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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빼고 먼치킨-270화 (270/300)

270화_유신의 교육(1)

가이아를 만난 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내가 알기로는 이 앞에 앉아 있는 모든 전설이 가이아를 만난 거로 알고 있었다.

그때, 벨라가 재빨리 손을 들었다.

“네. 벨라님.”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가이아께 무슨 능력을 받았습니까?”

새로운 능력을 함부로 밝히는 건 자신의 약점을 보여 주는 것과 같았다.

그렇지만, 내가 받은 능력이라면, 충분히 밝혀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례가 맞지만, 말 못할 것도 없죠. 제가 받은 능력은…”

이럴 목적은 아니었지만, 전설들이 숨도 쉬지 않고, 내 입을 바라보자 약간 재미가 들렸다.

그래서 조금 더 기다린 후 입을 열었다.

“…마족을 찾을 수 있게 냄새를 맡는 것입니다.”

“거짓말하지 마라!”

“차라리 알려줄 수 없다고 말해라.”

사람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건가?

진실을 말했지만, 이들은 믿지 않을 뿐이었다.

“제 말에 한 치의 거짓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 공격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

“이거요?”

칠성검을 들어서 새로운 오러 블레이드를 뽑았다.

전설들이 내 오러 블레이드를 분석하기 위해 능력까지 사용하며, 눈을 돌리는 게 보였다.

그들의 기대감을 없애기 위해, 다시 오러 블레이드를 집어넣었다.

그러자, 여기저기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 기술의 이름은 블루 스카이 오비탈 블라스트 블레이드입니다.”

“……”

갑자기 전설들이 조용해졌다.

왜인지 예전 선배들이 스카이 블루 블레이드 샷에 대해서 처음 듣고 나왔던 반응과 비슷하면서 달랐다.

그렇게 침묵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노사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자네는 농담도 잘하는군.”

예전이라면, 농담이 아니라고 말했을 것이다.

이제 나도 발전했고, 분위기를 파악할 줄 알았다.

단지, 노사의 농담이라는 표현을 빌려서 진담을 조금 더 섞었다.

“역시 노사님은 절 이해해 주시는군요. 방금 기술명이 길기도 하죠? 줄여서 오비탈 블레이드라고 해주시면 됩니다.”

“그런 농담은 이제 그만해라.”

리암이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불이라는 원소력을 다루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무언가를 참는 인내심이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해야 제 말을 믿어 주실 수 있나요?”

“우리가 보는 앞에서 능력 검사를 해봐라.”

예상하기는 했지만, 진짜로 이렇게 도를 넘어설 줄은 몰랐다.

그렇다고 나도 그냥 당해줄 생각은 없었다.

“좋습니다. 대신에 저도 조건이 있습니다.”

“조건?”

“네. 제가 그저 여러분들의 호기심을 채워줄 목적으로 제 패를 다 보여줄 수는 없으니까요.”

내 말을 인정하는지 리암은 화를 내기보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가 원하는 게 무엇이냐?”

“지금처럼 마신석을 교황청으로 보내주세요.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그걸 지금 조건이라고!”

“교황청에서 마신석을 독점하려는 것이냐!”

대부분의 전설이 화를 내며, 들고 일어섰다.

예전이야, 마신석 정화는 교황청만 가능했기에 그 요구 조건을 들어줬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하급 마족을 상대할 수 있다면, 최고의 훈련 대상이 생기는 거였다.

물론, 그걸 알면서도 교황청은 오늘 같은 쇼를 한 이유가 있었다.

그때, 화를 내는 전설들 사이에서 로저 시거가 손을 들었다.

“네. 용병왕님. 말씀해주세요.”

“좋다. 그 조건을 받아들이지.”

“로저!!”

리암의 불같은 외침에는 로저 시거는 그저 어깨를 으쓱였다.

“용병왕님의 훌륭한 선택에 감사드립니다.”

“대신에 우리 쪽 인원 중 몇 명을 이곳으로 파견해서 안전하게 하급 마족을 상대할 수 있도록 해주게.”

원래 전설들이 반발하면, 방금 로저 시거가 말한 안건을 슬쩍 내밀면서 그들을 설득하려고 했지만, 반대로 로저 시거가 먼저 제안했다.

“의식주 제공까지 가능합니다.”

“좋다.”

“대신에 3명. 그 이상은 안 됩니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네. 잠시만요.”

루카스가 이미 준비해둔 계약서를 꺼내서는 포스의 힘으로 로저 시거에게 날렸다.

로저 시거는 계약서를 잡더니, 진중하게 읽어보기 시작했다.

