 다가갔다.

늘씬한 체형이 허리춤까지 오른 고운 머릿결과, 새하얀 피부. 작은 얼굴에 파란색의 두…….

“응?”

뭔가 이상했다.

푸른색이어야 할 두 눈.

그 두 눈이 검은색을 것을 인지한 나는 그대로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러고는 의문 어린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은설…… 맞지?”

분명 은설이 맞았다.

전생의 모습과 전혀 다를 바가 없는 그녀의 외형.

그녀임에 틀림이 없었다.

하지만 왜 두 눈이 검은색이란 말인가?

그런 나의 물음에 서은설이 싸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멈칫.

너무나도 매섭고 싸늘한 서은설의 두 눈빛.

그 두 눈빛에 나는 나도 모르게 흠칫하며 뒷걸음질 쳤다.

‘거참…….’

전생에서도 이런 적이 많았다.

아침까지 술 먹고 방에 돌아오면 서은설은 침대에 앉아 저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고는 했다.

그럴 때는 그녀의 기분을 풀어 주기 위해 하루 종일 노력했어야 했는데…… 지금 이 눈빛 그때와 똑같다.

그에 나는.

와락!

한걸음에 그녀에게 달려가 그녀를 그대로 안았다.

“!!”

안 보이지만 뻔했다.

아마 놀라서 두 눈을 크게 뜨고 있겠지.

그에 나는 그녀가 다른 말을 하지 못하도록 강하게 끌어안으며 입을 열었다.

“보고 싶었어.”

“…….”

느껴진다.

놀람으로 인해 잘게 떨려 오는 그녀의 몸이 말이다.

그에 나는 그녀를 품에서 놓아주었다.

그러고는 어깨를 잡은 채 얼굴을 바라보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여전히 예쁘네?”

나의 칭찬 한마디.

그 한마디에 그녀의 눈에서 매서운 기세가 사라졌다.

그에.

‘통했다!’

나는 속으로 환호했다.

“정말……?”

나의 예쁘다는 한마디.

그 한마디에 그녀가 부끄러운 듯 두 눈을 내리깔며 물었다.

그에 나는.

“물론! 엄청 예뻐!”

한껏 과장해서 그녀의 외모를 칭찬했다.

배시시.

“진짜지?”

아아…… 천사다.

천사임에 틀림이 없다.

나의 확신 어린 말에 서은설은 배시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부끄러운 듯 배시시 웃으며 나를 올려다보는 서은설.

너무나도 아름다운 서은설의 모습에 나는 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극신?”

그런 나의 모습에 의문을 느꼈을까?

서은설이 의문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그에 나는 황급히 정신을 차렸다.

그러고는 한껏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응! 엄청 아름다워!”

그런 나의 말.

그 말에 서은설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 이제 너도 잘생겨졌다라고 칭찬할 테지.

뻔하다.

후훗. 내가 생각해도 나는 정말 잘생겨졌으니 말이다.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며 그녀의 칭찬을 기대한 것도 잠시.

“근데 왜 안 찾아온 거야?”

그녀의 입에서 나온 싸늘한 음성에 나는 그대로 굳어 버렸다.

“내가 찾아오게 만들다니, 너무한 거 아니야?”

이번 생은 망한 것 같았다.

* * *

“드디어 뵙는군요.”

감숙성의 성도 난주.

대명 제국의 음지 陰地를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하오문주 왕노는 두 명의 손님을 맞이하며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과한 예는 거두어 주십시오.”

“신교의 소교주에게 어찌 과하겠습니까.”

왕노의 인사에 부담스러웠던 것도 잠시, 돌아온 그의 대답에 위극신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진정으로 곤란하다는 표정이었다.

그것을 파악한 왕노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역시 다르시군요.”

천마신교.

천마라는 절대적인 존재를 찬양하고 신봉하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다.

천마의 후손이자, 후예인 천마신교의 교주가 천마라는 이름을 물려받으며 신격화가 이루어진다.

자신들의 믿음에 눈이 멀어 목숨도 두려워하지 않는 신도들 사이에서 천마의 후예로 자라 온 존재.

그런 존재가 이런 예를 부담스러워한다?

상당히 신기한 모습이었다.

그런 왕노의 말에 위극신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입을 열었다.

“제가 좀 다릅니다.”

