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화
제72장 하늘이 바뀌다 變天
“이렇게 가서 미안하다…….”
명나라의 수도 남경 南京.
침략자이자 오랑캐였던 원을 몰아내고 한족 漢族 의 국가를 세운 홍무제 洪武帝 주원장이 침상에 누운 채 힘없는 어조로 말했다.
“폐하…….”
그런 주원장의 옆.
갓 약관(스무 살)을 넘어 보이는 미청년이 그런 주원장을 바라보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 청년의 이름은 주윤문 建文帝, 바로 주원장의 장손이자,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의천태자 懿天太子 의 아들이며 명나라 황위 계승 서열 일 위인 황태손이었다.
“하아…… 표가 일찍 떠나지만 않았더라도…….”
자신을 바라보며 슬픈 표정을 짓는 황태손.
어린 시절부터 속 한 번 썩이지 않고 모든 교육을 훌륭하게 받아 온 황태손을 보며 주원장은 슬픈 표정을 지었다.
호시탐탐 황위를 노리는 숙부들 사이에서 이 아이가 잘 살아갈지 걱정이 되었으며 그로 인해 이 아이를 지키지 않고 먼저 떠난 주표가 야속했다.
비록 성정이 온순하고 유하여 걱정을 했지만 그래도 황태자로 부족함이 없던 아이였다.
헌데 그렇게 떠나다니.
괘씸했고, 또 후회가 되었다.
그렇게 떠날 것을 알았다면 조금은 상냥하게 대해 주는 것을…….
황권 강화를 위해 신하들에게 무자비했던 자신을 말리던 아들의 청을 들어줄 것을.
너무나도 후회되었다.
죽음의 문턱 앞.
거침없이 인생을 살아왔던 주원장은 죽을 때가 돼서야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끝없는 후회를 하며 두 눈을 감았다.
후회를 하면 무엇 하겠는가.
이미 끝난 것을.
그렇게 밀려오는 졸음에 몸을 맡기려던 그때!
주원장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주윤문이 상체를 앞으로 기울였다.
그러고는 주원장에게만 들릴 법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폐하.”
“…….”
주윤문의 목소리에 감았던 눈을 힘겹게 뜬 주원장.
주윤문은 그런 주원장을 보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당신은 끝까지 이기적입니다.”
“!!”
슬픈 표정과는 상반된 공격적인 언사.
그 언사에 주원장이 두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그 모습은 주윤문밖에 보지 못했다.
모든 각도를 파악한 주윤문이 몸을 움직여 환관들과 궁녀들의 시선을 차단했던 것이다.
그렇게 두 눈을 크게 뜨며 경악하는 주원장을 바라보며 주윤문은 한쪽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당신이 진정으로 나를 걱정했다면 망할 숙부들에게 왕이라는 직책을 주어서는 안 되었습니다. 또 번왕 제도를 만들어 직책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들들을 믿지 못하는 못난 모습을 보여 주어서는 안 되었습니다.”
“…….”
“그런 당신의 행동으로 인해 모든 번왕들은 각자의 처지에 불만이 많아지게 되고, 또 그 불만은 이제 새로운 황제가 되어 버린 어린 조카에게 풀어 버리겠지요.”
“그…….”
“처음부터 끝까지, 당신은 겁쟁이에 이기적인 못난 사람입니다.”
“그…… 그래도…….”
꽈악!
분노가 가득한 주윤문의 두 눈빛.
그 눈빛에 주원장이 변명을 하기 위해 입을 열었지만 주윤문은 주원장의 얼굴을 쓰다듬는 척하며 입을 강하게 틀어막았다.
“!!”
갑작스러운 주윤문의 행동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게 된 주원장.
주윤문은 그런 주원장을 내려다보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말로는 장손인 나를 걱정하면서 속으로는 모든 자식들에게 힘을 준 당신은 위선자입니다.”
“…….”
“이만 편하게 눈을 감으십시오. 하늘에서 적적하시지 않도록 당신이 자식 중 가장 아끼던 연왕 燕王 주체 또한 금방 보내 드리겠습니다.”
“!!”
몰려드는 놀라움에 멍한 것도 잠시.
주원장은 주윤문의 입에서 나온 연왕이라는 단어에 두 눈을 크게 떴다.
