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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마신교는 이상하다-20화 (20/275)

제20화

제20장 잘했다 稱讚

콰앙!

“크윽!”

미치겠다.

나를 향해 무서운 살기를 내뿜으며 날아온 야율진의 창.

그것을 두 개의 단창을 교차시켜 가까스로 막은 나는 손목에서부터 올라오는 강력한 힘에 신음을 흘렸다.

부웅!

그리고, 다시 야율진의 창이 휘둘러졌다.

이류의 경지임에도 불구하고, 전생에서 화경의 경지에 올랐던 나의 경험과 기감.

그리고 심마에 빠져 무작정 창을 휘두르는 야율진의 행동.

그것이 어우러져 나는 가까스로 야율진의 창을 피했다.

스윽.

나의 머리 위로 지나간 야율진의 창.

나는 머리에서부터 느껴지는 강력한 풍압에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위험했다.

정말 오늘이 내 제삿날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대공자!”

여동생과 구석에 처박힌 유화까지 대피를 시킨 야율민.

그 녀석이 멍청하게 어디서 구해 온 두 개의 단창을 들고 나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오지 마!”

그런 녀석의 행동에 나는 화들짝 놀라며 소리쳤지만 이미 늦었다.

“검……마…….”

야율진이 고개를 돌려 야율민의 존재를 인식하고 만 것이다.

그의 입에서 나온 소름 끼치는 목소리에 나는 얼굴을 굳혔다.

아무래도 야율민을 검마로 인식한 것 같았다.

훅!

그에 나는 서둘러 단창을 앞으로 내질렀다.

하지만, 혼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야율진은 가볍게 공격을 피했다.

그러고는 몸을 돌렸다.

이미 나의 존재는 안중에도 없나 보다.

그에 나는 이를 악물고는 다시 창을 휘둘렀다.

부웅!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야율진은 가볍게 피했다.

그리고.

타앗!

야율민에게 달려들었다.

그에 나 또한 모든 마기를 다리에 싣고 달려 나갔다.

콰앙!

“크아아악!”

하지만 이미 늦었다.

야율진의 공격 한 번에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가 버린 야율민.

콰앙!

전각을 구분하기 위해 세워진 돌벽에 처박혀 버린 야율민의 모습에 나는 입술을 강하게 깨물었다.

콰득!

입술에서 비릿한 맛이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았다.

부웅!

그저 양손에 들린 단창을 빠른 속도로 휘두를 뿐이었다.

부웅!

부웅!

일 초에 수 번을 휘두른 나의 공격.

그것을 가볍게 피한 야율진이 다시 몸을 돌렸다.

드디어 나를 다시 인식했나 보다.

그에 나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정신 차려라.”

“…….”

“검마보다 못한 놈!”

“크아아악!”

역시, 삼장로 야율진의 역린은 검마였다.

나의 도발에 두 눈에 핏발이 선 야율진이 달려들었다.

부웅!

그리고 나는 최선을 다해 야율진의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빈틈을 공격하려고 했다.

하지만…….

“제길!”

몸이 따라 주지 않았다.

야율진의 빈틈이 보였다.

분명히 보이는데 공격할 시간이 없었다.

지금의 나로서는 야율진의 공격을 피하는 데 급급했을 뿐이니까.

그런 내 모습이 짜증났던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욕설을 내뱉었다.

그때.

퍼억!

“크아악!”

어깨에 야율진의 공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다행히 창날이 아닌 창대에 공격을 허용했지만 그 고통이 장난이 아니었다.

일순간 내가 전투 불능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에 나는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보였다.

점점 가까워지는 야율진의 창끝이.

그에 나는 두 눈을 감았다.

이런 젠장.

제대로 인생을 살아 보고, 천마신교를 바꾸어 보려고 했건만 이렇게 허무하게 죽고 만다.

내가 너무 안일했고, 멍청했다.

나는 천재가 아니다.

그렇기에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야 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나는 멍청했고, 또 그 멍청함으로 인해 회귀라는 거대한 기연을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다.

“멈춰라.”

우뚝.

그때.

나의 귀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죽기 전 마지막인데 왜 하필 그 사람의 목소리가 들릴까?

나의 연인, 은설의 목소리나 들려주지 말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고 불편해하는 아버지, 천마의 목소리가 들리다니? 거참 너무하지 않은가?

“창마 槍魔.”