“철저하게 준비했군.”

“신뢰의 증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좋다.”

로저 시거는 포스를 이용해 사인하고는 계약서를 내게 날렸다.

날아오는 계약서의 기운이 꽤 거칠었지만, 어렵지 않게 받아내자, 로저 시거의 눈이 살짝 빛났다.

나는 다른 계약서를 꺼내, 머리 위로 들며 흔들었다.

“다른 계약자는 또 없으십니까?”

그때 조용히 있던 아스본 레스넌이 손을 들었다.

“네. 협회장님.”

“계약서에는 바로 사인하겠다. 그런데, 오비탈? 그 기술은 어떻게 사용한 거지?”

“궁금하세요?”

“궁금하지 않다면, 거짓말이지.”

포스를 움직여서 계약서를 모든 전설에게 보낸 후, 미소를 지었다.

“궁금하시면, 사인이 먼저입니다.”

“크하하하핫. 역시 유신이야. 크하하하핫!”

호탕하게 웃는 크리스만이 계약서에 사인했다.

“자! 참고로 다른 분들은 능력을 확인한 후 계약이 여러분에게 안 좋게,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친절하게 경고까지 했지만, 더는 사인하는 사람이 없었다.

노사와 이자벨은 그냥 할 줄 알았는데, 그들은 계약서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럼 제 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준비가 될 때까지 질문을 더 받아 볼까요?”

“아니. 준비는 필요 없다.”

지금까지 조용히 있던 에반 히스터가 품에서 수정구를 꺼냈다.

“이건 이번에 우리가 개발한 잠재능력까지 확인할 수 있는 능력 확인 수정구다. 모두 다 이걸로 확인 하는 것에 불만 없지?”

“에반이 만들었다면, 상관없다.”

내가 한 시간 동안 이들에 대해서 준비했듯이, 이들도 만만치 않게 준비했다.

가만 보면, 로저와 크리스가 이들의 변수였지, 자기들끼리 말을 끝내 놓은 것 같았다.

“절 완전히 탈탈 털어가시네요.”

“그래서 싫다고?”

“아뇨. 좋습니다. 대신에 에반님은 가시기 전에 사인을 하나 더 부탁합니다. 물론 로저님도요.”

“사인?”

“네. 제 취미입니다. 그냥 연예인이 팬에게 해주듯이 하면 됩니다.”

“좋다. 해주지.”

방긋 웃으며 에반에게 수정구를 받았다.

이미 결과는 알고 있었다.

이렇게 모이기 전에 몇 년 만에 교황청에 있는 수정구를 통해서 내 능력을 확인했었다.

하루 사이에 결과가 달라질 일은 없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모두가 잘 보이는 앞에서 수정구를 잡았다.

수정구가 요동을 치더니, 이내 밝은 빛을 뿜어냈고, 하늘 위로 글자를 띄웠다.

[노오력가]

[포스]

[☆마족탐별]

글자는 곧 사라지고 다른 글자가 떴다.

[잠재력 - ]

그렇게 모든 글자가 사라졌다.

“저기 에반 히스터님. 잠재력은 왜 비어 있나요? 그리고 별 표시는 또 뭐고요?”

에반 히스터는 질문에 답하지 못하고, 그저 입을 벌리고 있었다.

그러더니, 이내 일어나 그 비싼 능력 확인 수정구를 집어 던져서 깨버리고는 새로운 수정구를 꺼냈다.

“이건 고장이 난 것 같아. 어디든 불량품은 존재하지. 자 여기 다시 해봐라.”

“에반 히스터님이 만든 게 불량이요?”

“나도 사람이다. 충분히 실수하는 거지. 빨리.”

“네. 알겠습니다.”

이쯤 되니 나도 궁금해서 다시 수정구를 만졌고, 같은 글이 뜨고 사라졌다.

“불량품이 많군. 다시.”

그렇게 열 번이나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다시…”

“이제 그만하시죠. 아시잖아요. 에반님의 수정구는 멀쩡하다는걸. 대신에 잠재력이 비어있다는 건 뭘 뜻하는지 말해주세요.”

반쯤 얼이 빠져있던 에반 히스터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우선 앞에 세 개는 자네의 능력이네. 그리고, 별이 보이는 건 가이아에게 받은 능력이라는 거지. 즉, 자네는 냄새로 마족을 찾는 방법만 가이아께 받았지. 그리고 잠재력은…….”

“잠재력은요?”