그 누구에게도 티를 내지 않았지만 자신을 가장 닮아 괜히 정이 갔던 존재가 바로 연왕 주체였다.
신하들 몰래 녀석이 개인 세력을 정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했을 정도로 챙기던 녀석이긴 했지만 그것은 자신의 심복만이 아는 극비 상황이다.
헌데 그것을 어찌 주윤문이 알고 있단 말인가?
설마 자신의 심복들마저 장악했다는 말인가?
“으읍!!”
믿기지가 않았다.
자신이 주인으로 있던 명 제국의 황궁.
알고 보니 자신은 꼭두각시에 불과했다.
명 제국의 초대 황제로서 자존심이 상했고, 그 모든 것의 배후가 믿었던 손자라는 것에 배신감이 몰려 들어왔다.
씨익.
부정적인 감정으로 인해 주원장은 괴로워했고, 그런 주원장을 보며 주윤문은 진한 미소를 지었다.
마치 통쾌하다는 듯 말이다.
“…….”
‘할바마마!’
‘하하! 건강하셔야 합니다!’
‘제 손자까지는 보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환한 미소로 매일 아침 자신에게 문안 인사 오며 건강을 걱정해 주던 손자.
혼자 먹기 외롭다며 함께 식사를 하자며 찾아오던 손자.
무공을 배우다가, 또 학문을 배우다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스승이 아닌 할아비를 찾아오던 기특한 손자.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모든 것을 주더라도 아깝지 않을 것만 같았던 자신의 손자는…… 모두 거짓이었다.
자신에게 보여 주었던 그 모든 모습이 가짜라는 것을 깨달은 주원장은 미쳐 버릴 것만 같았다.
그리고!
스르륵…….
밀려오는 배신감과 허탈함에 주원장의 의식은 점점 멀어져 갔다.
“편하게 쉬십시오.”
점점 멀어져 가는 주원장의 귀로 들려오는 주윤문의 차가운 목소리.
어렴풋하게 들려오는 손자의 목소리에 주원장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하며 두 눈을 감았다.
그렇게 홍무제라 불리며 한족의 땅을 점거했던 북부의 오랑캐들을 몰아내고 한족의 나라를 세운 위대한 황제, 주원장이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황제 폐하!! 안 됩니다!”
이제는 새로운 명 제국의 황제가 되어 버린 주윤문이 눈물을 흘리며 울부짖었다.
유일한 편이자 기댈 수 있던 기둥.
모든 것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가족을 잃은 듯이 말이다.
그렇게 천마신교의 위극신이 스물두 살이 되는 해.
그리고 공교롭게도 황태손이었던 주윤문이 스물두 살이 되던 해.
하늘은 바뀌었다.
* * *
“오랜만이다.”
“예, 형님.”
남경에 위치한 황궁.
아버지이자, 천자 天子였던 홍무제의 사망 소식에 명나라의 지방을 책임지고 있던 번왕들이 모두 모였다.
오랜만에 보는 형제들의 모습에 번왕들은 서로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자신의 지방에서 일어난 골치 아픈 일을 꺼내어 공유하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것도 잠시.
벌컥.
“오랜만이구나, 모두들.”
“형님!”
대전의 문을 열고, 한 인물이 등장하자 모든 번왕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환한 미소를 지었다.
문을 열고 들어선 진한 인상이 매력적인 중년인.
젊은 시절부터 요동 지방에서 세력을 키우고 수많은 군사들과 장수들을 단련시킨 왕.
바로 연왕 燕王 주체였다.
그의 등장에 모든 왕들이 반가운 표정을 지었고, 그에 주체 또한 밝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구나, 아우들아.”
홍무제의 네 번째 아들이자 살아 있는 아들 중에서 가장 맏형인 연왕 주체.
그의 인사에 동생들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주체를 중심으로 모여 모두 끝이 없는 대화를 이어 나갔다.
그렇게 번왕들이 모인 대전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장악한 주체.
그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모든 아우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자신의 본심은 숨기면서, 아우들의 야망을 살짝 건드리고 황제이자 아버지였던 홍무제가 행한 불합리한 일들을 넌지시 던져 아우들의 불만을 키우면서 말이다.
