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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마신교는 이상하다-15화 (15/275)

제15화

제15장 놀러 와 遊

“사마 공자는 화식이 오늘 처음이라 했나요?”

“네, 그래서 매우 기대가 됩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주고받는 어머니와 사마천.

분명 어머니는 나를 보러 온 것일 텐데 사마천과 더 즐거운 듯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것 참.

보기 흐뭇하면서도 기분이 묘했다.

“안쓰럽군요…….”

화식이 처음이냐는 물음에 사마천이 대답하자 어머니가 안쓰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사마천을 바라보았다.

어머니의 두 눈에 가득 담긴 연민이라는 감정.

그 감정에 사마천은 빙긋 미소를 짓고는 어머니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저는, 무공을 위해 화식을 포기했었습니다.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안쓰럽다고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어머니의 안쓰러움에 똑 부러지게 대답하는 사마천.

그런 녀석의 대답에 어머니는 두 눈을 살짝 크게 떴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그것이 사마 공자의 의지였나요?”

“처음에는 타의였지만, 시간이 흘러서 저의 의지가 되었습니다. 저는 오대마가의 후예입니다. 장차 막중한 책임감을 지니게 될 것이며 남들이 누리지 못하는 것을 누려 왔습니다. 이 정도 노력은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 대부인께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흐음…… 녀석, 말 엄청 잘하네.

부드러운 사마천의 화술에 어머니와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저 녀석은 나와 다르다.

나는 천마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비윤리적인 수련을 받아 왔다.

하지만 녀석은 다르다.

저 능글맞은 녀석은 사마세가에서 세가의 고수들에게 정상적으로 수련을 받아 왔으니 말이다.

또한, 내가 알기로 사마세가는 다른 마인들의 가문과 달리 분위기가 좋은 곳이다.

그리고 친형인 마뇌와 사마천은 우애가 깊은 형제로 유명하다.

그러다 보니 녀석은 사랑을 받으면서 자라왔기에 저렇게 자신의 신념이 확실하고, 생각이 똑 부러지게 큰 것이다.

“그렇군요. 내가 말실수한 거 같아 미안해요.”

“어휴~ 아닙니다! 오히려 저를 걱정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마천의 말에 진심을 느낀 어머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담백하게 사과를 건네자 사마천은 호들갑을 떨며 손사래 쳤다.

그러고는 오히려 어머니에게 감사 인사를 표했다.

그에 나와 어머니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사마천, 그는 대화를 함에 있어서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 주고, 기분을 이해해 주는 자다.

전생에서 삼십 년을 살면서 내가 깨달은 것이 있었다.

사마천처럼 이렇게 대화를 하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이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에 나와 어머니는 사마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녀석은, 좋은 녀석이라고 말이다.

아무튼, 사마천의 화술 덕분에 유화의 걱정과는 달리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대화를 주고받은 우리들이였다.

잠시 후, 계속해서 우리의 대화가 오고 가는 동안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요리가 탁자 위를 가득 채우게 되었다.

“근데, 첫 식사인데 군사와 함께하지 않아도 괜찮아?”

탁자 위에 가득한 음식을 보며 눈이 돌아간 사마천.

나는 그런 녀석을 보며 물었다.

그에 사마천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대공자님 앞에서 요거, 이 칼칼한 탕을 먹고 싶었습니다.”

“응?”

갑자기 무슨 소리지?

사마천의 알 수 없는 말에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사마천은 다시 입을 열었다.

“제가 벽곡단을 먹을 때, 탕을 뚝배기째로 들이켜던 공자님의 모습이 잊히지 않습니다.”

“…….”

뭐지? 나 음식을 되게 맛있게 먹는 편이었나?

“그것을 보고 다짐했습니다. 어서 소주천을 끝내고 대공자와 함께, 대공자처럼 화식을 하자고.”

“…….”

“그렇게 며칠을 수련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오늘! 저는 드디어 소주천을 이루었고, 다짐을 이루기 위해 이곳에 온 것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고 자기도 먹고 싶어서 수련을 열심히 했다고?

