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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마신교는 이상하다-31화 (31/275)

제31화

제31장 불곰 사냥 獵

“대공자님, 동굴을 발견했습니다!”

의기소침해 있던 구양적을 달래고 걸음을 옮기기를 잠시.

가장 선두에서 걸음을 옮기며 주변을 살피던 야율민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 야율민이 손으로 가리킨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나는 절벽에 뚫려 있는 동굴을 발견하고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고생했다 야룡아. 모두 저곳으로 간다.”

“네.”

동굴을 발견한 야율민을 칭찬하고 일행들에게 명을 내리자 모두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그런 다음 나를 선두로 우리는 걸음을 옮겼다.

잠시 후.

우리는 절벽에 위치한 동굴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흐음…….”

막상 동굴로 다가오니 멀리서 본 것보다 더 큰 동굴의 위엄에 나는 신음을 흘리며 턱을 쓰다듬었다.

“왜 그러십니까?”

그런 나의 행동에 뒤에 있던 사마천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그에 나는 몸을 돌렸다.

그런 다음 나를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모두, 최대한 목소리와 기척을 감추고 마른 나뭇가지와 나뭇잎을 모아 오도록.”

“……?”

갑작스러운 나의 명령에 사마천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고는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갑자기 그건 왜……?”

나를 향해 질문하는 녀석을 보며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내 짐작이 맞는다면 이 동굴은 불곰의 거처일 것 이다. 헌데, 우리들의 기척을 못 느끼는 것으로 보아 지금 동면 冬眠 에 들어 있을 확률이 높다.

짐승은 인간보다 더 예민한 존재이다.

녀석이 우리들의 기척을 눈치 채고 동면에서 깨어난다면 골치가 아파진다.

그렇기에 한시가 급하거늘 질문을 해 오는 사마천의 행동에 짜증이 났던 내가 인상을 찌푸렸던 것이다.

그런 나의 표정에 사마천은 찔끔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

그러고는 사마천이 두 눈을 크게 떴다.

방금까지 자신의 옆에 있던 야율민과 단진, 그리고 구양적.

이 세 명이 벌써 나뭇가지와 나뭇잎을 주우러 가 버린 것이다.

다른 아이들은 대장의 명령에 바로 움직이는 충성을 보였으나 그들과 반대로 대장의 생각을 믿지 못하고 물어본 자신의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낀 듯 사마천이 고개를 숙였다.

그에 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예민해져 그만 날카롭게 반응했고, 그로 인해 상처를 받은 듯한 녀석의 모습이 안쓰러웠던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녀석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천아.”

“네…….”

나의 부름에 힘없이 대답한 사마천.

나는 녀석을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너는 우리의 군사가 될 아이이다. 그러니 나의 생각을 알려 주마.”

“네.”

나의 말에 사마천이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자식, 군사라는 말에 두 눈을 반짝거리는 것을 보니 귀여웠다.

“이곳의 동굴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아주 크다.”

“네.”

“어쩌면 불곰이 사는 곳일지도 모른다.”

“!!”

조용히 이어 가는 나의 설명에 힘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던 사마천이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그러고는 나를 바라보며 황급히 입을 열었다.

“어서 피…….”

“쉿!”

너무나도 놀라 언성을 높이는 녀석의 행동에 나는 황급히 검지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대었다.

그런 나의 행동에 사마천이 황급히 두 손을 들어 입을 가렸다.

그에 나는 살짝 미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괜찮다.”

“하지만…….”

나의 말에 사마천이 불안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에 나는 싱긋 미소를 지어 보인 다음 다시 입을 열었다.

“저기를 보아라.”

그러고는 동굴 옆에 위치한 나무를 가리켰다.

그런 나의 행동에 사마천은 고개를 돌려 나무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두 눈을 크게 떴다.

나무에 자국이 남긴 곰 앞발의 흔적.

그것을 발견한 것이다.

“어떠냐.”

“아직 어립니다.”

나의 물음에 사마천이 즉각 대답했다.

그에 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래, 내 예상대로라면 어미에게서 독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 일 것이다.”

“하지만, 이류인 우리가 잡기에는 아직 무리입니다.”

나의 말에 사마천이 그래도 불안하다는 듯 말했다.

그에 나는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누가 이류이더냐?”

“……?”

나의 말에 사마천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대공자님과 저, 그리고 야율 공자와 단 공자까지, 네 명이 아닙니까?”

