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의 천마신교는 이상하다-90화 (90/275)

제90화

제90장 독패 당사독 毒覇

“무협공자다!”

“와아아!!”

은하객잔을 나와 대로변에 들어선 나.

나를 알아본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며 환호했다.

젊은 사내, 여인, 노인 어린아이까지.

세대 상관없이 모두가 나에게 환호를 보내었다.

그런 사람들의 환호에 살짝 미소를 지은 나는 섭선을 강하게 쥐고는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그런 나의 모습에 의문을 느꼈을까?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사람들이 환호를 멈추고 걸음을 옮기는 나를 따라왔다.

그렇게 걸음을 옮길 때마다 호기심이 동한 사람들이 점점 불어났다.

웅성웅성.

잠깐의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은 거짓말처럼 엄청난 수로 불어났고, 나와 윤문은 걸음을 옮긴 끝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멈추시오!”

사천당가의 거대한 정문.

나는 멋들어진 필체로 적힌 사천당가의 현판을 올려다보았다.

저 필체만큼이나 사천당가가 멋진 문파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사천당가의 현판에 걸리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필체였다.

“물러나시오!”

자신들은 신경 쓰지 않는 나의 행동에 기분이 상한 것일까?

당가의 정문을 지키던 무사 두 명이 금방이라도 덮칠 듯한 기세로 자세를 낮추며 경고했다.

그런 무사들의 경고에 나는 현판에서 시선을 떼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윤문을 바라보았다.

“살인은.”

“안 된다는 거 알아.”

“그래.”

윤문의 대답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안다니 되었다.

스르릉.

“마지막 경고요! 물러나시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윤문이 붉은색의 검을 뽑아 들었다.

그러자 호위무사가 다시 매서운 기세로 소리쳤다.

그에 나와 윤문은.

타앗!

움직였고.

스르륵.

털썩.

두 명의 호위무사는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우리에게 제압당해 기절하고 말아 버린 호위무사.

그 광경에 사람들은 숨죽이며 우리를 바라보았고,

사람들의 시선을 받은 나는.

퍼억!

콰앙!

사천당가의 거대한 정문.

그 정문을 발로 걷어차 버렸다.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사천당가의 정문.

그 정문은 나의 발길질에 힘없이 무너졌고.

무너진 정문 사이로 보였다.

“많군.”

“그러게.”

수백 명은 되어 보이는 무인.

그들 모두가 매서운 기세를 우리를 노려보고 있는 것이 말이다.

챠라락!

그에 나는 뇌선을 펼쳤다.

맑고 시원한 소리를 내며 펼쳐진 뇌선.

옥색의 구름 문양이 그려진 뇌선을 나는 들었다.

그리고.

우웅!

강하게 휘둘렀다.

부웅!

“크아악!”

내가 섭선을 휘두름과 동시에 생성된 바람.

그 바람이 전면에 서 있던 무인들을 쓰러뜨렸다.

그렇게 나는 한 번의 부채질로 당가 무인들의 전열을 무너뜨렸다.

그리고.

스윽.

퍼억!

털썩!

퍼억! 퍼억! 퍼억!

검을 역수로 쥐어 든 윤문.

그가 앞으로 나서서 무사들 한 명, 한 명을 기절시키기 시작했다.

오른손에는 붉은색의 검을.

왼손에는 검집을.

양손을 이용하여 무인들을 제압하는 윤문의 신위는 귀신과도 같았으며 그런 압도적인 무력을 보여 주는 윤문의 모습에 당가의 무인들은 질린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타앗!

사악!

하늘 높이 솟아오른 나는 부드럽게 바닥에 착지했다.

당가의 무인들이 모여 있는 정중앙으로 말이다.

그에 무인들이 몸을 돌려 나에게 검을 겨누었고, 나의 춤은 시작되었다.

살랑!

털썩!

나비가 꽃밭을 노닐듯, 무인들의 품을 누비며 그들의 혼혈을 짚어 제압한 나.

그런 나의 춤에 지지 않겠다는 듯 윤문 또한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일다경(약 15분).

“후후.”

“하하.”

사천당가의 정문 앞에는 우리를 제외한 그 누구도 서 있지 않았다.

모든 무인들을 쓰러뜨린 나와 윤문.

우리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와아아!!”

그리고 사람들이 환호했다.

그런 사람들의 환호 속에.

우리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이들의 수준은 고작해야 이류 정도.

이 문 너머에는 더 강한 당가의 고수들이 준비되어 있을 것이다.

그에 우리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아직, 처리해야 할 적이 많았다.

* * *

‘영웅!’

단 두 명.

그 두 명으로 사천당가의 일반 무인들을 모두 제압한 두 명의 사내를 보며 사람들은 전율을 느꼈다.

사천당가의 위세에도 굴하지 않고 아이를 구한 협객, 무협공자.

