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의 천마신교는 이상하다-14화 (14/275)

제14화

제14장 이상한 오누이 男妹

“크크크.”

천마신교의 본전에서 말을 타고 한 시진(두 시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야율창가 耶律槍家.

오대마가의 일원이며, 옛날 송나라 시절 대장군을 배출한 군부 출신이었으나 송이 원에 멸망하고 천마신교로 투신한 가문이었던 야율창가의 거대한 장원.

그곳에 위치한 한 연무장에서 두 개의 단창을 양손에 각각 한 개씩 쥔 야율민이 괴상한 웃음소리를 흘리며 수련을 하고 있었다.

휙!

훅!

짧은 단창을 빠른 속도로 휘두르며 가상의 상대를 압박하는 야율민.

왼쪽의 창은 적의 공격을 막고, 오른쪽의 창은 적의 빈틈을 찔렀다.

빈틈을 기습해 오는 야율민의 공격에 적은 서둘러 검을 들어 야율민의 오른 창을 막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전과 반대로 왼쪽의 창이 적의 빈틈을 노리며 찔러 들어갔다.

휙!

훅!

빨랐다.

짧은 길이만큼 무게가 가벼운 단창.

쾌창 快槍 이라 불려도 무색할 정도로 야율민의 단창은 빨랐다.

차장!

그리고.

한참 단창을 빠르게 휘두르던 야율민의 눈빛이 어느 순간부터 변했다.

엄청난 속도로 적을 압박하고는 잠시 뒤로 물러선 야율민.

그가 양손에 들린 짧은 단창의 끝을 서로 맞댄 다음 구멍에 끼워 돌렸다.

부웅!

그러자, 일반적인 창과 같은 장창이 된 야율민의 창.

“가자, 야룡아!”

부우웅!

그 긴 창을 자연스럽게 돌리며 가상의 적에게 달려든 야율민.

그의 기합 소리와 함께 그의 긴 창은 결국, 가상의 적의 가슴을 꿰뚫었다.

“후우, 후우.”

약 반 시진가량이나 가상의 적과 대결을 펼친 야율민.

그는 드디어 끝났다는 안도감에 거칠어진 호흡을 고르기 시작했다.

“고생하셨어요, 오라버니.”

“크크, 령이더냐?”

그때, 옆에서 들려오는 깜찍한 목소리에 야율민이 괴상한 소리를 내며 입을 열었다.

“네, 오라버니.”

야율민의 물음에 싱긋 미소를 짓는 소녀.

그 소녀를 보며 야율민은 다시 괴상한 웃음소리를 내었다.

그러고는 소녀가 내민 수건을 받아 들었다.

“오라버니, 요새 수련 너무 열심히 하시는 것 아니에요?”

“크크, 그러냐?”

최근 들어 너무나도 열심히 수련하는 야율민의 모습에 소녀, 야율민의 친동생인 야율령이 안쓰러운 표정으로 묻자 야율민은 특유의 웃음소리를 내며 대답했다.

“소교주의 위에 욕심이 있으신 건가요?”

“크크, 내가 그런 자리에 연연할 것으로 보이느냐?”

그런 야율민의 대답에 조심스럽게 야율령이 묻자 야율민은 웃으며 반문했다.

그에 야율령은 빙긋 미소를 지었다.

“아니요, 오라버니는 그런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지요.”

“클클, 그렇다. 나는 그런 위대한 사람이다.”

“네, 맞아요.”

눈살이 찌푸려지고 팔에 소름이 돋는 야율민의 말과 말투에도 불구하고 야율령은 빙긋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에 야율민은 땀을 닦은 수건을 야율령에게 건네었다.

“오늘은 무엇을 하고 싶으냐?”

“저는 신경 쓰지 말고 수련 계속하셔도 돼요.”

야율민이 건넨 수건을 받아 들며 야율령이 대답하자 야율민이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그러고는 자신의 여동생을 바라보았다.

“오늘은 이 정도면 되었다. 내가 친히 너에게 시간을 투자하겠다는데 거절하는 것이냐?”

“어휴, 설마요.”

야율민의 물음에 웃으며 손사래 치는 야율령.

그녀가 웃으며 대답하자 야율민 또한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그러고는 자신의 팔을 내밀었다.

“잡아라.”

“네.”