“후후.”

사마천의 말에 나는 소리 죽여 웃었다.

그런 다음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 들었다.

스르릉.

흠칫.

갑작스럽게 검을 내뽑는 나의 행동에 사마천은 흠칫했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이 검이 자신을 베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확신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녀석의 모습에 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단전에서 내공을 끌어 올렸다.

우웅!

그러자 나의 검이 반응했다.

나의 내공을 느낀 검이 반갑다는 듯 공명을 일으켰고…….

팡!

검은색의 바람이 검에서 뿜어져 나와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것처럼 일렁였다.

“!!”

일류의 상징과도 같은 검풍 劍風.

사람의 단전에 있는 내공을 신체의 외부로 내뿜어 기운을 뿜어내는 기술.

바로 검풍이었다.

나의 검풍에 그대로 굳어 버린 사마천. 나는 녀석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나는, 이류라고 한 적 없다.”

* * *

“집중을 못 하는군.”

천마궁에 위치한 천마각의 수련장.

그곳에서 검을 든 천마가 정면을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송구합니다.”

그런 천마의 말에 마주 보며 검을 쥐고 있던 검마가 고개를 숙이며 용서를 구했다.

그에 천마는 싱겁다는 표정을 지으며 검을 거두어 들었다.

그러고는 검집에 집어넣었다.

“검마.”

“예, 지존.”

“내가 변했다고 생각하느냐?”

“…….”

천마의 물음에 검마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천마는 변했다.

수많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이곳에 있는 것이다.

천마의 허락 없이는 절대로 들어설 수 없는 이곳, 천마각.

그곳의 수련장에 처음 방문한 검마가 긍정으로 인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천마가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아들이 걱정되나?”

“…….”

이번에도 검마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걱정되기 때문이었다.

가뜩이나 상처가 많은 아이다.

아직 그 상처가 아물지도 않은 아이인데 자신의 손에서 벗어나 그 험한 요새인 천산에서 합숙을 한다니?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환마를 죽이려고 했지만 천마 때문에 참았었다.

아무튼, 그런 검마의 반응에 천마는 다시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걱정하지 마라.”

“……?”

검마는 순간 자신의 두 귀를 의심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만인지상의 천마.

그가 자신을 위로한다고?

처음이다.

그에게 충성을 바치면서 위로라는 것을 받아 본 적이 없던 검마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들었다.

“!!”

그러고는 경악 어린 표정을 지었다.

가만히 하늘 위에 떠 있는 달을 바라보고 있는 천마.

그가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검마의 시선에 천마는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아직까지도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검마를 바라보았다.

“대공자, 아니 내 아들은 강하다.”

천마의 입에서 나온 말.

그 말에는 강한 확신이 담겨 있었다.

* * *

“모두 뒤로 물러나.”

모두가 내공을 사용하면서까지 마른가지와 나뭇가지를 모으자 금방 나의 키만큼 쌓였다.

그런 나뭇가지의 앞에 선 내가 낮은 목소리로 말하자 네 명이 긴장 어린 표정을 지으며 뒤로 물러섰다.

스르릉.

그러고는 각자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

그렇게 네 명이 긴장을 하는 동안 나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가방에서 화섭자를 꺼내어 들었다.

탁! 탁!

화르륵!

그러고는 화섭자를 사용해 불씨를 켰다.

능숙한 솜씨로 화섭자를 이용해 불을 지핀 나는 야룡이가 구해 온 거대한 나뭇잎을 들었다.

살랑살랑.

그러고는 불을 향해 가볍게 또 부드럽게 휘둘렀다.

섭선과도 같은 활용을 보이는 거대한 나뭇잎.

그 나뭇잎과 나의 힘에 의해 불에서 일어난 연기는 바람을 타고 정면을 향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로 나의 앞에 위치한 거대한 동굴 안으로 말이다.

그러기를 잠시.

쿠와아앙!

입질이 왔고 대어가 낚인 듯하다.

동굴 안에서 들려오는 맹수의 거대한 울음에 나는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그런 다음 검을 꺼내 들어 강하게 쥐었다.

“야룡아.”

“네.”

나의 부름에 고개를 끄덕인 야율민.

그가 앞으로 걸음을 옮기고 이내 동굴의 바로 오른쪽, 절벽에 바짝 붙었다.

“단진.”

“네.”

