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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빼고 먼치킨-94화 (94/300)

94화_공항 테러(3)

“유신은 180정도 되는 키에 실전 근육 때문에 날렵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지. 아! 얼굴은 누가 봐도 참 순하게 생겼다고 말할 정도란다.”

노사는 자신이 아끼는 막내 제자 리우가 유신을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인상착의를 설명했었다.

하지만 리우는 스승이 말했던 인상착의와 저기 앞에 서 있는 자신이 하유신이라고 말하는 사내의 인상착의가 너무나 달랐다.

‘아니 스승님 훅하고 불면 쓰러질 것처럼 뼈밖에 없고, 무슨 병이 있는지 배만 유독 튀어나온 저 사람이 하유신이라고요?’

리우가 혼란에 빠져 있는 동안, 고르하가 총을 유신에게 겨눴다.

“넌 어떻게 움직이는 거지?”

고르하의 말에 유신은 자신의 몸을 훑어봤다.

한 달간 잠만 자서 강제적인 금식으로 인해 몸은 깡말라 버렸고, 움직이지 않아서 근육은 많이 사라져있었다.

“겨우 움직이고 있지.”

지금 유신은 근육으로 몸을 움직이는 게 아니었다.

유신이 움직일 수 있는 이유는 뛰어난 포스 컨트롤 때문이었다.

몸에 근육은 많이 퇴화했지만, 포스로 거의 남아있지도 않는 근육을 강화해서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이다.

프슉~

더는 유신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호기심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생각한 고르하가 총을 쐈다.

팅~

고르하는 자신이 예상한 소리가 아닌 다른 소리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떻게 살아 있지?”

유신은 강문에 비해 너무나 미약한 고르하의 공격에 전혀 위협을 받지 않았다.

그래서 앞에 있는 고르하가 자신을 놀리는 것 같아 화를 냈다.

“아놔! 사니까 사는 거지. 그리고 외모 가지고 놀리는 거 아니야. 특히 너는!”

외형적으로 콤플렉스가 있는 고르하가 유신의 말에 얼굴을 붉혔다.

“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

“남이사~ 먼저 시비 건 것은 너야!”

“이익!!”

더는 화를 참지 못한 고르하가 핑거 스냅을 하며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유신을 공격하라 명했다.

최면에 빠진 사람들은 고르하의 명령에 유신에게 달려들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을 보며 유신이 가슴을 부풀려서 크게 호흡을 들이마신 후 사자후를 내뱉었다.

“크아아아앙!!!”

유신의 포스가 담긴 사자후는 입국장에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그로 인해 최면에 걸린 사람들은 우수수 쓰러지게 했다.

사자후가 끝나고 입국장에는 유신과 부상 당한 리우 그리고 고르하만이 서 있을 수 있었다.

“헥헥~ 거참 사람 힘들게 하네.”

“큭… 어떻게 사람들의 최면을 풀었지?”

“최면? 아! 그래서 사람들 눈깔이 썩은 동태눈이었구나.”

고르하는 끝까지 자신의 질문을 무시하는 유신에게 모멸감을 느끼고는 살의를 끌어올렸다.

“이놈 가만두지 않겠다!”

프슉 프슉 프슉

고르하는 유신을 향해 끊임없이 총을 쏘지만, 유신의 한마디에 모든 공격이 무산되었다.

그실

반투명한 방어막은 고르하가 계속 탄창을 갈아끼며 쏴도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

이대로는 저 말라깽이한테 자신이 당할 것 같아, 고르하는 주위를 둘러보다 리우를 발견했다.

그리고는 아직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리우에게 총을 겨눴다.

탁!

언제 다가왔는지 유신이 총을 들고 있는 고르하의 손목을 잡고 있었다.

“거기까지 하지?”

“이익!!… 컥!”

이를 갈며 반항하려던 고르하는 유신이 자신의 몸속에 주입한 포스에 온몸이 경직되고 피를 토했다.

그렇게 고르하가 제압이 되자, 리우가 다가와 손가락에 내공을 집중해 고르하의 몸에 점혈하려고 했다.

탁!

하지만, 유신이 남는 손으로 리우의 손목을 낚아챘다.

“너 뭐하냐?”

“네?”

“아무리 널 죽이려고 했다지만, 이런 식의 복수는 아니지.”

“아…”

리우는 유신이 자신의 행동을 오해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생각해보면 자신은 유신을 잘 모르고, 유신은 자신을 아예 몰랐다.

“저는 리우라고 합니다.”

“응. 나는 하유신.”

“알고 있습니다. 스승님께 들었습니다.”

“스승님?”

“네. 제 스승님이 노사입니다.”

그 말에 유신이 고개를 끄떡였지만, 손목을 놔주지는 않았다.

“이제 풀어주시면 안 될까요?”

“…노사의 제자라는 증거는?”