그렇게 능숙하게 동생들을 가지고 놀던 것도 잠시.
“황제 폐하 드십니다.”
대전을 울리는 환관의 목소리에 모든 번왕들이 제자리로 돌아가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벌컥.
새로운 천자 天子.
건문 建文이라는 연호 年號를 사용하고 혜제 惠帝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젊은 황제가 등장했다.
상중으로 인해 명나라 주인의 상징과도 같은 자주색의 용포 대신 전부가 하얀색인 용포를 입은 미남자.
주윤문의 등장에 모든 왕이 무릎을 꿇었다.
“새로운 황제, 혜제 폐하 만세! 만세! 만만세!”
황제로서 처음으로 대전에 들어선 주윤문의 모습에 모든 번왕들이 극강의 예를 갖추었다.
그런 번왕들 사이로 주윤문은 여유로운 표정과 자세로 걸음을 옮겼다.
스윽.
그리고 맨 끝에 위치한 상단에 올라선 주윤문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
자신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예를 취하고 있는 숙부들.
그런 숙부들의 모습에 씨익 미소를 지은 주윤문이 용이 조각된 황좌 皇座에 앉았다.
그리고 근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모두 일어나십시오.”
“황공하옵니다.”
대전을 은은하게 울리는 주윤문의 듣기 좋은 목소리.
위엄 어린 그의 목소리에 모든 번왕들이 긴장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먼저, 먼 길을 찾아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가깝게는 수십 리, 멀게는 몆천 리를 달려 남경으로 모인 수많은 번왕들.
그들의 노고를 주윤문이 치하하자 가장 선두에 있던 주체가 고개를 깊게 숙이며 입을 열었다.
“마땅히 와야 할 일입니다.”
“그렇사옵니다, 폐하.”
주체의 선창에 모든 번왕들이 동의하며 고개를 숙였고 그에 주윤문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아직 부족한 제가 황위에 올라 걱정이 앞섰습니다. 헌데 이렇게 든든한 숙부들을 보니 괜히 의지가 되는군요.”
“이미 폐하께서는 훌륭하십니다.”
“그렇사옵니다. 수많은 문사들과 무장들이 폐하를 존경하고 따르고 있사옵니다.”
황태손 시절.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모습과 영민함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고 자란 주윤문.
그를 향해 모든 왕들이 칭찬을 건네자 주윤문이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도…… 이 넓은 황궁에서 유일하게 저를 지켜 주시던 선황 폐하께서 이제는 없으시니 저는 상당히 무섭고 외롭습니다.”
“…….”
“하여, 사촌들을 이곳에 불러 함께 수학하고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데…… 숙부님들 생각은 어떠십니까?”
멈칫.
약한 척을 하며 말을 이어 나가던 주윤문의 모습에 속으로 고소를 짓던 것도 잠시.
주윤문의 입에서 나온 말에 모든 번왕들이 그대로 굳어 버렸다.
그런 번왕들의 모습에 주윤문은 즐거운 듯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이 겁 많은 숙질을 위해 사촌들을 보내 주시겠습니까?”
“하하, 당연하지요. 폐하의 명령인데 저희가 어찌 어기겠나이까.”
주윤문의 물음에 당황한 번왕들을 대신해 주체가 앞으로 나서며 대답했다.
번왕의 자식들을 이곳으로 보낸다는 것은 곧, 인질을 보내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지금 대답하지 않는다면 황제의 미움을 받게 되고 그로 인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
그렇기에 주체가 가장 먼저 대답하며 번왕들의 정신을 일깨워 준 것이다.
그런 주체의 행동에 정신을 차린 나머지 번왕들이 모두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고 그에 주윤문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역시, 숙부님들이십니다.”
“아닙니다, 폐하. 상이 끝나고. 왕부로 돌아가는 대로 아이를 황궁으로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주윤문의 감사 인사에 주체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그에 주윤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개를 돌렸다.
“방 학사.”
“예, 폐하.”
주윤문의 스승이자 시강학사로서 수많은 학사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 방효유.
그가 주윤문의 부름에 고개를 숙이며 대답하자 주윤문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왕부의 뒤를 이을 훌륭한 사촌들이 이곳으로 와 함께 수학할 테니 준비를 갖추십시오.”