그런 야룡이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 내가 이번에는 단진을 불렀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하고는 야율민과 반대, 왼쪽의 절벽에 바짝 붙은 단진.

나는 그런 둘을 보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긴장하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빈틈을 노려라. 절대 같이 움직이지는 말도록.”

“알겠습니다.”

나의 짧은 명령에 두 명 또한 짧게 대답했다.

그렇게 잠깐의 대치 상황이 이루어지고.

쿠와아앙!

녀석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었다.

“적아, 네 친구다.”

“푸하하!”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녀석을 보며 내가 장난스럽게 말하자 구양적이 소리 내 웃었다.

쿠와앙!

그런 구양적의 웃음소리에 고개를 돌린 거대한 붉은색의 곰.

녀석이 우리를 발견했다.

쿠와아앙!

타닥!

그러고는 괴성을 지르며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정면을 무조건 피하고! 빈틈을 노려!”

“네!”

그런 녀석을 보며 황급히 발을 뗀 나.

옆으로 물러서며 내가 소리치자 사마천과 구양적이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정면을 향해 달려오는 곰을 가볍게 피한 우리.

그런 녀석이 강력한 추진력에 의해 앞으로 밀려 나갔고, 그 빈틈에 나는 내공을 끌어 올려 검을 앞으로 내질렀다.

카가각!

“…….”

단단하다.

분명 몸을 찔렀는데 쇠를 긁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단단한 가죽으로 인해 가죽의 겉면에만 상처를 낸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나를 향해 살기가 번들거리는 두 눈을 돌린 불곰을 보며 입을 열었다.

“살살 들어와 봐.”

쿠와아앙!

어우, 도발이 강력했나 보다.

살살 들어오라는 나의 도발에 불곰이 괴성을 내지르며 강하게 달려들었고.

타앗!

나는 또 피했다.

그런 나의 행동에 열이 받는지 불곰이 다시 달려들었고, 나는 피했다.

그리고.

콰앙!

그대로 노출된 불곰의 옆구리에 구양적의 주먹이 꽂혔다.

거대한 굉음을 내며 꽂힌 구양적의 주먹.

구양적은 유효타가 들어가자마자 바로 다시 뒤로 물러섰다.

나의 명령대로 치고 빠지는 전략으로 행동을 한 것이다.

그런 구양적의 행동에 다시 고개를 돌려 구양적을 노려본 불곰.

나는 그런 불곰을 보며 빙긋 미소를 지었다.

우웅!

화륵!

“어딜 봐!”

그러고는 내공을 끌어 올려 검풍을 일으킨 다음 불곰의 등을 향해 검을 내질렀다.

푸욱!

챠자작!

아무리 단단한 가죽이더라도 자연의 기운을 응축한 검풍을 이겨 내지 못했고, 불곰은 자신의 몸에 들어와 휘몰아치는 자연의 기운에 극심한 고통을 느끼듯 몸을 강하게 비틀었다.

쿠와아앙!

그러고는 거대한 굉음을 내지르며 강력하게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지금!”

타앗!

그런 녀석을 보며 나는 소리쳤고, 그와 동시에 야율민이 움직였다.

우웅!

푸욱!

괴성을 내지르는 불곰의 두 눈에 하나씩 나란히 꽂힌 야율민의 짧은 단창.

쿠와아앙!!

졸지에 두 눈을 잃어버린 불곰이 괴성을 질렀다.

콰앙!

그리고 그때, 구양적이 달려와 주먹으로 나의 검을 내려찍었다.

푸욱!

구양적의 힘에 의해 더 깊숙이 박힌 나의 검.

쿠와아앙!

그러자 불곰이 더욱더 괴로운 괴성을 내질렀다.

푸욱!

마지막으로, 단진과 사마천의 검이 불곰의 목에 꽂혔다.

유일하게 가죽이 약한 목.

하지만 본능적으로 그곳을 보호하는 불곰의 특성상 그곳을 공략하기는 쉽지 않았기에 이렇게 번거로운 전략을 짰고, 결국 우리는 성공했다.

추욱.

거대한 불곰.

녀석이 피를 흘리며 바닥에 몸을 늘어뜨린 것이다.

바닥에 축 늘어진 거대한 불곰을 내려다본 나.

나는 고개를 들었다.

그런 다음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자 보였다.

힘들게 호흡을 고르고 있는 네 명의 아이들이.

그런 아이들을 보며 나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

“모두…… 수고했다.”

“와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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