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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마신교는 이상하다-58화 (58/275)

제58화

제58장 광마도 狂魔刀 (3)

“설마 대공자인가?”

천마신공 天魔神功 의 상징과도 같은 붉은 두 눈을 지닌 위극신의 모습에 윤무천이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러고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마도 魔道의 종주 宗主의 무공 천마신공 天魔神功.

천마신공은 모든 마공의 정점에 위치한 무공이다.

모든 마공의 근본과도 같은 천마신공.

그것을 익히고 있는 대공자였기에 자신의 기척을 파악할 수 있었다는 것을 짐작한 것이다.

광마도 윤무천의 무공은 광마심법 狂魔心法 그리고 광마도법 狂魔刀法 이라는 절세의 무공이었다.

무림에서도 손에 꼽히는 최강의 무공들 중 하나였으며 뿌리는 마공이었다.

그 뜻은 기본적으로 천마신공에 근간을 두는 무공이라는 뜻.

간단하게 말하면 천마신공은 모든 마공의 어버이와도 같다는 뜻.

그 어떠한 마공이더라도 천마신공의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

마치 아무리 훌륭하게 장성한 자식이더라도 부모의 눈에는 어린아이인 것처럼 말이다.

“예를 갖추십시오.”

상대가 대공자인 것을 깨닫자 모든 것이 이해가 된 윤무천.

그가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내 피식 미소를 지었다.

상대하기 너무나도 하찮은 어린 핏덩이들.

감히 자신과 눈도 못 마주칠 어린 핏덩이들이 건방지게 살기 어린 눈빛으로 자신을 보며 경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너무나도 어이가 없어서 화가 나기보다는 웃겼다.

이 어린 핏덩이들이 감히 자신에게?

웃기고 또 웃겼으며 귀여웠다.

그런 핏덩이들의 가장 선두에 선 미소년.

자신을 향해 검을 겨눈 소년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옛날 검마의 모습을 쏙 빼닮은 어린 핏덩이.

그 핏덩이를 보며 윤무천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네 아비도 나에게 검을 겨누지 못하는 것을.”

그리고.

윤무천이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딱!

중지와 엄지가 서로 만나 마찰되어 나는 소리.

어린아이의 장난처럼 가벼운 윤무천의 손동작에 맑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콰앙!

파시식…….

“크헉!”

윤무천의 중지와 엄지로 인해 만들어진 가공한 풍압에 의해 단진이 저 멀리 날아가 벽에 처박혀 버렸다.

“단진!”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다른 아이들은 물론 위극신 또한 놀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크윽…….”

시간이 지나 가라앉는 흙먼지 사이로 보이는 단진.

신음을 흘리는 단진의 모습에 위극신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윤무천을 바라보았다.

“지금…… 대공자인 나의 앞에서. 나의 수하를 공격한 것입니까?”

“호오?”

당돌했다.

마기를 끌어 올리며 자신을 질책하듯 말하는 위극신의 모습에 윤무천은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그렇소만?”

마치 네까짓 게 뭐 어쩌게?

라는 듯한 눈빛.

그 도전적인 눈빛에 위극신이 이를 갈았다.

이 눈빛.

오랜만이다.

삼 년 전, 자신을 내려다보던 삼장로 창마 槍魔 와도 같은 눈빛에 위극신은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스윽.

허리춤에 걸려 있던 옥색의 섭선을 꺼내 들었다.

천마신교의 대부인인 천소화가 준 섭선으로 뇌선 雷扇이라는 이름을 가진 귀한 물건.

푸른 옥 색깔이 인상적인 섭선으로 무림맹주 창천검황 蒼天劍皇이 젊은 시절 애용하던 섭선이었다.

주 무기인 검이 없어 급한 대로 섭선을 꺼내 든 위극신.

그가 다시 윤무천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정체를 밝히십시오.”

우웅!

위극신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폭발적인 기운!

그 폭발적인 기운에 윤무천이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러고는 이내 진한 미소를 지었다.

“교주가 괴물을 키웠군.”

많아야 십 대 초반으로 보이는 어린 소년.

자신의 기억이 맞는다면 자신의 눈앞에서 매서운 기세를 내뿜고 있는 대공자는 여덟 살이었다.

어리디 어린 여덟 살 말이다.

헌데 절정의 경지, 아니 그 이상의 매서운 기세를 내뿜는다고?

무림 역사상, 아니 먼 미래에도 절대 일어나지 않을 괴사 怪事 였다.