“아…….”

“그러니 익숙해지십시오.”

신교의 소교주임에 틀림이 없었다.

당당하게 자신에게 맞추라는 그의 말에 왕노는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그러겠습니다.”

“하하, 농입니다.”

왕노의 말에 위극신은 소리 내 웃으며 말했다.

진심으로 농이라는 듯 여유롭게 웃는 위극신을 보며 왕노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경계해야겠구나.’

허허롭게 웃으며 말하는 위극신을 보며 스스로에게 주의를 준 왕노가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위극신과 함께 찾아온 또 다른 손님을 바라보았다.

“오랜만입니다, 공녀.”

“네, 오랜만이에요.”

서양의 기물로 인해 검은색의 두 눈을 지니게 된 서은설.

오랜만에 보는 공녀에게 왕노가 인사를 건네자 그녀 또한 웃는 낮으로 인사를 받아 주었다.

그렇게 모든 인사를 마친 왕노는 자신의 맞은편에 위치한 의자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앉으시지요.”

“감사합니다.”

왕노의 권유에 위극신과 서은설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한 다음 의자에 앉았다.

그들이 앉자 왕노 또한 자리에 앉으며 입을 열었다.

“못난 제자에게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대협 덕분에 제자가 정신을 차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자리에 앉은 왕노가 다시 스스로를 낮추며 위극신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음지에서 생활하며 가면을 쓰고 스스로를 낮추는 것에 너무나도 익숙한 왕노였기에 그는 자신보다 훨씬 어린 위극신에게 스스로를 낮추는 것에 아무렇지 않았다.

오히려 이러한 성격 덕분에 하오문주가 되었고, 지금까지 무리 없이 잘 이끌어 오고 있었다.

그에 왕노는 오히려 늘 스스로를 낮추었고, 사람들은 그런 왕노를 제각각 평가하였다.

어떤 사람들은 무시했고, 또 어떤 사람들은 그런 왕노를 경계했다.

‘멍청한 사람들이 아주 많지.’

전자 같은 사람들은 모두 왕노의 날카로운 검에 싸늘한 주검이 되었고, 후자 같은 사람들은 자신의 정적이 되거나, 동료가 되었다.

그렇게 왕노는 이곳에서 평생을 살아왔다.

그런 왕노의 감사 인사에 위극신 또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아닙니다, 제가 무엇을 했겠습니까? 다 녀석이 잘난 것이지요.”

“…….”

낭패다.

자신만큼이나 스스로를 낮추는 신교의 소교주를 보며 왕노는 살짝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음지의 지배자인 하오문의 수장답게 왕노는 언제 난처했냐는 듯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위극신을 바라보았다.

“소교주가 없었다면 불가능했겠지요.”

“그건 그렇지요?”

“네, 맞습니다.”

“하핫! 부끄럽습니다.”

왕노의 긍정에 위극신이 손사래 치며 대답했다.

언뜻 가벼워 보이는 그의 모습.

하지만 왕노는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정신 차리자!’

저 사람 좋아 보이는 모습에 속아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이다.

“소교주, 혹 다음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습니까?”

“감숙에 왔으니 사황성에 가려고 합니다.”

“소교주의 직위로 말입니까?”

왕노의 물음에 위극신은 잠시 턱을 쓰다듬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죠.”

“그렇다면, 언제 밝히실 생각입니까?”

“무협공자라는 것을 말입니까?”

“예.”

왕노의 대답에 위극신은 다시 턱을 쓰다듬었다.

밝히긴 해야 했다.

헌데 언제가 좋을까?

그렇게 위극신에 생각에 빠져들자 왕노가 다시 입을 열었다.

“현재 위마참군 僞魔斬君의 명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

“하여, 그림을 한번 그려 볼까 합니다.”

왕노의 말에 위극신이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에 왕노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 오 년에 한 번 있는 정마회동 正魔會同이 있지 않습니까?”

“아…… 마정회동 魔正會同 말씀이시군요.”

흠칫.

왕노의 말에 위극신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에 왕노는 흠칫했고,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문주.”

“예.”

“정말, 그만해 주세요.”

위극신의 말에 왕노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무엇을…… 말입니까?”

자신이 실수한 것이 있었을까?

