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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빼고 먼치킨-186화 (186/300)

186화_캐나다의 이상 현상(1)

6시간 만에 1기동대를 회생 불가능할 정도로 무너뜨리고 유신이 돌아왔다.

그렇게 돌아온 유신을 반겨주는 사람은 다크 프리스트의 수장이었다.

“빨리 오셨군요.”

“배고프실까 봐. 일찍 왔습니다.”

“마침 점심시간이기도 해서 저도 잠시 쉬려고 나왔습니다. 이제 늙어서 예전처럼 끼니를 거르면 힘을 쓰기 힘들더라고요.”

웃으며 이야기하는 노인의 손을 무심코 보게 되었다.

그의 옷은 평소와 다를 바 없이 깨끗했다.

하지만, 그의 양손은 시뻘건 피가 지금도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저 피는 분명 본인의 피가 아닐 것이다.

“그렇군요. 그럼 씻고 같이 식사를 할까요?”

“이런 그런 영광을 제게 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건 나중으로 미뤄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한참 중요할 때라서요.”

다크 프리스트 중 한 명이 깨끗한 물을 받아와서는 노인 앞에 놔뒀다.

노인은 그 물에 손을 깨끗하게 닦았다.

“그런데, 양현도는 살아 있는 겁니까?”

“물론입니다. 제 고문술은 인간계를 통틀어서 가장 정교하니까요. 제가 마음만 먹으면 심장이 없는 채 일주일까지 살려서 고문할 수도 있습니다.”

섬뜩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자, 약간의 거리를 둬야겠다고 생각할 때였다.

손을 다 닦은 노인이 수건으로 물기를 닦은 후, 손가락 두 마디 만한 빵과 한 모금의 물만 마시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저는 이만 다시 일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다시 강철문 안으로 들어간 노인이 다시 나왔을 때는 처음 강철문을 들어가고 정확히 24시간이 지났을 때였다.

그리고, 4기동대는 시간에 맞춰 양현도를 인계받기 위해 돌아왔다.

끼이이익

고문을 했다는 노인의 모습은 평소처럼 깔끔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노인의 뒤로 멀쩡한 모습의 양현도가 걸어 나왔다.

양현도는 들어갔을 때와 다르게 더욱 멀쩡한 몸이었고, 단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홀홀홀. 아주 말을 잘 들을 겁니다. 물어보는 건 모든 지 말할 거고요.”

노인의 호언장담에 4기동 팀장은 미심쩍은 표정을 짓더니, 양현도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름?”

“양현도.”

“나이?”

“마흔 하나.”

“이곳에 왜 잡혀 왔지?”

“가이아께서 주신 시간을 허비하고, 나쁜 짓을 많이 해서 오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멘트가 조금 이상하기는 했지만, 지금까지는 누구나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4기동 팀장은 아직도 의심을 지우지 않고는 카메라를 꺼내 녹화하며 예민한 질문을 던졌다.

“양현도. 당신이 한 범행은?”

“마약 제조 및 밀매를 주로 하였으며, 로비로 성상납도 진행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기업과 기업 간의 충돌을 로비로 풀기도 했습니다. 또한, 신흥 길드가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조용히 지워버리기도 했…….”

끝없이 쏟아지는 양현도의 발언에 4기동 팀장은 더는 듣지 않고 손을 휘저었다.

“그만! 나머지는 취조실에서 듣도록 하지.”

“네.”

“이 모든 것들을 여기 나간 후에도 다시 말해줄 수 있나?”

“물론입니다. 제발 그렇게 해주십시오. 가이아께 실망을 준 저 같은 건 벌을 받아도 쌉니다.”

숫제 무릎만 꿇지 않았지, 양현도의 모습은 처절해 보이기까지 했다.

카메라를 끈 4기동 팀장이 자신과 노인에게 고개 숙여 감사를 표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특히, 교황청에서 오신 분께서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혹시나 차후에라도 이런 일이 생기면 부탁드려도 될까요?”

4기동 팀장은 노인을 바라보며 말했고, 분명 고문에 미친 이 변태 노인이라면 충분히 예스를 하고 남았다.

그런데, 들려온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내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으로 보이나?”

“네? 아.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무례한 부탁을 했습니다.”

갑자기 냉정한 표정을 지은 노인의 말에 4기동 팀장이 당황해서는 서둘러 사과했지만, 노인의 표정은 풀리지 않았다.

“하유신님. 앞이라서 내가 자네에게 짧은 가르침을 주겠네. 가이아께서는 모두를 평등하게 본다네. 하지만 말이야. 몇몇의 인간은 특별히 더욱 사랑하시지. 나와 대화하고 싶다면, 최소한 그 자리에 오르게.”