“솔직히, 대공자님 아니었으면 아마 반년은 더 걸렸을 것입니다.”

“그렇군.”

뭐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사마천의 말에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나의 앞에 위치해 있던 오리고기를 사마천의 앞에 가져다 놓아주었다.

“너, 다 먹어라.”

“정말입니까?”

나의 말에 두 눈을 크게 뜬 사마천이 나를 향해 물었다.

그에 나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음식은 함께 나누어 먹으면 더 맛있는 법이야.”

“좋구나.”

나의 말에 가만히 미소를 짓고 잇던 어머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 했다.

그에 사마천은 환한 미소를 지었고.

“잘 먹겠습니다!”

이내 수저를 들고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크아아!”

얼큰한 탕을 뚝배기째로 들이켜고 내가 내던 소리를 내는 사마천.

그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시원하지?”

“엄청 시원합니다. 대공자 님이 이 소리를 낸 이유가 있었군요.”

나의 물음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 사마천이 다시 사발을 들이켰고, 나는 웃으며 옆에 서 있는 대숙수를 바라보았다.

“한 뚝배기 더!”

“네!”

* * *

“그대가 소주천을 이루었다고?”

“후훗, 그렇다. 부럽지?”

“대공자님과 함께 식사를 하였고?”

“하하! 대부인과도 같이 식사를 하였지!”

다음 날.

나는 오전 수련을 위해 연무장을 나오자 재미있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허리춤에 양손을 얹고 자랑하듯 말하는 사마천과 차가운 표정으로 그런 사마천을 바라보며 계속해서 질문을 하는 단진.

“크크, 겨우 그런 화식이 부러울까?”

“파하핫, 나도 빨리 소주천을 이루어야겠군!”

그리고 아닌 척하면서 단창을 강하게 쥐는 야율민과 웃으며 빨리 이루겠다는 구양적이 말이다.

그런 네 명을 보며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저 녀석들, 내가 화식을 하는 것이 어지간히 부러웠나 보다.

“여, 좋은 아침.”

나는 그런 녀석들에게 다가가 한 손을 들어 올리며 인사를 건네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그런 나의 인사에 예의 바르게 고개를 숙이는 단진과 사마천.

“크크, 오늘도 태양이 나를 환하게 비추는구나!”

자기 자랑으로 말을 하는 야율민이었지만 이제는 안다.

저 괴상한 말이 나의 인사를 받아 주는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하여튼, 이상한 놈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화 소저! 오셨소이까?”

나의 인사를 쌩까고 나의 뒤에 있는 유화에게 인사를 건네는 구양적이었다.

이 자식은 내가 대공자인 게 두렵지 않은 건가?

내 친부가 천마신교의 교주인 천마인데 말이다.

“야.”

“파하핫, 불렀는가?”

나의 부름에 소리 내 웃으며 대답하는 구양적.

나는 그런 녀석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네 눈에는 내가 안 보이냐?”

“파하핫! 유화 소저가 너무 아름다워 잠시 보이지 않았군! 좋은 아침이다!”

와…….

저 단순 무식한 놈이 저런 말을 사용한다고?

그에 나는 잠시 벙 찐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렸다.

유화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

역시.

아주 경멸하는 눈빛이다.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아주 약과였다.

생각지 못하게도 오늘 구양적 덕분에 유화의 새로운 표정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 지금만큼은 쓸 만했다.

“대공자님.”

유화의 표정을 보며 미소를 짓던 나는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왜?”

나를 부른 단진.

녀석을 보며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단진이 나의 눈치를 조심스럽게 살폈다.

“뭔데? 말해봐.”

남의 앞에서는 모르겠으나, 나의 앞에서는 유일하게 아이 같은 모습을 보여 주는 단진.

그런 녀석을 보며 나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 물었다.

그에 단진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도, 소주천을 이루면 공자님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을까요?”

“뭘 그런 걸 물어봐?”

단진의 물음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런 나의 대답에 단진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안 되는군요. 죄송합니다. 제가 주제넘…….”

“무슨 소리야!”

이 자식은 사람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대답하네.