“최고의 교육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당연히, 교육은 물론 숙식, 그리고 유흥까지. 모든 것을 최고로 준비하시오.”
“명을 받드나이다.”
주윤문의 명에 방효유가 무릎을 꿇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
“왜 그러시오?”
주윤문은 얼굴을 굳힌 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번왕들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폐하.”
“예, 연 숙부.”
그런 번왕들을 대표하여 주체가 나서서 입을 열자 주윤문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주체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혹, 왕부의 후계자를 황궁으로 보내길 원하시옵니까?”
“당연하지 않습니까?”
“!!”
주윤문의 당연하다는 대답에 모든 왕들이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주윤문의 말에 반발을 하기 위해 입을 열려던 순간!
“명의 중심인 황궁에서 황제와 함께 수학을 받는다는 것은 엄청난 명예가 아닙니까? 그리고, 황제인 나와 같은 교육을 받을 수도 있으니 왕부에도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이어진 주윤문의 말에 모든 번왕들이 입을 닫았다.
여기서 만약 반발을 한다면 황제를 모욕하는 일과 같은 행동이 되어 버리는 것임을 깨달은 것이다.
그런 주윤문의 행동에 주체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
아직은 어린 애송이로 생각했던 자신의 조카.
그는 궁중암투에 능숙한 왕들을 능수능란하게 다룰 정도로 심계와 경험이 풍부했다.
보아라.
능구렁이 같은 번왕들을 단 몇 마디로 제압했지 않은가?
게다가 번왕들의 후계자를 불러들여 번왕들이 딴짓을 못 하도록 통제까지 해 버렸다.
만약 번왕이 수상한 짓을 한다?
그렇다면 황궁에 있는 번왕의 후계자를 바로 죽여 버릴 것이다.
즉, 모든 번왕들에게 목줄을 채운 것과 다름이 없었다.
순식간에 대전의 분위기를 휘어잡은 주윤문을 바라보며 주체는 생각했다.
제 아비를 닮아 온순한 줄만 알았던 어린 황제.
그는 온순한 가면 속에 더러운 능구렁이 몇 마리가 숨겨져 있는 존재였다고 말이다.
그에 주체는 속으로 다짐했다.
아무래도 자신이 준비한 대계를 조금 미루어야겠다고 말이다.
“아, 연 숙부.”
그렇게 깊은 생각에 빠져 있던 주체는 자신의 귀로 들려오는 음성에 고개를 들었다.
자신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주윤문.
그를 보며 주체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순간.
파앗!
황좌에 앉아 있던 주윤문이 사라졌다.
그리고.
푸욱!
“허업!”
“헉!”
“!!”
사라졌던 주윤문이 주체의 앞에 나타나 그의 넓은 가슴팍을 뚫었다.
“감히, 황제 몰래 사병을 키우다니. 너무 무례한 것 아닙니까?”
“…….”
자신의 가슴팍을 손으로 뚫은 채 미소를 짓고 있는 주윤문.
그런 조카의 모습에 주체는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벌컥!
굳게 닫혀 있던 대전의 문이 별안간 모두 열렸다.
데구르르.
환한 빛이 들어오는 열린 문 사이로 공처럼 굴러다니는 사람의 머리통.
“흐아악!”
갑작스럽게 굴러다니는 사람의 머리통에 번왕들은 경악했고.
“!!”
가슴팍을 뚫린 주체는 두 눈을 크게 떴다.
아무렇게나 풀어 헤쳐진 머리칼 사이로 보이는 익숙한 이목구비.
대전을 굴러다니는 수십 개의 머리통들은 바로, 자신을 믿고 따르는 수하들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잘 가십시오.”
미소를 지은 주윤문의 손이 주체의 가슴팍에서 빠져나왔고.
피슉!
휑하게 뚫린 주체의 가슴에서 엄청난 양의 피가 뿜어져 나왔다.
“…….”
주체의 가슴팍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를 피할 생각도 하지 않고 모두 몸으로 맞은 주윤문.
전신을 피로 적신 그가 몸을 돌려 공포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자신의 숙부들, 번왕들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흘러내리는 피를 닦지도 않은 채 진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숙부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