그에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가 다시 들려오는 천마의 낮은 음성에 황급히 두 눈을 떴다.

그러고는 경악 어린 표정을 지었다.

나의 앞.

나의 눈 바로 앞에 날카로운 창끝이 있었다.

그리고.

“창 치워라.”

날카로운 창끝을 피가 흐르는 손으로 잡고 있는 천마가 보였다.

* * *

“지존! 괜찮으십니까!”

퍼억!

천마의 손에 무기가 잡혀 버려 꼼짝도 하지 못했던 창마, 야율진.

그의 빈틈에 이살과 삼살이 기습을 하여 기절시킨 다음 놀란 표정으로 천마를 불렀다.

그들의 부름을 무시한 천마가 싸늘한 눈빛으로 야율진을 내려다보았다.

움찔.

시리도록 무서운 천마의 눈빛에 움찔한 이살과 삼살.

그들이 되레 놀라며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그런 이살과 삼살의 행동에 야율진에게서 눈을 뗀 천마가 손에서 흐르는 피를 가볍게 털어 내며 입을 열었다.

“호들갑 떨지 마라.”

“교…… 교주님…… 손에서 피가…….”

그때, 뒤에서 얇은 미성이 들려왔다.

그에 천마는 몸을 돌렸다.

놀란 듯 두 눈을 크게 뜨며 자신의 손을 바라보고 있는 아들, 위극신.

그의 행동에 천마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설마 자신을 걱정하는 것인가?

상당히 낯선 감정이다.

이 세상에 있어서 그 누가 자신을 걱정할 수 있을까?

본인은 이곳에서 신의 대리자인 교주이며, 신인 천마인데 말이다.

흥미로웠다.

어릴 때도 느껴 보지 못했던 걱정스러움이었다.

헌데, 다 크고 나서야 어린 아들에게 걱정을 받고 있었다.

재미있는 상황이지 않은가?

이 재미있는 상황에 천마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러고는 그가 입을 열었다.

“아직 창을 쥐고 있구나.”

죽을 위기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무기를 손에 쥐고 있던 위극신.

그의 손에 들려 있던 단창을 보며 천마가 말했다.

그에 위극신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무인으로 죽고 싶었습니다.”

무기를 손에 쥐고 당당하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었다는 뜻이다.

그에 천마는 가만히 위극신을 내려다보았다.

이 아이는 다섯 살이다.

다섯 살임에도 불구하고, 끔찍한 수련을 받아 왔기에 아무런 감정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

그저, 사람을 죽이는 살인 인형과도 같았다.

헌데 언제부터 이렇게 바뀌었을까?

신강은 자신의 세상이고, 자신이 곧 신이다.

헌데 자신이 모르게 이렇게 변할 수가 있을까?

모든 것이 의문이었다.

하지만 천마는 그 의문을 접었다.

관심 없었다.

전의 모습보다, 지금의 모습이 더 흥미로웠으니 말이다.

그에 천마는 피식 웃었다.

그러고는 위극신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잘했다.”

“!!”

* * *

“!!”

뭐야?

왜 갑자기 칭찬하는 건데?

왜 갑자기 머리에 손을 얹는 건데?

평소의 또라이 같은 성격을 유지해야지, 왜 갑자기 아들 취급을 하는 걸까?

혼란스러웠다.

평소와 너무나도 다른 천마의 행동이 나는 너무나도 경악스러웠고, 무서웠다.

이러다가 금방 목을 비트는 것은 아닐까?

아…… 그럴 가능성도 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나는 긴장 어린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든 살아남고 싶었기 때문이다.

스윽.

하지만, 다음 천마의 행동은 나의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갔다.

나의 머리에서 손을 뗀 천마가 나의 목을 비틀기는커녕, 그냥 몸을 돌렸다.

그러고는 이살과 삼살을 바라보았다.

“포박해서, 천마궁으로 끌고 가고, 모든 장로들을 소집하라.”

“알겠습니다.”

저벅.

천마의 차가운 명에 이살과 삼살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그들의 대답에 천마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그들을 지나쳤다.

그러고는 피를 흘리면서도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야율민의 앞에 멈추어 섰다.

아…… 저 자식 뭐 하는 거야?

어서 예를 갖추어야지.

너무나도 뜻밖인 지금 이 상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 야율민은 멍하니 천마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너무나도 무례한 야율민의 행동에 나는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기껏 살려 놨는데 천마가 죽이게 놔둘 수는 없으니 말이다.