고개를 끄덕이며 왠지 모르게 힘이 없는 듯한 목소리로 단진이 말하자 나는 서둘러 손사래 치며 입을 열었다.

그에 단진은 다시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언제든 환영이야. 그냥 내 거처에 방을 하나 줄게.”

“정말입니까!”

어, 이건 농담인데.

나의 말에 두 눈을 반짝이며 흥분한 표정을 짓는 단진.

처음으로 생기가 가득한 표정을 보여 주는 단진의 모습에 나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래.”

“최대한 빨리 소주천을 이루겠습니다.”

나의 대답에 다시 차가운 표정으로 돌아온 단진이 각오 어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에 나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생기가 가득한 표정을 지은 단진.

평소의 차가운 모습과는 너무나도 다른 녀석의 모습은…….

‘겁나 잘생겼네.’

위험하다.

마도 제일 공자인 나의 위치가 위험했다.

아무래도 자기 전에 피부 관리를 좀 받아야 할 것 같았다.

“파하핫! 대공자! 나는 유화 소저와…….”

“기각.”

“파하핫!!”

쓸데없는 구양적의 말은 무시하고, 나는 옆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시선에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던 야율민과 두 눈을 마주쳤다.

“왜?”

그런 녀석을 향해 나는 신경질적인 표정을 지으며 물었고, 그에 야율민은 나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 자식이 눈치를 살피다니.

저 녀석의 입에서 나올 말이 기대가 되었다.

“나도, 소주천을 이룬다면 식사를 함께할 수 있나.”

“아씨.”

녀석의 물음에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두 눈을 크게 뜬 야율민을 바라보았다.

“단진도, 너도, 사마천도, 그리고 구양…… 아 저놈은 기각. 아무튼 아무 때나 와서 같이 먹으면 되지!”

“…….”

“너희는 지금 나를 미래의 주군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너희를 친우, 즉 벗이라 생각하고 있다.”

“!!”

나의 말이 놀라웠을까?

유화를 포함한 다섯 명 모두가 두 눈을 크게 뜨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에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친구 집에 놀러 오는 게 이상하냐? 안 이상하잖아. 꼭 소주천을 이루지 않더라도 놀러 와도 돼. 소주천을 이루면 우리 집에서 밥 먹고 가도 되고, 자고 가도 된다고! 내가 지내는 거처 겁나 넓어.”

“…….”

“알겠냐?”

나의 말에 벙 찐 표정을 짓는 녀석들.

나는 그런 녀석들을 보며 다시 물었고, 그에 녀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짜식들, 뭐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고 있어?

물론 내 위치가 있기에 조심하는 거겠지만 그래도 어린놈들이 위치를 생각하고 조심스러워하고 있으니 괜히 짜증 났다.

“저기…….”

“말해.”

녀석들을 보며 인상을 찌푸리던 나는 다시 입을 여는 야율민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여동생도 데리고 가도 되나?”

“파하핫! 여동생은 몇 살이냐!”

“꺼져, 곰탱이.”

야율민의 질문에 괴상한 소리를 내며 야율민에게 다가간 구양적.

야율민은 그런 구양적에게 차가운 표정으로 말한 다음 다시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당연.”

그리고 나는 나를 바라보며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는 녀석을 향해 싱긋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습니다.”

“……?”

내가 잘못 들었나?

방금 ‘고맙습니다’라고 들은 것 같은데?

가만, 그러고 보니 이상했다.

저 녀석.

왜 갑자기 크크거리지 않고 정상인처럼 행동하는 거지?

그에 이상함을 느낀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야율민을 바라보았다.

그런 나와 눈이 마주친 야율민은.

“크크…….”

다시 괴상한 웃음소리를 내었다.

저 자식.

아무래도 연기하는 것 같은데?

너무나도 자연스러워 오히려 어색한 야율민의 모습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한번 이상하다고 생각하니 야율민의 모든 행동이 이상해 보였다.

‘나중에 알아봐야겠군.’

아무래도 오전 수련이 끝나면 알아봐야겠다.

야율민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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