그가 대로변에 나섰을 때 사람들은 그를 환호했다.

그가 사천당가로 바로 쳐들어갈 것이라는 것은 꿈에도 모르고 말이다.

일반 민초들의 영웅과도 같은 그를 따라 걸음을 옮기던 사람들.

그들은 사천당가로 향하는 무협공자와 그의 벗을 보며 설마 하는 표정을 지었고, 그들이 사천당가의 정문 앞에 당도했을 때는 경악 어린 표정을 지었다.

사천당가가 무협공자를 노리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헌데 사천당가의 정문으로 직접 찾아간다고?

경악할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리고.

콰앙!

무협공자가 사천당가의 정문을 발로 차 버렸을 때 사람들은 짜릿함을 느꼈다.

하지만, 그 짜릿함도 잠시였다.

처참하게 박살 난 문, 그 사이로 보이는 수백 명의 무인들의 모습에 사람들은 절망했다.

자신들의 영웅.

무협공자가 무너진다는 것이 너무나도 슬펐던 것이다.

하지만 그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옥색의 섭선을 들고 이곳저곳을 누비는 무협공자.

그리고 붉은색의 검을 역수로 쥐고 검집과 함께 무인들을 제압하는 그의 벗까지.

사람들은 수백의 숫자에도 불구하고 겁먹지 않고 맞서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믿기지가 않았다.

단 두 명이었다.

그 두 명이 수백의 무인들을 제압한다고?

그것도 살인을 하지 않고 말 그대로 제압했다.

그것이 가능할까?

무공을 모르는 일반 백성들의 눈에는 그들의 신위는 인간의 경지를 벗어나 있었다.

그렇게 엄청난 신위에 홀린 것도 잠시, 모든 무인들이 무협공자와 그의 벗 발아래로 쓰러졌다.

그에 사람들은.

“와아아!!”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전율감에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사천당가의 안으로 들어서는 두 명의 뒷모습을 보며 누군가가 선창했다.

“무협공자 武俠公子 만세! 적협공자 赤俠公子 만세!”

무협공자와 그의 벗, 적협공자의 위대함을 말이다.

그 선창에 그곳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은 고양감을 느꼈다.

그리고 마치 무엇에 홀린 듯 이름 모르는 사내의 선창을 따라 했다.

“무협공자 만세! 적협공자 만세!”

곧이 사천을 진동시킬 정도로 엄청난 환호성이 되어 버렸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환호를 하는 동안.

선창을 한 사내가 씨익 미소를 지으며 뒤로 빠졌다.

자신의 소주군에게 보고를 하기 위해 말이다.

그렇게 무협공자 武俠公子 와 적협공자 赤俠公子 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사천성의 주인, 사천당가에서 말이다.

* * *

“극신.”

“응.”

사천당가의 정문 마당을 지나 한 개의 작은 문을 통과한 나와 윤문.

우리는 뜬금없이 정중앙에 위치한 뒤주를 발견하고는 의문 어린 표정을 지었다.

윤문의 부름에 고개를 끄덕인 나는 앞으로 나섰고.

스윽!

뒤주의 자물쇠를 잘라 내었다.

철컹.

더 이상 무언가를 잠글 수 없게 되어 버린 고철을 바닥에 던진 나는 뒤주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

“!!”

우리 둘은 경악했다.

뒤주의 안.

좁디좁은 뒤주 안에 미라처럼 말라 있는 사내의 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아아…….”

갈라진 목소리로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하는 사내.

뒤주를 밝히는 햇빛에 두 눈도 뜨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사내의 모습에 나는 설마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극신…….”

나와 같은 생각을 하였는지 윤문이 나를 불렀고 그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당 공자…….”

뒤주 속에 갇혀 미라와 같은 모습을 한 사내.

정파 최고의 후기지수 중 한 명이자 사천당가의 소가주였던 사내, 당첨이었던 것이다.

“이리 잔혹한 짓을!”

오랫동안 햇빛은 물론 음식과 물도 섭취하지 못한 당첨의 모습에 윤문이 분통을 터뜨리며 소리쳤다.

그에 나는 동감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당첨을 안아 들었다.

뿌득!

콰득!

오랫동안 좁은 뒤주 속에 갇혀 몸이 비틀려 버린 당첨.

그런 당첨의 몸에서 나는 관절 소리에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바닥에 조심스럽게 눕혔다.

“아아…….”

햇빛으로 인해 뜨거워진 뒤주 속에 물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해 탈수증상을 보이는 당첨.

그런 당첨의 모습에 나는 그의 등을 받치고는 황급히 물병을 꺼내었다.

그리고.

천에 물을 적셔 당첨의 입에 적셔 주었다.

“극신.”

“응.”

그런 나를 부르는 윤문.

윤문의 부름에 내가 대답하자 윤문이 다시 입을 열었다.

“우선 의방으로 먼저 가자.”