노사의 제자라는 말은 언제나 프리패스였다.

그런데, 앞에 있는 유신은 아직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었다.

리우는 한숨을 내쉬며 아직 자유로운 한 손을 품 안에 넣어서 접혀 있는 피켓을 꺼내 펼쳤다.

[13기동 타격대 하유신]

조잡하고, 글씨도 바르지 못했지만, 공항에서나 볼법한 피켓이었다.

“스승님께서 다른 업무로 인해 제가 대신 마중을 나왔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미처 연락받지 못했습니다.”

“아닙니다.”

유신이 급하게 리우를 풀어줬다.

리우는 방긋 미소를 지으며 유신에게 잡혀 있던 손목을 바라봤다.

손목에는 붉게 물든 손도장이 뚜렷하게 새겨져 있었다.

‘저 마른 몸에서 어떻게 이런 힘이 나오는 거지?’

호기심은 나중에 해결하기로 한 리우는 손가락에 다시 내공을 모았다.

“이 자가 테러범이기는 하지만, 해하려는 건 아닙니다. 점혈이라는 건데, 혈도를 가격하여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기술입니다.”

“…알겠습니다.”

말로만 들었던 점혈을 두 눈으로 보게 된 유신은 신기한 듯 리우가 하는 행동을 바라봤다.

몸 이곳저곳을 가격할 때마다, 손가락에 있는 내공의 일부가 몸에 남았다.

더 이상 고르하는 몸을 움직일 수 없었고, 불안한지 눈을 데굴데굴 굴렸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이 정도면 대략 3시간은 움직일 수 없을 겁니다.”

“신기하네요. 저도 배울 수 있을까요?”

“스승님의 비전 기술 중 하나여서 제가 마음대로 알려드릴 수가 없네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왠 테러에요?”

“저도 그게 궁금합니다.”

“뭐 그건 차후에 알아보고 일단은 저놈들부터 처리해야겠네요.”

리우는 유신이 가리킨 검색대를 바라봤다.

테러범들이 능력을 일으키며 부채꼴 모양으로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순간 긴장한 리우가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 물러날 때 유신이 귀찮음이 묻어나오는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서 싸우면 사람들이 다치겠죠?”

“네. 이들은 최면에 걸렸을 뿐이지 아무런 잘못은 없습니다.”

“어쩔 수 없네. 한 달 만에 일어나서 무리부터 해야 하다니.”

“네?”

“혹시 점혈로 피도 멈추게 할 수 있나요?”

뜬금없는 유신의 질문에 리우가 멈칫했지만, 곧 고개를 끄떡였다.

“네. 가능하지만, 만능은 아닙니다. 깊은 상처는 어쩔 수 없고, 피를 멈추게 하는 것도 길어야 한 시간 정도입니다.”

“그 정도면 충분하겠죠? 아니 충분해야 할 텐데…”

“네?”

유신은 리우의 말에 더는 대답하지 않고 가까이 다가온 테러범만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점프해서 공중으로 몸을 띄웠다.

테러범들은 목표물 중 하나가 몸을 띄우자, 원소력과 마나, 내공 그리고 총알을 유신에게 쏟아부었다.

수십 발의 총알과 원거리 공격들이 다가오자 유신은 포스를 몸 밖으로 내뿜었다.

유신은 총알을 하나하나 일일이 캐치한 다음 모두 공중으로 빗나가게 했고, 나머지는 그실로 때웠다.

그렇게 테러범들 사이에 착지한 유신은 손날을 날카롭게 만들어서 테러범들을 베어내기 시작했다.

“으악~”

“컥!”

입국장에는 테러범들의 비명만이 난무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테러범들은 자신들이 흘린 피로 인해 피투성이가 되어서 바닥에 쓰러졌다.

포스를 거둔 유신은 리우를 바라봤다.

“점혈로 지혈 부탁드립니다.”

리우는 순식간에 테러범들을 처치한 유신의 모습을 넋 놓고 보고 있다가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네. 알겠습니다.”

유신의 부탁에 리우는 재빠르게 움직여서 테러범들의 상처를 지혈했다.

그동안 유신은 고르하를 포함해 지혈된 테러범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리우씨 혹시 점혈을 풀 수도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냥 편하게 리우라고 불러주십시오.”“그건 차차 편해지면 그렇게 할게요. 그럼 몸은 지금처럼 굳고 입만 열게도 가능한가요?”

“아혈만 풀면 됩니다.”

“그럼 이놈부터 부탁할게요.”

그렇게 말하며 유신이 가리킨 사람은 고르하였다.

리우는 고르하에게 다가가 아혈만 풀어줬다.

“흥! 내가 너희의 질문에 대답할 것 같으냐?”

고르하가 무섭게 쏘아보며 유신에게 말했지만, 유신은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고, 고르하를 지근지근 밟았다.

“크악~ 내가 이런다고 항복할 줄 아는가 본데, 안 돼 거기는 컥!”