자신에게 내밀어진 야율민의 팔을 익숙하게 잡은 야율령.

그녀가 웃으며 대답했다.

야율령이 자신의 팔을 잡자 야율민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클클, 어디를 가고 싶으냐? 이 위대하신 오라버니가 다 데려다주겠다.”

“계곡 소리가 듣고 싶어요.”

자신보다 키가 작은 야율령의 보폭에 맞추며 야율민이 묻자 야율령이 부드러운 미소로 대답했다.

그에 야율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가자, 이 오라버니가 데려다줄 테니.”

“고마워요, 오라버니.”

야율민의 대답에 야율령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야율민의 팔에 의지하여 걸음을 옮겼다.

그런 둘의 모습은 아주 보기 좋은 오누이였다.

야율민의 팔을 잡고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야율령.

야율창가의 가주인 창마의 딸이었으나, 집안의 수치로 여겨지는 그녀에게 있어서, 자신을 위해주는, 이상한 말투를 사용하며 다른 세계에서 사는 듯한 자신의 오라버니가 최고였다.

사춘기에 접어들고 주변 어른들과 무인들도 야율민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지만 야율령은 아니었다.

야율민은 모든 사람들에게는 있지만, 자신에게는 없는, 세상을 보여 주는 눈 目과 같았으니 말이다.

* * *

그 시각, 같은 오대마가의 일원인 사마세가의 대장원.

“됐다!!”

그곳의 연무장에서 가부좌를 틀고 내공을 수련하던 사마천이 두 눈을 뜨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양손을 위로 들어 올리며 소리를 질렀다.

“무슨 일이냐?”

그런 사마천의 행동에 오랜만에 사마세가에서 집무를 보고 있던 마뇌가 연무장으로 나서며 물었다.

“형님!”

그런 마뇌의 물음에 흥분한 어조로 마뇌를 부른 사마천.

마뇌는 그런 사마천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마세가 역사상 최고의 천재.

무엇을 해도 심드렁해하던 자신의 동생이 저렇게 흥분하는 것이 신기했다.

어린 시절, 처음으로 학문을 배울 때와 같은 녀석의 모습이 내심 반가웠던 마뇌가 살짝 미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냐고 묻지 않았느냐.”

웃음기 섞인 마뇌의 물음에 사마천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소주천을 이루었습니다.”

“호오?”

사마천의 말에 살짝 놀란 표정을 지은 마뇌.

그가 내공을 끌어 올려 안구에 집중했다.

그러자 보였다.

사마천의 몸속을 순환하고 있는 내공이 말이다.

그에 마뇌는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흥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마천을 바라보았다.

“축하한다.”

“하핫!”

마뇌의 축하에 그제야 완벽하게 소주천을 이루었다는 것을 알게 된 사마천이 큰 소리로 웃었다.

그리고 마뇌는 그런 사마천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형님!”

“그래! 원하는 것이 있느냐?”

호기로운 사마천의 부름에 힘 있게 대답한 마뇌.

그가 동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루어 주겠다고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그런 마뇌의 물음에 씨익 웃은 사마천이 입을 열었다.

“대공자님이랑 밥 먹고 오겠습니다!”

“……?”

“마시면 시원해지는 칼칼하면서도 얼큰한 탕과, 몸에 좋은 기름기가 가득하면서도 약재만큼이나 몸에 좋으며 맛있는 오리고기를요!”

“…….”

* * *

“사마천이 온다고?”

오대마가의 후예들과 수련을 하고 나서 한 달 후.

나는 이제는 익숙해진 이 생활에 적응하며 침대에 누워 있다가 사마천의 방문 소식을 알리기 위해 들어선 유화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녀석이 갑자기 나를 찾아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도착한 마뇌 어른의 서신에 따르면 사마공자가 소주천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씨익.

녀석 드디어 이루었구나.

뒤이어 들려오는 유화의 설명에 나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대숙수에게 알려.”

“뭐라고 알리면 되겠습니까?”

다짜고짜 대숙수에게 알리라는 나의 말.

그 말을 이해하기 위해 유화가 고개를 숙이며 물었다.

그에 나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입을 열었다.

“대숙수의 모든 실력을 발휘해서 최고의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라고.”

“…….”

“뭐 해?”

나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 유화.

그에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자 유화가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유화 저 녀석.