“내가 자네의 잠재력 때문에 몇 번이라도 계속했던 거네. 자네는 잠재력이 없어. 사람은 단 하나라도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없어. 어떻게…아무것도 없으면서 그런 기술을……”

“쉽게 설명해주시면 안 될까요?”

“더이상 개화할 능력이 없다는 거네. 마족을 일격에 쪼갠 기술이 능력이 아니라니…”

설명이 끝나자, 전설들의 표정이 미묘했다.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저는 열심히 노력하고, 수련해서 이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도 저처럼 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죠.”

그때, 몇몇이 사인하려고 했지만, 나는 포스로 그 계약서를 끌어왔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이제부터 다른 계약일 겁니다.”

***

쟁쟁한 인원들이 교황청에 들어왔다.

대부분이 검색창에 이름만 검색하면 나오는 그런 인물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양손과 양팔 그리고 가슴에 무게를 조정하는 마도구를 착용하고 있었다.

“건강한 정신에 올곧은 육체가 만들어집니다.”

“저기 유신님. 올곧은 정신에 건강한 육체 아닙니까?”

“에이~ 루카스 아저씨 그런 사소한 것은 그냥 넘어가세요. 어어? 거기 자세 확실하게 잡으세요.”

교황청의 찬란한 검인 하유신의 지적에 방금 지적을 받은 사람이 얼굴로 욕하면서도 다시 자세를 잡았다.

지금까지 하유신을 봐오면서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모습은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크리스님께서 힘들어 보이시는데, 잠시만 내려오시면 안 될까요?”

내 말에 유신이 자신을 태우고 있는 크리스를 바라봤다.

“모두 후계자나 유능한 후기지수가 올 때, 직접 훈련을 받아봐야 한다고 말씀하신 크리스님. 힘드세요?”

크리스는 다른 지망생들보다 더한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아니. 괜찮다.”

“루카스 아저씨. 괜찮다네요. 그리고 크리스님은 고작 마도구로 500킬로 무게만 넣은 거라서 그렇게 힘들지 않을 거예요.”

물론, 크리스의 상시 발동되는 육체 강화 능력이라면 버틸 수는 있을 거였다.

그런데, 유신은 그런 크리스에게 능력 억제 도구를 채워놓고, 자신도 500킬로나 되는 마도구를 착용한 채, 크리스 위에 타고 있었다.

“보통은 죽습니다. 크리스님이라서 이 정도라도 버틴 거죠.”

“괜찮아요. 괜찮아. 크리스님은 전설이잖아요.”

다시 흘끔 본 크리스는 전설이란 타이틀 때문에 억지로 버티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여기는 무슨 일이세요?”

“말씀하신 식사를 가져왔습니다.”

“벌써 점심시간이군요.”

유신이 드디어 크리스 밑으로 내려왔다.

그리고는 주위를 둘러보며 외쳤다.

“훈련도 먹고 해야 합니다. 식당까지 가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교황청에서 특별히 식사를 여기까지 가져왔습니다.”

식판에 담긴 음식들이 훈련하는 사람들 앞으로 배달됐고, 그제야 그들은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렇지만, 그들은 질린 표정으로 유신을 바라봤다.

저기 앉아서 숨을 헐떡이는 제이미 레스넌은 하유신을 좋아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눈에서 독기 가득한 눈빛으로 하유신을 쏘아보고 있었다.

“저 그렇게 빡빡한 사람 아닙니다. 빨리 식사하시고 조금이라도 쉬라고 이렇게 준비한 겁니다. 점심시간 및 휴식 시간은 한 시간입니다.”

그렇게까지 말한 유신은 식사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그때 용병왕의 자제인 콜린 시거가 외치듯이 말했다.

“이거 풀어줘야지.”

“응? 제가 교육 전에 말했잖아요. 한동안 그것과 여러분은 한 몸입니다.”

“나는 마법사라고!”

“소피. 그래서 사람마다 다르게 무게를 조정했잖아. 그리고 충분히 버틸 수 있는 무게야. 자. 더는 이것과 관련된 불평은 듣지 않겠습니다. 그럼 맛있게 드세요.”

유신에게 훈련받기로 한지 이제 하루도 지나지 않았다.

정확히는 반나절이 지났고, 대부분의 사람이 유신을 죽일 듯 노려봤다.

그중에 물론 호주의 전설 크리스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때, 콜린 시거가 앞에 놓여 있는 식판을 걷어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이딴 수련 인정 못해. 빨리 이거 풀어!”

그 모습을 식사하던 유신이 매서운 눈빛으로 엉망인 된 식판과 음식 그리고 콜린 시거를 노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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