유신은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았다.

그저 무표정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남성의 상징을 터트려 버렸다.

그 모습에 리우를 포함해 주위에 있던 테러범들이 공포심에 몸을 떨었다.

“휴~ 리우씨 이놈은 다시 점혈해주시고요. 쟤 아혈 풀어주세요.”

“네. 넵!”

리우는 총상을 입은 어깨가 아파왔지만, 유신의 말에 빠릿빠릿하게 움직였다.

이번에도 유신은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고 테러범을 지근지근 밟았다.

그리고 역시나 마지막은 상징을 터트리는 거였다.

그렇게 세 차례 정도 더 진행하고 나서 다른 테러범의 아혈을 풀어줄 때였다.

“물어보시면 성실히 답하겠습니다.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절박함이 묻어나오는 목소리였지만, 유신은 이번에도 테러범을 박살 냈다.

테러범들은 미칠 노릇이었다.

질문만 한다면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알려줄 용의가 있는데, 상대는 그런 게 없었다.

그저 때리고, 밟고, 박살만 낼 뿐이었다.

질문도 없이 계속 반복하는 모습에 테러범들의 멘탈이 탈탈 털렸다.

리우가 처참하게 밟힌 테러범의 아혈을 다시 막고는 새로운 테러범의 아혈을 풀 때였다.

“상황실, 관제탑, 출국장!!!”

악을 지르듯 테러범의 다급한 음성이 입국장에 가득 퍼졌고, 유신의 행동이 멈췄다.

테러범은 이게 먹힌다는 생각에 자신이 아는 내용을 빠르게 쏟아냈다.

“저희는 대능력시대라는 이름 아래서 상위 능력자들이 더 대우받아야 하고, 사람들은 가이아께서 주신 능력을 갈고닦아야 한다는 취지 하에 움직이는 단체입니다.”

“그래 좋아. 가치관과 사상은 사람마다 다르니까 그런데 그게 왜 테러랑 연관 지어졌지?”

“세계 정부에 우리의 뜻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좀 더 강한 수를 두기 위해서…”

“에휴~ 테러 집단이 다 그렇지 뭐. 상황실, 관제탑, 출국장에는 잔당이 남아있는 거야?”

“네. 여기 입국장을 포함해서 상황실, 관제탑, 출국장에 간부장님들이 계십니다.”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에 리우가 고민에 빠진 사이, 유신은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아저씨 능력은 뭐길래 상위 능력자들이 더 대우받는다는 거야? 별 능력도 없어 보이는데?”

“……”

“응 뭔데?”

유신의 재촉에 테러범이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기만 했다.

대답이 들려오지 않자, 유신이 살짝 발을 들어 올렸고, 테러범이 인상을 찡그리며 말을 내뱉었다.

“…제 능력은… 마인드 컨트롤입니다.”

“아! 그래서 아까부터 나한테 이 이상한 것을 자꾸 쐇구나.”

유신은 자신의 앞에 어지럽게 펼쳐져 있는 마인드 컨트롤 능력을 손을 털어내서 흩어버렸다.

꼼수를 부리다가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테러범이 변명을 늘어놓으려고 했다.

“아…아니 그게 아니라…”

“늦었어!”

콰직! 빠직!!

지금까지 유신은 상징만 짓밟았는데, 이번에는 무언가 2개가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옆에 서 있던 리우는 상대가 확실한 악당이지만,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자 그럼 취조를 계속해 볼까? 아 그리고 방금 제 행동은 상대가 먼저 제게 마인드 컨트롤을 걸어서 그렇게 한 겁니다.”

말 한마디로 고문을 취조로 바꾼 유신을 보며 리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에 질린 표정으로 유신을 바라봤다.

유신은 자신을 바라보는 리우를 향해 방긋 미소를 지어줬다.

“정보가 힘이니까요.”

“하지만 다른 곳에도 테러가 자행되고 있다는 데 가봐야 하는 건 아닌지?”

지금이라도 다른 현장으로 달려가 사람을 구하고 싶은 리우를 보며 유신이 답했다.

“아직 적들은 이 상황을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안다고 해도 우리를 공격할 생각이지, 이상한 짓은 안 할 겁니다.”

리우는 어쩔 수 없는 표정으로 다른 테러범의 아혈을 풀어줬다.

하지만, 이번 테러범은 지조가 있었다.

“대능력시대 만세! 상위 능력자는 대우를… 크악!!”

콰직! 빠직!!

유신에게 한 번은 어렵지 두 번은 어렵지 않았다.

테러범은 눈을 뒤집어 까며 입에 거품을 물었다.

“아휴~ 이상한 소리를 하길래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네. 자 다음!!”

사정을 봐주지 않는 유신의 손속에 테러범들은 공포에 떨었다.

리우는 이 사람과는 절대 척지면 안 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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