풀썩.

제길,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가 않았다.

야율진과의 일이 끝이 났다는 안도감에 온몸의 힘이 빠지고 말았던 것이다.

그에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천마를 바라보았다.

제발 천마가 야율민을 죽이지 않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나의 간절한 시설을 느꼈을까?

다짜고짜 손을 내밀어 야율민의 목을 조를 줄 알았던 천마가 쭈그려 앉았다.

그러고는 야율민과 두 눈을 맞추었다.

“네놈이 야룡이더냐?”

응……?

뭐지?

천마가 왜 저 이름을 알고 있는 것이지?

생각지 못한 천마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천세 천세 천천세! 교인 야율민이 위대하신 지존, 교주님에게 인사드립니다!”

그때, 야룡이라는 말에 정신을 차린 야율민이 이마를 바닥에 강하게 내려 찧으며 예를 올렸다.

그래, 아주 정중한 예였다.

그런 야율민의 인사에 천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 야룡이.”

“미천한 교인의 이름은 야율민이라고 합니다, 교주님.”

천마의 말에 야율민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저 자식.

감히 천마에게 말대답하다니?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것인가?

예의 없는 야율민의 행동에 나는 두 눈을 크게 떴지만, 이내 천마의 입에서 나온 말에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래, 야룡이.”

고개를 끄덕이며 천마가 대답했다.

생각지 못한 대답에 나는 결국 피식 웃고 말았고, 우리의 야롱이는…….

“예, 야룡이라고 하옵니다, 교주님.”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고개를 숙였다.

* * *

“그게 무슨 소리인가요!”

지마궁에 위치한 천소화의 거처.

방에서 장남 위극신을 위해 손수건에 자수를 놓던 천소화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되물었다.

“소화야, 진정하거라.”

그런 천소화의 행동에 당황한 중년 사내.

그가 당혹한 어조로 천소화에게 말했다.

그러자 천소화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사내를 바라보았다.

“오라버니! 내 아들이 다쳤어요! 그것도 무시무시한 삼장로에게 공격을 받아서!”

“큰 상처는 아니라고 했다. 그냥 어깨가 골절이 된 정도…….”

“…….”

다섯 살의 어린아이가 어깨가 골절되다니?

얼마나 아팠겠는가?

사내의 설명에 천소화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소화야…….”

그런 천소화의 모습에 당황한 중년 사내.

무림맹주의 제자였으며, 천소화의 오라비인 천풍의 절친한 벗인 지화.

천풍의 간절한 부탁으로 천소화를 호위하기 위해 마교로 온 지화는 조심스럽게 천소화를 위로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천마가 가서 구해 주었다고 하니 안심하거라.”

“뭐라고요……?”

지화의 위로가 효과가 있었을까?

흐느끼던 천소화가 고개를 들어 지화를 바라보았다.

그에 지화가 살짝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천마가 죽을 뻔한 대공자를 구해 주었다고 하더구나.”

“…….”

“그 냉혹한 천마더라도 자기 자식은 소중한 것이지.”

천소화의 굳은 얼굴을 보지 못한 지화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화는 전혀 알지 못했다.

천마 위관악이 위극신의 목을 조르며 죽이려 했다는 것을.

그리고 위극신이 수련을 하다가 죽든 말든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기에 지화는 내심 놀랐다.

무림삼황 중 천마황 天魔皇이라 불리는 천마 위관악.

우는 아이도 눈물을 뚝 그치게 한다는 존재가 바로 천마이다.

헌데 그런 천마가 자기 자식을 살리기 위해 야율창가까지 달려갔으니 어찌 놀라지 않겠는가?

자기 자식이 죽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는 냉혹한일 것 같은데 말이다.

벌떡.

그러게 속으로 감탄하던 지화는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는 천소화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디 가느냐?”

“천마에게요.”

“소화야!”

짧은 천소화의 대답에 화들짝 놀란 지화.

그가 황급히 소리쳤지만 이미 천소화는 방문을 벗어난 상태였다.

“하아…….”

그에 지화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가만히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망할 녀석아…….”

천소화의 오라비인 천풍.

녀석이 실실 웃으며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너무나도 얄미운 모습이었다.

“너는 기필코 죽일 것이다.”

그런 천풍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복수를 다짐한 지화는 방을 나섰다.

천소화의 뒤를 따라야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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