“그래.”

윤문의 조언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윤문의 말이 맞았다.

사람의 생명이 우선이다.

지금 당첨의 상황은 한시가 급한 상황이었다.

조금만 늦는다면 아마 당첨은 목숨을 잃을 것이다.

정파의 후기지수.

남궁정과 같은 나이로 옳은 사상을 지녔으며 그 신념을 지키고 따르던 청년이었다.

그런 당첨의 모습을 떠올리며 나는 그를 안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당장, 나와 윤문은 의방으로 갈 것이다.

그리고 당첨을 살릴 것이다.

복수는…… 나중에 해도 늦지 않았다.

“아아…….”

나의 품에 안겨 갈라진 목소리로 계속해서 입을 여는 당첨.

나는 그런 당첨을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푹 쉬시오.”

꾹.

그러고는 혼혈을 짚었다.

뛰어난 내공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가벼운 점혈에 그대로 정신을 놓은 당첨.

그런 당첨을 내려다보며 나는 다시 한번 더 분노를 느꼈다.

혈육에게도 이렇게 잔혹한 행동을 보이는 사천당가의 주인에게 말이다.

그렇게 막 당가를 벗어나려는 찰나!

“어딜 가시나?”

수십 명의 사내가 등장하여 우리의 앞길을 막아섰다.

“허어…….”

우리의 앞길을 막아선 사내들.

모두 일류 이상의 고수들이었다.

그런 사내들의 등장에 나와 윤문은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

“하하, 드디어 얼굴을 보는군.”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나는 몸을 돌렸다.

그러자 보였다.

당첨과 닮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열한 눈매로 인해 너무나도 달라 보이는 중년 사내.

사천당가의 가주, 당사독이 말이다.

“어찌! 자신의 자식을 이렇게 만들 수가 있단 말이오!”

그런 당사독을 보자마자 나는 깊은 분노를 느꼈고 호통치듯 소리쳤다.

흠칫!

나의 목소리에 담긴 분노의 기운에 모든 사람들이 흠칫했고, 나의 품에 안긴 당첨의 모습에 모두가 두 눈을 부릅떴다.

나를 바라보며 실실 웃고 있는 당사독을 제외한 모두가 말이다.

그에 나는 다시 소리쳤다.

“모두 물러서시오! 당 공자의 목숨이 우선이오!”

멈칫.

나의 소리 외침에 모든 사람들이 멈칫했다.

그리고.

스윽.

나의 앞길을 막아서고 있던 사내들이 뒤로 물러서서 길을 터 주었다.

“뭣들 하는 짓이냐!”

그런 사내들의 행동에 당사독은 호통쳤고, 사내들은 눈치를 살폈지만 움직이지 않은 채 계속 길을 열어 주었다.

덥석!

“크윽!”

그에 분노한 당사독이 움직였다.

가장 선두에 서 있던 사내의 목을 움켜쥔 당사독.

그런 당사독이 길을 터 주고 있는 무사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모두 막아서라, 사천당가의 원수가 이곳에 있다! 본가에 들어선 원수를 어찌 그냥 보내 주려 한단 말이냐!”

분노가 가득한 당사독의 외침!

그 외침에 다시 움찔한 무사들이 길을 메웠다.

그에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저 망할 놈 먼저 처리해야 할 것 같았다.

“문.”

“그래.”

나의 품에 안긴 당첨.

그를 윤문에게 내밀자 윤문은 고개를 끄덕이며 당첨을 받아 들었다.

그에 두 손이 자유로워진 나는 실실 웃고 있는 당사독을 바라보았다.

“빨리 끝내지.”

“크큭.”

그런 나의 도발에 소리 내 웃은 당사독.

나는 그런 당사독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정말, 아무리 봐도 더러운 인상이었다.

천마신교에서도 꿀리질 않을 그런 더러운 인상 말이다.

그렇게 쓸데없는 생각을 잠시 접어 둔 나는 몸을 움직였다.

콰앙!

그리고 부채를 휘둘렀다.

나의 부채를 짧은 단도로 막아선 당사독.

그가 왼손에 들린 단도를 다시 휘둘렀다.

그에 나는 뒤로 물러섰다.

“재미있군.”

쌍검이 아난 쌍단도를 사용하는 당사독.

그런 그의 모습에 나는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콰앙!

다시 당사독에게 달려들었다.

부드럽게 노닐며 공격할 때는 호랑이의 발톱처럼 강력한 공격!

채채챙!

“크윽!”

빨리 끝내고 싶었던 나는 봐주지 않고 계속 몰아붙였고, 완숙한 절정의 경지였던 당사독은 신음을 흘리며 뒤로 물러섰다.

그에 나는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당사독을 바라보았다.

“정말 약하군.”

역대 가주 중 유일하게 초절정에 오르지 못한 당사독.

그의 역린을 건드리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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