표정이 풍부해진 것은 좋은데, 어찌, 나를 무시하는 것만 같았다.

좋지 않아…….

“왜?”

그런 유화의 눈빛에 내가 신경질적으로 묻자 유화가 살짝 한숨을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

“저녁에 마님과 함께 식사를 하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그랬었나.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요새 기억이 가물가물하군.”

“공자님은 다섯입니다.”

“많이 먹었네.”

다섯이면 다 컸지, 암.

유화의 말에 장난스럽게 대답한 나는 조용히 턱을 쓰다듬었다.

그러고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일인분 더 준비하라고 해, 손님이 올 거라고.”

“설마…… 함께 식사를 할 생각이십니까?”

무림맹주의 외동딸인 어머니.

태생적으로 마인을 싫어하는 어머니와의 식사 자리에 사마천을 초대하려는 듯한 나의 말에 유화가 설마 하는 음성으로 물었다.

그에 나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응.”

“공자님, 마님께서는…….”

“뭐 어때?”

나의 대답에 유화가 나를 말리려 했지만 오히려 내가 그녀의 입을 막았다.

어깨를 으쓱거리며 내가 묻자 유화는 입을 다물었고 그에 나는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사마천은 내 친구야. 우리 집에 친구를 초대해서 어머니와 같이 밥 먹는 것뿐이니 괜한 생각 하지 말고 식당에 가서 전해. 사마천의 음식까지 준비하라고.”

“…….”

“어서.”

나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 유화.

나는 그런 유화를 바라보며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네.”

그제야 고개를 숙이며 예의 바르게 대답한 유화.

그녀가 나의 명을 이행하기 위해 나의 방을 나섰고, 다시 혼자 남게 된 나는 걸음을 옮겼다.

“허이쨔!”

그러고는 푹신한 침대에 몸을 던졌다.

어휴, 어머니 오시기 전까지 조금 더 쉬어야겠다.

* * *

“오셨어요, 어머니.”

어머니보다 식당에 먼저 도착하게 된 나와 사마천.

나는 식당에 들어서는 어머니를 발견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갖추었다.

“그래.”

나의 인사에 빙긋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 어머니가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나의 옆에 서 있는 사마천을 바라보았다.

“처음 뵙겠습니다, 사마세가의 사마천이라고 합니다.”

어머니의 시선을 의식한 사마천이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자신을 소개했다.

그런 사마천의 인사에 살짝 미소를 지은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반가워요, 사마 공자.”

오호.

생각보다 호의적이다.

사마천의 인사를 어머니가 호의적으로 받자 사마천 또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대부인은 정말 아름다우십니다, 대공자님이 대부인을 많이 닮았군요.”

“호호, 그런가요? 사실, 내가 봐도 극신이는 나를 더 닮은 것 같답니다.”

사마천의 사탕발림에 웃으며 어머니가 대답했다.

“네, 제가 오늘 대부인을 뵙고 나니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대공자님은 대부인을 닮았습니다.”

“호호, 사마 공자가 말을 참 잘하네.”

“감사합니다.”

이 자식 뭐지?

나는 어머니와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사마천을 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대부인, 일단 앉으시지요. 죄송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분을 오랫동안 서 있게 하다니…….”

“호호, 사마 공자, 그 정도는 아니에요. 헌데…… 무릎이 조금 아프군요.”

“네, 어서 앉으시지요. 대공자님 안 앉으십니까?”

여기는 분명 나의 거처에 위치한 식당이다.

내가 이곳의 주인인데 자연스럽게 자신이 주인인 척 어머니에게 자리를 권하고 또, 나를 향해 자리를 권하는 사마천의 모습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하여간 난놈이다.

특유의 능글맞음과 화술로 어머니에게 단숨에 좋은 인상을 심고, 이 자리를 주도하려고 하니 말이다.

그에 나는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어머니는 아직 마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하지만 사마천 이 녀석은 마인이면서도 마인 같지 않은 놈이다.

녀석을 보면 꼭 정파의 제갈세가가 떠올랐으니 말이다.

아무튼, 녀석이라면 어머니가 마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안 좋은 선입견을 지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기에 나는 녀석의 장단에 어울려 주기로 했다.

녀석, 조금 더 노력해라.

사마천.

능글맞은 놈은 상당히 쓸 만한 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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