“네? 그게 무슨 말인지…”

4기동 팀장의 말은 더 이어지지 않았다.

주위에 있던 다크 프리스트의 칼날이 그의 목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실’

콰창

그레이트 실드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고, 그 틈에 빠르게 이동해 4기동 팀장 앞을 가로막았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홀홀홀. 버릇없는 아해에게 가르침을 주는 것뿐이었습니다.”

“가르침이요? 살기를 피우고, 급소를 향해 검을 휘두르는 게 가르침입니까?”

“저와 말을 섞으려고 했던 잘못이죠.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하유신님이 이자가 다치는 걸 바라지 않는 것 같고요. 홀홀홀.”

노인이 손을 흔들자 다크 프리스트들이 뒤로 물러났다.

솔직히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해할 생각도 없지만, 이해할 수도 없는 행동과 말이 머릿속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아해야. 하유신님이 살려준 목숨을 잘 보존하거라. 그리고 어른이 말을 하는데, 토를 달지 말고.”

노인은 4기동 팀장에게 경고하듯 말을 내뱉고는 몸을 돌려 날 바라봤다.

“풍성한 만찬이 절 기다려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렇게 노인은 자리를 떠났다.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군.”

***

1기동대의 모든 이들이 능력 억제 쇠사슬에 묶여서는 어두운 공간에 갇혀 있었다.

그들은 고통 때문인지, 아니면, 말할 힘도 없는지 축축 처져 있었다.

그때였다.

끼이이익

환한 빛과 함께 1기동대가 갇혀 있는 곳의 문이 열렸다.

“홀홀홀. 저기 저자가 사제복을 입고 있군. 저자부터 시작하도록 하지.”

노인의 말에 중세 시대의 처형인들처럼 이상한 복면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 사제복을 입은 자를 데리고 나갔다.

끼이익 쿵

다시, 문이 닫혔다.

그리고, 옆 방의 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신가? 나는 교황청의 다크 프리스트 중 한 명이네. 오늘 이렇게 날 만난 것은 단지 내 취미가 고문이라서 그렇다네. 아 그리고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이따가 하게. 일단 비명 듣는 걸 정말 좋아하거든.”

“…크아아아아악!!”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동료의 비명이 들려오자 12명의 인원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노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이런 비명이 잦아들었군. 어디 보자. 이 상처에 이걸 뿌리면 정말 아프다네. 그리고 내게 비명의 한계치가 있다네. 하루의 원하는 만큼 비명을 들으면 끝나는 거지. 물론 부족하면 안에 있는 자네 동료들을 고문할 거야. 자. 동료들을 위해 마음껏 비명을 지르게.”

그 이후, 고문 도구를 사용하는 소리는 들렸지만, 비명은 들려오지 않았다.

남아있던 열한 명의 인원은 속으로 사제복을 입은 동료를 욕하며, 제발 자신의 차례가 오지 않기를 빌었다.

***

라이징 길드의 부정부패.

그와 연계된 정*재계인물들.

한동안 한국은 암을 도려내기 위해서 몸살을 앓았다.

그동안 유신의 가족은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교황청으로 잠시 몸을 피해 있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여기가 우리 집이라고?”

희선이 재건된 자신의 집을 바라봤다.

그 전 집도 3층으로 이루어져서 이미 컸는데, 지금 집은 5층으로 만들어졌고, 더욱 넓고 높았다.

“전에 그 사건으로 주위에 있던 다른 집들이 싸게 나와서 교황청에서 모두 구매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다시 건물을 올릴 수 있게 됐죠. 그리고 이 모든 비용은 교황청에서 사과의 의미로 선물했습니다.”

최실장의 보고에 희선은 부담감을 느꼈다.

“그래도 이건 너무…”

“사모님.”

“네. 최실장님.”

“하유신 도련님은 교황청에서 중요 인물입니다. 그리고, 교황청은 부자입니다. 그것도 세계적으로 포션을 독과점하는 부자요.”

희선은 최실장님 뭘 염두해두고 하는 말인지는 알았지만, 그렇다고 마음의 부담감이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근데, 이 강철 인형들은 뭔가요? 곳곳에 있네요.”

“아. 교황청에서 장식품이라고 선물해줬습니다.”

“음…센스가 조금 부족하기는 하네요.”

순간적으로 강철 인형들이 부르르 떠는 것 같았지만, 희선은 눈치채지 못했다.

“그런데, 유신이는 어디로 갔나요?”

“아…도련님께서 급한 임무 때문에 곧바로 출발했다고, 제게 안부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늦겠죠?”