그런 윤무천의 감탄과 달리, 위극신은 눈가를 찌푸렸다.

“교주가……?”

천마신교.

천마라는 절대적이고 맹목적인 존재 아래에 모인 종교.

그곳의 신과도 같은 천마를 향해 ‘교주가’ 라고……?

처음이다.

이렇게 무례한 발언을 내뱉는 인간이 말이다.

그렇다면 상대는 천마신교의 인물이 아니란 말인가?

천마를 존경하지도 존중하지도 않는 윤무천의 모습에 위극신이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위극신의 모습에 미소를 지은 윤무천.

그가 입을 열었다.

“대공자, 나는 우호법 윤무천이라고 하오.”

“광마도!!”

윤무천의 소개와 함께 긴장한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고 있던 사마천이 경악 어린 목소리로 소리쳤다.

광마도 狂魔刀 윤무천.

전대의 고수로, 도 한 자루로 중원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전설적인 마인.

천마신교의 대표와도 같은 무력대 광랑대 狂郞隊를 조직한 인물이며 광랑대를 이끌고 십삼 년 전 마정대전에서 수많은 무인들을 죽인 전설적인 마인이었다.

전쟁이 끝이 나고 그는 모든 직위를 내려놓고 폐관에 들어섰고, 천마는 그런 그에게 우호법이라는 명예로운 자리를 하사했다.

십삼 년 전부터 지금까지 얼굴을 비친 적이 한 번도 없던 광마도 윤무천.

자신 또한 실제로 본 적이 없었으며, 이야기로만 수없이 들어 왔던 그런 인물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사마천은 경악했다.

이야기로만 들었던 전설적인 마인.

그 마인이 뜬금없이 이곳에 왜 나타났다는 말인가?

그렇게 놀란 것도 잠시.

사마천은 금방 놀란 감정을 가라앉히고 침착한 표정으로 위극신에게 낮은 목소리로 귓속말을 건네었다.

‘대공자님. 본교의 어른입니다. 마의 어르신의 친동생이기도 하며 마인들에게 전설적인 존재라 불리는 전대의 고수입니다.’

마의 윤무진과 함께 전대의 어른인 윤무천.

그런 윤무천의 눈치를 살피며 사마천이 귓속말을 하자 위극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위극신 또한 알고 있었다.

천마신교에 존재하는 호법.

강한 무공으로 지존인 천마를 호위하는 좌호법과 우호법은 명예롭고 또 강함의 상징과도 같은 자리이다.

어찌 그런 존재들을 모르겠는가?

‘또 바뀌었네.’

전생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호법.

그 호법의 등장에 위극신은 인상을 찌푸렸다.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전생과 너무나도 달랐으니 말이다.

그렇게 인상을 찌푸리던 위극신은 고개를 들어 윤무천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호법을 뵙습니다.”

고개를 숙이지도 예를 차리지도 않은 채 말만 건넨 위극신.

너무나도 당돌한 위극신의 모습에 윤무천이 인상을 찌푸렸다.

“우호법은 어찌 대공자인 내게 예를 갖추지 않는 것입니까?”

우호법인 것을 떠나서 위극신은 천마신교의 대공자.

우호법과 위아래로 이루어진 수직 관계가 아닌, 상호 간에 예를 지켜야 하는 수평적인 관계이다.

그것을 언급하며 위극신이 질책하듯 말하자 윤무천이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대공자의 수하들이 본인에게 예를 차리지 않는데, 본인이 어찌 대공자에게 예를 갖추겠소?”

“!!”

윤무천의 말에 사마천과 야율민이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자신들의 잘못을 인지하고 윤무천에게 예를 갖추려는 그 순간!

타앗!

콰앙!

윤무천의 가벼운 손짓과 함께 사마천 야율민, 그리고 눈치를 살피던 구양적까지 날아가 벽에 박혔다.

좀 전의 단진처럼 말이다.

“…….”

자신의 벗과도 같은 아이들.

그런 아이들 모두 윤무천에 의해 날아가 벽에 박혔다.

“크으윽…….”

뒤에서 들려오는 괴로운 신음 소리.

웬만한 고통에는 얼굴 하나 찌푸리지 않는 구양적마저 괴로운 듯 신음을 흘렸다.

그에 위극신이 고개를 들었다.

윤무천의 늙은 두 눈과 마주친 위극신의 붉은 두 눈.

씨익.