왕노가 불안함 감정으로 묻자 위극신은 자리에서 일어나 왕노의 손을 잡아 주었다.

“제 의형의 스승 아니십니까? 부담스럽습니다.”

“…….”

“진심이니 그만둬 주십시오.”

진심이 가득한 위극신의 부탁.

그 부탁에 왕노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고맙습니다.”

위극신이 특유의 매력적인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어머니인 천소화를 닮아 너무나도 매력적인 눈웃음.

그 화사한 웃음을 보며 왕노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

진짜, 모르겠다.

하오문의 문주로서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해 왔던 왕노.

그에게 있어서 천마신교의 소교주는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었다.

* * *

위극신과 왕노가 만나던 그 시각.

서쪽의 신강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당신도 가겠나?”

“저도요?”

“그래, 본교에 오고 나서 가족들과 만난 적이 한 번도 없지 않나.”

천마궁에 위치한 소화각.

그곳에 들러 함께 차를 마시던 천마의 물음에 천소화가 두 눈을 크게 떴다.

“가도 되나요?”

“물론.”

천소화의 물음에 천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갈게요!”

천소화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너무나도 매력적인 미소에 천마는 자신도 모르게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래, 가지.”

“고마워요.”

“아니다.”

천소화의 감사 인사에 천마는 가볍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번에 가면 극신이도 보는 거죠?”

“그 망할 놈이 보고 싶나?”

“당신은 안 보고 싶어요?”

천마의 물음에 천소화가 의문 어린 음성으로 물었다.

그에.

피식.

“내가?”

천마는 피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에 천소화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미소를 지었고 천마는 다 마신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시려구요?”

“그래, 장로들과 회의가 있어.”

“알겠어요.”

“준비하고 있어. 이틀 후 출발이야.”

천마의 말에 천소화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이야기를 마친 천마는 소화각을 나섰고.

“모시겠습니다.”

소화각의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던 마뇌가 그를 맞이하였다.

정중히 고개를 숙인 마뇌를 보며 천마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그의 뒤를 따라 나서며 천마대전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잠시 후.

“지존을 뵙나이다!”

천마가 대전으로 들어서자 대기하고 있던 장로들과 우호법이 정중히 예를 갖추었다.

저벅저벅.

그들의 인사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걸음을 옮긴 천마.

그가 상단에 올라 천마만이 앉을 수 있는 거대한 의자에 앉았다.

그러고는 싸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시작하지.”

대전을 울리는 천마의 싸늘한 목소리.

그 목소리에 장로들과 우호법이 갖추었던 예를 풀었다.

“우선, 이번 마정회동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일장로, 삼장로가 함께하기로 했으며, 저 또한 함께 움직입니다.”

“…….”

“그리고, 감숙과 섬서를 지나 무림맹에 위치한 호북에…….”

“기각.”

마뇌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

이번 마정회동이 열린 호북으로 가는 여정을 설명하던 도중 천마가 말을 끊자 마뇌가 고개를 숙였다.

그에 천마가 다시 입을 열었다.

“사천을 지나간다.”

“……?”

사천?

사천을 지나가려면 청해성을 지나 사천을 가야 한다.

청해성에는 본교를 싫어하는 곤륜파 도사 놈들이 있으며, 사천을 둘러 호북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여정이 길어진다.

그에 마뇌는 반대를 하려고 했지만…….

“알겠나?”

“알겠습니다.”

뒤이어진 천마의 싸늘한 음성에 마뇌는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는 생각했다.

왜 하필 사천일까?

라며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던 것도 잠시.

마뇌는 다시 이번 여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번 무력대는…….”

“광랑대, 흑천단을 데리고 간다.”

“?!”

“지존이시여!”

이번에도 마뇌의 말을 끊은 천마의 목소리가 대전을 울렸고, 그 목소리에 모든 인물들이 놀란 표정으로 천마를 바라보았다.

그중에서 가장 목소리가 크고 겁이 없는 이장로 권마.

그가 천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푸하하! 전쟁입니까?”

천마신교의 최고 무력대인 광랑대와 흑천단을 데려가겠다는 천마의 말.

그 말은 곧 무림맹을 위협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그렇기에 권마가 웃으며 물었고.

씨익.

천마는 아무런 대답 없이 싸늘한 미소만을 지을 뿐이었다.

정말 그러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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