“네. 해외 파견이라서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최실장님 부탁 좀 할게요. 아들이 왔을 때 맛있는 밥을 차리도록 같이 장 보러 가요.”

“알겠습니다.”

***

캐나다에 위치한 국립 공원 페이토 호수.

예전에는 트래킹과 관광명소로 유명한 이곳은 이제 몬스터들의 땅이 되었다.

겉보기에는 한적함을 자랑하는 이곳에 갑자기 소음이 들려왔다.

챙그랑

페이토 호수 위로 게이트가 열리는 소리와 함께 유신이 홀로 튀어나왔다.

유신은 완벽한 착지를 준비했지만, 밑에는 호수였다.

그래서 착지 대신에 엉터리 다이빙을 할 수밖에 없었다.

풍덩

“어푸푸푸~”

순간적으로 입을 통해 들어오는 물 때문에 허둥지둥거리고 있을 때였다.

페이토 호수에 살면서 마기로 인해 변질된 물고기들이 자신을 먹이로 알고 달려들었다.

다가오는 물고기를 향해 손으로 검기를 만들어서 날렸다.

촤아아악

순식간에 호수는 물고기들의 붉은 피로 물들어졌다.

그때, 거대한 그림자가 호수 밑바닥에 생겨나더니, 순식간에 날 삼켜버렸다.

물고기에 삼켜지는 경험에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였다.

호숫물과 함께 난 물고기의 식도로 내려갔다.

이대로 뱃속으로 그냥 들어갈 수 없기에 식도로 내려가기 전, 양손으로 포스를 뿜어내서 더는 밑으로 내려가지 않게 몸을 고정시켰다.

“살다살다 물고기에 먹히다니.”

어이없는 상황이 당황스러웠다.

그렇다고 이대로 계속 있을 수는 없기에, 몸 주위로 호신강기를 두른 후에, 그 위로 포스를 둘렀다.

호신강기 위에 덮어 씐 포스를 복어의 가시를 떠올리며 생성했다.

푸욱

대형 변이 물고기의 입과 식도 사이에 포스 가시가 박혔다.

하지만, 이 상태에서도 물고기는 아픔을 느끼는 것 같지 않았다.

포스 가시를 더욱 길게 만든 다음에 몸을 좌에서 우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물고기의 입은 엉망이 되었다.

뻐끔뻐끔

고통에 겨운 물고기가 입을 벌렸고, 그 사이로 호숫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최대한 버텨서 물고기의 입에서 나가려고 했지만, 순간적으로 들이치는 호숫물로 인해 방금 했던 발악이 무용지물이 되어서 식도로 쓸려 내려갔다.

그렇게 쓸려 내려가는 상황에서도 포스 가시는 어떻게 유지했다.

찌이이익

포스 가시로 인해서 물고기의 식도를 엉망으로 만들었지만, 거대 물고기의 식도는 예상보다 커서 계속 밑으로 떨어졌다.

첨벙

식도가 끝나자, 위에 도착했다.

다행히 호숫물로 인해 위액이 희석되었고, 호신강기를 유지하고 있어서 큰 피해도 입지 않았다.

“어우~ 이게 무슨 냄새야?”

물고기가 삼킨 것들이 위액에서 녹는 냄새는 정말 지독했다.

그때였다.

어두운 물고기 뱃속에서 가냘픈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거기 누구 있어요? 제발 도와주세요.”

“응? 누구 있으세요?”

말과 동시에 아공간에서 후레쉬를 꺼내 물고기 뱃속을 비추기 시작했다.

그렇게 주위를 둘러보니 대부분 사람만 한 죽은 물고기였다.

거기다가 자신이 잡아먹히기 전에 이미 들어와 있던 물고기들의 사체가 반쯤 녹아서 둥둥 떠 있기까지 했다.

하지만, 어디에도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저 여기 있어요.”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고개가 돌아갔다.

그곳에는 어떤 여성이 작은 나무 위에서 겨우 균형을 잡고 있었다.

그나마 쓸만해 보이는 널찍한 나무를 구해 위에 타서는 포스를 뿜어서 여성에게 향했다.

“괜찮으세요? 일단 여기 위로 올라오세요.”

고민하던 여성은 널찍한 나무 위로 올라섰다.

다행히 나무는 가라앉지 않았고, 그제야 그녀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기시감을 느끼고 있을 때 여성이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감사합니다. 저는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헌터 릴라라고 합니다.”

릴라의 소개에 몇 달 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칼 제라니로 신분을 감췄을 때, 배틀 필드에서 만났던 캐나다의 루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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