위극신이 웃었다.

“!!”

갑작스러운 위극신의 미소 때문이었을까?

윤무천은 흠칫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황급히 어깨에 메어져 있던 도를 뽑아 들어 비스듬히 세웠다.

콰앙!

거대한 도를 방패처럼 비스듬히 세우자마자 느껴지는 강한 충격.

그에 윤무천이 진한 미소를 지었다.

대공자 위극신.

그는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더 재미있는 인물이었다.

촤락!

위극신의 공격이 끝남과 동시에 도를 바로 세운 윤무천.

위극신은 그런 윤무천을 바라보며 뇌선을 펼쳐 들었다.

그러자 멋들어진 구름이 조각된 뇌선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섭선이라.”

재미있었다.

정파의 나부랭이들이나 사용할 법한 무기에 씨익 미소를 지은 윤무천.

이번에는 그가 위극신에게 달려들었다.

흥미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이다.

* * *

‘침착하자.’

콰앙!

거대한 윤무천의 도를 흘려 보내며 머릿속을 차갑게 식힌 나는 윤무천의 강한 힘을 이용해 뒤로 물러나 거리를 벌렸다.

우웅!

그러고는 봉인되어 있던 모든 힘을 끌어 올렸다.

아직 제대로 된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아 내공의 강한 힘을 육체가 받아 주지 못하는 상태였던 나.

즉, 육체 肉體가 완성되지 않아 천마가 금지하였던 나의 진정한 힘.

바로 천마신공 삼성의 힘이었다.

“!!”

‘노인네, 많이 놀랐나 보네.’

어린 내가 천마신공을 삼성까지 이뤘을 것이라고는 짐작도 하지 못했나 보다.

그러니 저렇게 놀라지.

그에 나는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놀라든 말든.

나는 저 노인네를 용서하지 못하겠다.

나이를 먹었으면 허허거리면서 무게를 잡고 모범을 보여야지 어린아이들을 괴롭히고 있어?

진짜 망할 노인네였다.

타앗!

그에 나는 빠른 속도로 윤무천을 향해 짓쳐 들어갔다.

콰앙!

가볍게 휘두른 나의 섭선을 막은 윤무천의 거도 巨刀.

나의 앞을 전부 막은 거도를 보며 나는 몸을 돌렸다.

타닥!

그러고는 거도를 그대로 밟아 위로 뛰어올랐다.

한 마리의 새처럼 윤무천의 머리 위로 뛰어오른 나.

콰앙!

그런 내가 앞으로 몸을 돌리며 윤무천의 머리를 향해 섭선을 강하게 휘둘렀다.

콰콰쾅!

나의 섭선인 뇌선에서 뿜어져 나온 칠흑 같은 검은색의 마기.

그 마기와 거도가 부딪치자 거대한 굉음이 터졌고 그 반발력의 힘을 이용한 나는 다시 멀리 물러나 거리를 벌렸다.

“후우…….”

역시, 끄떡도 없다.

흙먼지가 가라앉고.

아무렇지도 않은 윤무천의 모습에 나는 눈가를 살짝 찌푸렸다.

“대공자.”

“…….”

“내가 왜 광마도라고 불렸는지 아시오?”

내가 알 바인가?

알지도 못하지만, 알고 싶지도 않았다.

윤무천의 물음에 내가 관심 없다는 표정으로 다음 공격을 준비하자 윤무천이 진한 미소를 지었다.

“바로…… 강한 상대를 만나면 미쳐 버리기 때문이오!”

콰앙!

제길.

윤무천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기운.

살기마저 담긴 강대한 기운에 나는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위험하다.

저 미친 노인네.

“흐흐흐.”

눈이 돌아 버렸다.

기괴한 웃음소리를 내며 거대한 도를 한 손으로 들어 올린 윤무천.

그가 살기가 가득 담긴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흠칫.

그런 윤무천의 두 눈과 마주치자마자 온몸에 소름이 돋은 나.

그에 놀란 것도 잠시.

나는 두 눈을 부릅떴다.

저 멀리 있던 윤무천.

그가 어느덧 나의 앞에서 거대한 도를 내려찍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나도 빠른 속도.

어떻게 대응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빠른 속도에 나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나를 향해 내려오는 거대한 도를 가만히 올려다보았다.

“대공자님!”

“공자님!”

멀리서 들려오는 절박한 아이들의 목소리.

그 목소리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망할.

깝치다가 뒈지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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